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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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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대학부설 유아교육기관 만2세 영아의 산책활동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으 며, 산책활동을 하면서 영아들이 갖는 경험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그 경험의 의 미를 찾아보는데 목적을 두었다.

연구자는 2017년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대학부설 유아교육기관 만2세 8명을 대상 으로 산책활동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는 참여관찰, 연구일지, 사진촬영 및 녹음 등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하여 도출된 연구 결과를 연구 문제 에 따라 논의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산책활동에서 영아들의 적응양상에 대한 변화과정은 어떠한가?

바다반 영아들은 초기에는 산책을 준비하면서 울음을 보이거나 거부하는 행동을 보 이기도 하였다. 본 연구자는 그런 행동을 보면서 “왜 산책이 즐겁지 않지?”라는 의문 을 갖기 시작하였다. 초기 바다반 영아들은 언어적 표현이 서툴거나 교육기관에 처음 등원하여 어린이집 일과를 이해하지 못하기도 하였으며 자신이 어떤 신발, 어떤 겉옷 을 입고 왔는지 몰라 당황해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바다반의 초기 산책은 즐겁지가 않았다. 연구 결과 바다반 영아들의 산책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산책준비의 어려움으로 인해 두려움 갖기’의 하위범주를 살펴보면, 「옷 입어 요?」, 「신발 신는 게 맞는지?」, 「짝꿍과 손잡기」, 「신입 원아에게 시작된 초기 적응」, 「늦게 등원하는 원아로 인한 시간 조율의 어려움」이다. 바다반 영아들은 산 책준비를 하면서 스스로 옷을 입는 것을 두려워하였고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자 신의 옷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영아가 많았다. 그로 인해 산책준비를 하는 동안 울 음을 보이거나 울먹이며 “옷 입어요?, 나가요?, 내 신발은?” 이라고 울먹이며 산책준비 를 하였다. 옷과 신발을 준비하고 밖으로 나가면 또 다른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싶어 하는 영아와 교사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영아, 짝꿍과 손을 잡기 싫어하는 영아 등 다양한 성향에 따른 관계 맺기 과정이었고, 이처

럼 초기 산책활동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또한 차량운행을 하지 않는 교육기관의 특 성상 등원시간이 자유로워 산책활동 시간을 조율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 런 어려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되어 갔으며, 바다반 영아들이 산책 활동에 흥미를 보이면서 부모님들의 협조를 받아 매일 오전시간을 이용하여 산책활동 을 할 수 있었다. 바다반 영아들은 산책준비의 어려움을 매일 반복되는 산책활동을 하 면서 서서히 극복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숲체험놀이가 유아들이 두려움을 조금씩 이겨나가게 해 준다는 류덕연(2011), 강용규(2017)의 연구와도 맥을 같이한다. 즉, 바다 반 영아들의 지속적인 산책의 과정은 영아들에게 두려움을 조금씩 이겨나감으로써 주 변 환경에 대한 관심과 흥미로 이끌어질 수 있도록 변화되어짐을 알 수 있었다.

둘째, ‘산책을 위해 규칙이 필요함을 알아가기’의 하위범주를 살펴보면, 「줄서기」,

「짝꿍과 손잡고 걷기」,「어려움 겪는 친구에게 또래의 지원」이다. 바다반 영아들의 산책활동은 계속되었다. 또한 교사는 산책활동 중 안전을 위해 안전규칙에 대해 반복 해서 이야기해주었다. 처음 교육기관에 다니는 영하는 줄서는 것, 손잡고 걷는 것을 낯 설어 하였다. 이런 영하를 위해 교사는 영하의 손을 잡아주었고 영하의 짝꿍인 유정이 는 교사의 다른 손을 잡게 되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다른 바다반 친구들은 교사의 손을 잡고 싶어 하였고 교사도 돌아가면서 손을 잡아주게 되었다. 반면 늦게 등원하여 짝꿍이 없는 친구에게 “나랑 손잡자.”라고 말해주는 친구도 있었고 산책을 가고 싶지 않다고 울고 있는 친구에게 “우리 같이 가자”라고 말을 하는 친구도 있었다. 또한 스 스로 옷을 입지 못하는 친구에게 “도와줄까?”라고 묻기도 하고 교사에게 그 친구를 대 신해서 “도와주세요.”라고 말을 하며 적극적으로 산책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 기도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산책활동이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살피고 주변상황에 적 절히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준다는 김진숙(2010)의 연구와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산책활동을 통해 유아들이 안전과 질서에 대한 개념을 형성하고 유아들 스스로 안전을 위해 규범을 지키고 장소에 적합한 행동 규범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조절했다 는 박진영(2002)의 연구와도 맥을 같이한다. 이렇듯 바다반 영아들은 대학 주변의 다양 한 환경과 공간을 산책하면서 주변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영아 상호간에 긍정적인 관 계를 맺고 규칙을 배워가면서 산책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셋째, ‘주변과 만남을 경험하며 산책에 적응하기’의 하위 범주는 다음과 같다. 「자연 에 대한 이전 경험 재구성하기」,「날씨의 변화에 따라 일정 조정하기」,「낯선 사람과

