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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 변하거나 흔들리는 상태”를 나타내는 ‘불안정’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국립국어원, 2019b). 전자인 마음이 편하지 않고 조마조마한 불안 감의 개념은 사람이 어떠한 연유로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는 상태를 나타 낸다. 후자인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마구 변하거나 흔들리는 상 태를 나타내는 불안정은 심리 상태의 불안정뿐 아니라 상황이나 환경적 불안정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국립국어원의 불안 정의에 따르면 불안 은 개인 차원의 심리적 측면의 ‘불안감’뿐 아니라 상황이나 환경적 ‘불안 정’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국립국어원의 ‘우리말 샘’에 따르면 불안(不安)은 다음과 같이 여러 가 지 정의들을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이다(국립국어원, 2019a). “첫째. 마음 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둘째.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 함. 셋째. 몸이 편안하지 아니함. 넷째. 마음에 미안함. 다섯째. 특정한 대 상이 없이 막연히 나타나는 불쾌한 정서적 상태. 즉 안도감이나 확신이 상실된 심리 상태. 여섯째. 인간 존재의 밑바닥에 깃들인 허무에서 오는 위기적 의식”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 고 조마조마한 불안감은 몸이 편안하지 아니할 때 오기도 하고, 환경적 분위기가 어수선할 때 느껴지기도 하며, 특정 대상이 없이 막연하게 올 수도 있고, 인간 존재의 밑바닥에 깃들인 허무에서 유래하는 위기의식에 서 오기도 한다. 이처럼 불안은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 존재론적, 기질 적 특성을 함께 내포하고 있는 다차원적 개념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국립국어원, 2019b)에 따라 불안을 정 의하면 다음의 두 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첫째, 불안(不安)은 “마음이 편 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을 나타내는 명사로, 개인 체계 내적 차원에서 는 “마음이 편하지 않고 조마조마한 느낌”을 나타내는 “불안감”으로 정의 된다. 둘째, 환경 체계 맥락에서는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마구

변하거나 흔들리는 상태”를 나타내는 체계나 체계 구성 요소들 간의 “불 안정”의 개념으로 정의된다. 요약하면 불안은 개인이 인지하는 불안감과 체계 요소 간 항상성이 불안정한 상태로 개념화할 수 있다.

2. 불안에 대한 심리적 접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에서 사람의 성격을 결정짓는 정신 구조는 의 식, 전의식, 무의식으로 구성된 의식의 수준과 원초아, 자아, 초자아로 구 성된 성격 구조로 대표된다(Boeree, 2007). 정신분석이론은 원초아의 모든 부분은 무의식이고, 자아와 초자아의 상당 부분도 무의식에 해당하 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어서, 무의식결정론이라고 불릴 정도로 성격 구조 의 대부분을 무의식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다. 인간은 의식, 전의식, 무의 식 차원에서 원초아, 자아, 초자아 사이에 균형 또는 항상성이 유지될 때 긍정적 심리 상태를 나타낸다. 무의식의 원초아적 욕구가 너무 강하거나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자아나 초자아의 자원이 부족한 경우에는 성격 구조나 의식 수준 간 항상성이 파괴되는데, 프로이트는 이러한 부정 적 심리 상태를 불안(Anxiety)이라고 정의하였다. 정신분석이론에 따르 면 불안이란 지나치게 원초아적 욕구가 크게 발현되거나 초자아의 규제 로 인해 의식 수준이나 성격 구조 간의 항상성이 파괴된 양상이 나타나 자아가 과도한 부담을 느낄 때 생기는 부정적 감정으로 정의될 수 있다 (강상경, 2018). 프로이트는 원초적 욕구의 근원과 갈등 관계의 특징을 기준으로 불안을 현실적 불안(realistic anxiety), 도덕적 불안(moral anxiety) 및 신경증적 불안(neurotic anxiety) 등 세 가지로 개념화하였 다(Hall, 2010).

