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 대상자는 ‘자기 존재감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란 현상을 중심 으로 ‘주변으로부터의 지지’와 ‘치료에 대한 신뢰’의 중재적 조건들에 의해서 스 스로 동기부여 하기, 건강한 생활양식 유지하기, 지속해서 외부활동 참여하기, 사고와 감정의 균형 맞추기, 자기 성찰하기 등의 전략이 나타났다. 각 범주를 정리하면서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기 연민, 돌파구 모색, 변화 시도, 성장 단계 의 과정을 발견하였다.
1. 자기 연민 단계
참여자들은 과거 실패하였던 경험과 부정적 생각에 사로잡혀 시간을 보 냈다. 참여자들은 자신을 인생의 실패자, 집에서 구박 덩어리, 존재가치가 없는 인간, 가족에게 짐이 되는 존재라고 말하였다. 어떤 참여자는 집에 털이 떡이 되어 들어온 유기견을 보면서 마치 자신의 초라한 모습과 같다고 생각하였다.
참여자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고민을 파고들며 반복적으로 생각하였고, 잠 을 못 자거나 두통에 시달렸으며 심신이 지쳐 만사가 귀찮아졌다. 참여자 중에 는 직장에서도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해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위 축되어갔다고 한다. 일하지 않은 상태인 참여자는 자신이 일을 중도에 포기하 였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창피하여 주변의 도움을 거절하였고 전화가 와도 받지 않았으며 친구나 지인이 집에 찾 아와도 만남을 거부하였다. 참여자 중에는 가족이 있더라도 식사를 방안에서 혼자 하였고 길을 가다가 지인을 보면 피해서 돌아갔다. 참여자들은 자신을 자 책하고 가엾게 여기면서 혼자만의 암울한 세상에 있었다.
2. 돌파구 모색 단계
참여자들은 많은 시간을 혼자서 무기력하게 보내면서도 이 상태로 더는 살아가는 게 힘들다고 생각하여 마음을 추스르고 살아보려 결심한다. 일 년 정 도의 시간을 대부분 누워지냈던 참여자는 옆에서 어머니가 식사를 챙겨주었으 며 그런 어머니의 존재를 생각하면서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다고 한다. 참여자 중에는 아내와 자녀를 위해서 살고 싶은 욕구가 생겼으며 우울을 이겨내서 소중한 가족에게 가장으로 인정받고 싶은 바람을 보였다. 참여자들은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였는데, 자신보다 더 힘든 상황에 놓인 대상을 바라보게 되면서 위안을 받았고 살고자 하는 욕구가 생겼으며 새로 시 작하고자 결심한다. 어떤 참여자는 넓고 잔잔한 바다를 보면서 욕심을 내려놓 고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살고 싶은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자 하였다.
참여자들은 아내의 권유, 지인의 도움, 센터의 연계 등 주변의 도움을 받 거나 스스로 인터넷 검색을 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치료를 받기 시작한 다. 참여자 중에는 불면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옆에서 본 아내의 권유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방문하였다. 어떤 참여자는 불면과 두통, 온몸의 통증 같은 신체적 증상과 고민으로 인해 괴로워하다가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권유를 받고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방문하였다. 참여자 중에는 자살 시도 후에 자살예방센터의 도움을 받고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 연계되어 주요우울장애로 치료를 받았다. 다른 참여자는 자살 생각에 사로잡혀 괴로워하 며 지내다가 집에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우연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보고 상담 한번 받아보자는 마음으로 병원을 방문하였다.
3. 변화 시도 단계
참여자들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약물치료를 받고 불면이나 통증 같 은 불편한 증상의 완화를 경험하였으며 건강하지 않았던 생활습관을 점차 개선 하였다. 참여자들은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려고 노력하였고 귀찮아서 먹지 않았 던 영양제도 먹으려고 노력한다. 어떤 참여자는 식사, 청소, 빨래, 설거지와 같 은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건강한 생활양식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참여자들은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참여자 중에는 약물 복용 후에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이 안정되고 활력이 생기면서 외 부활동을 하기 시작한다.
참여자들은 적극적으로 모임에 나가 사람들과 만나기 시작하고 가벼운 조 깅, 여행, 낚시 악기 배우기 등의 즐거움을 주는 활동에 참여한다. 직업이 있는 참여자는 일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으며 직업이 없는 참여자의 경우에는 일을 구하고자 하였다. 참여자 중에는 모임에서 이야기하면서 남을 미워하며 가슴속 에 앙금으로 사무쳐 남아있던 응어리가 해소되었다고 한다. 어떤 참여자는 노 래를 부르면서 억눌렀던 것들이 한순간에 토해내어 지고 분출되는 느낌을 받았 다. 참여자들은 좋은 글이나 성경 말씀을 반복해 읽으면서 안정된 기분이 들었 다고 한다. 참여자들은 친구와 대화, 성가대 활동, 영화를 보면서 쌓여 있던 감 정, 가슴 속에 맺힌 응어리, 분노와 같은 감정을 해소하였다. 이처럼 참여자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외부활동을 통해서 정서적 안정을 찾아갔다.
4. 성장 단계
참여자들은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우울이 밀려오거나 과거 부정적인 생각 이 들면 그 생각에 더는 사로잡혀 있지 않고 다른 것에 몰두하거나 주변 사람 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의 우울한 감정 상태를 다스렸다. 참여자들은 사람들과 만나고 즐거움을 주는 활동에도 지속해서 참여하면서 기분이 안정되어 갔으며 상대방 입장을 들여다보게 된다. 참여자 중에는 개운죽을 키우면서 대나무에 정성을 들여야 잘 크듯이 자신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려면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참여자들은 텔레비 전과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에 자신을 대입해 생각하며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 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참여자들은 책 속에서 문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자 신이라면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할지 정리하였고 실제 책 속에 나와 있는 내용 이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변화하려고 노 력한다.
참여자들은 책을 읽고 글을 쓰거나 자녀와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지나온 삶과 자신의 잘못을 돌이켜 생각해보고 잘못 살아왔던 것에 관해서 반성하였 다. 어떤 참여자는 친구 모임에 규칙적으로 참여하면서 친구들의 회사생활을 듣게 되고 과거 자신의 회사생활을 생각하면서 반성하였다. 참여자들은 깊은 반성을 통하여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는 상대방을 인정하고 주변 사람들을 배려 하면서 어려운 이웃들과 어르신을 도와드리려고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