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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과 비정규직의 고통 노동유연화 때문인가

문서에서 왜 다시 자유주의인가 (페이지 7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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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비판자들은 한국 사회를 노동 없는 사회라고 규정‘ ’ 한다 이들의 판단으로는 한국에서 노동자들은 유럽의 사회민주. 주의에서처럼 정치적으로 강력한 목소리를 내지 못해 당연히 누려야 할 권익을 향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유. 주의 시장경제체제가 노조를 약화시키고 노동시장을 유연화시 킨 결과 실업과 비정규직의 고통이 발생한다고 본다.67) 즉 임, 금을 포함한 고용조건 고용형태 그리고 고용 및 해고와 관련, , 하여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규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루어 지게 노동시장을 유연화시킴으로써 고용과 해고가 용이해졌고, 이로 인해 실업과 비정규직의 고통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래. 서 이들은 고용문제에 노사정협의회와 같은 사회적 합의가 전

67) 우리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라는 개념을 자유로운 노동시장의 의미로 쓰 고자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해고와 취업이나 임금 등 근로조건의 변. 경이 얼마나 용이한가와 관련된 개념이다 임금 퇴직금 등과 관련해 노. , 동시장에 규제가 존재하고 있으므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일반적으로 자 유로운 고용계약이 가능할 때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해 노동. 시장의 유연성과 자유로운 고용계약은 다를 수 있다 사실 직종의 성격에. 따라 즉각적인 해고가 가능하지 않을 필요가 있을 수도 있고 해고의 용, 이성과 임금수준을 협상해서 고용계약에 포함시킬 수도 있으며 또 다른, 기업으로의 전직(轉職)에 대한 일정한 제약이 있어야 직원에 대한 적극 적인 투자와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점과 피용자가 이를 원하는 경우 전직, 에 대한 제약을 계약의 한 부분으로 고용계약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 그. 래서 우리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해고와 취업 전직 임금 등의 근로조건, , 변경의 용이성 자체보다는 노동시장에서 노동법 등의 제약을 받지 않으면 서 자유롭게 노동계약을 맺을 수 있는 정도로 정의하고자 한다.

제되도록 강제하는 조정자본주의 를 도입함으로써 즉 자유로운‘ ’ , 고용계약에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제약을 가함으로써 이런 고‘ ’ 통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들의 조정자본주의 는 복지. ‘ ’ 국가 수정자본주의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노동시장에 사회주의 적인 계획 내지는 규제 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 ‘ ’ .

사실 현재의 실업문제는 인위적 경기부양의 결과 나타난 경 기침체에 따른 것으로 자유시장의 이념이 노동시장에 나타난,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추구한 결과로 볼 수 없다 그러나 경기침. 체에 따른 취업부진 문제 청년실업 문제 비정규직 문제 등 현, , 재의 다양한 노동시장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도 노 동시장의 유연성은 더 절실히 필요하다 경기변동은 소비자들의. 선호와 배치되는 왜곡된 산업구조를 동반하고 이에 따라 노동 을 포함한 자원의 재배치의 필요성이 발생하는데 노동시장이 유연하여야 이런 자원의 재배치 필요성에 반응할 수 있기 때문 이다.

자유시장 비판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노조강화나 노동시장 경 직화는 일부 노동자들의 일시적 이익에 봉사할 수 있을 수는 있 으나 노동자 일반 특히 취약한 노동자들의 처지를 악화시킬 수, 있다 강한 노조가 결성되어 있는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취업하. 고 있는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아직 취업하지 못하고 있거나 더, 열악한 상태로 고용되고 있는 여타 노동자들을 포함하여 모든 노동자들의 처지를 개선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노조강화가 아니 라 자본축적을 통해 이룰 수 있다 자본축적으로 인해 노동의. 한계생산성이 높아질 때 노동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고용을 하,

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임금도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기 때문 이다.

경기변동과 실업문제 (1)

현재의 실직에 대한 불안은 노동시장 유연화가 아닌 경기변동 때문 최근의 국제금융위기와 연관해서 노동 혹은 실업문제를 다룰 때 명확히 해야 할 점은 바로 경기변동에 따른 실업 급증의 문제 는 정상적인 시장의 작동과는 무관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제 장. Ⅰ 에서 설명했듯이 현재 노동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실직의 불안과, 취업의 애로는 경기변동의 한 국면인 경기침체가 시작되었기 때 문이다 인위적인 초저금리의 장기간 지속에 따라 나타나는 경. 기의 활황은 후일 동시다발적 구조조정을 필요하게 하는 잘못된 투자들이 이루어지게 하였다 실직의 불안과 취업의 애로는 그. 런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68)

여기에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은 인위적인 초저금리의 지 속이라는 정부실패가 자칫 노동시장에 대한 잘못된 간섭을 초 래하고 이것이 다시 더 큰 정부실패와 더 큰 간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69) 현재 노동시장의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해서 68) 물론 이에 대해서는 장상환 교수와 같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생각은 다

르다 여기에서는 마르크스주의 이론 자체에 대한 논의는 생략한다. . 69) 미제스는 간섭의 실패가 또 다른 간섭을 불러올 수 있음을 경계하였다.

