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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호(法號) ‘초의(草衣)’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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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의 자는 중부고, 법호는 초의이며, 본명은 장의순이다. 초의란 법호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188) 금령 박영보(錦舲 朴永輔, 1808∼1872)의 문집에 초의란 호를 언급한 내용이 등장 한다. 1830년 초의가 상경했을 때, 박영보는 초의의 수제차를 처음 맛본 후 20운에 이르는 장시 「남차병서(南茶幷序)」를 지어 그에게 인사를 청했다. 그는 감격하여 「증교(證交)」 2수로 화답했다. 박영보가 여기에 다시 화운하니, 제목이 「초의선사가 내 「남차」 시를 받고 「증교」

186) 文明洙 譯註, 眞山周易講座 下經, 앞의 책, p.214. “澤上有風 中孚 君子以 議獄 緩死.”

187) 정민 지음, 새로 쓰는 조선의 차 문화, 김영사, 2011, p.241.

188) 김대성 엮음, 앞의 책, p.231.

2수를 보내왔다.(草衣禪師得余南茶詩, 委來證交二首)」이다. 이 시의 첫째 수 제2구 아래 달 린 협주의 내용에 초의는 스님의 스승인 완호스님이 지어준 이름이라고 나와 있다. 이태백의

「태백호승가서(太白胡僧歌序)」에 “태백산 중봉에 호승이 있는데 풀잎으로 옷을 해 입었다.

한번은 싸우는 범이 있었는데, 지팡이로 떼어 놓았다.”189)라고 언급되어 있다. 풀잎으로 옷 을 해 입고 능가경(楞伽經)을 늘 외우며, 흐르는 물처럼 청정하고 떠다니는 구름처럼 시비 에 초연한 삶을 산다는 신비의 호승, 싸우는 범을 지팡이로 떼어놓고, 독룡을 그릇에 담아 가두는 이적도 행했다. 그의 풀잎 옷은 바느질도 하지 않아 따로 꿰맨 자국도 없었다. 박영 보는 초의스님의 별호가 바로 이 「태백호승가서」의 한 대목에서 따온 것이라고 풀이하였다.

완호스님은 자신의 법제자들에게 ‘의(衣)’ 자를 돌림자로 해서 법명을 내려주었다. 호의(縞 衣), 초의(草衣), 하의(荷衣)의 ‘삼의(三衣)’는 완호 문하의 삼걸로 꼽혔던 인물들이다.

초의라는 이름은 완호스님이 이태백의 「태백호승가서」에 나오는 신비의 호승이 초의를 닮 았다고 여겨 붙여준 이름이었다. 호승은 풀잎으로 옷을 해 입었고, 흐르는 물처럼 청정하였 으며, 떠다니는 구름처럼 초연한 삶을 살았다. 완호스님은 초의의 삶도 이와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하여 초의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이었다. 이 자는 초의의 성품과 인품, 그리고 차에 대한 애정을 대변하고 있었다.

제3절 이덕리의 동다기(東茶記)와 중뢰진괘(重雷震卦)

기중 이덕리(基仲 李德履, 1725∼1797)의 동다기 본문 7조에 “계해년(1743, 영조19) 봄 에 내가 상고당(尙古堂)에 들렸다가, 요양(遼陽)의 사인(士人) 임(任) 아무개가 부쳐 온 차를 마셨다. 잎이 작고 창(槍)이 없었으니, 생각건대 손초(孫樵)가 말한 우렛소리를 들으며 딴 것 인가 싶었다. 당시는 한창 봄날이어서 뜨락에 꽃이 아직 시들지 않았었다. 주인은 자리를 펴 고 소나무 아래서 손님을 접대하였다. 곁에 차 화로를 놓아두었다. 화로와 차관은 모두 해묵 은 골동품 그릇이었다. 각자 한 잔씩을 다 마셨다.”190)라고 기술되어 있다. 여기에서 ‘우렛소 리’의 의미는 비가 오거나 오려고 할 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위 내용에 의하면, 우레(震) 는 진(辰)월부터 시작한다 했는데, 이는 진월(음력 3월)에 찻잎을 채취했다는 뜻이다. 이는 절기상 양력 4월 20일 곡우(穀雨)를 전후하여 찻잎을 채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189) 김대성 엮음, 앞의 책, P.232.

