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짧은 10 여 년이라는 기간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연금제도를 도입하였다. 이후 사 회·경제 여건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1998년 국민연금법을 개정하며 국민연금재정계산제도를 도입하였다(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2018). 2018년은 5년 주기의 국민연금 재정계산이 네 번째로 시행된 해 였다. 국민연금제도를 담당하는 정부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에서는 국 민연금 재정계산 결과와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및 국민연금기금발전 위원회의 정책 건의 사항을 기초로 5년 주기로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제4차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 2018. 이하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으로 인용).
2018년 말 발표된 ‘제4차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에서는 우리나라 의 노후소득보장체계 현황 및 문제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진단하고 있다.
먼저 사회·경제적 환경에 대한 진단을 살펴보면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미래 경제활동 가능 인구의 전망치에 대한 근 거가 될 수 있는 합계출산율이 2001년부터 현재까지 1.3명 미만의 초저 출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종합운영계획을 발표한 2018년에 1.0명 이하로 예상된다고 기술하고 있다(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2018). 빠른 인구구조 고령화로 인해 노인인구 비율은 2017년 13.8%에 서 2040년 32.8%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보건복지부, 종합운영계 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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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중고령자의 근로여건 변화와 노후소득보장제도의 과제
낮은 경제성장률과 불안정한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도 표명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과 노동생산성 정체 등으로 인해 낮은 경제성장률이 지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노동시 장의 경우 고학력·고숙련 근로자가 고임금·양질의 일자리를 차지하는 반 면에 저학력·저숙련 근로자는 저임금·불안정 일자리를 갖게 됨에 따라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인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현실에서 높은 노인빈곤율도 걱정거리이 다. 2016년 기준 노인빈곤율은 46.5%로, 전체 인구 빈곤율(14.7%) 대비 로는 약 3배이고, 근로연령인구(18~65세) 빈곤율(9.6%) 대비로는 4.8배 에 달하고 있어서다(OECD, 2018a).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제도의 미성 숙으로 인해 노인빈곤율이 OECD 국가 내에서도 최고 수준이며, OECD 평균인 12.5%와 비교할 때에도 3배 이상 높다 보니 높은 노인빈곤율 해 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환경이 중추적 노후소득보장제도인 국민연금에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정책 당국의 고민 이 깊어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국민연금제도 부양비(가입자 수 대비 노령연금 수급자 수)가 2018년 16.8% 수준에서 2070년에는 123.6%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다 보니 연금제도의 장기적인 지 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어서다(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2018). 특히 저성장 기조와 낮은 고용률이 국민연금 가입률 저하를 초래 하여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국민연금제도 적용의 사각지대를 더욱 넓 히게 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덧붙여 기금 운용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 향을 미쳐 장기적인 측면에서 불안정한 연금재정을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다(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 2018).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가 처한 연금제도 주변 환경과 문제점을 객관
제1장 서 론 21
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기초연금-국민연금-퇴직연 금’ 도입을 통해 외형적으로는 OECD, 세계은행(WB), 국제노동기구 (ILO) 등의 국제기구에서 권고하고 있는 노후소득보장의 다층체계를 구 축하고 있다(보건복지부, 2018. 12.).
[그림 1-1] 우리나라의 노후소득보장체계
3층 개인/주택·농지연금 등 257만 명(가입)1)
2층 퇴직금/퇴직연금(DB, DC) 개인형 IRP 812만 명(가입))2)
특수 직역 1층 연금
국민연금 2145만 명(가입)
461만 명(수급)3)
기초연금 502만 7000명(수
급)4)
0층 국민기초생활보장 163만 명(수급)
대상 근로자 자영자 기타 공무원 등 대상
주: 1) 세제 적격 개인연금(2015, 2) 2016년 기준.
2) 노령(373만 명)·유족(71만 명)·장애(7만 명)·일시금(9만 명)(2018. 6월 기준).
3) 2018. 6월 기준.