경기변동의 경우처럼 정부실패로 인한 불황과 실업 그리고 이에 대한 잘, 못된 처방이 이어지면 더 큰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 더구나 경기변동의.

화폐증발을 통해 화폐임금을 유지시키려 하지 말아야 하며 고, 용불안 심리에 영합하는 간섭적인 입법을 삼가야 한다.

지금과 같은 동시다발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노동시장 유 연화로 인해 촉진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노동시장이. 유연해질 필요성은 앞에서 설명했듯이 이때 오히려 더 커진다. 단순하게만 생각하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을수록 해고가 쉬 워 노동자에게 불리할 것 같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단기적으로는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해서 취업하고자. 하느냐 아니면 이미 고용되어 있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지, 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을수록 모든 노동자 에게 유리해진다.

해고가 쉬우면 그만큼 고용자의 입장으로서는 고용에 따른 부담도 적기 때문에 새로 고용되고자 하는 노동자는 취업의 기 회가 높아질 것이다 물론 해고나 임금의 조정이 쉽게 되면 이. , 미 고용된 노동자들로서는 단기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취업한 회사의 제품에 대한 수요가 하락하여 제품에 대한 시장가격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임금이 한계생산성보다 높게 되 었다고 해 보자 노동시장이 유연하다면 임금이 더 빠르게 하향. 조정될 수 있겠지만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면 이미 고용된 노동, 자의 입장에서는 임금의 조정시기가 늦어질 수 있어 단기적으로

원인에 대한 진단이 잘못되거나 정치적으로 당장의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반시장주의적 정책인 구제금융 특정 산업의 손실을 국민의 손실로 사회화( 해 버림 을 하게 되면서 정부는 더 강력해지고 있다) . FRB는 누구로부터 어떤 자산을 얼마에 매입했는지에 대해 의회의 문의도 거절할 수 있을 만 큼 더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고 있다.

이익일지 모른다.70) 그러나 소비자들의 수요감소라는 환경의 변 화는 장기적으로 임금의 하향 조정을 불가피하게 한다 이때 만. 약 노동시장이 경직적이어서 임금조정이 어렵다면 임금이라는, 가격의 조정 대신 해고라는 고용량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을 수 없게 된다.71) 그런 점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이미 고용된 노동자 의 경우에도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면 그가 취업상태를 실업상태 보다 선호하는 경우 그의 처지는 오히려 불리해진다.

노동 재배치를 어렵게 하는 경직된 노동시장 노동자에게도 불리,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자원배분의 측면에서는 경제가 수요와 공급의 다양한 변화에 더 쉽게 적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무. 수한 사람들이 누구의 지시를 받지도 않으면서 각자 생산하고 소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리 같은 대도시에 식료품이나, 신선한 채소가 제때 과부족 없이 공급된다 그 까닭은 수요와. 공급 조건의 변화가 가격에 반영되고 이에 따라 수급이 조절되 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이 유연하다는 것은 이런 수급변화에 대. 해 잘 대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미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일 수 있 다 시장상황은 언제나 처음 투자할 때의 예상과는 달라질 수. 있다 예상보다 더 수요가 많아서 생산규모를 확장할 필요가 있.

70) 물론 임금의 상향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임금의 조정이 늦어져 불리할 수 있다.

71) 더 적은 수의 고용된 노동자는 한계생산성의 상승을 의미한다.

을 수 있고 반대로 이를 줄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 생산규모를, . 늘려야 하는 경우라면 임금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다 그러, . 나 문제는 예상보다 수요가 없어서 생산규모를 축소할 경우 노, 동자들이 다른 곳으로 전직(轉職)해야 할 때이다 이때 노동시장. 이 경직적이면 비록 더 낮은 임금으로 일하고자 하여도 일자리, 를 찾기 어렵게 된다 이미 고용되어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어떤 경우에 처해질지 알 수 없으므로 노동시장이 경직적일수, 록 노동자에게 유리하다고 말할 수 없다.

지금처럼 과오투자(mal-investment)로 인해 경제 전반에 노동을 포함한 자원의 재배치가 필요할 때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실직, 의 불안을 가져온 원인으로 보고 해고나 취업이 더 어렵도록 노 동법을 개정하여 노동시장을 경직적으로 만들었다고 해 보자. 여기에서 우리는 노동 관련 법이나 규제가 노동자들 가운데 일 부의 해고 필요성을 없애지는 못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경. 제적 환경의 변화로 인력을 줄일 필요가 발생한 회사는 일부 생 산부서의 조정을 통해 회생하거나 아니면M&A를 통해 다른 곳 에 인수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노동법이 이를 지연시키면 그. 런 기회를 잃고 회사 자체가 파산하여 더 많은 노동자들의 실직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전직 자체를 어렵게 만들 때 사태가 더. 욱 악화된다 전직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어려움 이외에 노동. 시장의 경직성으로 인한 어려움이 더해지면,72) 실직은 항구적인 실업을 의미할 수 있으므로 저항이 한층 강해질 것이고 일부,

72) 예를 들어 단순히 실패한 회사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재취업 자체 가 어렵다면 이는 일종의 문화적 경직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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