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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설계를 통한 갈등해소 방안의 모색: 헤이리 아트밸리

(1) 사례 지역의 개요

헤이리 아트밸리57)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지구내에 위치하고 있 다. 전체 면적은 약 50만㎡이고, 약 350세대의 주거․공방․문화공간 등의 건축 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4-26> 헤이리 아트밸리 전경(모형사진)

헤이리 아트밸리는 다양한 문화장르가 한 공간에서 소통되는 문화예술마을을 지향하며 이 마을에 거주하고자 하는 예비거주자가 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들이 계획, 설계, 시공 전반에 걸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주거공간을 조성해 낸 유 형이다. 건설주체는 마을에 거주하고자 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헤이리 아트밸리 건설위원회58)’이다.

건설 이후, 헤이리 아트밸리는 단순한 동호인 주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문 화행사와 주거,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등 문화‧예술 공간을 매개로 한 건축‧도시공간체험을 통해 다양한 문화적 담론을 생산해내는 복합적 문화도시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57) 헤이리라는 마을 이름은 파주지역에 전해져오는 전래농요인 ‘헤이리 소리’에서 따온 것이다.

58) 위원회에는 문화예술계 약 370명이 참가했으며 초기 위원장은 김언호 한길사 사장이 맡았다. 현재는 사단법인으로 전환하였다.

<그림 4-27> 통일동산개발계획안(1996) (2) 추진배경과 전개과정

헤이리 아트밸리는 1990년 부터 한국토지공사에서 추진 한 통일동산조성사업59) 중 일부 지역을 예술인 마을 개 념으로 주민들이 다시 계획 하여 조성하였다60).

헤이리는 영국의 “헤이온 와이(hay-on-wye)”61)를 모델 로 삼아서 추진되었다고 알 려져 있으며, 당시 위원장이 었던 김언호 한길사 사장은 실제로 이곳을 몇 차례 방문 하였다.

헤이리의 주요기능 가운데 하나는 문화예술인들을 위해 자연과 친화하는 공간 에서 문화예술인들이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헤이리는 문화

‧예술에 종사하는 작가 300여 명을 위한 창작공간을 겸하고 있다.

헤이리 아트밸리 계획이 시작된 것은 1994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후 1997년 초엽 ‘헤이리 아트밸리 건설위원회’ (초기 명칭은 서화촌건설위원회) 발기모임이 있었으며 당시 위원장이었던 김언호 한길사 사장과 현 사무총장인 이상 등이 주 축이 되어 추진하였다.

59) 통일동산조성사업은 파주시 탄현면 교하리 일원 170만평에 대해 당시 1988년 10월 대통령 UN연설 과 1989년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 발표에서 제시된 ‘평화시 건설구상’의 일원으로 진행된 사업이 며, 한국토지공사가 진행하였다(한국토지공사, 1997).

60) 원래 통일동산조성사업 기본계획에 의하면 애초에 헤이리 아트밸리가 위치한 지역은 청소년야영장, 민속촌 등의 시설용지로 계획된 용지였다.

61) 헤이온와이(hay-on-wye)는 폐광촌이었던 마을을 세계적인 헌책방 클러스터로 조성한 대표적인 영국 의 도시재생사례로서 영국에서는 “책과 함께 다시 살아난 도시”로 알려져 있다.

발기모임 이후 약 2년 9개월에 걸쳐 문화예술인을 중심으로 같이 거주하고자 하는 주민을 모았으며, 이들이 직접 도시설계와 건축물 조성에 관여하는 방식으 로 사업을 추진하였다. 1999년 12월 한국토지공사와 부지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00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2001년 2월 실시계획 승인을 받아 2001년 6월부 터 토목공사에 착공하여 2002년 12월 완공하였다. 2007년 현재 130여 건축물이 완공되었으며, 설계‧심의‧허가‧신축 중인 건물을 포함하여 총 220여 건축물이 조성 중이다.

현재 헤이리 아트밸리에는 주거공간과 거주자의 특성에 맞도록 다양한 문화공 간이 조성되었다. 이는 ①문화예술인을 위한 창작주거공간, ②문화예술의 창 작․전시․공연․전시를 위한 공간, ③문화예술을 위한 교육․담론을 위한 공간 과 국제교류공간 등으로 구성된다. 헤이리는 아직 조성 중인 마을이다. 그러나 국내외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상업화라던가 마을의 정체성에 대해 논의가 제기 되고 있다62). 따라서 일각의 지적과 같이 과연 그들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지 또는 실패한 프로젝트로 끝을 맺을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3) 참여 주체별 역할

헤이리 아트밸리는 거주하고자 하는 주민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마을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주체는 건설과정에서는 ‘헤이리 아트밸리 건설위원회’이며 현 재는 ‘헤이리위원회’이다. ‘헤이리 아트밸리 건설위원회’는 통해 계획안을 작성 하고 주거단지의 계획방향을 제시하였으며 물리적인 공간계획을 위해서 건축도 시 코디네이터를 운영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실질적으로 볼 때 마을의 마스터 플랜 수립, 토지공사로부터 부지매입, 기반시설 조성공사 등 모든 행위를 ‘헤이 리 아트밸리 건설위원회’가 주민들과 협의해가면서 진행하였다고 할 수 있다.

