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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의 대상인 기업집단은 외환위기를 전후로 상당한 변화 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를 초래한 주요 원인의 하나 로 지적되어 온 타인자본에 의존한 사업 확장은 외환위기 이후 상당 부분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기업집단이 외환위 기 이후 계열기업 수와 기업집단의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으 며 300~400%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100% 선으로 낮추었으며, 수 익성이나 생산성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기업집 단의 건전성이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 외에 흥미로 운 점은 기업집단의 사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되 고 있다는 것이며 또 다른 한 가지는 지분구조에서 대주주 혹은 특수관계자의 지분비중이 감소하고 계열기업의 지분비중이 상승 한 것이다

외환위기를 전후하여 사업구조, 자본구조 및 경영실적 면에서의 변화와 함께 기업집단에 대한 본 연구는 동 기간 중 기업집단의 관리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분권화 측면에서는 기업집단 본부와 계열사가 서로 상이한 응답을 보였 다. 기업집단 본부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분권 화 수준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계열사를 대상 으로 한 설문에서는 추가적인 분권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 다. 전반적으로 계열사가 인지하는 분권화 수준이 기업집단 본부 가 인지하는 분권화 수준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에서는 분권화 정도를 기업집단 본부가 독자적으로 결정하면 1점, 기업집단 본부와 계열사가 공동으로 결정하면 4점, 계열사가 독자 적으로 결정하면 7점으로 측정하였는데 아직도 상당수의 주요 의 사결정에 있어서 기업집단 본부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 타났다. 기업집단 본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규사

업 진출 및 기존사업 철수, 해외시장 신규진출 및 철수, 국내기업 의 인수 및 합작투자, 해외기업의 인수 및 합작투자, 임원의 임명 및 처우, 주요 인사방침의 변경에 대한 의사결정의 경우 기업집단 본부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4점 미만).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외환위기 이전의 경우 국내기업의 인수 및 합작투자, 해외기업의 인수 및 합작투자, 임원의 임명 및 처우에 대한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기업 집단 본부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 났다(4점 미만). 이는 기업집단 본부가 운영적 사안에 대해서는 계열사에 분권화를 하더라도 일부 주요한 전략적 사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집권화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반면 외환위기 이후 기업집단내 자원 공유 및 이전을 위한 조 정활동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 사에서는 계열사간 조정활동이 경영자원, 인적자원, 재무자원 모 든 분야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업집단 본부를 대상으 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경영자원, 재무자원 분야에서 증가한 것으 로 나타났다. 다만 신입사원의 기업집단 공채는 외환위기 이후 감 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에도 국내 기업집단들 이 내재한 시너지를 실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을 반영하고 있다.

기업집단 차원에서의 평가시스템, 보상시스템, 사회적 통제, 기 업집단 본부-계열사 의사소통 수준 모두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집단 본부가 계열사를 평가함에 있어서 수익성, 성장성, 현금 흐름을 토대로 한 정량적 평가, 경영효율, 경영전략, 경쟁우위, 핵 심역량, 성장잠재력에 대한 정성적 평가, 다른 계열사 및 기업집 단 본부와의 협력 및 조정 등 기업집단 일원으로서의 평가 모두 강화되었다. 임원의 보상 중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도 외환위기 이후 증가하였으며 이는 최근 국내기업에 확산된 성과주의를 반

영한다. 이러한 구체적인 시스템 외에도 기업집단의 문화, 비전, 목표 공유를 강조하는 사회적 통제도 외환위기 이후 증가한 것으 로 조사됐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일반적으로 볼 때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집단들이 계열사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강조하면서 도 기업집단 차원의 관리시스템을 강화함으로써 기업집단의 장점 을 유지하고자 함을 나타내고 있다.

군집분석 결과, 관리방식 측면에서 기업집단간 상이성이 존재하 는 것을 발견하였다. 일부 기업집단들은 계열사에 많은 권한을 부 여하고 있으나 기업집단 차원에서의 평가시스템과 조정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고 사회적 통제도 약한 모습을 띠고 있 었다. 이들 기업집단은 개별 계열사의 단순 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다른 기업집단들은 기업집단내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적극적이었 으나 기업집단 차원에서의 평가시스템과 사회적 통제는 상대적으 로 약했다. 이들 기업집단들은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기업집단 본 부의 개입 및 조정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 다른 기업집단들은 다양한 기능과 권한을 가진 기업집단 본부 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평가시스템, 조정시스템, 사회적 통 제 측면에서 가장 발달된 기업집단 관리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기업집단의 관리방식이 계열사의 연구개발투자 의사결정에 영 향을 주는 것으로 발견되었다. 계열사가 의사결정 권한을 가질수 록 연구개발집약도를 높이는 것으로 발견되었다. 평가시스템의 경 우에는 평가기준에 따라서 연구개발집약도에 상이한 영향을 주었 다. 수익성, 성장성, 현금흐름의 정량적 지표를 토대로 한 평가는 연구개발집약도에 부정적 영향을 준 반면에 경영효율, 경영전략, 경쟁우위, 핵심역량에 관한 정성적 지표와 계열사와의 협력, 기업 집단 본부와의 협력 및 조정, 기업집단에 대한 기여도의 기업집단 관점에서의 지표를 토대로 한 평가는 연구개발집약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는 정량적 지표를 사용하는 것이 평가의 객관성 과 편의성을 높이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의사결정의 책임을 계 열사 경영진에 이전시키는 문제점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경우 계 열사 경영진은 위험이 높고 장기적인 관점이 요구되는 연구개발 투자보다는 위험이 낮고 단기적으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프로젝 트에 투자하여 정량적 성과지표를 높이려 할 것이다. 반면 정성적 지표와 기업집단 관점에서의 지표를 토대로 한 평가는 의사결정 의 정량적 결과가 아닌 의사결정 자체의 질적인 측면을 평가에 반영함으로써 정량적 기준에 의한 평가가 가지는 문제점을 보완 하는 것으로 발견되었다. 사회적 통제도 내용에 따라서 연구개발 투자에 상이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집단내 명성, 신뢰관계, 우호적 관계, 문화, 비전 및 목표 등을 반영하는 사회적 통제_문화는 연구개발투자와 관계가 없었으나 다른 계열사 지원, 기업집단 본부 임원 또는 다른 계열사 임원들과의 친분관계 등을 반영하는 사회적 통제_기업집단은 연구개발투자와 부(-)의 관계 를 보였다. 이는 개인적 친분관계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기업집단 내 효율적 자원배분을 저해하는 부정적 측면을 가지고 있음을 반 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