190) 정민 지음, 앞의 책, P.58.

동다기에 언급된 내용은 주역 51번째 중뢰진괘(重雷震卦)와 관련이 깊은 내용이다. 건 곤은 음양의 체가 되고 나머지 육종의 괘는 그 쓰임을 이르는 말이다. 진은 장남이며, 건괘 의 첫 번째 계승자가 된다. 건도가 곤괘의 초육에 깃들어 곤의 기물을 움직이는 것이 진괘의 속성이다. 따라서 진은 건곤이 섞인 현황의 덕을 의미한다. 건도는 자성의 무량한 명덕이며, 만물의 원기가 아홉의 거리를 향해 약진하고자 하는 여행의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건도 의 본성은 밖으로 향하는 것이다. 이는 건의 양도가 사물의 내면으로 깊이 들어와 여행을 재 촉하는 모양이 진괘의 속성이라는 의미이다. 여기에는 천지가 사람을 재촉하는 데 진괘의 덕 을 쓰니 우레로써 징계하고, 바른 것을 촉구한다는 뜻이 내재 되어있다. 이때 진괘는 건의 양도를 처음 계승한 목기가 되며, 동방이 된다. 동방은 청룡을 의미한다. 동방의 덕은 낳아 기르는 것이니 진괘의 덕으로 인하여 만물이 풍요를 얻는다는 의미이다.

중뇌진괘는 통상적으로 진위뇌(震爲雷)라고 불린다. 이는 우레를 의미한다. 수뢰둔괘의 우 레는 주역의 세 번째 우레로서 험독(險瀆)에 빠진 우레를 말한다. 그 험독은 우레 혼자 만난 것이 아니라 천하가 모두 험독을 만난다는 의미이다. 둔괘의 호괘는 박괘이며, 박으로 천하 가 갈 곳을 잃어버린 형세를 말한다. 우레는 고요하던 사물을 움직이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레가 천명에 따라 움직여 만물을 지휘하니 제(帝)요 동시에 제가 수레를 타고 가는 큰 길 이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역 중뇌진괘 「단전」과 「상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뇌진괘 「단전」에 “진(震)은 형통하다. 진동이 옴에 돌아보고 두려워한다는 것은 두려워하 여 복을 이룸이다. 웃고 말함이 즐거움은 두려워한 뒤에야 법칙이 있는 것이다. 진동이 백 리에 미쳐서 놀라게 한다는 것은 멀리 있는 자를 놀라게 하고 가까이 있는 자를 두렵게 함 이다. 숟가락과 울창주(鬱鬯酒)를 잃지 않음은 나옴[出]에 종묘사직을 지켜서 제사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191)라고 언급되어 있다. 여기에서 우레의 진동이 백 리에 미쳐서 멀리 있는 자 가 놀라고 가까이 있는 자가 두려워한다는 것은 그 위엄이 멀고 큼을 말하는 것이다.

진괘 「상전」에는 “우레가 거듭된 것이 진이다. 군자가 이를 보고서 공구(恐懼)하여 닦고 살핀다.”192)라고 언급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위아래가 모두 진이므로 천뇌(洊雷)라 하였다.

천은 거듭함을 의미한다. 우레가 거듭 이어지면 위엄이 더욱 성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군자 는 우레가 거듭되어 위엄이 있고 진동하는 상을 관찰하고서 공구하여 스스로 닦고 살핀다는 의미이다. 군자는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몸을 닦고 바로잡아 그 허물을 생각하고 살펴

191) 周易 附諺觧 三, 앞의 책, p.521. “震 亨 震來虩虩 恐致福也 笑言啞啞 後有則也 震驚百里 驚遠 而懼邇也 ‘不喪匕鬯’ 出可以守宗廟社稷 以爲祭主也.”

