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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갈등과 사회통합 인식 <<

이 같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의 공공갈등 또는 사회갈등의 수준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당사자 간의 자발적인 합의나 제3자의 중재, 조정, 관리를 통해 해결 된 갈등은 그 과정과 결과를 통해 사회통합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

13) 공공갈등은 “서로 상충되는 쟁점을 둘러싸고 대립하는 둘 이상의 행위주체들의 상호작용 과정이 공중에 게 광범위하게 영항을 미치게 되어 사회적 갈등 관리 기제에 의해 다루어지는 분쟁”으로 정의된다(윤인 진, 2015, p.8).

사회갈등과 사회통합 인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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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런데 사회갈등의 빈도 자체와 조정 과정을 통해 해결되지 않은 사회갈등은 사회 통합을 저해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사회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개입한 정부 와 같은 제3자가 갈등을 더욱 심화하거나 갈등의 전선을 확대할 경우에는 사회통합은 더욱 크게 저해될 것이다.

갈등을 관리하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갈등 당사자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양자의 타 협과 절충을 도모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의 과정이 되고, 이 과정들이 축적되 면서 민주주의 자체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즉, 갈등의 조정과 관리는 민주주 의라는 수단을 이용해서 이루어지고, 이것이 다시 민주주의의 성숙으로 귀결되는 순환 적 관계를 가진다. 이것은 갈등이 가지는 순기능의 하나다. 따라서 한 사회에서 발생하 는 갈등의 빈도와 그 해결 과정은 그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같은 맥락에서 조대엽(2014)은 갈등사회를 “갈등의 일상화와 제도화를 통해 훨 씬 더 진화된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사회”로 본다. 그리고 더 진화된 민주주의는 갈등 자체를 선순환시킴으로써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대엽, 2014, p.8).

갈등의 기능주의적 측면에 주목한 코저(Lewis A. Coser)는 사회적 단위들이 분화 하고 기능적으로 상호의존적이 될수록 갈등의 빈도는 높아지는 반면, 갈등의 강렬성과 폭력성은 낮아질 수 있다고 보았다. 그렇게 되면 갈등 관계에 대한 규범적 조정, 현실 적 쟁점에 대한 인식 확산, 그리고 사회 단위들 간의 제휴 규모 확대에 따라 사회통합 수준이 높아진다(조대엽, 2014, pp.26-27). 즉, 어떠한 사회적 조건이 갖추어질 경우 사회갈등은 사회통합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사회통합은 사회 내의 다양 성을 인정하고 격차와 차별을 줄임으로써 사회갈등의 발생을 예방하고, 이미 발생한 사회갈등을 관리하고 조정하는 것을 통해 달성되기도 한다(전영상, 홍근석, 2014, p.188). 사회갈등이 잘 관리되는 사회는 사회통합 수준이 높은 사회인 동시에, 사회통 합 수준이 높은 사회에서는 사회통합의 기제가 사회갈등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부터 사회통합과 사회갈등은 상호작용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양자의 상 호작용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회갈등을 탐구함으로써 사회통합의 정책적 함의를 도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사회갈등을 탐구함으로써 다양한 유형의 사회갈등이 사회통합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할 수 있고,

사회갈등의 관리와 조정이 사회통합을 증진시키는 수단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함의 를 끌어낼 수 있다.

2. 연구 목적과 연구 내용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다기해짐에 따라 그 주체들 간의 갈등의 양상 또한 복잡다기해 지고 있다. 이처럼 복잡다기한 사회갈등의 출현과 이에 대한 적절한 관리의 부재는 사 회통합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현대사회가 복잡해지고 경제성장이 둔 화되며,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그 개선이 여의치 않아지면서 앞으로도 새로운 사 회갈등이 유발되고, 기존의 사회갈등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사회통합을 위 한 사회갈등의 효과적인 관리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회갈등에 관한 이론들은 사회학의 일반 이론의 하나로 전개·발전해 오고 있다.

즉, 갈등의 개념과 갈등의 유형, 그리고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 등에 대한 연구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갈등의 유형과 특징, 그리고 그 요인을 탐구한 다수의 국내 연구들 이 존재한다. 그러나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사회갈등을 연구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 다. 따라서 본 절은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사회갈등을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 체적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의 수준을 파악하고,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을 찾아내어, 이 를 사회통합의 측면에서 검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 사회의 갈등 수준을 측정하는 것은 앞서 예시한 것과 같이 객관적 자료를 이용하 는 방법과 국민의 인식을 파악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후자는 인식 조사를 통해 수 집된 자료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갈등 인식 조사는 갈등 당사자의 상황 인식에 따라 갈 등의 발생, 전개, 해결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갈등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는 것은 사회갈등 관리에 있어서도 중요한 함의를 제공할 수 있다(이병량 등, 2008, p.51).

본 절의 연구는 사회통합에 대한 인식에는 사회갈등에 대한 인식이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는 추론에 입각해 있다. 따라서 본 절은 효과적인 갈등 조정 혹은 갈등 관리를 통해 사회통합을 증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 해 보고, 사회통합을 위해서 어떤 유형의 사회갈등에 우선적으로 정책적 접근이 필요 한 것인지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이를 위해서 본 절에서는 실태조

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갈등에 대한 인식,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갈등 유형, 사회통합 을 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갈등 조정 또는 갈등 관리 방식 등의 실태를 살펴보고, 사회 통합의 관점에서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에 대한 분석과 사회갈등이 사회통합에 미 치는 영향을 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