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

▫ 저작권법의 개요

저작권은 저작물의 창작자에게 부여하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이다.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라 함은 저작물의 공개와 활용에 관한 모든 권한이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에게 오롯이 부여된다는 의미이다. 저작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결과물이 저작물로서의 요건을 갖추어야만 하고, 저작물 제작에 관여한 사람들 역시 저작자로서의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저작권법」이 정하고 있는 저작물의 요건은 두 가지이다. 먼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이 표현된 것이어야 한다. 동물이나 기계의 생각이나 느낌이 아니라, 인간의 생각 또는 느낌이어야 한다. 이때, 사상이나 감정은 생각이나 느낌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고차원적이고 심오한 사상이나 감정일 필요는 없 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생각과 느낌 정도면 그것으로 충 분하다. 그 생각이나 느낌이 다른 사람이 인지할 수 있는 형태로 외부에 드러 나야 한다. 저작권이 보호하는 것은 저작물의 내용이 아니라 그 내용을 드러 내는 구체적이고 세세한 표현들이다.

둘째, 창작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즉, 다른 사람의 것을 베끼지 않은 것 이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것을 베끼지 않고 직접 만드는 과정에서 작성자의 개성이 표현되어야 한다. 작성자의 고유한 개성이 표현되면, 다른 사람의 것을 베끼지 않고 직접 작성한 것만으로도 저작물로서의 요건을 갖추기에 충분하 다. 창작성의 개념은 예술적 성취나 미적 완결성과는 무관한 것이다. 설령 어 린 아이가 작성한 그림이나 일기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직접 작성한 것이라면, 그 수준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저작물로서의 요건을 충분 히 갖추고 있는 것이다.

저작자로서의 요건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저작자는 저작물의 창작에 직 접 기여한 사람을 뜻한다. 즉, 저작물에 드러난 표현행위에 직접 참여한 사람 을 일컫는다. 한편 작품을 생산하는 데 경제적으로 기여한 사람이나 학술연구 나 창의적 표현을 생산하는 보조자의 경우에는 저작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

저작권은 ‘권리의 다발(bundle of rights)’이라고 부를 만큼 그 안에 여러 가지 다양한 지분권을 포함하고 있다. 저작권은 크게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 권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작물은 저작자의 정신적 노고가 결집된 것이기 때문 에 그 자체에 인격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저작인격권은 저작물에 내포된 저자의 인격적 요소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저작인격권은 저작자 자신에게 만 전속하는 권리로, 다른 사람에게 양도나 상속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고유 한 특징을 지닌다. 따라서 저작자가 사망하게 되면 저작인격권도 함께 사라진 다. 타인에게 양도나 상속이 가능한 저작재산권과는 구별되는 저작인격권만의 특성이다. 저작인격권은 다시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이라는 세부적 인 권리로 나누어진다. 공표권은 저작물을 언제, 어떤 매체와 방법으로 공표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성명표시권은 저작물에 저작자의 이 름을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표시할 수 있는 권리이다. 동일성유지권은 저작 물의 내용과 표현을 저작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다른 사람이 수정할 수 없도 록 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저작재산권은 경제적 거래의 대상으로서, 저작물이 가진 재화로서의 특성 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타인에게 상속, 증여, 양도, 이전이 가능하다는 점에 서 저작인격권과는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권리 자체가 타인에게 이동될 수 있기 때문에 저작물을 이용하려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누구에게 허락을 받 아야 하는 것인지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까닭 에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 저작권등록제도를 운영하여 제3자가 저작재산권자를 좀 더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마찬가지로 저작재산권도 복제권, 배포권, 공연권, 공중송신권(전송권, 방송권, 디지털음성송신권), 전시권, 대여권, 2차적 저작물 작성권(법 제16조~제22조) 등의 여러 가지 지분권으로 구성된다. 저작물의 종류에 따라서 저작재산권이 인정되는 범위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해당 저작물이 어떤 종류의 저작물인 가는 유념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복제권은 저작물을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거나, 유형물에 고정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뜻한다. 배포권은 유형의 저작물을 공중을 대상으로 배포할 수 있는 권리이다. 공연권은 저작물을 상연, 연주, 낭독, 상영 등의 방법으로 공중 에게 제공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공연은 영상 기기를 활용해서 시청각저작물을 상영하는 것이나 제한된 공간 안에서 녹음물 을 재생하는 것을 포함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공연보다 그 폭이 넓 다. 공중송신권은 일반 공중에게 유·무선 통신이나 전파를 활용해서 저작물 을 제공하거나 이를 금지할 수 있는 배타적인 권리이다. 송신의 유형에 따라 다시 방송권, 전송권, 디지털음성송신권으로 나누어진다. 전시권은 미술저작물 이나 사진저작물, 건축저작물을 이용하여 전시를 할 수 있는 권리이다. 대여권 은 상업용 음반이나 컴퓨터 프로그램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대여에 대해서 만 적용되는 다소 제한적인 권리이다.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은 원저작물을 바 탕으로 번역, 편곡, 각색, 영상제작 등의 방법으로 새로운 저작물을 만들어내 는 것을 허락할 수 있는 권리이다. 2차적 저작물을 이용할 때에는 원저작물 저작권자의 허락과 함께 2차적 저작물 창작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저작권은 일정한 기간 동안만 권리가 보호된다. 소유권은 권리의 객체가 존속하는 동안에는 변함없이 지속되는 권리인 반면에 저작권은 일정기간 동안 만 보호가 되는 한시적인 권리라는 점에서 또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되면 저작권은 소멸되고, 저작물은 공유 영역(public domain)에 해당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저작재산권의 보호기간은 저 작자의 생존기간에 더해서 그의 사후 70년까지이다.