192) 같은 책, p.525. “洊雷震 君子以 恐懼修省.”

고쳐야 한다. 이는 다만 우레가 진동할 때 그런 것이 아니며, 무릇 놀라고 두려운 일을 만나 면 마땅히 이렇게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우렛소리와 관련되어 있다.

이덕리의 동다기에는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우렛소리를 들으며 찻잎을 딴 것인가 싶 었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중뢰진괘와 연관된 구절이다. 여기에서 ‘우렛소리’의 의미는 비 가 오거나 오려고 할 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레가 울리기 시작하는 시기를 말한다. 이 는 찻잎은 우렛소리가 들릴 때 따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렛소리가 자주 등장하는 진월 (음력 3월), 즉 곡우 즈음에 찻잎을 채취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에서 우레의 진동은 두려 움과 위엄, 그리고 허물을 살펴 고침을 의미한다. 찻잎을 우레가 울리는 시기에 채취하면, 다인은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고, 몸을 순수하게 갈고 닦아 바른 길에 이르며, 허물을 스스 로 생각하고 고쳐나간다는 것이다.

제6장 결론

육우가 ‘정행검덕’과 같은 유가적 가치를 강조한 것은 주역을 위시한 유가 사상의 영향 을 받았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그는 최초로 ‘정행검덕’이라는 다도의 핵심 키워드와 사상 을 주창한 인물이었다. 그는 풍로의 제작에서도 주역의 기본적 괘를 활용하였다. 이는 그 가 주역을 학습하고 응용했다는 또 다른 증거이다. 그가 주역을 위시한 오경(五經)에 대해 학습하는 과정이나 내용은 현재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하지만 다경을 통해 고 찰해보면, 그는 주역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육우는 다구 가운데 풍로 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풍로를 제작하면서 주역에 나오는 정괘(鼎卦)에서 정의 모습 을 취하도록 요구하였다. 아울러 그는 화로에 주역의 ‘리괘’, ‘손괘’, ‘감괘’의 상징물을 새 겨 넣어 물과 불과 바람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가 차생활에서 마음의 덕목과 다구 다음 으로 강조한 것은 차를 마시는 때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차를 마시는 시기가 중요하다 하였 으며, 적절한 때에 맞추어 차를 마시는 것을 매우 중요시하였다. 이는 그가 차를 만드는 도 구를 제작하고 차를 마시는 시기를 정하면서, 주역의 내용을 매우 중시했다는 의미이다.

주역이 차문화에 끼친 영향은 크게 사상적 측면과 상징적 측면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사상적 측면의 영향은 다경에 나타난 다도의 핵심 용어인 화, 경, 청, 적, 진, 이에 대한 고찰 및 천인합일사상, 중정사상, 청정무위, 정심자오를 통해 살펴보았으며, 상징적 측면의 영향은 다구와 음다를 통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주역과 다경의 상관성과 연관성은 음양 오행사상을 통해 찾아볼 수 있었다.

화는 다도가 추구하는 화합의 근원이었으며, 이는 주역의 핵심 용어였다. 세상사 모든 일이 추구하는 것은 음양의 조화인데, 이는 화를 의미하였다. 화의 기운은 만물의 성장을 이 롭게 하는 화합과 조화의 의미이다. 경은 생명이 있는 것부터 무생물에 이르기까지 일체 존 재에 대하여 공경하는 것을 뜻한다. 청은 깨끗함, 즉 청정함을 의미하는 말이다. 청에는 자 신의 내면세계를 깨끗이 한다는 자성청정과 외부의 모든 더러움을 깨끗이 한다는 이구청정 두 가지의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 적은 일체 망각 뒤에 새로운 예술 경지를 창조하는 것이었 다. 적은 고요하다는 뜻인데, 불교의 의미로 마음에 번뇌가 없고 몸에 괴로움이 없는 상태를 말하며, 해탈과 선정의 의미로 쓰이기도 했다. 진은 진리와 진여를 의미하였다. 사계절에 맞 게 만물을 양육해서 각기 제자리를 찾게 하는 진리의 뜻은 주역 천뇌무망괘에 해당함을 알게 되었다. 이는 기쁘다는 의미이며, 순종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다. 주역 뇌지예괘에서

