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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분석 결과

7)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

인터뷰 대상 부부들의 부인들은 모두 과거에 직장을 다니던 직장여성 들이었다. 맞벌이 부부들은 여성이 결혼 후에도 그만두지 않고 지속적으 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홑벌이 부부는 여성 승혼 부부 두 커플에 해당되는데, 여성 승혼 C 부부의 경우 부인이 출산과 함께 직장생 활을 그만둔 경우이며, 여성 승혼 D 부부는 난임 시술을 위해 직장 생활 을 그만두었다. 경력 단절이 된 승혼 부부 모두 부인이 출산을 위해 직장 을 그만두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은 계속하고 싶었어요. 돈 때문은 아니었고 일도 잘 맞았고 동료들도 오래되었으 니까 정도 많이 들어서 계속 다니고 싶었는데…. 아기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고 친 정어머니가 강한 생각을 가지고 계셨어요. 애기를 낳으니까 당연히 그만둬야 된다고 생각하고 사표를 내고 나왔죠.”(여성 승혼 Ca)

“임신 때문에 시험관 시술을 많이 했어요. 애기 낳고 경력이 끊기면 다음에 일을 계속하기 힘드니까 급여를 주는 한이 있더라도 유지 하는게 낫다는 이야기를 결혼 전부터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경력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게 문제가 된 것 같아요. 파트타임이라도 계속 일을 유지하려고 했는데 나중에는 유산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나중에는 일을 놨어요.”(여성 승혼 Da)

“여직원들은 애 때문에 직장 커리어를 포기를 하거나, 직장을 다니더라도 핵심 보직 을 다 포기하거나, 애들을 다 일하는 분한테 맡기고 회사에 올인하거나 이 두 가지 선택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요.”(여성승혼 Cb)

면접 대상 부인들이 다니고 있는 직장은 정규직 전문직이 아니면 육아 휴직 혜택을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랜서나 비정규직으로 근로하고 있는 경우 육아휴직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직장생활을 하 면서 출산한 동질혼 B 부부의 부인은 정규직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어 육 아휴직 혜택을 받고 현재 휴직중이다. 하지만 본인이 임신하였을 당시 회 사는 모성에 대한 지원정책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여성 강혼 E 부부 의 부인은 프리랜서여서 육아휴직을 누릴 기회가 없었다. 무기 계약직으 로 근무하고 있는 동질혼 A 부부 부인의 직장은 무기 계약직에게는 육아 휴직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회사 자체가 신생 회사라서 결혼도 임신도 제가 처음이었어요. 여러 가지 제도들이 있잖아요. 근데 인사를 담당하는 사람이 아무것도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야 기하고 요구했어요.”(동질혼 Ba)

“저는 프리랜서라서 육아휴직에 대한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거든요.”(여성 강혼 Ea)

“무기 계약직인데 출산하면 출산휴가가 없어요. 그리고 퇴직금이나 육아휴직 급여도 없어요. 회사에 나는 3개월만 돈 안 받아도 되니까 제 코드 안 죽이고 지점장님이 힘써 주셔서 살아 있게 해 주시면 안 되냐고, 3개월 쉬고 다시 일하겠다고 해도 … 제가 7년 동안 일하면서 여자분들은 많이 그만두셨어요.”(여성 동질혼 Aa)

여성들이 결혼, 임신, 출산으로 인해 회사 내에서 차별받고 있는 모습 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한 사실에 대해서 회사로부터 축하를 받 기는커녕 구조조정 대상이 될까봐 밝히지 못하는 모습도 발견되었다. 임 신 초기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매우 중요한 시기 임에도 불구하고 회사 로부터 임산부에 대한 배려는 전혀 받지 못했다. 휴직 기간이 끝나고 회 사에 복귀한 후에도 이전에 수행했던 업무를 지속할 수가 없어 경력을 쌓 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다.

