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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활 균형의 이론적 논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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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일·생활 균형의 이론적 논의 2)

가. 경계론

Clark(2000)의 경계론(Border theory)에서는 일 환경과 가족 환경의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다룬다(Lambert & Pasupuleti & Cluse-Tolar, Jennings & Baker, 2006). 산업혁명 이후 일이 가정에서 분리되면서 일 과 가정은 목적과 문화가 다른 구분된 영역이 되었다. 개인들은 매일 이 두 영역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동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일과 가정의 요구에 따라 자신의 목표와 대인관계 성향 등을 수정하기도 한다. 일 영역과 가족 영역의 경계를 고려하여 각자가 원하는 방향의 균형을 만들기 위해 개인이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균형’이란 “일 영역과 가족 영 역 양쪽에서 만족감이 있고 적절한 기능이 유지되면서 역할 갈등은 최소한

2) 외국의 이론적 논의에서도 일·생활 균형과 일·가정 양립이라는 용어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일-가정 균형(work-family balance), 일-가정생활 균형(work-family life balance)에 대한 이론을 포함.

인 상태”를 의미한다(Clark, 2000, p. 751).

또한 이 이론에서는 개인이 일과 가정 영역에서 중심 참여자(central participant) 혹은 주변인적 참여자(peripheral participant)의 역할 중 하나를 수행한다고 본다. 중심 참여자는 해당 영역의 문화와 가치를 내면화하고 책임감을 가지며 다른 중심 참여자와의 관계를 유지한다. 그 영역에서의 역할을 본인의 정체성으로 가지고 있다. 주변인적 참여자는 중심 참여자의 반대 역할을 한다(Lambert et al., 2006).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해서는 의사소통과 지지가 중요하다. 각 영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border crosser)과 경계의 주요 구성원들(bor-der keeper)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갈등을 줄이고 균형을 유지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Clark, 2000).

Clark의 경계론은 일과 가정의 성격과 그 경계의 강도, 경계가 가진 다 양성, 개인의 성향과 목적 등을 고려함으로써 다차원적인 논의를 가능하 게 했다. 하지만 IT기술의 발달로 인해 일 영역의 공간적 분리가 모호해 지고 있고 시간적으로도 유연 시간 근무제의 확산 등으로 업무 시간과 일 상 시간의 분리가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동향을 비추어 볼 때 초기의 경계론은 일·생활 균형을 설명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배규식 외, 2013).

나. 성 역할 이론

부부의 일·생활 균형에 관해서는 성 역할에 관련된 이론들을 적용할 수 있다. 성 역할 이론(Gender role theory: Eagly, 1987)은 남성과 여성 이 전통적으로 서로 다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점을 중요하게 여 긴다(Eagly, 2013; Li & Bagger & Cropanzano, 2017). 성별에 따른

사회적 역할의 구분이 엄격할수록 성 고정관념 또한 강화된다. 남성의 사 회적 역할은 ‘생계부양자’이기 때문에 일 중심적이고, 여성의 사회적 역 할은 ‘전업주부’, ‘어머니’이기 때문에 가정 중심적이라는 고정관념이 그 것이다(Li et al., 2017). 그러나 과거에는 남성생계부양자/여성전업주부 모델의 가구가 대부분이었던 것과 달리 점차 이중생계부양자 모델의 가 구와 한부모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전통적 성 역할 고정관념에 균열이 생 기기 시작하였다(Greenhaus & Powell, 2006).

그러나 아직까지도 가정은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하고 따라서 일로 인한 가정 갈등이 있을 때 여성이 일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 다(Colombo & Ghislieri, 2008).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20세기 중반부 터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에 따른 성 역할이 규범적 지배력을 잃어 가고 있는 서구 사회에 비해 아직 변화가 더딘 편이다(신경아, 2014).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은 일·생활 시간 분배나 일 영역, 가족 영역에서의 역할 정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는 남성생계부 양자/여성전업주부 모델에 입각한 성 역할 고정관념이 강력하다(신경아, 2014). 선행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주 생계부양자 역할을 하게 되더라도 여전히 가사노동에 남성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사용하며, 경제활동을 인 정받아도 경제권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강이수, 2011; 김수정, 김 은지, 2007).

성 역할 고정관념은 일·생활 균형을 위한 직장의 지원이나 정부의 정책 을 받아들이고 이용하는 데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노동자들이 일·

생활 균형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 는다 하더라도 많은 남성들이 그 제도의 사용을 망설일 수 있다.

Hall(1990)은 여성 노동자와 비교해 남성 노동자는 가족 휴가를 적게 사용하는 경향을 발견하고 이를 ‘보이지 않는 아빠 트랙(invisible daddy

track)’이라고 명명하였다. 직원이 가족을 위해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 으로 보이면 직무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인식되거나 동료와의 경쟁 관계에 서 뒤처질 수 있다는 인식과 그러한 실제 문화 때문에 아빠들이 가족에 시 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가족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인정되는 여성이 직장을 포기하게 된다. 여성들의 시장노동 진입은 빠르게 진행되었으나 이를 뒷 받침하는 사회적 인식과 조직 구조의 변화는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 문에 결국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다. 사회교환이론

사회교환이론은 노동자가 조직에 헌신하게 되는 과정을 직원-조직 관 계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회적 교환은 당사자들이 상호 신뢰와 호 혜성을 기반으로 관계에 가치를 둘 때 발생한다. 노동자가 자신의 복지를 위한 조직의 노력을 인식하고 조직이 기대 이상으로 지지적이라고 느끼 면 조직원인 노동자는 조직과의 교류 관계를 강화하고자 하게 된다(Blau, 1964). 즉, 노동자가 조직으로부터 지원과 배려를 받는다고 느끼면 이러 한 경험을 통해 노동자는 조직에 더 나은 태도와 행동, 헌신으로서 보답 하고자 하는 의무감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사회교환이론에서 주장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노동자의 일·생활 균형을 높이기 위한 조직 의 노력은 노동자의 조직에 대한 헌신을 높이는 부가적인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Kim(2014)의 연구에 따르면 노동자의 일·생활 균형 경험은 조직에 대 한 헌신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통해 업무 수행 능력을 향상시킨다.

McNall & Nicklin & Masuda(2010)의 연구에서도 사회교환이론에 입

각하여 선행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일-가정 향상(work-family en-richment)과 가정-일 향상(family-work enrichment) 모두 직업 만족 도와 조직에 대한 헌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McNall et a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