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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년 불평등의 현황 가. 세대 간 불평등

청년을 하나의 균일한 세대로 보는 입장에서 현재의 청년은 전혀 새로 운 집단이다. 이들은 산업화세대 그리고 민주화세대와 다르게 88만원세 대, 삼포세대, 생존주의세대 등 암울과 불안으로 표상된다(김홍중, 2015). 현재의 청년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불리한 경험, 즉 과도한 입시 교육, 높은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 장기적인 미취업, 불안정한 노동, 주거 빈곤, 연애와 결혼 포기, 가족형성의 지체 등을 토로한다. 오늘날 청년 세 대는 이전 세대 청년들이 보여 준 낭만이나 반항, 자유와 유희 등으로 표 상되는 ‘영웅적 청춘’과 구별된다(김홍중, 2015).

그러나 현재의 청년들이 다른 세대보다 더 불리한 세대라고 하기는 어 렵다. 대학이나 취업을 비롯한 안정적 생활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높다 고는 하나, 물질적인 수준에서는 그 누구보다 혜택을 누린 세대이다. 한 국의 2018년 구매력 기준 일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 달러를 넘어

섰고, 일본과는 2천 달러 차이에 불과하다(World Bank, 2019). 정치사 회도 이제는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 지 표는 세계 20위로 서구 선진국들과 유사한 수준이며, 아시아권에서는 1 위이다(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 2018).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한국이 이처럼 풍요롭고 안정적인 시기는 일찍이 없었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한국 사회는 청년들에게 ‘헬조선’으로 불린다.

청년들에게는 삶의 기회 면에서 기존 세대와의 차이가 현실적으로 다가 온다. 무엇보다 세 가지 측면에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우리나라의 청년 고용 현황은 매우 좋지 않다. 연간 실업률을 살 펴보면, 우리나라는 2016년 처음으로 실업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 증가 추세에 있으며, 2018년 기준 107만 명(실업률 3.8%)에 달한다. 이 중 15~29세 청년실업자는 40만 명대(실업률 9.5%~9.8%)가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 2019a). 그러나 잠재구직자(예: 공무원시험 준비생)와 추가취업 희망자(예: 아르바이트생) 등 일하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경우를 포함하는 청년 체감실업률은 24.6%에 달한다(고용노동부, 2019a). 이와 같은 수치는 1990년 청년 실업률 5.5%에 비하여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국제비교를 통해서도 우리나라의 청년 고용 현황은 긍정적이지 않다.

2018년 우리나라의 15∼24세의 고용률은 26.2%이며 이는 2000년 29.4%보다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은 2000년 45.3%

에서 2018년 42.2%이다. 경제활동인구 비율 차이도 극명하다. 우리나라 는 2018년 기준 29.3%에 불과하고, OECD 평균은 47.5%이다. 한편, 실업률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한국이 10.5%이며, OECD 평균이 11.1%

이다.

〔그림 2-2-1〕 청년 고용 현황 비교_1

자료: 통계청.(2019b). 「경제활동인구조사」 각 연도.

http://www.index.go.kr/potal/stts/idxMain/selectPoSttsIdxSearch.do?idx_cd=10 63에서 2019. 9. 2. 인출하여 저자가 재구성함.

〔그림 2-2-2〕 청년 고용 현황 비교_2

자료: OECD. (2019a). LFS by sex and age – indicators. 각 연도.

https://stats.oecd.org/Index.aspx?DataSetCode=LFS_D#에서 2019. 9. 2. 인출하여 저자가 재구성함.