“결혼 할 때 회사 눈치가 보였죠. 프리랜서니까 더더욱 눈치를 받았어요. 갑자기 결 혼한다고 하니까 회사에서 좀 안 좋게 봤죠. 결혼에 앞서서 나가줬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굉장히 바쁜 시기였거든요. 사람 하나가 안 오는 게 좀 그런 시기였는데 갑자기 결혼한다고 하니까 아예 인력을 교체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그래서 나왔 죠. 결혼하고 놀았어요.”(여성 강혼 Ea)

“그때 분위기 그렇게 좋지 않았거든요. 임신했다는 말조차 하기가 좀 그렇더라구요.

사람들 구조조정 하고 있던 시기라 임신했다고 하면 1순위 되는 거 아닌가 생각도 들고 그래서 처음에 주변 친한 사람들한테만 말하고 나중에 밝혔죠.”(여성 강혼 Ea)

“미혼일 때는 야근에 대해 함부로 다룰 수 없는 부분도 있고 소통문제도 있을 수 있 고, 기혼일 때는 육아 때문에 회식 못 한다 애 때문에 가야 된다고 하고… 내일 아 침까지 임원 방에 리포트를 올려놔야 되는데 애 때문에 가고 이런 게 반복되다 보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핵심 보직에서 많이 배제 되기도 해요.” (여성 승혼 Cb)

“임신 7개월에 입원을 했어요. 그래서 한 달 동안 휴직을 냈고 한 달 후에 복직을 했는데, 일이 연속성이 끊어지니까 그 전에 하던 일을 다른 분한테 넘겼고 일을 안 주시더라구요. 배려한다는 생각으로 안 주셨을 수도 있고… 회사에서 무능한 사람이 된 느낌을 받았어요.”(동질혼 Ba)

“육아 휴직하고 돌아가면 일하던 자리는 없어져요. 지금 일하던 파견팀에는 일을 못 하고 본사로 가서 다시 배정 받아야 돼요.”(동질혼 Ba)

회사에서 육아지원을 위한 제도들이 있다고 하여도 실제적으로 제도를 활용함에서는 ‘눈치’가 보인다는 응답이 다수였다. 또한 육아 휴직자의 공백을 매우기 위한 대체인력 확보나 육아기 단축근로 같은 제도는 존재 만 하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기업문화가 바뀌지 않 는 이상 제도가 실제로 시행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였다.

“육아휴직을 선뜻 신청하는 사람은 못 봤어요. 그게 힘든 것들이 사회적인 눈치도 많이 보고, 제 친구들은 사병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눈치를 많이 보거든요. 육아 휴직자 대체를 해줘도 또 어차피 휴직에 들어가면 누군가는 다 떠안아야 되니까.”

(여성 강혼 Fa)

“단축근로 있잖아요. 임신중에 그게 약간 쓸데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못 쓰긴 했거 든요. 저희 언니가 교사인데 교사인 경우에도 쓸데없다고 느꼈나 봐요. 그게 12주 까지 그리고 36주 이용이잖아요. 초기에는 거의 모르고 끝나고요. 36주에는 다들 출산휴가 들어간다고 그래서 거의 유명무실한 제도인 것 같아요.”(동질혼 Bb)

남성들의 육아휴직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들이 육아 휴직을 하는 것은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낮고 이기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육아휴직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자녀 양육보다는 대부분 퇴직을 결심하고 그 전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육아휴직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회사 그만두려나보다, 커리어를 포 기했구나 그렇게 봐요. 육아휴직 갔다 온 사람으로 인식되면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다고 생각해요. 가끔 용감하다 부럽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대부분 그렇게 말 하면서 그 사람을 내 밑에 들여 일을 시키거나 내 팀원으로 앉히거나 할 때는 별로 선호하지 않아요.”(여성 승혼 Cb)

“육아휴직을 쓰면 당연히 회사 내에서 평가가 좋지 않아요. 저희 회사가 그나마 복 지가 괜찮은 편인데도 남자 육아 휴직자는 거의 없었거든요. 사용한 경우도 있는데, 회사 그만둘 생각을 하고 상사와 크게 싸웠다든지, 회사와 문제가 없더라도 자기 일을 해보고 싶다고 육아휴직을 하는 분들이 있었어요.”(동질혼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