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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적 유대의 파괴 자유시장 때문인가

문서에서 왜 다시 자유주의인가 (페이지 154-178)

5. ,

자유시장이 공동체적 유대를 파괴한다거나 심지어 인간의 도 덕성을 파괴한다고 비판받기도 한다 최근의 금융위기를 통해. 세계화가 가난한 나라의 공동체적 유대를 파괴한다 는 주장들

“ .”

이 더 거세지고 실업의 공포가 인간성을 파괴한다 거나 탐욕, “ .” “ 이 금융위기를 불러왔다 는 주장들이 거세지고 있다.” .

공동체적 유대의 파괴 주장과 관련해서 우리가 먼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는 사실은 분업을 통한 협업이 국제적 수준에 이른 오늘날 사회 전체적으로 지켜져야 할 도덕규칙과 소규모 대면 사회에서 요구되는 윤리는 다르다는 점이다 사실 시장이 발전. 하기 이전의 예전 공동체 에서와 같은 유대관계를 현재의 시장‘ ’ 체제에서 요구하는 것은 마치 인구와 소득을 그 당시 수준으로 줄이자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자유시장체제 아래에서도 가족을 비롯한 기초적 공동체가 있 고 더 나아가 자발적으로 형성된 다양한 현재 공동체 들이 있‘ ’ 다 만약 복지국가처럼 국가가 개인의 삶에 깊숙이 개입할수록. 개인 사이의 유대는 국가와 개인과의 관계로 대체되어 개인의 원자화가 진행된다 그 결과가 바로 현재의 공동체적 유대의 약. 화이다.

우리가 지키는 도덕 혹은 법과 관련된 행동규칙을 세 가지로 분류하면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정의의 규, 칙 나의 성공에 필요한 행동규칙 그리고 타인에게 베푸는 행, ,

동규칙으로 나눌 수 있다 자유시장에 대한 비판은 주로 타인에. 게 베푸는 선행의 규칙과 연관되어 제기된다 우선 시장의 발전. 과 더불어 정직성 친절함 신중함 성실성 등 다른 이들에게 유, , , 쾌한 감정을 일으키는 동시에 자신의 성공에 필요한 행동규칙 들이 함께 발전하고 개인들의 행동규칙으로 내면화된다.

정의의 도덕규칙과 이타적인 선행의 경우에도 국가와 개인 간에 어떤 방식의 분업이 바람직한지 고려해 보면 국가에 의해, 강제된 선행은 필연적으로 강제적인 징세를 통해 구현되기 때 문에 남의 생명과 재산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정의의 규칙에 손 상을 가한다 따라서 선행은 개인들로 하여금 동감. (同感)이 가능 한 현재의 소규모 공동체 활동 속에서 자발적으로 구현되게 하‘ ’ 면서 국가는 정의의 규칙이 지켜지도록 보장하는 데 전념하는 도덕규칙의 분업체계가 가장 바람직하다.

자유주의가 공동체적 유대를 파괴하는가 (1)

앞에서 언급했듯이 자유주의 혹은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가장 흔한 비판 가운데 하나는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인 가족 을 비롯한 공동체의 유대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먼저 이. 비판자들이 어떤 공동체를 염두에 두고 자유시장이 공동체적 유대를 파괴한다고 주장하는지부터 확인한 다음 그 대상에 따 라 그런 주장이 의미하는 바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

예전의 공동체에 대한 향수

‘ ’

어떤 경제가 분업과 협업의 정도가 낮은 전통적인 농경사회 에서 그 정도가 매우 높은 시장경제로 이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해 보자 농촌에서 도회지로 나온 사람들은 그들의 고향인 동성. 부락의 농촌에서 느끼던 유대감을 도회지의 이웃으로부터 느끼 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자유시장 비판자들은 때로는 시장. 경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우 강한 공동체적 유대가 존재하는 과거의 농경체제에서 사람들이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시장경제가 공동체적 유대를 파괴한다고 비판 한다 이때 이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공동체는 시장경제가 발달. 하기 이전의 농촌과 같은 공동체이다 이를 예전 공동체 라고. ‘ ’ 부르기로 하자.

공동생산과 일상화된 접촉으로 인해 누구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서로 알고 있기 때문에 소규모 사회의 사람들은 공 동체에 속한 다른 사람들의 처지에 대해 동감(同感)하기가 쉽 고,130) 그래서 동감하기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서보다 이타심을 발휘하기도 쉽다 사람들은 이 공동체 속에서 편안한 유대감을. 느끼고 살아갔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 되면서 동족부락의 고향인 농촌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으면서 현재 도시로 이주해 살고 있는 세대들은 아마도 농촌의 공동체 130) 이처럼 서로에 대해 잘 알 수 있을 때 동감(同感) 혹은 역지사지를 통 해 남의 아픔을 나의 아픔처럼 느낄 수 있게 된다 구성원 가운데 누가. 어려운 처지가 되면 그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 (beneficence)이 우러 난다 이에 대해서는 민경국. , 󰡔자유주의의 지혜󰡕 「, 제 장 도덕의 문제5 와 자유주의의 지혜 참고.

