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거법
1) 선거구제의 개혁
선거제도는 투표구조, 선거규모, 비례정도 등에 의해 다양하게 나타나며, 각 나라들이 그들의 정치현상과 가장 잘 맞는 제도를 택한다고 가정하더라 도 단 한 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는 여성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 90) 김원홍․김혜영․김은경, 「해방후 한국여성의 정치참여 현황 및 향후 과제」(서울:
한국여성개발원). 2001.
하다.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많은 후보선택을 주저하게되고, 선거의 막바지에서는 사표방지운동이 설득력을 얻게되기 때문이다.
<표 1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 역대 국회의 선거제도의 여성의원 수를 나타낸 것이다.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는 1대에서 5대까지 소선구제를 채택하였고, 6대에서 8대까지와 13대․14대․15대에서는 소선거구제와 비례 대표제를 병행해서 채택하였다. 또한 9대에서 12대까지는 중선거구제와 비 례대표제를 채택하였다. 또한 9대에서 12대까지는 중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 를 채택하였다. 각각의 경우에 여성의원 비율은 소선거구제 하에서는 0.72%,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를 시행하였을 때는 1.64%, 그리고 중선거 구제와 비례대표제를 채택하였을 때에는 3.08%로 앞의 두 제도에 비해 여 성의원 수가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표 18> 선거제도와 여성국회의원 비율
한 선거구에서 많은 수의 여성후보를 입후보시키고 많은 수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소선거구제인 현행 선거구제도를 중선거구나 대선거구로 바꾸는 문제이다. 이러한 선거구제도의 변경은 여성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어느 정도는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소선거구제 하에서 투표자의 선택이란 같은 정당의 후보자 가운데 누가 좋은가를 투표자가 정할 수 없고, 다만 그 공천된 후보자를 지지하는가 아 닌가를 결정할 뿐이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에서는 같은 정당에서 2∼3명 또는 그 이상의 복수공천을 하고 그 가운데서 본인이 선호하는 후보자 한 사람에게 투표할 수 있다. 그러므로 투표자는 선택의 여지를 보다 많이 갖 게 되고 남녀의 선택 또한 가능하다.91)
만일 소선거구제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택하게 된다면 여성 정치인의 진 출이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다. 중․대선거구제는 각 선거구제에서 다수의 원을 선출하는 것이다. 이들은 득표수의 다수에 따라 위에서부터 정해진 수 에 대한 당선을 확정짓는 것이다. 이를 여성 정치참여의 기회로 삼는다면 보다 용이하게 여성들이 정치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제도와 여성의 의회진출은 1995년 6월 27일 선거에서 볼 수 있듯이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다. 지난 6․27 지방의회선거는 ‘인구비례에 따라 기초 의회 의원수를 정했고 두 명에서 네 명까지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구가 생겼 기 때문에’라고 하는 가설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선거결과를 보면 소선거구와 중선거구의 여성당선율을 비교해 볼 때 소선거 구가 19%의 당선율을 보이는데 반하여, 중선거구는 41.5%의 당선율을 보임 으로써 중선거구가 여성에게 유리하다는 기존의 주장을 뒷받침 해준다.92) 91) 윤정석, “한국여성의 정치참여와 선거제도”, 「여성과 정치」, (서울 : 한국여성정치
문화연구소, 1992), pp.130-150.
92) 손봉숙 외, 「지방자치 2년의 성과와 전망-남녀의원의 역학 비교연구」 (서울 : 한국 여성정치연구소, 1993), p.33.
