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실현을 위한
Ⅰ. 문제의 제기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3주년이자 재임기간 반환점인 2015년이 다가오 고 있다. 2015년은 광복 70주년이자 남북분단의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또 한 한·러 외교관계 정상화와 한·몽골 수교 25주년인 해이다. 또한 러시아 주도의 ‘유라시아경제연합(EEU: Eurasian Economic Union)’이 출범하고 중국의 ‘신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축 정책과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 (CICA: Conference on Interaction and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in Asia), 상하이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등을 활용한 유라시아 안보협력 정책이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으로 추진될 해이다. 그리고 북한도 2015년 들어 김정일 조문 3주년을 끝내고 외교적 고립 탈피와 경제여건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대외관계 개선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에게 2015년은 한반도 통일기반 구축은 물론 동북아 평화와 안정, 그리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성공적 추진 여 부가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해이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 그리고 유 라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핵심 외교정책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추진해 오고 있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이들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가 간은 물론 정부와 신 뢰가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신뢰 외교(trust politik)’를 추진 전략으로 삼 고 있다.1
박근혜 정부는 이들 3대 외교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세계 주요국들의 협조와 지지가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등의 최고 지도자들과 정상회담 개최 등 정상 외교를 적극 추진해 왔다. 또 한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Asia Europe Meeting), 아시아·태평양
1_박근혜 대통령의 ‘신뢰외교’는 2011년 가을 당시 집권 여당의 잠재적 대선후보로서 미국 의 저명한 외교지에 발표한 다음의 기고문에서 처음으로 소개되었음. Park Geun-hye,
“A New Kind of Korea: Building Trust Between Seoul and Pyongyang,” Foreign Affairs (September/October 2011).
경제협력체(APEC: 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 동아시아정상 회의(EAS: East Asia Summit) 등 다자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자 차원은 물 론 양자 차원의 회합을 통해 이들 정책에 대한 지지를 넓혀 왔다. 또한 박근 혜 정부는 출범을 전후해 자행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2012년 12월 12일)와 북한의 제3차 핵실험(2013년 2월 12일), 그리고 개성공단의 폐쇄 조치(2013년 4~8월)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문제 등 북한문제 해결과 남북 간 협력 확대를 통한 통일시대 기반 구축을 위해 수차례의 고위급 대화 제 의, ‘드레스덴 선언’ 발표(2014년 3월 28일), ‘통일시대준비위원회’의 출범 (2014년 7월 15일) 등과 같은 대북 정책을 적극 추진해 왔다.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은 2013년 11월 13일 서울에서 개최된 한·러 서울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부각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9월 초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푸 틴(Vladimir Putin)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유라시아 협력의 불을 지폈 다. 그리고 동년 10월 4일에는 외교부 주관으로 관련 정부 부처, 기업인 및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제7차 한·중앙아 협력포럼이 개최되었다. 그리고 동년 10월 18일 서울에서 국내외 주요 인 사들이 참석한 ‘유라시아 국제 컨퍼런스’가 개최되었고, 박근혜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유라시아 지역의 향후 발전 방향 및 한국의 역할이 포함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시하였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유라시아 지역을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륙’, ‘평화의 대륙’으로 만들어 가자는 박 근혜 정부의 정책 비전이자 과제이다.
최근 들어 유라시아와의 협력이 재부각되고 있는 것은 한국의 국익에 크 게 부합되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유라시아는 한국에게 남북 분단 상황에서 는 물론 통일한국에 매우 다양한 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다. 첫째, 유라시아 는 한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꼭 필요한 에너지 및 광물자원의 공급지 를 다변화시킬 수 있는 지역이다. 둘째, 유라시아는 한국의 신 수출시장 및 투자지역으로 잠재력이 매우 높고, 유럽, 중동 등 여타 지역과의 경협 확대 를 위해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이다. 셋째, 유라시아는 한국이 강 소국가로서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외교 지평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넷째, 유라시아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실현시키는 데 있어서 다자 협력의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이다. 다섯째, 약 55만여 명의 고려인(재 유라시아 동포)이 거주하는 유라시아는 한류를 확산시키면서 한국과 문화·예술 협력을 증진시켜 나갈 수 있는 지리적 공 간이다.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안보협력 구상은 제2절에서 상술하는 바와 같 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3대 비전 중의 하나인 ‘평화의 대륙’을 건설해 가기 위한 외교·안보적 이니셔티브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 협력구상’이 신뢰외교를 바탕으로 선순환하는, 즉 상호 추동하는 메커니즘 에 기초하고 있다. 따라서 유라시아 국가들과의 안보협력의 확대와 강화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과제이다. 또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3대 비전도 상호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추진 과정에서 선순환적 추동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실행전략이 필요하다.
유라시아 지역에는 양자·다자 차원의 다양한 안보협력 기제가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주요국과 양자 차원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으나 ‘CICA’를 제외하고 다자 차원의 안보협력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유라시 아 이니셔티브’의 3대 비전 중 여타 2개의 외교·안보 정책의 성과를 위해 상대적으로 중요한 비전, 즉 ‘평화의 대륙’을 건설하기 위한 유라시아 안보 협력의 추진 과제를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제 2절에서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안보협력 구상과 그 작동 메커니즘, 즉 신 뢰외교,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협력구상과의 연계성을 분석하 고, 제3절에서 유라시아 안보협력의 추진 경과 및 성과를 평가하고, 제4절 에서 유라시아 안보협력의 추진 환경을 분석하고, 제5절에서 유라시아 안 보협력의 추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