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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활동에서 나타나는 경험의 의미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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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만2세 영아들의 산책과정에서 영아들의 적응양상과, 산책과정을 통해 영아 들이 무엇을 경험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산책활동의 경험으로 인한 변화 즉, 산책활동에서 나타나는 경험의 의미에 대해 분석하여 보았다. 만2세 영 아들의 산책활동을 통한 경험의 의미는 「자연을 만나며 정신적 풍요로움 느끼기, 생 명에 대한 존중감 갖기,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소통의 방식 익히기, 또 다른 사회와 마주하기, 자연 안에서 놀이로 교감하며 자연과 하나 되기」라는 다섯 가지 범주로 구 분되었다.

영아들은 성장, 발달해감에 따라 주변 세계의 환경과 상호작용하게 되는 데 이것이 바로 ‘경험’이며, 이런 경험이 계속적이며 상호작용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을 통해 아 이들의 경험세계는 점진적으로 확장되어 나간다. 다시 말해서, 아이들은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의미 있는 외부 세계에 대한 지식이나 개념을 구성하고 조직함으로써 삶의 지평을 넓혀간다. 산책활동에서 영아들의 경험의 의미 분석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표

범주 하위범주

자연을 만나며 정신적 풍요로움

느끼기

공간에서 만나는

자연 텃밭, 산책로, 공원, 연못, 등산로, 실내(화분), 놀이터

계절로 만나는

자연 비, 눈, 햇빛, 바람, 소나기, 장마, 태풍, 폭염, 한파, 함박눈

생명에 대한 존중감 갖기

식물과 만나기

성장해 가는 식물

돋아나는 새싹, 주변에 핀 꽃, 열매 맺는 채소, 초록색으로 변해가는 나무

시들어 가는 식물

말라버린 채소, 가지만 있는 나무, 낙엽, 주변의 나뭇가지

동물과 만나기

살아있는 동물

기어다는 개미, 콩콩 다니는 까치, 거미줄을 만드는 거미, 산책하는 개 움직이지

않는 동물

말라 붙어있는 지렁이, 눈동자가 뒤집힌 물고기, 기어가지 않는 달팽이, 뒤집힌 사슴벌레, 거미줄에 매달린 곤충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소통의 방식 익히기

관계로 맺어진 사람들

또래 우리 반 친구들, 같은 연령 다른 반, 동생들, 형님들 교사 우리 반, 같은 연령 다른 반, 동생반, 형님반,

원장선생님

학부모 우리 반, 같은 연령 다른 반, 동생반, 형님반 엄마 아빠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성 형성

운영하러 가는 할머니 할아버지, 꽃을 심는 아주머니, 나무를 하는 아저씨들, 물고기 밥을 주는 수위아저씨, 차량 통제실 직원, 가운 입고 걸어가는 의사선생님, 굴삭기를 운전하는 아저씨, 운동장에서 운영하는 형님들, 바쁘게 걸어가는 대학생 형님들, 다양한 외모의 외국인들

또 다른 사회와 마주하기

다양한 사회와

만나기 대학교, 병원, 고등학고, 운동장, 공원, 편의점, 약국 작은 사회 속

문화를 경험하기 입학식, 축제, 수학여행, 시험기간, 체육대회, 졸업식

사회 규범 만나기

교통규칙(횡단보도, 인도와 차도 지키기), 공공장소에서 조용히 이야기하기, 주차장에서 차 뒤로 숨지 않기,

Ⅳ- 3>과 같다.

<표 Ⅳ- 3> 산책활동에서 영아들의 경험의 의미 분석에 대한 범주

범주 하위범주

자연 안에서 놀이로 교감하며 자연과 하나 되기

자연스럽게 만나기 스스로 알아가기

자연을 느끼며 하나 되기

1. 자연을 만나며 정신적 풍요로움 느끼기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주변 세계’와 유기적으로 연관을 맺고, 이를 경험하며 살아간 다. 이 때, ‘세계’의 의미는 우리의 삶과 유이된 무의미한 실체가 아니라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시간과 공간을 의미한다. 바다반 영아들은 산책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연을 만나게 되었다. 바다반의 산책은 여러 공간과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즐거움과 풍요로움을 안겨주었다.

a. 공간에서 만나는 자연

바다반 친구들은 직장 어린이집의 특성상 넓은 공간과 주변의 많은 자원을 활용할 수 있었으며 매일 반복되는 산책활동을 통해 다양한 공간에 대해 알아가고 있었다. 산 책이 이루어지면서 실외 공간은 아이들이 온몸과 감각을 이용해 공간을 탐색하고 마음 껏 발산하도록 이끈다. 산책활동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온 몸을 이용해 끊임없이 움직 이며, 잠시도 쉬지 않을 만큼 역동적 ‘발산에 대한 강한 욕구를 보인다.

