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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절에서는 2014년 생활시간조사 데이터를 이용하여 유배우 부부의 시간 사용 간의 관계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시간 사용 간의 관계에 대한 분석에 앞서 여성 임금의 내생성을 고려한 추정이 이루어졌고, 시간 사용 간에 내생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기 위한 도구변수법에 의한 추정을 하였다.

먼저 아내의 노동 참가 및 임금함수를 추정한 결과, 아내의 노동 참가 는 미취학 자녀가 있을 경우 감소하였고, 부모와 같이 사는 경우 증가하 였다. 즉, 미취학 자녀는 돌봄 등 때문에 여성의 노동 참가에 부정적인 영 향을 미치고, 부모가 같이 사는 경우에는 가사 및 육아의 부담을 덜 수 있 기 때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임금함수의 경우 에는 기본적인 속성인 연령, 교육연수가 유의하게 양(+)의 영향을 미쳤 고, 관리·전문직의 임금이 높은 반면, 자영업·가족종사자의 임금은 낮다

29) 참고로 추정결과표는 부록에 수록하였다.

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아내 시간 사용의 경우, 노동시간은 증가하다가 감소하는 비 선형 패턴을 보였는데 이는 M자 커브를 그리고 있는 우리나라 여성의 노 동시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아내의 노동시간은 자녀의 존 재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미취학 자녀(0~5세)가 있 는 경우에 노동시간이 유의하게 감소하며, 학령기 이상의 자녀가 있을 경 우에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의 연령이 어릴수록 노동시 간의 감소 폭이 매우 크게 나타났다. 그리고 부모와 동거하는 경우에 노 동시간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사시간의 경우도 자녀의 존재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 18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가사시간이 증가했고, 부모와 동거하는 경 우에는 가시시간이 감소하였는데, 이는 부모가 가사 일을 도와주기 때문 에 아내의 가사 부담이 완화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육아시간은 자녀 변수의 효과가 노동시간과 반대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에 증가하고, 13세 이상의 자녀가 있으면 감소하였다. 또한, 육아시간도 노동시간과 마찬가지로 자녀가 어 릴수록 시간의 증가 폭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부모 동거 여부는 가사시간과 마찬가지로 아내의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었다.

여가시간에 연령이 미치는 영향은 여타 시간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데, 여가시간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2 세 미만의 자녀의 존재는 여가시간을 감소시키지만, 6~12세의 자녀가 있 으면 증가하고, 그보다 위의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유의한 영향이 없었 다. 반면, 부모 동거 변수는 여타 시간 사용과 다르게 음의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부모가 함께 있으면 육아 및 가사 부담을 완화 시켜 주지만, 편하게 여가를 즐기기는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기타시간은 여타 시간과는 다르게 유의한 영향이 그렇게 많이 나타나 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기타시간에는 주로 생존시간이 포함되고, 자녀 이외에 의무적으로 돌봄에 사용한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이러한 것 이 개인의 특성과는 무관한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중고등학생 자녀가 있 는 여성의 경우 기타시간의 감소 폭이 다른 자녀에 비하여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자녀에게 쏟는 시간이 많아지면, 기타시간을 줄여서 대응하 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남편의 시간 사용은 연령, 교육 등의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 았으나, 자녀의 요인이 시간 배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예를 들 어, 노동시간은 0~2세 자녀가 있을 경우 감소하고, 가사시간은 18세 미 만 자녀가 있으면 증가하였다. 그리고 육아시간의 경우는 아내와 유사하 게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증가하고, 중고생 이상의 자녀가 있는 경우 에 감소하였다. 여가시간은 3~5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감소한 반면, 13세 이상의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증가하였다. 기타시간은 18세 이상의 자녀가 있을 경우 감소하였으나, 아내의 경우와는 다르게 13~18 세 자녀가 있는 경우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인 시간 사용 간의 관계에서는 아내 본인의 가사·육아·여가·기타시 간이 증가하면 노동시간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기타시간의 증감 폭이 가장 컸는데, 이는 기타시간의 감소 폭만큼 노동시간이 증가한 다는 것을 의미하며, 결국 아내 노동시간의 증가는 생존 및 의무시간을 축소시킬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 외의 시간도 유사한 패턴이 있었는데,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아내의 시간 사용 간에는 모두 상충 관계가 성 립하고, 따라서 모든 시간 사용 사이에는 대체 관계가 존재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남편의 시간 사용 간의 관계에서는 육아시간이 증가하면 가사시간이

