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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통합에 대중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지 10여 년이 경과하였다. 이 기간 중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는 ‘사회통합을 위한 사회적 배제 계층에 대한 지원 방안 연 구’(김안나 등, 2008), ‘사회통합 개념 정립, 사회통합 실태 파악을 위한 지표 및 지수 개발’(노대명 등, 2009; 노대명 등, 2010; 강신욱 등, 2011; 강신욱, 등 2012; 김미곤 등, 2014; 정해식 등, 2014; 여유진, 정해식 등, 2015), ‘국민들의 사회통합의식 실 태’(노대명 등, 2010; 강신욱 등, 2011; 강신욱 등, 2012; 여유진 등, 2013)에 대한 연 구를 진행해 왔다. 또한 ‘대통령소속사회통합위원회(2009~2013)’, ‘대통령소속국민 대통합위원회(2013~현재)’가 활동하였거나 활동 중이다.

다수의 연구 및 정책 집행 활동의 결과, 이제 우리 국민들은 제반 사회 문제 해결의 지향점으로서 ‘사회통합의 제고’를 제시하는 것에 익숙하다. 일각의 주장을 살펴보면, 한국 사회의 사회적 문제, 첨예한 갈등 상황을 해결 또는 봉합하는 것이 곧 사회통합을 높인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사회통합이라는 개념의 잘못된 적용이며, 과 잉 적용이다. 그래서 ‘사회통합’은 점차 용례의 익숙함을 얻는 것에 반비례해서, 무엇 을 말하는지는 모르는 단어가 되어가고 있다.

그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연구에서는 삶의 질, 사회의 질, 사회자본 등 개념적 구성체(conceptual constituents)를 제시하면서, 그 하부 도식(하위 영역)을 활용하여 ‘바람직한 사회상’을 제시한 바 있다. 사회적 배제가 적은 사회, 사회적 이동 성이 확보·유지되는 사회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이념적 정향(ideological di-rection)이 반영되는 ‘통합된 사회상’에 대해서는 일치된 견해를 도출하기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각 개인이 생각하는 통합된 사회상의 근저에 있는 개인의 사회경 제적 특성 또한 매우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팀은 사회통합, 국민통합의 조건을 개괄적으로 정 의하고 이에 대한 국민 의식을 확인한 바 있다(노대명 등, 2011; 강신욱 등, 2012; 여

서 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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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등, 2013). 이들 연구에서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국민통합(사회통합)을 위한 조건 을 물으면서, 사회통합의 방향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확인하였다.

〔그림 1-1〕 국민통합의 조건

(단위: %)

자료: 여유진 등(2013). 2013년도 국민통합에 관한 국민의식조사. p.63.

위 [그림 1-1]은 그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사회통합(국민통합)의 제 고를 위해 부패와 특권의 타파, 정치 안정이 우선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시민의식의 제 고, 기회균등은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조사방법으로서 전화조사의 한계로 말미암아, 국민통합을 위해 필요한 제1순위의 요소를 고르는 데 그치고 말았 다. 또한 통합성 제고를 위한 조건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였다는 한계도 가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사회통합정책영향평가’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2014년 「사회 통합 및 국민행복 인식조사」, 2015년 「사회이동과 사회통합 실태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러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는 일종의 모듈(module) 방식이라고 할 것이다. 이 와 유사한 형태로 통계청의 「사회조사」는 복지, 사회참여, 문화와 여가, 소득과 소비, 노동에 대한 항목을 격년으로 조사하고 있다. 반대로 한국행정연구원의 「사회통합 실 태조사」는 사회통합 인식, 사회갈등 인식을 매년 조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므 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실태조사가 순환하는 주제모듈 방식을 취할 것인지, 아니면 핵심 주제(core contents)에 대해서는 순환하는 주제모듈을 취하되 각 연도별 연구 주제를 별도로 설정하는 방식을 취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1)