(1) 텃밭

바다반이 다니는 조대 어린이집은 텃밭활동을 통해 영·유아들이 직접 ‘파종에서 요 리까지’ 프로그램을 실행하였다. 영아와 유아가 작물을 다르게 고르고 심어 본 후 물주 기, 잡초 뽑기, 지지대 세우기, 이름표 달아주기 등 텃밭활동을 통해 농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배우고 있었다.

[사례66] 텃밭에 물 주러 가요

바다반 친구들: 텃밭에 물 주러 가요∼

교사: 오늘은 누가 물을 주는 날이지?

바다반 친구들: 유이요!

교사: 그래! 유이가 물주는 날이구나!

유이: 네. 제가 오늘 물 줘요. 어제는 영찬이가 줬어요. 내일은 동한가?

(참여관찰, 2017. 6)

바다반 친구들은 텃밭에 물주는 당번을 정하여 매일 물을 주기로 하였다. 아침이 되 면 산책활동을 계획하면서 먼저 텃밭에 물을 주는 당번이 누구인지, 어제는 누가 물을 주었는지, 내일을 누가 물을 줄 건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 산책로

바다반 친구들은 매일 산책활동을 하면서 그 날 산책경로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산 책준비를 하였다. 교사와 함께 계획대로 산책을 하기도 하였고 산책을 시작하면서 그 날의 날씨, 기분, 건강상태에 따라 산책로가 바뀌기도 하였다. C어린이집 주변의 산책 로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먼저 어린이집 주변을 걸을 수도 있었고 부속고등학교, 병 원, 대학로, 공원, 등산로 등 바다반 친구들의 산책로 결정은 바다반의 ‘즐거운 고민’

중의 하나였다.

[사례67] 어디로 갈까?

바다반 친구들: 어디로 갈까?

영찬: 물고기 보러 가요.

동현: 물고기요.

유이: 공원에 가요.

아영: 꽃 보러 가요. 꽃이요.

지인: 난∼

영하: 가요∼

시원: 잔디밭에서 놀아요.

(참여관찰, 2017. 6)

이렇듯 바다반 친구들은 산책활동을 하면서 서로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이야기 하 며 이야기꽃을 피웠고 스스로 산책로를 결정하고 친구들의 의견을 묻기도 하였다. 이 처럼 산책활동을 예측하거나 자신들의 경험을 되돌아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 공원

공원은 영아들에게 앉아서 쉴 수 있는 곳, 운동을 할 수 있는 곳, 마음껏 뛰놀 수 있 는 곳, 나무와 꽃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처음의 공원 산책활동은 산책 활동을 하면서 의자에 앉아서 쉴 수 있다고 좋아하였던 곳이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공원은 바다반에게 나무와 꽃들의 변화도 느끼고 주변에 앉아서 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며 운동기구가 있어 운동을 하는 곳이라는 것을 또래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걷는 모습을 보여준 장소였다.

[사례68] 선생님 다리아파요 의자에 앉고 싶어요

바다반 친구들: 선생님 다리 아파요. 의자에 앉아 쉬어요.

교사: 벌써 다리가 아파?

바다반 친구들: 네. 그만 가요. 여기서 놀아요.

교사: 그럼 의자에 앉아서 쉴까?

바다반 친구들: (의자에 앉으려고 다리를 올리거나 교사의 도움을 요청하며) 네.

교사: 우리 사진 찍을까?

바다반 친구들: (의자에 앉아 다리를 흔들면서) 아니요∼

(참여관찰, 2017. 10)

초기에 바다반 친구들은 어린이집에서 500M정도 떨어진 병원 옆 공원에 가는 것을 힘들어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더 가요”, “저기까지 가 봐요”라고 말하 며 산책활동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4) 연못

바다반 친구들이 좋아하는 산책 장소 중 하나는 물고기를 볼 수 있는 부속고등학교

학교까지는 인도와 차도를 구별하면서 가야했고 가는 길에 차량 통제실을 지나가야 했 다. 바다반 친구들은 물고기의 색깔, 크기, 수, 먹이 등을 또래 친구들 혹은 동생들과 함께 이야기 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었다.