중․대선거구의 경우에 여성후보자의 당선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소선거 구제에서 기존 정당은 여성후보자의 공천을 특별한 예외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에서 상당히 주저하고 있으나, 중․대선거구제에서는 여성후보자의 공 천이 훨씬 쉽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2) 대선거구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개편
2002년 현재 우리나라의 선거구제는 국회나 지방의회의 경우 기본적으로 소선거구제를 채택하면서, 일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있다. 현행 소선거구 제는 사표도 많아 국민의 의사가 정확하게 반영되지 못하고, 소수정당, 정치 신인이나 여성에게 불리한 제도이다. 아울러 지역갈등 해소에도 전혀 도움 이 되지 않는다. 또한 비례대표의 몫이 적어 직능대표 확보라는 본래의 취 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더욱이 헌법재판소는 얼마 전 국회의원 선거구 제의 인구편차가 현재 1:4까지 되어있는데 이 부분을 1:3까지 조정하도록 판 결을 내린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국회나 지방의회 선거구제를 전반적으로 스웨덴식 대선거구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바꾸어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정 당정치를 실현하면서 여성의 진출을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2000년 현재 스웨덴 여성의 국회참여는 국회가 42.7%이고, 주의회 47.9%, 지방의회 41.2%수준이다. 아울러 그간 우리의 정치문화상 소선거구제 비례대표제에 익숙해 있으므로, 소선거구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선거구제가 지니고 있 는 단점을 보완하면서, 양대 정당의 이득을 높이기 위하여 소선거구 명부식 비례대표제 50%안의 검토도 요구된다. 특히 ‘1인 2표제’가 실시되는 현실 속에서 정당정치의 확립을 위하여 비례대표제의 의석점유율을 늘려나가는 것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비례대표제의 의석배분방법은 독일식 의석배분방법보다 일본식 의석배분방법이 바람직하다. 독일식의 의석배분방식은 정당 전체 득표율이 지역구 및 비례의석에 병용되는 경우이고, 일본식은 지역구는 지역구대로 최다득표자로 당선자를 내고 정당이 얻은 득표율은 비례대표의 당선비율로 만 적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한국의 경우는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것 못지 않게 인물을 보고 투표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독일식을 택할 경우 유권 자의 의사가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유권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 는 길은 일본식이 더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비례대표제 명부작성 단위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첫째, 전문적 능 력을 지닌 여성들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고, 둘째 지방정치가 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의 여성전문 인력의 경우 광역의회 비례대표제로 충원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전국구 단위의 명부작성이 보다 유 리할 것이며, 홀․짝수 중 한쪽을 여성에게 배당하는 지퍼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각 당의 여성 당원수가 50∼70%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바람직하다고 본다. 아울러 후보공천에 있어서는 신진세력의 진출기회를 넓 힌다는 취지에서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를 겸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 향으로 개편되어져야 할 것이다.
선거제도의 개선은 여성의 의회진출을 조금은 확대할 수 있다. 그러나 남 녀 불평등 구조가 뿌리깊은 한국의 상황에서는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 다. 선거제도의 개선만으로 여성들의 의회진출이 확대되리라고는 보지 않는 다. 선거제도의 개선은 단지 여성들의 의회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할 수 있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이와 더불어 할당제를 실시한다든 지, 정당구조의 비민주적인 요소를 바꾸고, 정당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여성 정치지망생들을 훈련할 수 있는 여성단체나 조직을 구성하는 등의 노력을
경주함으로써 여성의 의회진출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3) 정당공천 제도개선 : 여성 할당제 활성화
일반적으로 후보들이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기 위해서는 후보자의 좋은 이 미지와 선거자금, 조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역대 국회의원 선거를 분석하여 볼 때, 당락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정당 차원 의 후보자 지원이다. 왜냐하면 정당은 공천제도를 통하여 국회의원 입후보 자를 일차적으로 여과시키고, 자당이 내세우는 후보에 대하여 조직과 자금 면에서 상당부분 지원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권자들의 투표성향 이 점점 정당본위로 변하여 왔다는 사실은 선거에서의 정당의 역할을 더욱 증대시켰다. 실제 역대 국회의원 선거를 돌이켜 볼 때 공천제도가 본격화된 제3대 국회의원 선거이후 정당공천후보자의 당선율의 증가하여 제10대 선거 에서는 60.1%에 이르렀고,93) 제14대 선거에서는 28.4%로 무소속 입후보자 의 당선율 9.2%와 비교하여 보면 3배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94) 그런데 문제 는 그간 이들 정당들이 국회의원 선거에 있어 여성후보를 발굴, 육성 및 공 천, 선거지원활동에 있어 상당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실제 지역구의 경우 제헌국회이래 현재의 제16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지역 구에는 총 179명(전체 지역구 후보의 1.2%)의 여성후보가 나와 전체 24명 (0.8%, 실제인원수는 14명)이 당선되었다. 여성 평균 당선율은 13.4%로 남 성 평균 당선율 20.4%에 비해 7.0% 낮게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정당의 공천 을 받고 나온 여성후보는 110명으로 전체 후보의 61.4%에 불과하고, 실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제1, 2정당의 공천을 받고 나온 여성후보 수는 46명으 93) 윤형섭, 「증보판 한국정치론」(서울: 박영사, 1988), pp.305-307.
94)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총람」, 1992, p.129, p.143.
로 전체 정당공천 여성후보 110명의 41.8%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들 여성후
로 전체 정당공천 여성후보 110명의 41.8%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들 여성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