증가하고, 여가시간과 기타시간이 증가해도 가사시간이 증가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즉 육아시간이 가사시간에 양(+)의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 는 육아를 하는 남편들이 가사도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곧 육아와 가 사는 보완 관계에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여가시간과 기타시간이 가 사시간에 양(+)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남편들이 가사를 더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배우자 시간과 본인 시간과의 관계에서는 아내의 노동시간이 남편의 노동시간을 포함한 모든 시간에 대하여 음(-)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이 중에서 노동시간 간의 관계는 한쪽의 노동시간이 증가하면 다른 한쪽의 노동시간이 감소하는 것, 즉 서로 보완적인 노동 공급을 한다는 것을 의 미한다. 이것을 부가노동효과라고 할 수 있는데, 만일 남편이 실직 등의 이유로 노동 공급이 불가능해졌을 때, 아내가 대신 노동 공급을 하게 된 다는 것을 시사하며, 이 결과로써 우리나라 부부 사이에는 부가노동가설 이 성립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내의 가사시간은 남편의 가사시간이 증가하면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남편의 육아시간이 증가하면 아내의 가사시간은 감소 하였다. 그리고 남편의 여가시간이 증가하면 아내의 가사시간이 감소하 고, 남편의 기타시간이 증가하면, 아내의 가사시간은 증가하였다. 그 외 에 아내의 육아시간은 남편의 노동시간이 증가하면 감소하고, 가사시간 이 증가하면 함께 증가하며, 남편의 육아시간이 증가하면 함께 증가하는 특징이 있었다. 배우자의 시간 사용과 본인의 시간 사용 사이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아내와 남편의 가사시간과 육아시간이 서로 양(+)의 관계 에 있다는 것이다. 즉, 남편과 아내의 가사와 육아는 대체 관계라기보다 는 보완 관계에 있음을 보여 준다.

선행 연구에서는 부부의 상대임금(임금 비율)을 교섭력으로 정의하여

여러 분석을 수행했고, 본 연구에서도 상대임금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특 히, 선행 연구에서는 임금의 실측치와 추정치 둘 중의 하나에 대한 추정 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비하여, 본 연구에서는 추정치과 실측치를 모두 도 입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아내의 상대임금이 증가하면 남편의 노동 시간이 감소하고, 아내 자신의 육아시간이 감소하였다. 즉, 아내의 교섭 력이 증가하면 아내의 육아시간이 감소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아내의 시간당 기회비용이 남편보다 높기 때문에, 비교 우위 관점에서 아내가 노 동에 특화하여 남편의 노동시간이 감소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시간 부족감은 본인 시간의 경우, 남편은 노동시간, 기타시간이 길수 록, 그리고 미취학 자녀가 있을 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반면, 아내는 육아시간이 길수록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여가시간이 길 면 시간 부족감이 완화되고 있었다. 그 외에 부모와 동거하는 것이 시간 부족감을 덜 느끼게 하는 요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배우자의 시간 의 경우, 아내의 시간은 남편의 시간 부족감에 유의한 영향이 없었지만, 아내는 남편의 가사시간이 증가하면 시간 부족감을 더 느끼는 것으로 나 타났는데, 아마도 이는 남편의 절대적인 가사시간이 적기 때문에 가사시 간이 증가해도 시간 부족감에 영향을 못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