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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자치 조직(이장협의회, 부녀회)

농촌 행정리 마을은 농촌 지자체의 가장 중요한 기초 단위이다. 이장은 주로 행정리 마을 내 가구주 중심으로 이루어진 대동회를, 부녀회장은 여 성들로 이루어진 부녀회를 이끌고 있다. 행정리 마을이 하나의 법정리 마 을을 구성하기도 하고, 여러 행정리 마을이 하나의 법정리 마을을 구성하 기도 한다. 행정리 및 법정리 마을은 농촌 지역사회를 작동하고, 유지시키 는 기초 행정 단위이자, 지역사회의 가장 기본이 되는 주민 자치 조직이다.

진안군 11개 읍·면은 총 77개 법정리, 309개 행정리 마을로 구성되어 있 다. 이 가운데 진안읍의 법정리가 69개로 가장 많으며, 용담면이 15개로 가장 적다. 연구팀은 읍·면 단위의 이장협의회와 부녀회를 중심으로 조사 를 실시하였다. 진안군이장협의회와 마령면이장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황인 준을 포함하여 총 5명의 이장을, 3명의 부녀회장을 만났다.

■ 이장협의회, 주민 세력 집단의 하나

진안군이장협의회는 11개 읍·면이장협의회장으로 구성된 주민 조직이다.

행정은 이장에게 각종 현안과 정보를 전달하고, 정책 및 사업을 추진하는 데 이장을 통해 주민의 동의를 얻는다는 점에서 이장협의회는 진안군 행정 조직의 실행 단체라 할 수 있다. 이장은 주민을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마을 리더이기 때문에 이장을 통해 주민 여론의 향방을 알 수 있고, 때로는 여론을 주도하기도 한다. 특히 진안군이장협의회는 11개 읍·면 단위 이장협의회를 대표하는 협의체이자, 진안군 내 모든 이장을 대표한다는 점 에서 매우 중요한 조직이다. 그래서 진안군이장협의회장 선출은 경쟁이 치

을부녀회, 진안군미용협회, 법사랑위원진안지구협의회, 진안군모범운전자회, 강 살리기진안군네트워크, 꿈드래장애인협회, 진안농아인협회. 이 단체들은 대부 분 진안군 마이회원(기관사회단체장) 소속이며, 설립 역사도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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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군이장단협의회 회의 모습

<출처: 진안신문>

열하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진안읍이장협의회에 서 선출이 되었다. 진안읍 에 소속된 이장들이 가장 많기 때문에 세력을 형성 하는 데 수월하였기 때문 이다. 하지만 2017년 올해 는 마령면이장협의회장이 군협의회장에 선출되었다. 그동안 진안읍에서만 협의회장이 선출된 구도를 면 단위에서 바꿔보려 한 것이다. 회장 선출은 2년에 한 번씩 이루어진다.

선거권은 11개 읍·면 이장단 회장 및 총무 22명에게 있으므로, 회장 후보자 는 당선을 위해 각 읍·면 단위 협의회장을 대상으로 치열한 물밑 작업을 진 행한다.57

진안군이장협의회 회의는 격월에 한 번씩 군청 상황실에서 열린다. 회의 에서는 읍·면 단위에서 진행되는 각종 현안과 안건을 보고하고, 진안군 시 책이나 마을 상황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각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의를 벌인다. 군청 내 행정지원과 담당자가 동석을 하며, 때로는 군 수가 참여하기도 한다. 행정 측은 이장협의회가 행정 실행 단위의 하나로 군의 업무를 대행하는 조직으로 여기기도 한다. ○○면 이장협의회장 A씨 에 따르면, 이장은 행정과 주민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준공무원’ 신분이 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거나, 개별 활동을 함부로 해서 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면 이장협의회장 B씨는 면사무소에서 비싼 물 품을 구입한다든지, 무슨 행사를 치를 때 협의회를 소집하여 안건을 공유 하고, 주민의 동의를 구한다고 한다. 이장의 참여율이 높고, 이장이 신속하 게 움직여주기 때문에 협의회를 이용하여 일을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57 올해 초 진안읍이장협의회장 선출 과정에서 대리투표 논란이 일자, 투표 결과 를 무효화하고, 새로운 후보자를 추대하는 형식으로 선출한 일이 생기기도 하였 다(진안신문, 2017년 1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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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역으로 협의회는 마을 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면사무소나 군청 을 찾아가 설득을 하면서 목소리를 표출하기도 한다. 특히 면을 거쳐 군에 전달하기까지 시간이 지체되는 측면이 있어, 직접 군수와 만나 협의를 하 는 때가 많다고 한다. 이처럼 이장협의회는 군의 행정 조직으로 기능하면 서도, 협의회는 마을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해 행정과 협상을 주도하기도 한다.

■ 남성 중심의 이장협의회

이장협의회의 성별 분포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총 22명으로 구성된 진안군이장협의회에서 여성 이장은 2명에 불과하다. 총 309명의 이장 가운 데 여성 이장은 24명(7.8%)이다. 진안군에서 여성 이장의 비율이 높은 곳 은 동향면이고, 안천면은 여성 이장이 한 명도 없다.