주변에 핀 민들레를 찾거나 불어보며 자신의 경험을 자랑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고 기관지가 좋지 않은 유이와 함께 실내를 산책하며 즐거워하였다. 또한 대학부 설 어린이집 특성상 낯선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는데, 처음에는 낯설어 하던 영 아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먼저 인사를 하게 되었다. 더불어 C대학교 어린이집은 텃밭을 가꾸고 있었는데 자신이 심은 작물을 보며 “이게 뭐예요?”라고 묻기도 하고 텃밭의 작 물에 관심을 보이며 자연과 친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바다반의 산책활동은 주변과 만남을 통해 산책에 적응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자연의 모습 을 탐색, 표현하고 감각적인 체험을 통해 안정적인 정서를 길러주고, 다른 사람을 이해 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는 연구들(김동순 2017)와 유사하다. 또한 산책활동 을 통해 주변의 사물과 자연환경에 대하여 자발적으로 탐구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변 화를 보였다는 사명선(2019)의 연구와도 맥을 같이한다. 특히 주변과의 만남을 경험하 며 산책활동에 참여하면서 바다반 친구들은 자연 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갖 게 되었고 날씨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며 자연현상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 게 되었다.

넷째, ‘산책 장소의 탐험과 모험심을 통해 기대감 갖기’의 하위 범주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좋아하는 장소를 방문하고 싶은 설레임」,「새로운 길로 이 동해가고 싶은 도전의식」을 통해 산책 장소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으로 자신이 하고 싶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모습도 보여주었고 반면에 경험하지 못한 장소에 대 한 두려움도 나타내었다. 박진영(2002)은 공간에 대한 지각은 발달에 따라 점차적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공간에 대한 처음의 경험과 자기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첫인상으 로부터 점차 조직적인 개념으로 발달해 나간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바다반 친구들도 산책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공간’에 대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들’에 대해 점차 조직 적인 개념을 형성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류덕연(2011)은 탐색을 통해 새로운 곳을 발견하고 호기심을 가지게 되며 기대감을 갖는다고 하였다 또한 강용규(2017)도 자연 에 대한 탐색과 자연과의 상호작용 과정 속에서 갖는 기대, 흥분, 짜릿함을 통해 자신 의 내면세계를 성장시켜나가며 스스로 지식을 새롭게 구조화하며 호기심을 충족해 나 간다고 하였다. 이처럼 대학부설 유아교육기관의 만2세 바다반 영아들은 산책활동을 통해 새롭고 놀라운 경험을 주며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면서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해결 해 나갈 수 있게 됨을 알 수 있었다.

다섯째, ‘산책의 즐거움 드러내고 몰입하기’의 범주「나만의 세계로 빠져들기」,「친

할 수 있었다. 산책활동을 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개미가 나타나자, 자리에 앉아 개미 를 관찰하며 주변의 상황을 잊고 몰입하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산책활동을 하면서 주 변의 모든 것들이 언제부터인지 바다반의 놀잇감이 되어 있었다. 권은희(2002)는 영아 들이 자연과의 일상적인 접촉을 위해서는 자연을 자주 만나게 해 주어야 하며 산책활 동을 통해 영아가 자연물을 가지고 또래와 함께 놀이를 하면서 자신을 인식하고 또래 나 성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이해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바다 반 친구들은 매일 산책활동을 하면서 자연에 몰입하고 친구들과 함께 자연에 젖어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변 환경에 몰입해 나가게 되었다.

이상과 같이 영아들의 산책활동 변화과정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보았다. 연구 결과 바다반 영아들은 매일 반복하는 산책활동을 통해 산책활동에 대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산책을 위한 규칙을 배우며 자연과 만나고 새로운 장소를 알아가며 산책을 즐기고 있 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 산책활동에서 영아들은 무엇을 경험하는가?

다음으로 바다반 영아들의 산책활동을 통한 경험을 유목화 하면, ‘표현의 방식을 경 험하기’, ‘대상과 관계 맺음을 경험하기’, ‘생명에 대한 관심과 치유 경험하기’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 ‘표현의 방식을 경험하기’의 하위범주를 살펴보면「울음으로 마음 알리기」,

「언어적으로 생각 나누기」,「온몸으로 감정 전달하기」이다.

먼저 「울음으로 마음 알리기」의 경우, 산책활동에 대한 낯설음과 두려움을 산책에 대한 무관심으로 표현하기도 하였고, 혹은 어디를 가는지 반복해서 물으며 산책활동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였다. 바다반 영아들은 이런 낯설음과 두려움을 처음에는 울음으 로 표현하였다. 바다반 영아들은 언어적 표현이 아직 어려운 영아이거나, 혹은 언어적 표현이 이루어진 영아일지라도 산책활동에 대한 낯설음과 두려움을 눈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반복적인 산책활동을 통해 이러한 낯설음과 두려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실외공간은 자연세계를 직접 경험함으로써 긴장과 억압으로부터 해방감을 느끼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Frost(1997)의 연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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