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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활동은 학생들의 학습 내용을 확인하고 확장하며 문화교육 내용을 내면 화 하는 과정이다. 설화 문화교육 학습 활동을 만들면서 고려한 사항은 첫째, 학 습자 수준에 따라 적용이 가능한지였다. 학습 활동 자체가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 로 수준 높다면 학습 활동 자체를 적용하기가 어렵다. 어떤 학습 활동은 중등 청 소년이 수행하기에는 너무 수준 낮아 유치한 활동도 있다. 수준에 맞게 학생들이 활동을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교사의 적절한 안내가 필요하다.

문화교육 학습 활동은 모둠 활동을 권한다. 이는 문화교육의 근본적인 속성 때 문인데, 문화는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화교육은 지식에 한정되 는 것이 아니라 적용과 내면화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모둠원들과 토의를 하며 문화적 요소를 찾아내고 적용하면서 연습하는 과정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 때문 에 집단이 아니라 개인이 온전히 홀로 학습 활동을 수행하기보다는 모둠원들과 함께 내면화하는 훈련이 권장된다.

또한 학습 활동은 평가의 기능을 겸한다. 평가는 점수를 기준으로 측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토대로 교사가 적절히 교정하고 교수하는 활동을 포함한다.

학습 활동은 학생들이 문화교육에 얼마나 잘 참여했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의 연장 이다. 이 때문에 학습 활동 결과를 교사가 반드시 적절한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문화교육 학습 활동의 예로 서인덕(2014: 79-85)은 열다섯 가지 방법을 제시하 였는데 ‘상호 문화 비교 설명하기’, ‘구연하기’, ‘인터뷰하기’, ‘편지쓰기’, ‘등장인물 감정분석표 만들기’ 등의 활동이다. 그가 제안한 문화교육 학습 활동은 이주 배 경 여성의 문화교육을 위한 학습 활동으로 ‘편지 쓰기’, ‘나라별 문화 소개하기’같 은 활동은 내용 상 중도입국 청소년에게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어 일부 활동을 변용해 적용하되 새로운 학습 활동으로 제안해 보고자 한다.

(1) 문화요소 찾아 발표하기

설화 속에서 문화요소를 찾아 발표하는 활동은 학생이 스스로 설화를 읽고 할 수 있는 활동이다. 문화라는 말이 매우 광범위하듯 문화요소를 찾는 일 또한 한 가지 대목으로 설명될 수 없다. 학생이 스스로 의견을 발산할 수 있도록 모둠별 활동을 구성할 수 있다. 아이디어 발산 기법 가운데 하나인 브레인스토밍을 활용 해 활동을 고안해 보았다. 먼저 포스트잇을 나눠주고 각자가 어떤 요소를 찾았는 지 적어보도록 한다. 그리고 팀에서 비슷한 의견을 모아 분류한다. 이 분류된 내 용을 정리해 발표하도록 한다. 이때 포스트잇은 개인별로 5~10장씩을 나눠주어 시간 내에 각자가 적도록 한다. 타인의 의견을 듣기 전에 자신이 생각하는 문화 요소를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팀 내에서 의견을 발표할 때는 비판, 평 가를 하지 않는다. 팀에서 정리된 의견은 팀 대표가 발표한다.

(2) 설화 장면 그려보기

설화는 서사성을 갖춘 이야기로 그 안에는 여러 결정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인 상적인 장면을 학생이 상상해보고 그 상상해 본 것을 시각화하는 작업이 설화 장면을 그려보는 것이다. 설화 읽기가 끝나고 학생들에게 그려보고 싶은 장면을 고르게 한다. 그리고 간단히 스케치해 보도록 한다.

이야기의 장면을 그려본다는 것은 문자로 된 이야기를 실제 내 앞에 재연하는 활동이다. 특히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어떤 장면으로 깊이 빠져드는 일이기 때문에 인지적 노력이 필요하다. 누구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는데 그것을 시각화하는 것이다. 잘 그리고 못 그리고의 문제 를 떠나 얼마나 자세히 그리려고 노력을 했는가, 그림 속에 문화적 요소가 드러 나는가를 판단해 보면 좋을 것이다. 특히 당시 복장과 가옥 모습, 삶의 장면이 그림 속에 드러날 수 있도록 사전에 자료를 제시해 주어도 좋다. 제주 곳곳에서 보이는 정낭 사진이나 옛 한복의 모습을 사전에 시각 자료로 제시해 주었다면 학생들이 상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3) 설화 구연해 보기

학생들은 제주 설화 소비자이자 생산자다. 설화의 가장 근본적인 특성이 바로 집단 창작이기 때문이다. 저작권 인식으로 문학 작품이 하나의 개인 창작물로서 존재하게 된 시대 이전부터 구전 문학으로 설화는 존재해 왔다. 설화를 접한 학 생들도 이 창작 현장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설화를 구연해 보는 활동이다.