현실적 불안(realistic anxiety)이란 외부 세계로부터 발생하고 다가오

는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위험 요인들이 있고 이러한 현실적 위험 요인들 에 대처할 자아 및 자원상의 적응 능력에 한계가 있을 때 발생하는 불안 이다. 예를 들어 일주일 내로 중요한 시험이 있는데 자아가 판단하기에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시험을 잘 보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생기는 경우 현실적 불안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즉 현실적 불안은 처 한 상황이나 환경 등 외적 요구(taxation)를 현실적으로 이용 가능한 내 적 자원이나 외적 자원을 통해 적응하고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 각에서 생겨난다. 이러한 점에서 현실적 불안은 환경이나 상황 등 객관적 상황과 인지된 내적 능력 간의 불균형 상태에 대한 깨달음의 결과로 이해 할 수 있다.

도덕적 불안(moral anxiety)은 무의식의 발로인 원초아적 욕구를 충 족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원초아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사회의 도덕 적 규범에 위배될 수 있다고 인지되는 경우에 발생하는 불안이다. 원초아 적 욕구는 무의식의 발로이기 때문에 이를 즉각적으로 충족하는 것이 사 회적 규범에 어긋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극심한 허기를 느끼는 상황인 데 돈이 없는 경우에 제과점의 가판대에 진열된 빵을 보았을 때, 원초아 적 욕구 충족을 위해서는 빵을 먹으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규범적 측면 을 담당하고 있는 초자아는 우리 사회의 도덕적 규범에 어긋나는 행동이 라고 먹는 행동을 저지하게 되는데, 이러한 원초아와 초자아의 갈등 상황 에서 경험하게 되는 항상성의 와해가 도덕적 불안이다.

신경증적 불안(neurotic anxiety)은 무의식 영역의 원초아가 본능적 으로 위험을 인식할 경우 발생하게 되는 부정적 심리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 원초아적 본능이 무의식의 영역이기 때문에 의식 수준에서 그 원인 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신경증적 불안도 심 리적 균형 상태가 파괴되었다는 점에서 현실적 불안이나 도덕적 불안에

서 살펴본 항상성의 와해 현상은 유사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신경증적 불 안과 현실적 불안 및 도덕적 불안은 작동하는 의식 수준이나 성격 구조상 에서 갈등하고 충돌하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현실적 불안은 현실과 자 아 사이의 갈등 양상이고, 도덕적 불안은 원초아와 초자아 사이의 갈등인 반면, 신경증적 불안은 원초아에서 기인한 원인 불명의 불안이다. 현실적 불안이나 도덕적 불안은 의식 수준의 자아나 초자아적 규범이 반영된 상 태에서 불안을 경험하게 되므로 불안의 작동 메커니즘을 의식 수준에서 인지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신경증적 불안은 의식 수준에서 인지할 수 없는 무의식 영역인 원초아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신경증적 불 안의 작동 메커니즘은 의식 수준에서 인지하고 개념화하는 것이 어렵다.

이러한 연유로 불안한 감정은 있는데 구체적인 원인을 의식 수준에서 규 명하기 어려울 경우 신경증적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 한 프로이트의 불안 개념의 영향을 받아 초기 정신질환 분류 체계[예:

DSM(Diagnostic Statistical Manual) 체계]에서 진단의 하나로 분류되 었던 ‘신경증(neurosis)’이란 증상의 원인을 명확하게 귀인하기 어려운 다양한 스펙트럼의 정신질환을 지칭하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에서 불안은 원초아, 자아, 초자아 간의 역동에서 균형이나 항상성이 와해되었을 때 발생하는 것이다(Boeree, 2007). 불안의 개념적 정의에서 살펴본 것과 유사하게, 정신분석이론에서의 불안도 하나의 차원이 아닌 다양한 차원 간의 역동 으로 규정되고 있다. 프로이트의 성격 구조에서 원초아와 자아는 유전적 특징이나 심리적 특징을 아우르는 개인 차원의 특징으로 이해된다. 하지 만 초자아는 사회적 윤리나 규범을 염두에 두고 작동한다는 측면에서 환 경 차원의 특징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점에서 불안이란 단순한 차원의 개 념이 아니라 개인적 차원의 특성과 환경적 차원의 특성 간의 상호 역동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Boeree, 2007).

불안에 대한 사전적, 심리학적 정의는 대부분 불안이 개인 차원에서 발 생하는 감정적 경험뿐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위험 또는 사회적 위험에 대 한 개인의 인식과 관련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