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C ․ H ․ A ․ P ․ T ․ E ․ R ․ 1

서 론

제1장은 본 연구의 서론으로서 연구의 배경 및 필요성, 그리고 연구의 목적, 범위, 방 법을 제시한다. 먼저 살고 싶은 도시에 대한 관심이 대두된 배경에 대해 간략히 살펴 보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의 목적을 설정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연구에서 사용하는 살 고 싶은 도시의 개념을 설정하고, 마지막으로 연구의 범위와 방법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1) 연구 배경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살고 싶은 도시(Livable City)와 살기 좋음(Livability)이 란 단어가 도시 만들기의 주요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원래 살고 싶은 도시와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은 지역의 경쟁력이란 관점에서 출발하였다. 즉, 지역의 경 쟁력을 결정하는 요인으로서 삶의 질과 살고 싶은 도시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 작한 것이다(Lambiri et al., 2007).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가 ‘살기 좋은 커뮤니 티’(Livable Community)를 주창한 것 또한 지역의 경쟁력 강화에 궁극적 목적이 있으며(Laschever, 1999), 최근 도시별 삶의 질 순위가 심심찮게 언론을 장식하는 것 역시 이와 관계된다(Hall, 1995).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또 다른 의문을 떠오르게 한다. 국가나 지역의 모든 정

책과 계획은 그 국민과 주민이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드는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 다. 따라서 당연할 수밖에 없는 ‘살고 싶은 도시’란 용어가 왜 새로운 화두로 대 두되는가가 그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삶의 질이 반드시 물리적 시설이나 물질적 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과거의 도시나 지역정책이 주민의 삶의 질에 궁 극적 관심을 두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은 삶의 질을 물리적인 것에 국 한하여 접근하였다. 또한 그들은 공간을 역사적‧사회적 구조 속에서 형성된 삶의 장소로 보기보다는 사람과 자원을 담고 있는 상자로 간주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과거의 도시정책은 물리적 공간 내에 입지한 물질화된 삶을 대상으로 하였던 것 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계획이론은 생활자로서 주민의 실질적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박재길 외, 2005). 살고 싶은 도시에 대한 최근의 관심은 이러한 반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삶의 질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고, 생활자로서 주민의 중요성이 확산됨에 따라 도시 및 지역계획에서 주민참여의 중요성도 부각된다. 주민참여의 중요성을 강 조하는 연구는 크게는 삶의 주체로서 개개의 인간은 스스로가 살아가는 삶의 공 간을 계획할 권리를 지닌다는 논리에서부터, 작게는 참여를 통하여서만 생활자 로서 주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계획이 가능하며, 공간의 성격과 의미는 공간 내에 거주하는 개인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논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Woltjer, 2002).

시민 참여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은 그럼 과연 다양한 이해와 선호를 지닌 개개 의 주민을 어떻게 정책 과정 내에 포함시킬 것인가라는 논의를 야기하였다. 도시 및 지역계획에서 시민의 참여권한 강화와 참여방법의 다양화를 위한 논의가 전 개된 것은 이에 기인한다(Taylor, 1999).

한편, 주민참여에 대한 계획분야의 논의는 도시‧지역 발전에 있어 제도적 역 량의 중요성에 관한 최근 연구와도 관련된다. Stough(2001)는 지역의 내생적 발전 에 관한 연구를 통해 협력적 대화와 능동적 참여를 통해서만 ① 비전의 공유와 공동활동의 가능성이 제고되며, ② 이를 통해 공동체적 네트워크의 형성이 가능

해지고, ③ 그 결과 제도적 역량이 축적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제도적 역량의 축적, 즉 사회적 자본의 형성은 동일한 자원을 지닌 지역이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리는 요인이 됨과 동시에 지역 내 공동의 문제에 대한 해결을 용이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시민참여는 절차적 필요성에 의해서만 아니라 도시와 지역 발전을 위한 또 다른 동력으로서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이에 따라 계획과정에 서 시민참여의 위상 역시 소극적 참여자 또는 방관자에서 적극적 주체로 전환되 고 있다. 나아가 일부 학자들은 시민참여를 절차적 민주성과 합리성을 찾기 위한 도구로서가 아닌 시민참여 그 자체를 계획의 목적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이러한 제반 논의는 살고 싶은 도시와 시민 참여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학계에서는 살고 싶은 도시의 개념 정립 및 추진방안에 대해 다양 한 연구1)를 수행하고 있다. 시민단체 주도로 시작된 살고 싶은 도시‧마을 만들기 는 정부 부문까지 확산되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건설교통부와 행정자치부가 살고싶은 도시만들기 및 살기좋은 지역만들기를 각각 제도화하여 추진하고 있으 며, 이외에 문화관광부와 농림부 역시 대상지역의 성격과 규모만이 상이할 뿐 유 사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연구는 아직까지는 일본 의 사례 등 주로 해외사례조사를 통하여 이루어지거나 외국 사례를 답습하는 수 준에 그치고 있다. 많은 연구가 다양한 해외 사례나 연구동향의 소개에 그칠 뿐 우리의 사회적‧제도적 여건에 부합하는 실용적 개념으로서 살고 싶은 도시의 개 념 정립으로까지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의 시민 참여형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는 이미 도시부문의 개혁을 넘어 사회전반에 주민이 주도하는 자발적 참여운동으로 변화하고 있는 단계에 접어들 었으며, 일본 또한 그러하다. 따라서 선진국의 개념을 우리나라의 현실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1) 1990년 이후 우리나라의 살고 싶은 도시에 관한 연구는 이명규(2007) 참조

우리의 현실에 부합하는 개념을 정립하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재 우 리나라에서 추진되고 있는 살고 싶은 도시‧마을 만들기의 실상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물론 2000년대 중반에 들어 우리나라의 도시‧마을 만들기에 대한 다양한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정책홍보에 목적이 있거나 또는 시민단체 등이 자신들이 추진하는 사업의 성과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목적 으로 출간한 것들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 각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시민이 참여하는 도시 만 들기 운동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고 비교가능한 분석을 통해 국내의 사례를 심층 적으로 분석‧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우리 실정에 맞는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의 개념을 정립하고 그 추진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