자료: 보건복지부. (2018. 12.). 제4차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
[그림 1-1]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외형적으로 다층소득보장체계를 구축하였음에도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아직까지는 각각의 제도가 발전되 어 가는 초기 과정에 있다 보니 적지 않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OECD, 2018a). 제도 도입 본연의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각각의 제 도가 제대로 발전해 나가야 될 필요성과 함께 노후소득보장에서 개별 제 도 간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목표 정립과 제도 내실화가 필요한 상황이라 서 그러하다,
22 중고령자의 근로여건 변화와 노후소득보장제도의 과제
국민연금의 경우 여타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넓은 제도 적용에서의 사 각지대, 짧은 가입 기간에 따른 낮은 실질소득 대체율, ‘저부담·고급여’
체계 지속에 따른 재정적 지속 가능성 문제라는 삼중고(三重苦)에 노출되 어 있다. 특히 주요 정책 과제로 자주 거론되고 있는 사각지대의 경우 국 민연금에 가입되지 않았거나(적용 제외자), 가입되었더라도 실업 등 소득 상실로 인해 가입 이력을 쌓지 못하는(납부예외 및 장기 체납) 경우가 다 수 존재하고 있다(국회입법조사처, 2019). 구체적으로 국민연금 가입 대 상 연령(18∼59세)에 해당하는 3256만 명 중에서 2018년 6월 기준으로 제도 적용 제외자가 951만 명, 보험료 납부예외자가 359만 명, 장기 체 납자가 100만 명에 달하고 있다(국민연금연구원, 2017).
<표 1-1> 공적연금 가입 현황(2017년 12월 기준)
자료: 국민연금연구원. (2017). 국민연금 생생통계.
국민연금의 낮은 급여 수준 역시 주된 비판 대상 중의 하나이다. 2017 년 말 기준으로 평균 노령연금액은 약 39만 원에 불과하며, 장기적인 관 점에서도 평균 가입 기간이 27년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어 실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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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2> 65세 이상 노인의 공적연금 수급 현황(2018년 10월 기준)
자료: 국민연금연구원 내부 자료. (2019. 1.); 윤석명 (2019a). 2018년 정부 연금 개편안 평가: 국민 연금과 기초연금 중심으로.에서 재인용.
한편 현세대의 노인빈곤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초연금을 도입하였음에도 노인의 상대빈곤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OECD 2016, 2018a, 2018b). 현재 투입 비용 대비 노인빈곤 완화 효과는 크지 않다. 여기에다 빠른 인구 고령화로 인한 수급자 증가 및 이에 따른 재정 부담 급증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014년 7월 기초연금 도입 후 노인 상대빈곤율이 2014년 47.4%에서 2015년에 44.8%로 낮아졌으나, 1년 뒤인 2016년에 46.5%로 1.7%포인트 다시 상승하였다(윤석명, 2019b).
다층소득보장체계 구축 차원에서 도입된 퇴직연금 역시 중소·영세사 업장의 낮은 제도 도입률과 제한된 의무 적용 대상으로 인해 노후소득보 장제도의 한 축으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 말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체의 퇴직연금 도입률 이 88.1%인 반면에, 30인 미만 중소 규모 영세 사업체의 도입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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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에 불과한 실정이다(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2018).
특히 퇴직연금제도가 계속 근로 기간이 1년 이상이면서 1주 동안 15시 간 이상 근로자에 대해서만 의무적으로 적용되다 보니 계속 근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등 취약계층 근로자들은 적용에서 제외되고 있다. 여 기에 덧붙여 연금 대신 일시금 수령 비율이 높아 아직까지는 노후소득보 장제도의 한 축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국회 공적연금강화 및 노후빈곤해소위원회, 2015). 2017년 말 기준의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 면 55세 이상 퇴직급여 수령 개시 계좌 중 98.1%가 퇴직급여를 일시금으 로 수령하고 있어 사실상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국 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고용노동부 발제 자료, 2018).
여타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연금제도 도입 역사가 짧으면서 농어촌에 거주하는 고령자의 비율도 높다 보니 중고령층의 보유 자산 상당 부분이 주택과 농지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한국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보유 자 산을 활용하여 노후 생활을 대비할 수 있도록 주택·농지연금 제도를 도입 하고 있으나, 이 역시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연금의 경우 가입자 자체는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나, 2018년 7월 현재 약 5만 6000 명이 가입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농지연금 역시 가입률이 2.2%로 혜택을 받는 농가가 적으며, 자녀의 반대 등의 이유로 가입 후 해지하는 비율이 연간 30%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국민연금심의위원회 회의 자료, 2018).
이처럼 외형상으로는 국민연금을 포함하여 다층소득보장체계를 구축 하고 있음에도 각각의 제도별로 내재된 문제점으로 인해 국민 대다수를 위한 명실상부한 소득보장제도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 목할 대목은 종사상 지위별·소득계층별로 근로 기간 동안의 소득 및 국민 연금을 포함한 사회보험 가입의 양극화 추세 심화로 인해 국민연금과 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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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연금 등의 가입과 예상 연금액의 양극화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다. 이미 노출되고 있는 제반 문제점들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근로 기간 동안의 소득 양극화가 노인이 된 이후에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 은 상황이다(윤석명, 2019b).
<표 1-3> 정규직 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 수준(정규직 근로자 = 100)
<표 1-3> 정규직 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 수준(정규직 근로자 =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