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제1절 연구 결과의 시사점

본 연구는 인구 센서스 1970~2015년도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교육수준 향상에 따라 교육수준에서의 성별 격차가 완화되었으 며, 남녀 모두 미혼율이 상승하여 과거보다 30대 중반 이후에 미혼으로 남은 청년들이 증가하였음을 보여 주었다. 특히 여성들의 학력수준 향상 과 혼인연령 증가는 남편의 교육수준과 연령이 부인보다 높았던 전통적 인 부부 유형에 변화를 가져 왔다. 현대사회에서 부부간의 교육수준이 좀 더 동등해지고 연령 차이는 좁혀져서 교육과 연령 측면에서 배우자 간의 사회·경제적 격차가 완화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부 유형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심층면접 결과 가정과 직장을 포함한 전반적인 환경에서 부인 과 남편에게 기대되고 있는 역할은 그다지 크게 변화하지 못한 것으로 나 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에서 지속되고 있는 저출산 현상에 다음과 같은 중요한 함의점을 준다.

본 연구 결과가 보여 주었듯이 부부간의 교육수준과 연령이 보다 평등 해진 것이, 여성이 가지고 있는 높은 교육수준과 높은 연령에 대한 사회 적인 선호가 변화하였다기보다 단지 과거보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향상되 고 이에 따라 여성의 초혼 연령이 상승함에 따라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이처럼 양성 평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 들이 결혼을 통해 가정생활과 노동시장에서 직면하게 되는 현실은 가혹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1980년대 경제개발 시기에 결혼시장에서 큰 장점으로 여겨지던

결론 <<

6

남성의 높은 학력은 2000년대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그 장점이 점차 하 락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높은 수입을 제공할 직장을 보장할 수 있었던 학력의 역할이 전반적인 학력수준의 향상으로 약화되었다. 같은 학력 안 에서도 질적인 격차가 발생하여 그 변별력도 약화되었다. 성취적 지위로 서의 교육이 가지고 있던 매력이 결혼시장에서 하락하고, 귀속적인 지위 가 결혼시장에서 더 큰 매력으로 다가서고 있다. 좋은 직장과 안정된 결 혼생활을 보장해 주던 학력의 역할이 이제는 약화되어 본인의 능력으로 자립적인 가정을 구성하는 것이 과거보다 어려워졌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가 청년들의 결혼과 자립을 지원하고자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들은 그 실효성에 의문점이 제기될 수 있다. 청년들이 자립으로 취업과 결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어려워진 현대 사회에서 청년 지원을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은 좀 더 세심한 쪽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 다. 안정된 직장을 갖고 주거를 마련할 때까지 결혼을 미루고 있는 청년 들에게 기초적인 구직 훈련과 임시적인 인턴 일자리 제공, 그리고 청년들 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주거 지원은 신세대 청년들의 결혼을 지원하기에 역부족한 측면이 많다.

배우자 간의 교육수준과 연령이 보다 동등해짐에 따라 과거 아내에게 기대되었던 역할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에서 보이 듯이 현대 사회에 와서 가계의 경제생활에 대해서 남편 혼자보다 여성도 함께 참여하고 기여해야 한다는 기대가 강해졌다. 하지만 전반적인 가족 생활 특히 자녀 양육과 가사 부문에서 부부간 역할의 동등 정도에서는 아 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 본 연구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분석 결과 맞벌이 부부의 경우 가사노동에 대해 양성평등적인 역할이 발견되었으나 남성 홑벌이 부부의 경우 부인의 가사노동이 당연한 역할로 기능하고 있 었다. 성별 분업적 사고는 출산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

상된다. 가구 내 가사노동의 역할이 여성의 역할로만 기능할 때 출산 선 택이 감소한다고 주장한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라는 점에서 해석의 타당성이 있다(마미정, 2008; Keeley, 1977; Nitsche et al., 2015). 종 합적으로 가계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여성의 역할과 그에 대한 기대가 과 거보다 커졌음에도 가사와 육아에 대한 주된 책임이 여전히 여성들에게 남겨져 있고, 이에 대한 사회적인 지원이 부족한 것이 여성들로 하여금 출산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부인의 교육수 준이 남편보다 높은 강혼 부부가 승혼이나 동혼 부부보다 무자녀 혹은 한 자녀 비중이 높은 것은, 심층면접 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강혼 부부의 부인들이 가계 생활을 위해 주도적으로 경제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사와 육아에서도 여전히 주요한 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유추될 수 있다.

부부 유형별로 차별적인 출산아 수를 보이던 경향은 이제 거의 사라지 고 한 자녀를 갖게 되는 저출산 현상이 모든 유형의 부부들에게서 나타나 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저출산 문제가 전체적인 양상으로확대되어 부 부 사이에 어떠한 경제사회적 역학 관계를 가지고 있든 저출산은 모든 유 형의 부부들이 당면한 문제가 되었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 이와 더불어 부부간의 경제사회적 조건의 차이와 무관하게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은 모든 유형의 부부들이 부담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심층 면접 결과 학력이 높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부부들도 주거 마련과 자녀 양 육비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혼과 출산 및 자녀양육 문제는 이제 승혼, 동혼, 강혼 모든 유형의 부부들이 부담하고 있는 공통 적인 문제가 되었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 따라서 저출산 정책의 대상은 특정한 계층이 아닌 전체 부부들을 대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 하고 있다.

본 연구는 현대 사회에서 변화하고 있는 부부의 유형을 파악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가 지닌 함의점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부부 유형의 변화는 통계청 인구 센서스 자료(1970~2015)를 활 용하여 분석하였으며, 각 유형별 배우자들이 가족생활과 자녀 출산에서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심층 면접을 통해서 파악하였다. 부부 유형별 자녀 수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저출산 문제가 갖는 함의점을 모색하고자 하였 다. 향후 보다 발전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좀 더 심층적인 부부 유형별 출 산 행태 분석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몇가지 제안을 하면 다음과 같다. 부 부 유형별 출산아 수 분석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재 부부 사이에서 낳은 자녀 수에 대한 보다 정확한 통계가 제공되어야 한다. 앞서 본문에서 제 시하였듯이 현재 우리나라 출산 관련 데이터는 여성이 출산한 출산아 수 에 한하여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현재 결혼한 배우자 간에 낳은 자녀 수에 대한 자료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가족 유형이 다양화되고 있어 변화하는 가족 유형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가족 및 출산 관련 자료가 제공 되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같은 가구에 해당하는 자녀 중 누가 현재 배우자 사이에서 낳은 자녀이며 누가 전혼 자녀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자료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출산 관련 연구들은 차별 출산력을 중심으로 여성의 경제사 회적 특성에 따라 출산 행태에 어떠한 차별적인 특성을 보이는가에 초점 을 두고 수행되어 왔다. 자녀 출산은 여성 혼자만의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결정이며, 나아가 가구 내에서 이루어지는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보다 다양한 출산 행태 분석을 위하여 여성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특성, 가구의 특성별로 출산 행태 및 자녀 수 특성을 파악하는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