구분 총수 남성 이장 여성 이장 여성 비율(%)

진안군이장협의회 22 20 2 9.1

진안읍 70 65 5 7.1

용담면 15 14 1 6.7

안천면 16 16 0 0

동향면 28 23 5 17.9

상전면 17 15 2 11.8

백운면 34 31 3 8.8

성수면 30 28 2 6.7

마령면 21 20 1 4.8

부귀면 39 38 1 2.6

정천면 15 13 2 13.3

주천면 24 22 2 8.3

<표 3-12> 진안군 읍·면 단위 이장 성별 분포(2016년 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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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사회에서 이장은 주로 남성의 역할로 간주되어 왔다. 농가나 주민 을 대상으로 한 각종 시책과 행정 업무가 주로 남성 가구주 중심으로 되 어 있고, 농촌 지역 발전에 관한 담론이 남성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남성 이 이장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점차 여성이 이장을 맡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이장 업무가 오로지 남성의 영역이라는 관행은 아주 조금씩 사라지고는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 이장의 수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고, 읍·면 및 군 단위 협의회는 남성이 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농촌 지역사회 젠더 리더십의 불평등한 구조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 로 생각된다.

■ 젊은 세대의 이장, 마을과 지역 일에 의욕적으로 참여

올해 진안군이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된 황인준은 48세로 매우 젊다. 마령 면 계서리 계남마을 이장이자, 마령면이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한편 그 는 170여 명 회원으로 구성된 마령호박고구마영농조합법인 대표이기도 하 다. 황인준은 회장에 선출되기 전부터 마령면이장협의회 총무를 오랫동안 맡으면서 열심히 일한 것을 마령면 소재지 이장들이 인정해 주어 회장에 선출되었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진안읍 출신의 이장들만 군협의회를 이끌 어온 구조를 변화시키고, 이장협의회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진안군수와 의 정기회의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의욕을 갖고 출마하여 회장에 선출되 었다. 황인준은 진안군이장협의회 활성화를 위해 진안군수에 건의하여 올 해부터 사무실 마련을 성사시켰다. 사무실에는 유급 직원 1명이 근무하고 있다. 또한 황 회장은 진안-전주 간 직행버스 요금을 4,900원에서 3,600원 으로 인하하고, 진안군 전체 마을회관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데 노력을 기 울였다.58

58 2017년 6월 기준으로 진안군 마이회원(기관사회단체장)은 진안군수, 진안군의 회 의장, 진안군교육지원청 교육장, 7733부대 1대대장, 진안군마을만들기지구 협의회장, 진안군의료원장 등 총 61명이다. 이 안에 진안군이장협의회장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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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면 노온마을 벽화

<출처: google.co.kr>

용담면이장협의회장 이영래(48)는 용담면 송 풍리 노온마을 이장을 7 년째 수행하고 있다. 그 는 이장을 맡아 몇몇 사 람의 공동 명의로 되어 있는 공유재산을 노온새 마을회로 통합하여 재산 의 안정성을 기하였고,

진안군 그린빌리지사업, 마사회사업 등을 따내어 마을 변화를 꾀했다. 마 을 공동우물을 복원하고, 마을벽화사업을 추진하였으며, 미관상 좋지 않은 폐가를 매입하여 마을의 공공 정원으로 가꾸었다. 2015년에는 마을 가공 공장을 완공하여 주민소득증대사업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그는 이장을 맡 아 5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고 했다. 특히 노인들이 쓰레기를 아무데 나 버리고 파묻고 태우는 데 익숙한 관행을 깨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지금은 예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대부분의 이장들이 고 령에 무기력하고 의지가 없기 때문에 일을 벌이려 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 귀농 출신 이장 선출 증가, 동시에 귀농귀촌자에 대한 반감도 일부 형성

진안군 귀농귀촌자 수가 증가하면서 진안 지역사회에 일고 있는 변화 중 하나는 귀농귀촌인이 이장을 맡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말 기준으로 전체 이장의 20% 가까이가 귀농귀촌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이장협의회에서는 간혹 귀농귀촌자에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

어 있지 않았다. 한편, 각 군이장협의회는 전라북도로부터 연 1,000만 원의 지 원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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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들리기도 한다고 한다. 성수면이장협의회장은 간혹 귀농출신 이장들이 토박이를 무시한다거나, 토박이와 귀농인 간의 타협이 잘 안 된다거나 할 때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용담면이장협의회장은 귀농귀촌자 들이 발 빠른 정보력을 갖고 각종 지원사업에 쉽게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 다고 하면서, 이에 대해 토박이 주민층의 불만이 잠재되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젊은 귀농귀촌인이 이장을 맡게 되면 마을이 달라질 것이 라고 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귀농인이 이장을 맡는다고 하더라도, 귀농 인의 말을 잘 귀담아 듣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가 들리기도 한다고 한다. 성수면이장협의회장은 간혹 귀농출신 이장들이 토박이를 무시한다거나, 토박이와 귀농인 간의 타협이 잘 안 된다거나 할 때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용담면이장협의회장은 귀농귀촌자 들이 발 빠른 정보력을 갖고 각종 지원사업에 쉽게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 다고 하면서, 이에 대해 토박이 주민층의 불만이 잠재되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젊은 귀농귀촌인이 이장을 맡게 되면 마을이 달라질 것이 라고 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귀농인이 이장을 맡는다고 하더라도, 귀농 인의 말을 잘 귀담아 듣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