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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육아지원분야 통합을 위한 단계별 추진방향과 추진과제

Ⅳ. 남북 육아지원분야 통합에 대한 의견조사 분석

2. 남북 육아지원분야 통합을 위한 단계별 추진방향과 추진과제

가. 대북 영유아지원사업에서의 추진방향과 추진과제

새 정부가 표방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축을 위해 대화와 교류협력은 기본 전제이다. 따라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기 이전에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 등 기존의 교류협력사업이나 대북지원사업을 다시 재개하여 남북 관계를 개선, 진척시켜 나간다. 통일에 초석이 될 수 있는 대북 영유아지원사업의 지속적인 실시를 위한 추진방안은 다음과 같다.

1) 조건 없는 대북 영유아지원사업 실시 표방

남북 관계와 무관하게 대북 영유아지원사업 만큼은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고 표방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판문점이나 기타 접근 가능 지역에 창고나 보 관함을 설치하여 기저귀, 기본 의약품, 의류 및 생필품, 학용품, 종이 등 유통기 한에 크게 상관없는 지원물품을 제공하여 북한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가져가 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2) 북한이 필요하고 사용할 수 있는 물품 지원

대북 영유아지원사업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북한이 원하는 물품뿐 아니라 북 한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규격에 맞는 물품이나 상황에 적합한 식량을 지원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는 0.7mm의 비닐이 필요한데 우리가 사용하는 0.5mm의 비닐을 지원하여 실패한 경우가 있다. 구황작물인 옥수수 식량지원도 북한의 사정을 모르고 지원한 실패한 사례이다. 더 나아가 북한이 필요로 하는 영유아용 식품개발을 위한 기술 이전이나 공장설립 등을 모색해 볼 수 있다.

3) 긴급구호사업에서 북한의 자립역량 강화사업으로 확대

본 연구의 전문가 의견조사에서 대북 영유아지원사업의 지원범위를 묻는 질 문에 대해 남한전문가들은 ‘북한의 자립역량강화 지원사업으로 확대’를 65.9%가 지지하였다. 북한전문가들은 이 항목에서 29.7%만이 지지한다고 응답하였다. 본 의견조사에 응답한 남한전문가들의 72.7%가 북한을 방문한 경험이 있고, 이들 중 절반 이상인 53.1%가 5회 이상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북한의 경제난·식량난을 직접 목격한 이들 전문가들은 긴급구호만으로는 어렵다는 것 을 깨닫고 북한의 자립역량 강화사업의 필요성을 체감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 2000년 이후부터는 북한에 국수 공장, 빵 공장, 콩두유 공장을 건설하여 북한이 자체적으로 식량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개발지원사업으로 대북 영유아 지원사업이 확대되었다(이윤진, 2012: 196). 북한의 자립역량강화를 목적으로 어 린이병동과 산원의 개보수 및 신축 등 병원의 현대화사업도 2008년까지 추진되 었다. 대북 영유아지원사업이 재개되면 경제난 이후 노후화된 탁아소와 유치원 의 개보수나 신축 등 현대화사업의 추진을 제안한다.

4) 대북 영유아지원사업과 모니터링사업은 분리 실시

대북 영유아지원사업이 본래의 목적에 부합한 대상에 전달되지 않고 군사전 용으로 악용되는 등 전달시스템이 투명하지 않아서 대북 영유아지원사업 자체 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많은 게 현실이다. 본 설문조사에서도 ‘북한주민에 투명하 게 분배되는 시스템 마련 후 지원’을 북한출신 전문가가 남한출신 전문가보다 더 많이 선호하였다. 이는 실제 경험치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원물품의 분배과정이 불투명하다고 대북 영유아지원사업을 중단하 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조사와 전문가 집중토론회에서의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분배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면 별도의 장치를 마련하여 해결해 나가되, 그러한 문제가 대북 영유아지원사업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이 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이므로 분배의 모니터링사업은 대북 영유 아지원사업의 전제조건이 아닌, 별도의 사업으로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5)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성과에 주목

대북 영유아지원사업이 북한 영유아들의 성장·발달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었 는지를 측정, 평가하는 후속 작업이 실시되고 있다. 실제로 대북 영유아지원사 업으로 인해 북한의 영아사망율, 모성사망율, 중증 영양실조, BCG 접종률 등의 지표에서 개선되었다는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북 영유아 지원사업의 성과를 이처럼 수치 변화와 같은 1차적인 효과 측정에 만족하지 않 고, 보이지 않는 성과에 좀 더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쌀 40kg 포대가 북한의 장마당(시장) 거리에 땔감을 넣 고 돌아다니는 데 그 자체가 대북 지원사업의 성과라는 것이다. “아, 대한민국 이 뭐야? 남조선에서 쌀이 왔어?” 이런 식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북한 주민들 사이에 남한에 대한 인식도 서서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의 측정으로 수치화할 수 없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 주민들의 의식 속에 남아있는 남한 에 대한 인식, 북한이 어려울 때 남한이 도와주었다는 인식은 향후 통일과정에 서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6) 대북 영유아지원사업은 미래 통일 세대에 대한 투자

하나원에 입소한 북한이탈주민 영유아들을 보면, 제3국(중국 등)에서 출생하

여 성장한 영유아들에 비해 북한에서 직행한 영유아들이 신체발달이 현저히 떨 어진다고 한다. 영양부족으로 신체발육이 지체된 아이들은 정신적·심리적으로도 문제를 보여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신경질적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크다고 한다(이상, 전문가 집중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임).