저작물의 사용 행태는 매우 다양하다. 개별 이용 행태 모두에 대해서 저작 권법에서 상세하게 규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사례에 저작권법을 적 용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 특히 구술자료와 관련된 참고할만한 사례는 거의 존재하지 않아 적절한 대응 방안과 지침을 마련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

▫ 구술자료의 저작물성과 저작자

구술자료는 구술자와 면담자의 대화를 통해서 생산된다. 구술자와 면담자

의 대화가 과연 저작물이 될 수 있을까? 저작물이 된다면 저작권은 구술자가 가지게 되는 것인가? 면담자가 가지게 되는 권리는 무엇인가? 여기서는 구술 자료가 저작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를 검토하고 저작물이 될 수 있다 면, 저작권은 누구의 것인가에 대한 의문들을 차례로 점검해 보았다.

가) 구술자료의 저작물성

구술자료의 저작권에 관한 검토는 구술자료가 저작물에 해당하는 것인가를 점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저작권이라는 권리의 객체가 될 수 없어 저작권에 관한 논의 자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술자료가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객체인가를 확인하려면, 우선 구 술자료가 저작권법이 정의하고 있는 저작물에 해당되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 작물”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은 앞서 살 펴본 바와 같이, 심오하고 고차원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 니다. 단지 인간의 생각이나 느낌을 의미한다. 인간의 생각이나 느낌이 다른 사람이 인지할 수 있는 형태로 외부로 표현되어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한편 창작물이라 함은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베낀 것이 아니고 스스로가 만 들어낸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구술 인터뷰를 통해서 이루어진 대화는 구술자와 면담자라는 서로 다른 역 할을 수행하는 두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구술자의 체험과 그와 관련된 소회가 이야기로 펼쳐지고, 면담자는 자신의 기획 의도에 따라 질문을 구성하여 대화를 이끌어간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구술자와 면담자의 사상 또는 감정이 다른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는 형태로 표현된다.

구술이 가지는 즉흥적인 특성을 고려했을 때 다른 사람의 표현을 베끼기는 실 제로 어렵다. 따라서 두 사람 사이에 이루어진 대화 그 자체는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각자의 개성을 담아서 표현한 저작물이 된다.

미국의 저작권법은 저작물의 요건으로 매체에의 고정을 요건으로 하고 있 기 때문에, 대화 자체만으로는 저작물이 될 수가 없다. 마그네틱 테이프나 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