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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양극화 지수의 이해

문서에서 사회양극화의 실태와 정책과제 (페이지 31-41)

1. 사회양극화를 설명하는 다양한 지표들에 대한 이해

제1절에서 언급하였듯이 양극화를 보여주는 근거로 다양한 지표들이 사용된 다. 그런데 이들 지표는 서로 다른 현상을 보여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각기 다 른 규범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엄밀한 해석을 요한다.

한 사회의 불평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지니계수(Gini coefficient)가 사 용된다. 지니계수는 한 사회의 모든 가구 또는 개인(이하에서는 가구로 통칭)의 소득 분배가 균등한 분배로부터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소득분포

를 표현하는 모든 지표들은 소득수준과 소득수준별 빈도라는 2차원적 현상을 1차원적으로, 즉, 하나의 수자로 표현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정보의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지니계수의 경우 그 값이 0에 가까울수록 균등한 분배상 태에 근접한 것이고 1에 가까울수록 극단적으로 불평등한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같은 지니계수를 보인다고 할지라도 저소득층의 점유율이 높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일수도 있다. 다시 말해 지니계수가 소득분포의 모든 특징을 다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양극화라는 용어의 사전적 정의와 비교하여 본다면 두개의 집단 구분이라든가 극단 지점의 소득점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 보를 제공하지 못한다. 다른 한편으로 지니계수는 모든 가구들의 소득이 전 가 구 소득의 총합을 1/n씩 균점하고 있는 상태를 준거로 한다. 그런데, 이 준거상 태가 과연 바람직한 상태인가는 분배정의론의 관점에서 볼 때 많은 이론의 여 지가 있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여러 지표들이 동시에 사용된다. 대표적인 것이 빈곤율이다. 빈곤율은 전 가구 수에서 차지하는 빈곤가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그리고 빈곤가구의 정의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정해진 빈곤선에 의해 판단되 는데, 가구소득이 빈곤선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빈곤가구로 분류된다. 그런데 빈곤율은 빈곤층의 양적 규모만을 보여줄 뿐 빈곤층이 겪는 실제의 어려움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빈곤율은 동일하더라도 대부분의 빈곤가구가 빈곤선 바로 아래의 소득수준을 유지하는 사회가 있을 수 있고, 반대의 극단적 인 경우로 대부분의 빈곤가구가 0에 가까운 소득을 갖는 사회가 있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빈곤격차비율(poverty gap ratio) 또는 소득격차 비율(income gap ratio)이란 지표가 사용된다. 개별 빈곤가구의 빈곤격차(빈곤선 - 빈곤가구의 소득)의 합을 전 인구수(빈곤격차비율의 경우) 또는 빈곤 가구수 (소득격차비율의 경우)로 나눈 값을 의미하는 이 지표들은, 빈곤의 심각성 (depth)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실제 빈곤가구 소득을 빈곤선까지(혹은 그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한 사회가 부담해야 할 금액의 크기를 나타낸다.

그런데 빈곤율이나 빈곤격차비율 역시 전체 소득분포 상에서 최하위층에 속

하는 집단의 상태를 보여줄 뿐, 다른 집단의 상태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즉,

‘양’극화를 보여주기에는 절반의 정보만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이 지표 들을 계측하는 규범적 함의는 국민들의 최저 생활수준을 사회가 보장해야 한다 는 것이지만, 이정도의 규범적 함의는 복지제도가 구축된 대부분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그다지 적극적인 의미를 갖지 못한다.

소득분포 상의 ‘양’ 극단의 상황을 동시에 보여주는 지표가 10분위배율이나 5분위배율 등 분위별 소득점유율을 이용한 지표이다. 분위별 소득점유율은 전 체 가구를 소득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뒤 전체를 동일한 수의 가구가 포함되는 10개의 구간으로 나누었을 때 각 구간이 전체 소득합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 한다. 통상적으로 양극화를 중간층에서 양 극단으로 이동하는 현상이로 이해할 경우, 분위별 점유율과 10분위 배율은 중간층의 이동이 일어나기 전후의 양 극 단의 상태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해준다.주10)

경제위기 이후 소득 5분위 배율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현상이 양극화 심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는 데 대해 안종범‧석상훈(2006)은 이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상위분위의 점유율확대보다는 하위 분위의 점유 율 축소에서 비롯되었음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현상을 양극화로 볼 것이 아니 라 빈곤화주11)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타당한 측면이 있지만, 본 연구는 이것을 10분위 분배율이 현상의 변화를 보여주는 데 갖는 한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10분위나 5분위 분배율은 중간층의 규모변화와 논리적으로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중산층의 규모가 변 하지 않은 상태에서 10분위 분배율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로 중간층이 얇아지면서 양극단이 두터운 소득분포로 변했는지를 보기 위해서는

주10) 이런 이유로 인해, 양극화를 분석하는 기존의 연구에서 가장 빈번하게 이용된 지표가 소 득분위배율이다. 몇 개의 예를 들자면 민승규 외(2006), 신광영(2006), 윤진호(2005, 2006), 임병인(2005), 은기수(2005), 정성진(2006) 등이 있다.

주11) 일반적으로 상대빈곤율을 계측할 때 빈곤선이 중위소득의 50%인 점을 감안한다면 소득 1 분위의 점유율 축소는 빈곤화라기보다 빈곤의 심화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점유 율의 크기와 무관하게 이미 1분위는 상대적 지위 상 빈곤층이기 때문이다.