예는 기쁨이요 즐거움으로 언급되었다. 인간의 가장 큰 기쁨과 즐거움은 관혼상제의 모든 생활 사에서 정성으로 예를 다해 성대함을 극진히 행하는 것이라고 정의되었다. 이를 통해 화, 경, 청, 적, 진, 이 등 다도 사상의 핵심 용어가 주역의 괘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도에 나타난 사상적 측면 중 하늘과 사람을 편안히 수양하게 한다는 의미는 주역 중 택태괘의 희열과 산뇌이괘의 길러줌의 경계와 합치되는 개념이었다. 여기에는 다도의 주요 사상인 천인합일사상, 중정사상, 청정무위, 정심자오의 정신이 포함되었다. 정신은 중용의 도 와 검덕 및 겸양의 미덕을 담고 있었다. 주역 천지비괘 「상전」에는 “군자는 검덕으로 어려움 을 피하며 녹으로써 영화로 삼지 않는다.”193)라고 언급되어 있다. 이처럼 주역과 다도는 다양한 이치를 공유하고 있었다.

다도와 주역의 상징적 관계는 다구와 주역의 관련성을 통해 살펴보았다. 여기에는 다 호, 다배, 다선, 다해, 다반, 다건, 다측 등 다구들이 포함되었으며, 음다 과정인 차 감상, 다 관 데우기, 찻잎 씻기, 찻잎 넣기, 차 우려내기, 차 따르기, 차 권하기, 찻잎 모양 관찰하기, 다구 정리하기, 차 마시기 등이 포함되었다. 다도의 상징적 물품이나 구체적 행위는 주역

과 다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주역과 다경의 상관성과 사상적 공유는 주역과 다경의 오행사상을 통해 살펴보았다.

음양 오행사상은 동양철학의 기본 사상이었다. 주역에 나타난 오행 사상은 토, 화, 금, 목, 수의 괘를 통해 살펴보았으며, 다경에 나타난 오행 사상은 목, 화, 토, 금, 수를 통해 살펴보 았다. 특히 차 품종의 명칭에서 다경과 주역 괘의 상관성을 살펴보았는데, 다경에 언급 된 목은 청차, 화는 적차, 토는 황차, 금은 백차, 수는 흑차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었다.

다산 정약용과 차를 주고받으며 주역을 공부했던 아암 혜장은 중부 초의선사와 정학연으 로 교우관계를 확대하였으며, 이는 그들이 주역과 모두 연관되어 있다는 의미였다. 주역

을 토대로 공유된 이들의 인간관계는 이덕리로까지 확대되었다.

다도는 주역의 사상 중 변화와 변혁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차를 심고 기르는데 변화가 있고, 찻잎을 채취하는데도 변화가 있으며, 차를 만드는데도 변화가 있고, 차의 맛을 품평하 는데도 변화가 있었다. 다도는 시대별로 독특한 형식이 세상에 전해지면서 해마다 변화하였 고, 달마다 변화하였으며, 날마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경 「계사전」에는 “낳고 낳 음을 쉬지 아니함을 역이라 한다.”194)라고 언급되어 있다. 이는 세상 일체가 변동한다는 철 학인데, 생생불식은 일신우일신을 의미한다. 주역의 이치는 변화를 먼저 깨달아 하늘과 사

193) 성백효 역주, 현토완역 周易傳義 上, 앞의 책, p.359.

194) 성백효 역주, 현토완역 周易傳義 下, 앞의 책, p.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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