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기업집단 전략에 대한 함의와 향후 연구과제

영향을 주었다. 이는 정량적 지표를 사용하는 것이 평가의 객관성 과 편의성을 높이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의사결정의 책임을 계 열사 경영진에 이전시키는 문제점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경우 계 열사 경영진은 위험이 높고 장기적인 관점이 요구되는 연구개발 투자보다는 위험이 낮고 단기적으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프로젝 트에 투자하여 정량적 성과지표를 높이려 할 것이다. 반면 정성적 지표와 기업집단 관점에서의 지표를 토대로 한 평가는 의사결정 의 정량적 결과가 아닌 의사결정 자체의 질적인 측면을 평가에 반영함으로써 정량적 기준에 의한 평가가 가지는 문제점을 보완 하는 것으로 발견되었다. 사회적 통제도 내용에 따라서 연구개발 투자에 상이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집단내 명성, 신뢰관계, 우호적 관계, 문화, 비전 및 목표 등을 반영하는 사회적 통제_문화는 연구개발투자와 관계가 없었으나 다른 계열사 지원, 기업집단 본부 임원 또는 다른 계열사 임원들과의 친분관계 등을 반영하는 사회적 통제_기업집단은 연구개발투자와 부(-)의 관계 를 보였다. 이는 개인적 친분관계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기업집단 내 효율적 자원배분을 저해하는 부정적 측면을 가지고 있음을 반 영하고 있다.

보상 중 성과급의 비중이 증가하였다. 이러한 자율경영과 책임경 영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가 능성이 있다. 먼저 계열사 차원에서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이 확 대될수록 계열사간 조정이 어려워질 것이고 이에 따라 기업집단 으로서 장점을 실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Eisenmann &

Bower, 2000; Hoskisson, Hill, & Kim, 1993). 또한 계열사 차원에 서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은 의사결정에 따른 위험을 계열사 경 영진에 이전시켜서 위험회피 성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계열사 경영진이 독자적으로 주요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고 이에 따른 결 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 이들 경영진은 위험이 높고 장기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보다는 위험이 낮고 단기적 으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프로젝트에 자원을 배분할 유인을 가질 것이다. 실제로 본 연구에서 정량적 기준에 의한 평가가 계열사 연구개발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을 발견하였다. 특히 국내 처럼 전문경영인 시장이 발달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의사결정의 책임이 전문경영인에 전가될 경우, 전문경영인이 더욱 위험회피적인 자원배분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집단 관리방식이 계열사 의 자원배분 및 전략적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효과적인 관리시스템 설계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다각화된 기업의 관리시스템에 대해서는 두 가지 관점이 존재 한다. 첫 번째 관점은 관리시스템 자체가 개별 사업부의 특성에 맞게 차별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Gupta, 1987; Govindarajan

& Fisher, 1990). 차별화된 관리시스템을 통하여 사업부는 자신의 경쟁환경과 내부역량에 맞는 의사결정을 하고 경영시스템을 구축 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

Strategic Flexibility

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관점에 의하면 동일 기업 내부에 상이한 관리방식이 공존할 수 있다. 또 다른 관점은 동일 조직 내에 상이 한 관리방식이 공존하기 힘들다는 점을 들고 전체 기업의 특성에