설화 구연은 단순히 설화를 듣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 속 자세 한 플롯과 얼개를 기억해야 하고, 이를 실감나게 재연해야 한다. 그리고 설화 구 연은 청자가 존재하기 마련인데 청자의 반응에 따라서 다양한 구연 전략을 구사 할 수 있다. 제주 설화는 신화만이 아니라 다양한 지역 민담과 전설이 함께 존재 한다. ‘구연’이라는 행위를 학생들이 연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다양 한 이야기를 문자로 전달해 구연해 보는 활동이 있다. 그러면 자기가 모르는 이 야기에 관해 청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고, 설화 구연 현장의 실제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설화 구연은 청자와 정서적 교감은 물론이고 문화적 요소를 기억하는 좋은 방 법이다. 학생이 단지 한 번 듣고 잊어버리는 재밌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내가 그 이야기를 해 봄으로써 구연의 묘미에 빠지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어 떤 부분은 생략이 되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개연성에 따라 더욱 자세히 바뀌거 나 변용이 되기도 한다. 설화는 그런 변용을 통해 다시 창작될 수 있다. 그때 비 로소 이 학생들은 진정한 설화 전달자가 되는 것이다.

(4) 설화 등장인물 표 그려보기

설화 등장인물의 성격과 역할, 외모 등을 표로 그려보는 활동이다. 학생들이 각 등장인물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표로 그려봄으로써 확인할 수 있다. 드 라마 시놉시스를 검색해 그와 비슷한 서식으로 그려보도록 할 수도 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나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만화 홈페이지에서 등장인물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를 검색해 보도록 한다. 그리고 거기서 표현하고 있는 방

식을 따라서 써 보도록 한다.

등장인물의 행동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상황극을 제시해 주어도 좋다. 예를 들 어 ‘제주 설화 등장인물 누군가가 길거리에서 돈을 주웠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 게 행동할까?’와 같은 상황극을 주어도 좋다. 학생들은 각자가 그 인물이 그 상 황에 어떤 행동을 할까를 예측해서 적어보고 표현해 볼 수 있다. 이는 학생의 상 상력을 길러줌과 동시에 인물 관찰 능력을 길러준다.

또한 등장인물과 비슷한 인물을 다른 이야기에서 찾아보는 활동도 해 볼 수 있다. 다른 이야기는 학생들이 알고 있는 만화 영화 속 등장인물도 좋고, 다른 설화 속에서 찾아봐도 좋다. 모둠별로 나누어 학생들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면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인물이 나타날 수 있다. 설화 속 인물은 유형화된 인간상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다른 이야기에서 쉽게 공통 성격을 가진 인물을 찾을 수 있다.

이 활동은 학생이 인물을 이해하면서 그 인물의 성격이 형성된 어떤 문화적 배경을 같이 배울 수 있는 활동이다. 학생들은 인물에 심취하며 그 인물이 살았 던 시대와 자라난 배경 속 문화를 이해하게 된다.

(5) 설화 패러디

김준오(2003)92)는 ‘변용’과 ‘모방’, ‘골계’가 패러디를 구성하는 개념이라고 이야 기하였다. 그는 그러나 희극적인 패러디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패러 디의 개념은 ‘상호텍스트성’을 기반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하였다. 패러디는 모방 이면서 비평 형식이며, 원작과 패러디 한 작품의 이중구조로 된 상호텍스트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또한 패러디는 고정된 정전을 중시하던 인문주의에 반한 도전 으로서 탈중심적 양식이라고 하였다.

설화는 정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패러디하기에 무 척 좋은 장르다. 그리고 패러디의 성격 가운데 ‘모방’은 학생들이 어떤 대상을 따 라 하기 위해 ‘관찰’을 필수적으로 거친다. 특히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중도입 국 청소년들이 한국 설화의 언어적 기법을 관찰하고 모방한다면 쉽게 그 양식을

92) 김준오(2003), 『시론』, 삼지원

남선 고을 남선비(40)가 오늘 오후 3시경 오동마을로 쌀을 사러 떠난다고 한 다. 남선비는 집안에 돈이 없어 장사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선비는 집안 에 있는 재산과 부인인 여산부인이 품팔이로 번 돈으로 쌀을 구입해 오기로 하 였다. 이 쌀은 조만간 남선 고을에 유통될 예정이다.

한편, 남선비의 일곱 번째 아들 녹디생인은 “아버지께서 과연 재산을 잘 불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무사히 돌아오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다”라고 전하였다.

<표 Ⅳ-11> 설화 활용 기사문 쓰기 예시 따라할 수 있다.

패러디에는 변용도 포함된다. 학생이 설화를 모방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이야기 를 그 안에 담게 된다면 충분히 창의적인 변용도 가능하다. 또한 설화 속에 나타 난 뻔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창의적인 새로운 이야기로 써 낸다면 그 자체가 적 절한 창작 활동이다. 최근 청소년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웹툰 가운데는 정설 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변용해 새롭게 재창작한 것들이 많다. ‘서유기’, ‘삼국 지’, ‘홍길동전’ 등은 여러 웹툰에서 변용하여 새로운 이야기로 독자의 관심을 끄 는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웹툰을 참고 자료로 제시해 학생들에게 새로운 이야기 를 쓰도록 유도한다면 효과적인 창작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6) 설화 속 사건으로 기사문 쓰기

설화를 기사문으로 써 보는 활동도 설화 이해에 도움이 된다. 기사문은 육하원 칙에 따라 써야 한다. 즉 설화 속 장면을 기사문으로 쓰려면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가를 알아야 한다. 설화 속에서 모든 장면의 육하원칙을 보여 주기도 하지만 학생이 상상해서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문전본 풀이에서 남선비가 쌀장사를 하러 떠나는 장면을 기사로 써 본다고 하자.

기사문 쓰기 활동은 설화 속 장면을 그려보는 활동과 함께 진행할 수 있다. 앞 서 학생이 그린 설화 속 장면을 참고 자료로 제시해 그에 맞는 단신 기사문을 써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