생활이 주는 유대감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131) 사회적 분업이 확장된 거대사회로 들어서면 분업의 이익에 따라 생산성이 높아지고 소득이 늘어나지만 과거 농경생활에서, 처럼 생산뿐 아니라 거의 모든 활동을 함께하는 공동체적 삶을 사는 사람들은 크게 줄어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같은 부서의. 친한 직장동료들을 제외하고는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과의 접 촉이 잦아진다 그러나 분업을 통한 협업이 국제적으로까지 확. 장된 현대의 시장사회에 사는 사람들도 부족사회의 정신구조‘ ’ 와 공동체적 유대에 대한 욕구를 여전히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이런 욕구를 가족과 친지들의 모임 종친회 동문회 동호인 모, , , 임 종교활동 학회활동 계와 같은 상호부조 모임 등 자발적으, , , 로 형성된 다양한 소규모 모임을 통해 충족시키고 있다 이런. 공동체들을 현재 공동체 라고 부르기로 하자 자유시장 비판자‘ ’ . 들의 주장은 현재 공동체 의 유대가 자유시장경제의 발전으로‘ ’ 파괴되고 있다는 것일 수도 있다.

공동체의 유대가 시장경제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 해 면밀히 검토해 보기 위해서는 어떤 공동체를 말하는지 살펴 보지 않으면 그 주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선 시장경제가 예전 공동체 의 유대를 파괴한. ‘ ’ 다는 주장을 살펴보자 만약 자유시장의 발전에 따라 시장경제. 가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이전의 농촌에서 느낄 수 있던 󰠏 비록 131) 농어촌세와 같은 세금에 대한 저항이 별로 없는 것도 이런 향수에 기 인하는지도 모른다 당장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전원생활을 시작할 생각. 은 없으나 퇴직 후 이를 꿈꾸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으며 일부 사람들, 은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전원생활을 실행하기도 한다.

개인에 대한 집단주의적인 압력이 강하지만 동시에 소속감도 강 하게 작용했던 󰠏 구성원들 간의 유대감을 현재 세대들이 잘 느끼 지 못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 .

그러나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세 대들이 더 불행하다거나 과거와 같은 사회로 회귀하거나 그런 사회를 닮도록 전체 사회를 개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논리적 비약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예컨대 사회를 가난하. 던 해방 직후와 같은 상태로 회귀시키자는 주장이며 급격하게, 낮은 소득을 누리자는 주장이고 현재의 인구 가운데 많은 사람, 들을 굶주리게 하자는 주장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132) 대다 수 경제학자들에게 이런 주장이 낭만주의적인 순진한 생각 으‘ ’ 로 비치는 이유는 바로 예전 공동체로의 복귀를 주장하는 사람 들이 보이고 있는 그런 복귀가 수반하는 것에 대한 인식의 부족 때문이다.133)

132)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유대를 느끼는 대가로 굶주림을 지불하고자 하지 는 않을 것이다 분업과 협력의 범위가 전 세계적인 오늘날의 현실에. 서 분업과 협력의 범위를 과거의 농경사회의 수준으로 줄이게 되면 급, 격한 소득과 생산의 감소를 초래하여 현재의 인구가 과거 농경사회 수 준으로 줄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상당수의 사람들에게는 그런 농경사. 회와 대면사회가 주는 유대감이 익명사회가 주는 편리함과 프라이버시 의 확보에 비해 더 낮은 가치일 수도 있다 실제로 모든 비용을 치르더. 라도 그런 유대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강, 요하지만 않는다면 자유사회에서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공 동체를 형성해 그런 삶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자유주의의. 또 다른 장점이다.

133) 스티글리츠는 그의 저서 세계화와 그 불만 혹은 인간의 얼굴을 한 세󰡔 , 계화 에서 세계화의 진전으로 공동체가 피폐해지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는데 여기에서 그가 말하는 것이 예전 공동체 가 시장사회의 분업의, 진전으로 해체되고 있다는 의미라면 그는 여기에서 이 문제를 좀 더,

현재 공동체 의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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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시장경제가 공동체의 유대를 약화시킨다는 자유시 장 비판자들의 주장에서 공동체란 시장경제 속에서 존재하고 형성되는 현재 공동체 를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너무 과‘ ’ . 장할 필요는 없지만 현재 공동체적 유대가 약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가장 기초적인 공동체인 가족의 유대는 과. 거에 비해 많이 약화되고 있다 이제 부모의 노후가 자신의 책. 임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으며 노후에 자녀들, 에게 자신의 노후를 의탁하려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이처럼 공. 동체 가운데 가장 기초적인 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와 개인 사이에 존재하는 자생적인 조직이나 공동체도 약화되거나 사라 지고 있다.

그렇다면 자유시장 비판가들의 주장처럼 이런 현상이 자유주 의가 기초로 삼고 있는 개인주의와 자유시장 때문일까 우리는? 이런 가족의 유대 약화가 자유시장 때문이 아니라 국가의 가부 장적 역할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의 해체

가족의 해체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국가가 나서서 없애 주 면서 강화되었다 가족의 유대 예를 들어 부모와 자식 사이의. ,

섬세하게 다루어야 한다 물론 국가나 정부에 의해 지역공동체의 유대. 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대규모 댐의 건설 도시 재개발. , 등은 대규모 이주를 불가피하게 하므로 기존의 지역공동체에 존재하던 유대를 없앨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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