62) ‘헤이리 예술 대신 상혼 점령 ‘씁쓸’’. 2007. 7. 23. 한국일보 및 ‘식당‧펜시점만 즐비...상술이 앗아간

‘드림 아틀리에’ 2007.5.2. 헤럴드경제 참조

<그림 4-28> 헤이리 위원회의 활동 동 위원회는 개별등기를 완료한 후

인 2002년 4월 총회에서 공식적으 로 해체되었다.

‘헤이리 위원회’는 헤이리의 운 영을 위해 조직한 기구이다. 지속적 으로 실무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헤이리 사무국’을 설치하여 운영 하고 있다. 사무국의 운영비용은 건

설단계에서 조성된 일정규모의 기금을 활용하고 있다. ‘헤이리 위원회’와 ‘헤이 리 사무국’은 시민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시민들의 마을 만들기에 대한 역량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헤이리는 민간주도형 마을 조성사업이라는 성격상 인허가 업무외에는 지방자 치단체나 다른 공공기관의 지원은 받지 않았으며 지방자치단체 또한 헤이리 아 트밸리 조성에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이 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했다면 현재와 같은 헤이리 조 성은 불가능 했을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민간이 주도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헤이 리 조성이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됩니다. 경직된 공무원의 자세를 생각 할 때 오히려 지자체의 역할은 최소화하고 민간이 주도하도록 하는 것이 창조적이며 주민들이 원하는 마을조성이 가능할 겁니다. 지자체가 담당하는 것은 인프라와 공공 시설 정도면 딱 좋을 듯 합니다. 단 그 과정에서 헤이리와 같은 계획조정시스템과 주 민의견조율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하겠지요.(헤이리 아트밸리 위원회 사무총장)

(4) 주민참여와 갈등의 조정

헤이리 아트밸리의 추진은 비전의 공유와 비전의 주체 및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구성원들의 노력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헤이리가 지금까지 성공하게 된 것은 크게 세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첫째는 처음 모 인 사람들이 가졌던 꿈과 비전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 비전을 실 현하기 위해 결과보다는 과정에 많은 의미를 두었습니다. 둘째는 이러한 초심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온 주체, 이 주체라고 한다면 아마 김언호 한길사 사장이 가장 핵심일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이 모두를 조직해나간 갈등해소장치 들입니다(헤이리 아 트밸리 위원회 사무총장 인터뷰).

주민 주도의 개발사업으로서 헤이리는 추진초기부터 다양한 갈등의 소지를 안 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헤이리 개발의 과정은 갈등의 조정과 합의도출의 과정이 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① 사업의 기획단계

마을의 기획단계에서 초기 ‘헤이리 아트밸리 건설위원회’ 구성원들 중에는 건 축‧도시를 전공한 사람들이 적어서 사업추진이 원활하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도 시 만들기에 대한 이해와 건축‧도시적 식견을 넓히고, 서로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갈등해소장치로서 전문가를 통한 교육과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추진 과정에서 갈등해소장치로서 우리가 기획한 것은 크게 두 가지 방향이었습니다.

첫째는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된 구성원 들 간의 회의로 일주일에 1회씩 열었습니다.

이 간담회는 구성원들이 물리적인 계획에 문외한들이었기 때문에 정보들을 모으기 위 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회의만 했었다면, 지금처럼 성공적으로 마을을 조 성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둘째로 우리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자체를 변화시키 고자 하는 노력을 했습니다. 국내외 도시답사를 진행했고요, 아마 외국에만 20여차례 이상 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국내 전문가들의 강연을 들었지요. 이를 통해 우리 의 건축‧도시에 대한 역량을 높였습니다(헤이리 아트밸리 위원회 사무총장).

즉, 모든 의사결정과정을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 는 과정을 거침으로서 주민들은 스스로 원하는 바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해외 건축답사와 국내건축답사를 통해 주민간에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교육 프로그램은 주민들이 본인들의 우수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서 자발적인 비용부담으로 진행되었다.

② 부지확보단계

처음 헤이리가 추진될 당시에는 현재 부지가 아니라 현재 부지 동편에 있는

처음 헤이리가 추진될 당시에는 현재 부지가 아니라 현재 부지 동편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