북한의 영유아들과 더불어 북한이탈주민 영유아들은 남한의 또래들과 어울려 서 살아가야 하며 향후 미래에는 남한의 영유아들과 함께 통일을 구상해야 하 는 미래 세대이다. 어렸을 때부터 영양부족, 영양실조로 성장한 북한의 어린이 들은 미래의 심신이 건강한 통일세대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한, 북한 영유아의 신체적·정신적 결함이 한민족의 미래 인구정책에 심각한 위 협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인구학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어깨동무를 하려면 키도 비슷하고 마음도 통해야 합니다. 일곱 살 먹은 남북 어 린이의 키 차이가 12cm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야 작을 수도 클 수도 있지만, 인구집단 간의 신장 차이는 사회심리적 억압의 기제로 작용할 수 있어요. 북녘 어린이들을 돕는 일은 그들과 더불어 살아갈 우리 어린이를, 우리 어린이의 미래 를 돕는 일입니다32)(이윤진, 2012: 223-224).

이처럼 신체, 정서, 인지발달에 결정적인 시기인 영유아기의 지원은 미래의 건강한 통일세대를 육성한다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미래 한반도에 평화가 정 착되고 평화통일을 기대하려면, 그 시기에 통일을 협상해 나가는 세대를 남북한 모두, 심신이 건강한 인재로 ‘잘’ 육성해야 할 것이다. 인용글처럼 북한 어린이 를 돕는 일은 궁극적으로, 우리 남한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나. 남북 교류협력 단계에서의 추진방향과 추진과제

1) 선(先) 성인세대, 후(後) 유아세대

남북 대화의 물꼬를 본격적으로 트는 교류협력 단계에 접어들면 육아지원분 야에서는 성인세대가 먼저 교류협력하고 이것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후에 유아들의 상호교류를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 때 가장 중요하고 실행가능 한 추진과제는 ‘남북한 교육·보육 전문가 학술행사 개최’(중요성: 3.23점/4점, 실 행가능서: 2.75점/4점)가 꼽혔다. 또한, 본 설문조사에서 유아들의 상호 방문이 나 교류는 중요하기(2.72점)는 하지만 실행가능성이 매우 낮았다(1.88점/4점). 반

32) 2004년 6월에 평양에 어린이병원을 개원하면서 어린이어깨동무 이사장의 인터뷰 내용임.

면, 원장·교사의 상호교류는 중요성(3.17점/4점), 실행가능성(2.38점/4점) 모두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해서 남북 교류협력 단계에 서는 원장·교사의 상호교류를 통해 유아의 상호교류의 필요성 등을 논의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방법을 구체적으로 모색한 후에 점진적으로 실시해 나간다.

현 상황 하에서 북한은 유아들의 상호교류를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유아들의 건강상태나 신체조건이 남한 유아에 비 해 불리한 데 유아 상호교류를 해서 공개적으로 비교당하고 싶지는 않으며 한 편으론 북한체제의 불리함, 남한체제의 우월함이 드러나는 두려움도 있다는 것 이다. 교류협력 단계에서도 대북 영유아지원사업을 꾸준히 실시하여 북한 영유 아의 발육과 건강이 호전되고, 남북이 신뢰가 형성된 후에 유아 상호교류는 본 격적으로 추진한다.

2) 비(非) 정치적 영역부터 교류협력 시작

북한에서는 6·1절 어린이날 행사 자체가 정치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어린이날 남북 공동행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정치적 행사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남한 의 입장에서도 어린이날 행사가 정치적 홍보차원으로 악용되는 것을 수용하기 란 어렵다. “육아박람회 공동 개최”도 마찬가지로 정치적 행사로 변질될 수 있 다. 본 설문조사에서 남한출신 전문가 집단이 “어린이날 공동행사 개최” 및 “육 아박람회 공동 개최” 추진과제에 대해 중요성과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북한출신 전문가보다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이러한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겠다. 다 시 말해서 북쪽에서 대단히 정치성을 띠는 이러한 행사를 굳이 우선적으로 할

북한에서는 6·1절 어린이날 행사 자체가 정치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어린이날 남북 공동행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정치적 행사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남한 의 입장에서도 어린이날 행사가 정치적 홍보차원으로 악용되는 것을 수용하기 란 어렵다. “육아박람회 공동 개최”도 마찬가지로 정치적 행사로 변질될 수 있 다. 본 설문조사에서 남한출신 전문가 집단이 “어린이날 공동행사 개최” 및 “육 아박람회 공동 개최” 추진과제에 대해 중요성과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북한출신 전문가보다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이러한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겠다. 다 시 말해서 북쪽에서 대단히 정치성을 띠는 이러한 행사를 굳이 우선적으로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