분위별 분배율의 전체 구조를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한편, 규범적인 해석의 측면에서 본다면 안종범‧석상훈(2006)해석은 적절하지 못하다. 10분위 분배율이 갖는 규범적 함의는 양 극단에 놓여있는 집단의 생활조건이 차이가 적을수록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10분위 분배율이 최하위 1분위의 소득악화에 의 해 발생한 것이든 최상위 10분위의 개선에 의해 나타난 것이든 계층간 이질성 이 확대되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사회적 안정성을 위해 사회구성원간 생활조건이 지나치게 이질적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10분 위 분배율의 확대는 그 자체로서 사회적 갈등의 가능성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할 것이다.

2. 양극화 지수의 이해

양극화의 의미를 둘러싸고 다소 혼란스럽게 전개되던 논의는 전병유 등 (2005)이 울프슨(Wolfson 1994)과 에스테반과 레이(Esteban and Ray 1994)의 양 극화지수(polarization index)주12)를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소득 분포의 양극화 추 이를 분석하면서주13) 구체적인 논의로 전환되었다. 무엇보다도 이 연구는 분명 히 정의된 양극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후 많은 연구들이 이 지수들이 지시하는 양극화 개념을 사용하게 된 데에는주14) 이런 이유가 크 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양극화의 사전적 의미가 중간층이 얇아지고 양 극단이 두터 워지는 현상을 의미한다면, 울프슨(Wolfson 1994)의 양극화지수는 중간층이 얇

주12) 전병유 등(2005)의 지적대로 이 용어는 극화지수로 번역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 글에 서도 편의상 양극화지수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그러나 극화의 다양한 측면 이 분석되는 5장에서는 양극화라는 표현 대신 극화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이다.

주13) 전병유 등(2005)의 연구에 소개된 울프슨(Wolfson)지수와 에스테반-레이(Esteban and Ray) 지수는 최희갑(2002)의 연구에서 이미 소개 및 계측된 바 있다.

주14) 예를 들어 민승규 외(2006), 강혜정(2006)은 각기 다른 자료를 이용하여 양극화지수를 계측 하였고, 남찬섭(2006), 최광 외(2006), 안종범‧석상훈(2006)등은 기존 연구의 양극화지수 계 측결과를 인용하여 분석하고 있다.

아지는 현상에 주목한 지수이고, 전체분포를 양분했을 때 (극단은 아닐지라도) 양측의 분포가 두터운 모양으로 형성되는 정도를 표현하는 것이 에스테반과 레 이의 양극화지수이다.

울프슨은 중산층을 중위소득을 가진 인구계층으로 규정하고, 중위소득으로부 터의 분산정도가 커질수록, 즉,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여타 계층의 괴리도가 커 질수록 양극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그는 불평등을 나타내는 전통적 방법인 로렌츠곡선으로부터 양극화 지수를 도출하였는데, 이 지수의 정의는 다 음 (식 2-1) 및 (식 2-2)와 같다(Wofson 1994).

〔그림 2-1〕 울프슨의 양극화지수

지니계수×0.5 극화의 정도

45˚ 선

로렌츠 곡선

중위소득에서의 접선

-.025

      ---(식2-1)

        

---(식 2-2) : 평균, m: 중위소득, G: 지니계수,

L(0.5): 중위소득에서 로렌쯔곡선의 높이

울프슨의 양극화지수는 소득분포상 중산층(중위소득 주변 계층)이 얼마나 감 소했는지를 보여준다. 위 (식 2-2)에서 는 지니계수와 같은 범위를 갖게 하 기 위하여 (식 2-1)의 에 4를 곱한 값이다. 이 의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중산의 감소정도가 크고 0에 가까울수록 중산층이 두터운 상태임을 의미한다.

만일 한 사회가 울프슨지수가 0에 가까운 사회를 선호한다면, 그것은 이 사 회가 중산층이 두터운 상태를 선호함을 의미한다.

한편 에스테반과 레이(Esteban and Ray 1994)는 양극화를 ‘사회집단이 일정한 특성(소득, 자산 등)에 의해 몇 개의 집단으로 군집화(cluster)되어, 한 집단 내부 의 동질성은 강화되는(격차는 줄어드는) 한편 집단 간의 이질성도 강화되는(격 차가 확대되는) 현상’으로 정의한다. 이들은 양극화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아 래에서 소개되는 양극화 지수를 제시하였는데, 이 지수에 따르면 양극화는 궁 극적으로 그 사회의 내적 갈등의 수준을 나타내며, 그 지수 값이 높은 사회 내 에서는 집단간 충돌의 가능성이 크고 그 값이 낮을 때에는 그 가능성은 낮아진 다. 즉, 집단간 갈등의 가능성은 (집단 내의 동질성이 강할수록, 집단 간의 이 질성이 강할수록, 그리고 상당한 규모를 갖춘 집단의 수가 적을수록 커진다. 이

한편 에스테반과 레이(Esteban and Ray 1994)는 양극화를 ‘사회집단이 일정한 특성(소득, 자산 등)에 의해 몇 개의 집단으로 군집화(cluster)되어, 한 집단 내부 의 동질성은 강화되는(격차는 줄어드는) 한편 집단 간의 이질성도 강화되는(격 차가 확대되는) 현상’으로 정의한다. 이들은 양극화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아 래에서 소개되는 양극화 지수를 제시하였는데, 이 지수에 따르면 양극화는 궁 극적으로 그 사회의 내적 갈등의 수준을 나타내며, 그 지수 값이 높은 사회 내 에서는 집단간 충돌의 가능성이 크고 그 값이 낮을 때에는 그 가능성은 낮아진 다. 즉, 집단간 갈등의 가능성은 (집단 내의 동질성이 강할수록, 집단 간의 이 질성이 강할수록, 그리고 상당한 규모를 갖춘 집단의 수가 적을수록 커진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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