한국의 청년 고용률과 경제활동참여율이 매우 낮은 것은 선진국들과 비교하여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은 탓도 있지만, 동시에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진 측면이 크다. 즉, 좋은 일자리의 규모가 전반적으로 급감 하면서, 더 나은 자격을 갖추고자 청년 스스로 노동시장 진입을 늦추고 있다. 지위 경쟁은 생애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데, 학력의 상향평준화 로 인하여 추가적인 스펙 쌓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이에 4년 제 대졸 청년의 평균 졸업 소요 기간은 2017년 기준 61개월이며 남자의 경우는 74개월이다. 휴학 경험이 있는 대졸 청년은 43.3%에 달하며 이들 의 평균 휴학기간은 27개월이다. 졸업 후에도 노동시장 진입 전까지 스펙 쌓기 활동기간은 지속된다. 대학졸업 후 첫 번째 일자리에 진입하기까지 의 기간은 평균 12개월이며, 청년들은 이 기간에 각종 시험과 자격을 준 비한다. 그러나 스펙 쌓기 기간을 지나 취업에 성공하는 경우도 한국 청 년들의 첫 직장 근속기간은 19개월에 불과하다(김유빈, 2018).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로 유추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통계청, 2019c). 2019년 5월 현재 청년(15~29세) 인구는 907만 명이며, 이 중 경제활동인구는 439만 명이고(48.4%), 비 경제활동인구는 468만 명이다(51.6%). 비경제활동인구는 주로 학생인 데, 379만 7000명(비경활인구의 81%)이 재학생이며,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 준비자는 71만 4000명이다(비경활인구의 15.3%). 경제활 동인구는 다시 취업자 395만 명(고용률 43.6%)과 실업자 43만 7000명 (실업률 9.9%)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취업자의 일자리를 살펴보면, 시간 제 일자리 취업자가 19.3%에 달한다. 또한 계약기간이 한시적인 계약직 일자리가 29.1% 그리고 계약기간이 없는 일시적 일자리가 11.8%, 자영 업과 무급가족종사자가 2.3%이다. 즉, 청년 취업자의 43%가 불안정 일 자리에 속해 있다(통계청, 2019c). 종합하면, 청년은 학교를 졸업하고 안정

적 취업자(224만 명), 불안정 취업자(171만 명), 시험준비자(71만 4000명), 실업자(43만 7000명) 등이 된다. 따라서 청년정책은 43만 7000명의 실 업자뿐 아니라 불안정 취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에까지 광범위하게 개입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오늘날의 청년들은 저임금 일자리를 벗어나기 어려운데, 이는 계 층 상승의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7년 기준 청년의 첫 일자리 월평균임금 수준을 살펴보면, 100만 원 미만이 16.8%, 100만∼150만 원 미만 37.5%, 150만∼200만 원 미만 29.6%이다. 즉, 월 200만 원 미 만의 일자리가 83.9%나 차지한다(김유빈, 2018). 물론 이는 청년에만 국 한된 것은 아니다.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우리나라의 저임금 노동자 비 율은 2017년 기준 22.3%로 미국과 함께 OECD 최고 수준이다. OECD 평균은 15.4%이다.

〔그림 2-2-3〕 저임금 근로자 비율

자료: OECD, (2019b). Decile ratios of gross earnings,

https://stats.oecd.org/Index.aspx?DataSetCode=DEC_I에서 2019. 9. 2. 인출하여 저자가 재구성함.

문제는 저임금 근로자가 고령자와 함께 청년층에 집중되어 분포한다는 것이다. 김하영(2018)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자 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인 저임금근로자는 55세 이상 고령층과 29세 이하 청년층의 비율이 높다. 청년은 지난 십여 년간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20~30%로, 중년층보 다 두 배 이상의 비율을 보인다. 청년의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높은 이유 는 낮은 호봉이나 숙련의 측면에서 좋은 일자리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성 격을 갖기 때문이다(윤윤규, 성재민, 2011). 그러나 청년의 저임금 일자 리는 성격이 동일하지 않으며, 저임금 일자리에 진입하는 청년의 특성도 저학력, 여성 등으로 다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전 일자리가 저임금 일 자리인 집단은 좋은 일자리로 이행하기가 힘들다. 더구나 불안정 일자리 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청년의 저임금이 일시적이라고 보기도 점차 어려 워지고 있다.

〔그림 2-2-4〕 연령대별 저임금 근로자 비율

자료: 김하영. (2018). 저임금 근로자 현황. 고용동향브리프, 12월호. p. 20의 그림을 바탕으로 저자 가 재작성함.