맞는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Hill, Hitt, &

Hoskisson, 1992; Goold, 1994). 이 관점에 의하면 동일 기업내 모 든 사업부에 동일한 관리방식이 적용되어야 한다. 기업집단의 관 리시스템에 대해서도 이상의 두 가지 관점이 적용될 수 있다. 그 러나 또 다른 가능성은 관리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 중 일부는 개별 계열사에 맞게 차별화하고 다른 요소는 모든 계열사에 동일 하게 적용함으로써 기업집단 특성과 계열사 특성 모두를 반영한 기업집단 관리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분권화 수준은 계열사의 환경, 역량, 전략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 더라도 평가시스템과 사회적 통제는 모든 계열사에 동일하게 적 용하여 기업집단으로서의 소속감과 일체감을 유지할 수 있을 것 이다. 개별 계열사에 전략적 유연성을 제공하면서도 계열사간 조정 및 협력을 통하여 기업집단으로서의 장점을 실현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한 학술적, 실무적 의의를 가진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집단과 관련하여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정 부는 외환위기 이후 부채비율 200% 이하 유지, 계열사 상호출자 금지, 계열사 상호 지급보증 금지, 계열사간 불공정 거래 금지 등 강력한 재벌개혁정책을 추진하였다. 이들 정책은 기업집단의 내부 시장 기능 특히 내부자본시장 기능을 제한함으로써 기업집단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강화되고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면서 외부 자본시장의 효율성도 함께 증가하였다. 최근 규제환경의 변화와 제도적 환경의 발전으로 기업집단의 내부시장 기능이 가지는 장 점이 감소하고 있다면, 기업집단은 자신이 기업집단으로서 가질 수 있는 장점과 핵심역량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여야 한다. 외부시장이 발전하면서 내부시장이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는 범위와 정도에 변화가 요구되며, 또한 내부시장 기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관리시스템의 보강이 필요할 것이다. 연구

측면에서는 이러한 환경 변화가 기업집단의 역할과 효과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새로 운 이론모형의 개발과 체계적인 실증연구가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는 기업집단 관리방식을 사업부제 관점에서 분석하 였다. 그러나 똑같이 사업부제 형태로 운영된다 하더라도 기업집 단과 개별 기업은 중요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개별 기업과는 달리 기업집단은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계열사에 대하여 부분적 인 소유권만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소유권과 경영권의 괴리는 대 주주와 소액주주간의 이해상충과 이에 따른 대리인 문제를 제공 한다. 기업지배구조 특성이 기업집단의 관리방식과 본부조직의 역 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화와 분석이 요 구된다. 예를 들어 소유구조와 관리방식의 상호관계에 대한 연구 가 필요하다. 기업집단이 계열사에 대하여 높은 영향력을 유지하 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소유지분을 확보해야 하는지, 아니면 소유지분을 통한 통제력을 확보할수록 기업집단이 해당 계열사에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하는지에 대한 분석은 기업집단내 관리기제 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기업집단의 관리방식을 응답자의 인식

Perception

에 의하여 측정하였다. 인식에 따른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기업집단 또는 회사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팀장급 이 상 관리자로부터 응답을 구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사용한 변수의 측정도구들이 만족할만한 신뢰도를 보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 식에 의한 측정이 가지는 문제점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Miller, Cardinal, & Glick, 1997). 그러나 일부 변수에 대하여 기 업집단 본부와 계열사간에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였다. 예를 들어 기업집단 본부는 외환위기 전후로 분권화 수준에 별 변화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계열사는 추가적인 분권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전반적인 분권화 수준에 관해서도 인식

의 차이가 존재하였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는 첫 번째 가능성은 본 연구에서 사용한 연구표본의 특성 때문이다. 본 연구 에서 사용된 계열사 표본은 기업집단 표본에 포함된 기업집단뿐 만 아니라 다른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사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계열사 표본이 보다 많은 기업집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 이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사용된 계열사 표본은 규모가 큰 계열 사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분권화는 대형 계열사 위주로 이루어진 것을 반영할 수도 있다. 분권화 또는 기업집단 관리방식 의 다른 요소들이 계열사간에 또는 동일 기업집단내 계열사간에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한 향후 연구는 기업집단의 관리방식 을 이해를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최근 조직분야에 대 두되고 있는 다수준 이론 및 분석방법

Multilevel Theory and Analysis

의 활용을 고려할 만하다(Klein & Kozlowski, 2000).

본 연구는 삼성, LG와 같은 일부 대규모 기업집단의 응답을 확 보하지 못했다. 이는 조사상의 어려움을 반영하며 통계상의 문제 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국내 기업집단 관리방식과 본 부조직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결과를 해석하는 데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 대표적인 기업집단에 대한 심층적인 사 례연구는 기업집단 관리방식과 본부조직의 역할 및 이들의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