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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절에서는 2년 이내 자녀를 낳을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들이 2 년 이내 자녀를 출산하였는지, 그리고 출산하지 못한 경우 출산을 연기하 였는지, 포기하였는지 혹은 미결정인 상태로 있는지에 대해서 분석하고, 이러한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학적 및 사회경제학적 요인을 파 악하였다. 로짓 모형과 다항 로짓 모형 결과를 종합하여 주요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로짓 모형 추정 결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실현자 혹은 연기자가 될 확률은 낮아지고 포기자가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항 로짓 분석 결과에서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출산을 실현하기보다 실현하지 못할 확률이 더 높았으며, 출산을 실현하지 못한 경우 연기하기보다 포기 하는 확률이 더 높았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출산 을 연기하는 경향은 낮아지고 점차 출산을 포기하는 경향이 강해져 결과 적으로 출산을 실현할 가능성이 작아지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말해 준다.

둘째, 출산 계획 당시 자녀가 1명 있었던 여성은 자녀가 없는 여성보다 실현자가 될 가능성이 더 큰 반면에 연기자 혹은 미결정자가 될 가능성은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항 로짓 모형 추정 결과에서도 자녀가 있는 여성은 자녀가 없는 여성과 비교하여 출산을 실현하기보다 포기할 확률 이 더 높고, 연기하거나 미결정하기보다는 실현하는 확률이 더 높았다.

이는 자녀가 있는 여성이 없는 여성보다 출산 실현 혹은 출산 포기와 같 은 더 확실한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고, 자녀가 없는 여성이 자녀가 있는 여성보다 출산 연기나 출산 미결정과 같은 유보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향 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녀가 있는 여성은 자녀를 양육한 경험에

따라 자녀 때문에 생기는 혜택이나 불이익을 잘 알므로 출산이나 출산 포 기와 같은 더 확실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녀가 없는 여성은 자녀를 양육한 경험이 없어서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불확실성 이 더 크기 때문에 자녀가 있는 여성보다 더 유보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셋째, 로짓 모형 분석 결과,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이 비경제활동 여성 보다 실현자가 될 가능성은 작지만 연기자가 될 가능성은 큰 것으로 나타 났다. 다항 로짓 분석 결과에서도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이 비경제활동 여 성보다 출산을 실현하기보다는 연기할 확률이 더 높았지만, 출산을 실현 하지 못한 경우 출산을 포기하기보다는 연기할 확률이 더 높았다.

넷째, 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여성이 고졸 이하 학력을 가진 여성에 비 해 실현자가 될 가능성이 더 크고 포기자가 될 가능성이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항 로짓 분석 결과에서도 대졸 여성이 고졸 여성에 비해 출 산 포기나 미결정보다는 출산을 실현할 확률이 더 높았고, 출산을 포기하 기보다 연기할 확률이 더 높았다. 전반적으로 볼 때 고학력 여성의 출산 율이 저학력 여성의 출산율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다(신윤정, 이명진, 박 신아, 2019). 본 연구 결과는 출산율 수준 자체와는 별개로 본인이 계획 한 출산을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대졸 여성이 고졸 여성보다 큰 힘 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는 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여성들이 고졸 이하 학력을 가진 여성보다 계획한 출산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 는 자원을 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저학력 여성 등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여성들이 희망 하는 출산을 실현하게 할 수 있는 사회적인 체계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 을 강조한다.

다섯째, 로짓 모형 추정 결과와 다항 로짓 모형 추정 결과 모두 중산층

혹은 중하층 집단이 저소득층보다 출산을 실현할 가능성이 더 작았으며 출산을 실현하지 못한 경우에도 연기보다는 포기할 가능성이 더 컸다. 이 는 소득과 출산 간에 U자형 관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섯째, 최근에 와서 출산을 계획한 여성이 과거에 출산을 계획한 여성 에 비해 출산을 연기하기보다는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 다. 이는 패널자료의 특성상 연도가 지남에 따라 분석 표본에 포함된 여 성의 연령이 증가하여 출산을 포기하는 경향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2008~2010년 표본에 포함된 여성의 평균 연령은 31.1 세인데 반해, 2010~2012년, 2012~2014년, 2014~2016년, 2016~2018년에 포함된 여성의 평균 연령은 32.3세, 33.0세, 33.1세, 33.2세로 나타났다. 2012년도 조사 이후는 여성의 평균 연령이 약 33세 정도에서 비슷하게유지되고 있는데 유독 2016~2018년에는 2008~2010년도와 비교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음의 효과가 나타난 것은 표본의 평균 연령 증가에 따른 효과가 아니라 최근에 와서 출산 연 기보다 출산 포기가 더 많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겠다.

본 연구는 개인이 2년이라는 구체적인 기간을 한정하고 계획한 출산의 실현 여부와 실현 유형에 미치는 다양한 인구학적 요인 및 사회경제학적 요인의 영향력을 파악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같은 여성가족패널 자료를 이용하여 생애 주기 관점에서 출산 계획의 실현을 분석한 우해봉, 장인수(2019)의 연구는 출산 계획의 실현에 연령과 자녀 수 등 인구학적 변수 외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력이 있는 학력과 취업, 소득 수준 등 사회경제적 변수를 찾지 못했지만, 2년이라는 구체적인 기간을 명시한 출산 계획의 실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본 연구에서는 통계적으로 유 의한 사회경제적 변수들의 영향력을 확인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출산

계획의 실현을 생애 주기 관점에서 볼 때와 구체적으로 2년 이내 출산 계 획의 실현 관점에서 볼 때 미치는 영향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즉, 생애 주기 관점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2년 이내 구체적으 로 세운 출산 계획의 실현 여부에는 인구학적 요인 이외에도 사회경제학 적 요인이 주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측면에 서 본 연구는 정책적 시사점이 있는 연구 성과를 거두었다고 본다. 상대 적으로 사회경제학적 배경이 취약한 집단이 더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는 집단보다 구체적인 출산 계획을 실현함에 있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본 연구 결과는 취약한 집단을 더 많이 지원하는 출산 정책을 수립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는 여성의 출산 계획이 생애 주기에 걸쳐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 며 이러한 변화 유형을 군집화하여 분석하는 등 보다 구체적인 연구가 수 행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부의 저출산 대응 정책이 “희망하는 출산의 실현” 쪽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므로, 여성의 출산 의향 형성과 실현을 함께 분석할 수 있는 패널 자료의 구축이 시급하다. 실제로 앞서 지적한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GGS 조사는 출산 의향의 형성과 실현을 함께 분석할 수 있도록 조사 문항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변화하는 국내 상황과 외국의 동향을 반영하여 더욱 발전된 출산 패널 자료를 구축하고 구축된 패널 자료를 분석하여 국내 연구의 발전은 물론 출산율 제고에유 용한 정책적인 시사점을 도출하여야 할 것이다.

제4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