이러한 두 가지 문제의식 하에서 2016년 연구 주제를 ‘사회통합 국민 인식’으로 하

고자 하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가 순환하는 주제모듈 형태라면, 정해진 시기 마다 국민 인식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런 연구 모듈에 사회 통합에 대한 국민의 인식 구조를 밝히고, 인식 수준의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을 분석할 수 있는 문항을 포함하고자 하였다. 더불어 사회통합의 세부 요인 및 중요도를 도출함 으로써 우리 국민이 인식하는 사회통합의 상을 표출해 보고자 하였다. 특히, 이러한 국 민 인식의 변화를 장기간에 걸쳐 파악한다면 국민 인식 구조에 시대상의 변화가 반영 된 결과를 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2)

이에 따라 2016년 조사의 주제 모듈을 ‘사회통합 국민 인식’으로 하고, 여기에 인식 구조의 배경을 설명할 수 있는 사회적 박탈의 수준, 사회통합의 상태, 사회갈등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는 문항을 포함하였고, 마지막으로 통합된 사회의 최종적인 목표물이라 할 수 있는 삶의 만족, 행복의 조사 문항을 포함하였다. 이를 통해서 사회통합을 제고 하기 위한 정책적 방향성과 함의를 도출하는 데 조사 설계의 목적을 두었다. 본 연구에 서 밝히고자 하는 세부 연구 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민들의 사회통합에 대한 인식 구조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우리 국 민들에게 사회통합 수준에 대해서 평가하도록 하고, 세부 요소를 확인하는 방법을 통 해 인식 구조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특히, 국민들이 각기 강조하는 바가 다를 수 있음 을 고려한 연구 및 조사 설계를 통해 인식의 차이가 사회에 대한 평가의 차이를 이끌어 내는지를 밝히고자 하였다.

둘째, 한국의 사회통합 상태 수준의 국제 비교를 시도하고자 하였다. 여기서 사회통 합 상태란 사회통합 조건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국민들의 주관적 인식과 실제로 보여 주는 객관적 모습의 사회통합이다. 생활에 대한 만족, 신뢰 수준, 각종 네트워크에의 참여 정도를 비교 국가적 차원에서 짚어보고자 하였다. 그간 사회통합 실태 진단을 본 연구원의 두 차례 조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사회통합 상태를 개괄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기존 연구에서는 필요한 비교 문항을 여러 조사 자료에서 확보하여 보여주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2016년 조사에서는 단일한 설문 내에서 가능한 많은 비교

1) 후자의 방식은 캐나다의 ‘일반사회조사’(The General Social Survey)가 대표적이다.

2) 이러한 형태의 장기 조사는 한국사회과학협의회의 ‘불평등과 공정성에 대한 전국표본조사’가 대표적이다.

이 조사는 1990년 1차 조사를 실시한 이래, 2005년 4차 조사까지 실시되었으며, 2009년 및 2014년 5 차, 6차 조사는 한국종합사회조사(KGSS)에 특별 주제모듈 ‘불평등과 공정성 조사’로 반영되었다.

조사 자료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셋째, 사회갈등의 양상과 사회통합 인식의 관계를 밝히고자 하였다. 한국 사회의 갈 등 양상에 대하여 각 개인이 가지는 평가가 사회통합 인식의 구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 치는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특히, 갈등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세대 간 차이가 사회통 합 인식의 구성에도 차이를 가져오는지를 밝히고자 하였다. 이는 현재 시점에서 주로 논의되고 있는 세대 간 갈등을 가치관 갈등과 경제적 갈등으로 구분하여 해석해 보려 는 시도이기도 하다.

넷째, 박탈과 사회통합 인식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직전의 두 연구주제가 주관적 인식 측면에 집중하였다면, 여기서는 박탈이라는 물질적 상태에 주목하고자 하 였다. 먼저 박탈점수와 사회통합 인식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였으며, 다음으로 여러 박탈의 영역 중에서도 사회통합 인식과 관련이 깊은 박탈의 영역을 찾아보고자 하였 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박탈의 정도가 사회통합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 세대별로 다른 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다섯째, 사회통합 인식과 행복의 관계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사회통합 인식이 높은 집단이 더 행복하다면, 우리는 국민 행복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통합의 가치’에 강조 를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통합 인식 제고를 위한 노력의 정책적 당위성도 확 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