좋은 일자리의 절대적 감소는 청년의 저임금 일자리가 고착화되는 요 인이다. 제조업 및 대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고용 창출력이 감소하 고 있고(예: 반도체의 고용유발계수는 3.6명임), 이에 전체 상용근로자 중 대기업 종사자 비율이 2010년 19.2%에서 2017년 17.4%로 감소하였다 (이은아, 2018). 또한 숙련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신규채용보다 경력자 중심의 채용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대학을 비롯한 교육체계가 노동시장 의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청년들은 대기업, 공공부 문 등 안정적이지만 극소수인 일자리를 두고 경쟁만 치열해졌다. 청년들 은 자력으로 계층상승이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다. 통계청 사회조사의 ‘본 인 세대 계층이동 가능성’ 대한 질문에서 ‘매우 높다’와 ‘높다’로 응답한 긍정적 비율은 2009년 46.6%에서 2017년 24.1%로 감소하였다(정해식 외, 2018).

〔그림 2-2-5〕 연령대별 계층이동 가능성 인식

자료: 정해식·김미곤·여유진·김성근·류연규·우선희·김근혜. (2018),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Ⅴ): 사회갈등과 사회통합, p. 170의 [그림 5-6]을 참고, 통계청. (2019d). KOSIS.

사회조사. http://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1SSSP242R&

conn_path=I3에서 2019. 9. 2. 인출하여 저자가 재구성함.

셋째, 실업과 불안정 저임금 일자리에 처한 청년들의 생활은 빈곤으로 귀결된다. 현대경제연구원(2018)은 한국의 청년은 일자리로부터의 소외 가 부채 증가, 소득 감소, 소비 제약, 피로 가중이라는 네 가지 특징으로 연결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보았다. 30세 미만 청년가구주의 부채는 2012년 1,283만 원에서 2016년 2385만 원으로 약 86% 증가하였고, 가 구소득은 2013년 이후 점차 하락하였으며, 소비지출도 2013년 2299만 원에서 2016년 1869만 원으로 급속히 감소하는데 주로 식료품, 가정용 품, 보건 등 필수적인 소비지출이 감소하였다. 또한 장기간 구직 활동으 로 인하여 우울증, 불안 장애 등 스트레스성 질환 환자수가 급증하였으 며, 우울증은 연평균 증가율이 4.7%에 달한다(현대경제연구원, 2018).

즉, 청년의 일자리 문제는 빈곤과 소비, 주거, 연애, 결혼, 출산, 육아 등 가족 형성의 위기로 연결된다.

벼랑 끝 위기의 청년층은 장년층이 되어도 생활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 는다. 김태완과 최준영(2017)은 2005년 기준 청년층이 2015년에 29~44세가 된 경우의 빈곤율은 거의 유사하며, 빈곤 청년들은 탈빈곤할 가능성이 낮음을 보고하였다. 사실 빈곤한 청년의 규모는 더 클 수 있다.

빈곤 청년은 가구 독립을 늦추는 경향이 있어, 정확한 청년 빈곤을 파악 하기 어렵다. 월평균소득 100만 원 이하 저소득 청년 취업자의 캥거루족 비율은 81.9%임에 비해, 월평균소득 301만 원 이상의 고소득 청년 취업 자의 캥거루족 비율은 12.0%에 불과하다(오호영, 2017). 저임금 청년이 빈곤에 빠지는 경우는 대다수 청년이 혼자 거주하는 경우이다. 청년 1인 가구의 빈곤율은 2014년 기준 21.2%이며, 이는 연령을 기준으로 볼 때 노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김태완, 최준영, 2017). 빈곤 청년이 경험

빈곤 청년은 가구 독립을 늦추는 경향이 있어, 정확한 청년 빈곤을 파악 하기 어렵다. 월평균소득 100만 원 이하 저소득 청년 취업자의 캥거루족 비율은 81.9%임에 비해, 월평균소득 301만 원 이상의 고소득 청년 취업 자의 캥거루족 비율은 12.0%에 불과하다(오호영, 2017). 저임금 청년이 빈곤에 빠지는 경우는 대다수 청년이 혼자 거주하는 경우이다. 청년 1인 가구의 빈곤율은 2014년 기준 21.2%이며, 이는 연령을 기준으로 볼 때 노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김태완, 최준영, 2017). 빈곤 청년이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