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중앙선 전철을 타고 떠나는 낭만과 생태 여행

문서에서 537893109 2017년 9월호 (페이지 60-63)

양평역의 2015년 요일별 승하차 인원을 보면 출퇴근 인구가 적은 토요일, 일요일이 평일의 승하 차수와 큰 차이가 없다. 이것은 평일에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원만큼이나 주말에 양평을 찾는 외 부인이 많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남양주시의 일부 역에서도 나타난다. 주말에 중앙선 전 철을 타면 자전거를 끌고 타는 라이더들이 꽤 많다. 일부 전철 객차에는 이 라이더들의 자전거를 세워둘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두기도 한다. 신팔당역 역사에는 레포츠용품 상가가 입점해 있고 주변에는 자전거 대여 광고가 눈에 많이 띈다.

양평군이 개발한 도보여행길인 ‘물소리길’도 대부분 양수역, 국수역, 양평역, 용문역 등 중앙선

물안개가 낀 양수리 풍경

전철역과 연계되어 한강과 지류의 물소리를 들으 며 걷도록 개발된 코스이다. 옛길, 강변길, 숲길 등과 자전거길도 마련되어 있어 자전거 라이더들 도 한강과 평행하게 놓인 이 길을 따라 달린다.

과거 낭만을 불러일으키던 시골 간이역들은 대부 분 역으로서의 기능이 없어졌거나 이설 · 신축되 었지만, 아름다운 자연 한강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으며, 새로 개통된 중앙선은 우리들을 교외지 역의 한강변까지 빠르게 실어다 주고 있다.

또한 폐쇄된 역들 역시 나름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폐역된 옛 팔당역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 정되었을 만큼 그 역사적 가치가 큰데, 현재 쌍용 양회 공장 안에 위치해 일반인의 접근이 차단되어 있어 애써 찾아간 우리도 철조망을 통해서만 겨우 엿볼 수 있었다. 옛 팔당역의 선로는 여전히 쌍용 양회 공장의 화물운송에 이용되고 있다.

한강에 인접한 옛 팔당역에서 걷기나 라이딩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옛 팔당역에서 한강을 따라 동쪽으로 이어지는 능내역까지는 6km 정 도인데 걸어서 2시간, 자전거로 30분 정도 걸린 다. 이 구간이 가장 인기 구간이라고 한다. 역시 폐역된 능내역은 옛날 사진 전시관, 역 앞 추억의 막걸리집, 열차 카페 등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명소가 되었다. 능내역에 도착해 추억을 음미 하다가 시내버스를 타고 운길산역까지 간 다음 중앙선 광역전철을 이용해 서울로 되돌아갈 수 있 다. 물론 능내역을 지나 더 멀리까지 걷거나 달릴 수 있다. 양수리 두물머리까지는 12km로 자전 거로는 1시간 거리이고, 양평역과 양평시장까지는 28km로 3시간 거리이다.

남양주시의 능내역처럼 양평군의 석불역, 구둔역, 매곡역도 철도의 직선화에 따라 선로를 이 설하면서 폐역되었다. 이 중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구둔역은 ‘역사와 전원 풍경이 아름다운 간이 역’으로 손꼽힌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이기도 한데, 주인공인 이제훈과 수지가 과제를 빌 미삼아 첫 데이트를 하는 곳이다. 영화가 성공하면서 방문객이 늘었고, 역 건물 앞마당을 지키는

‘소원성취 나무’가 명물이 되었다. 직사각형 평면에 T자형 지붕을 하고 있으며, 철로 쪽으로는 차 양 지붕을 달았고, 조정실의 튀어나온 박공지붕까지 원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

<표 3> 요일별 양평역 승하차수(2015년) (단위: 명)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평균

8,170 7,880 7,929 8,478 8,743 7,162 7,995 8,051 출처: 경기도 교통정보센터.

새로 이전한 석불역

이제는 달리지 않는 구둔역 기차

다 구둔역이 아름다운 이유는 주변의 아름다운 전원 풍경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우리가 구둔역을 찾은 2015년 2월의 추위 속에서도 소원성취나무에는 간절한 바람을 담은 많 은 쪽지가 걸려 있다. 그중 인상적인 것들.

내년엔 조인성 같은 사람과 함께하게 해 주세요.

다음 주 코 수술 일자로 반듯하게 오뚝하게 잘 되게 해 주세요. 꼬∼옥!

취직, 건강, 시험 합격, 임신 등이 소원의 단골이다. 좋은 사람 만나기, 예쁘고 멋진 외모 갖기 와 같은 소원은 현대사회 젊은층의 관심사를 잘 보여준다. 특히 취직이나 시험 합격은 지금과 같 은 경쟁 사회가 계속될수록 더욱 절실해지는 소원일 것이다. 소원을 빈다고 다 이루어지지는 않 겠지만, 또 진심 반, 장난 반으로 소원을 적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것으로 위 안을 삼고 힘든 나날 속에서 희망을 가지고 살아나갈 수 있지 않을까.

주말이면 이곳에 찾아와 함께해서 행복한 사람들과 걷고, 타고, 예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롭게 창밖을 바라보고 싶어 하는 것도 대도시에서의 힘들었던 시간들을 가까운 자연과 낭만 과 추억 속에 녹여버리고 또 내일의 희망을 꿈꿀 시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것이 중 앙선이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치유의 역할이 아닐까?

용문역 주변의 사진기 모양 카페

참고문헌

경기도 교통정보센터. http://gits.gg.go.kr/web/main/index.do

경기도 도시주택실 지역정책과. 2015. 알기 쉬운 개발제한구역제도. 수원: 경기도청.

서울열린데이터광장. http://data.seoul.go.kr 코레일. http://www.letskorail.com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http://www.census.go.kr

구둔역의 소원성취나무

인터뷰│우제영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토목환경공학과 박사과정(woo.jeyoung@utexas.edu)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하였고, 이후 건설회사에서 약 9년간 근무하였다. 현장의 다양한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건축시공기술사와 PMP를 취득하였으며, 깊이 있고 실용적인 연구로 건설산업 발전 에 기여하고자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주요 관심 연구분야는 설계 품질관리, 품질 및 안전관리, 데이터마이닝, 작업자 생산성 분석, 그리고 친환경 건설 등이 있다.

졸탄 나기 교수는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의 토목환경공학과 (Department of Civil, Architectura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 조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6년부터 Intelligent Environments Laboratory (IEL)를 총괄하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The Swiss Institute of Technology(ETH)에서 기계공학 및 로봇공학을 전공하였으며, 주요 연구 분야는 스마트 빌딩과 스마트 도시, 재생 에너지 시스템, 무공해 건축물 운영을 위한 관리 시스템, 기계 학습, 구축 환경을 위한 인공지능, 그리고 건축물 사용자가 에너지 성능에 미치는 영향 등이며, 관련 분야에서 다수 의 학술 논문을 발표하였다.

사용자를 먼저 생각하는

문서에서 537893109 2017년 9월호 (페이지 6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