[사례69] 물고기 먹이를 줄까?

바다반 친구들이 물고기를 보면서 이야기 나누고 있다.

영아들: 우리도 간식 먹었지? 물고기도 먹었을까?

지인: 우리가 줄까?

아영: 그래.

영아들: (교사에게 물고기 먹이를 달라고 하면서) 제가 줄래요.

영아들: (손을 펴며) 여기, 여기, 여기.

(참여관찰, 2017. 9)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며 물고기가 움직이는 것을 보며 따라 다니며 물고기를 관찰하 고 있는 영찬, 동현, 영하. 바다반 친구들을 헤엄을 치며 다니는 물고기와 속도를 같이 하며 연못을 이리저리 걷거나 뛰어다니는 것을 너무 너무 좋아하였다. 유정이와 시원 이는 한곳을 바라보고 있었고 연못을 장식한 돌멩이에 몸을 기대고 엎드린 유이, 아영, 지인. 이렇듯 바다반 친구들은 저마다의 모습으로 연못을 보며 물고기와 행복한 시간 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였다.

(5) 등산로

등산로는 많은 지역민들과 학교에 가는 대학생들을 볼 수 있는 장소다. 지역민들을 낯설어하며 가기 싫다고 표현하는 시원이, 경사진 등산로를 무서워하는 아영이, 등산로 입구에 있는 맨홀을 무서워하는 지인이, 바다반 친구들에게 등산로는 선택받기 힘든 장소였다. 바다반은 어린이집 주변은 등·하원 시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등산로는 처음 경험하는 산책로이었기에 낯설어하거나 무섭다고 표현하기도 하 였다. 하지만 반복된 산책활동은 바다반 친구들에서 낯선 장소를 익숙한 장소로 바뀌 어주었다.

[사례70] 안 가고 싶어요. 무서워요. 다음에 가요.

교사: 오늘은 등산로로 산책을 가볼까?

바다반 친구들: (짝꿍과 손을 잡으면서) 네.

영찬: 선생님, 안가고 싶어요.

아영: 무서워요.

지인: (맨홀을 가리키며) 여기는 무서워요.

유정이는 다리에 힘을 주며 고개를 숙여 맨홀을 보면서 교사의 손을 꽉 잡고 걷지 않고 있었 다. 아영이와 지인, 영찬이는 산책활동을 싫어하거나 무섭다는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았지만 등산로로 올라가는 맨홀을 무섭다며 올라가기를 거절하였고 산책활동 가는 것에 대해 두렵다 고 표현하였다.

(참여관찰, 2017. 4)

[사례71] 하나도 안 무섭지? 우리 가봤지?

바다반 친구들은 반복되는 등산로 산책활동을 통해서 두렵던 맨홀도 경사진 등산로도 조금씩 경험해보려고 하였다. 친구의 말에 자신의 불안감을 접고 산책활동을 나서는 바다반 아영이 와 지인, 영찬은 산책 후 자신의 경험을 다른 반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영찬: 나, 등산 갔다 왔다? 너희들은 어디 갔다 왔어?

하늘반 친구들: 우리는 잔디밭!

영찬, 지인, 아영: 안 무섭지? 우리 갔다 왔지!

바다반 친구들: 우리도 갔다 왔지?

하늘반 친구들: 뭐했어?

바다반 친구들: 응. 올라가면 벤치도 있다! 우리 사진도 찍었어!

(참여관찰, 2017. 6)

바다반 친구들은 낯설던 등산로 산책활동을 하면서 친구를 격려하기도 하면서 낯설 음과 두려움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6) 실내(화분)

C대학교 어린이집 실내에는 고무나무, 싱고니움, 안스리움, 산세베리아, 관음죽, 테이 블야자, 벤자민고무나무, 팔레놉시스, 거베라, 포인세티아 등이 있다. 실내정화식물이 대부분이지만 계절이 바뀌면 잎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고 꽃도 피어나고 열매도 맺 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다반 친구들은 실내놀이를 하면서 화분을 통해 계절의 변화도 함께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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