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Ⅳ. 결론과 고려사항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독특한 핵(원자력)의 지위를 갖는다.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원전발전국이고, 원전수출국이며, 원자력 연구개발 역량을 구비하 고 있다. 또한 한국은 비핵국가 및 분열성핵물질 비보유국으로서 핵비확산 과 핵안보에서 도덕적 지위를 차지한다. 이런 지위를 기반으로 동북아와 세 계 차원에서 세계평화와 번영을 목표로 하여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핵비 확산, 핵안보 강화를 위한 ‘세계 핵 리더십 구상’을 추진할 것을 이 보고서 는 제기한다.
동 구상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 첫째, 국내 핵비확산과 핵안보 역량을 강화하고 비확산 체제를 재정비한다. 그 일환으로 세계와 동북아의 다양한 핵문제의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역내 관련 정보와 인력 교류의 허브 기능을 담당할 핵정책연구·정보센터를 설치한다. 둘째, 핵안보체제의 강화에 적극 기여하고, 특히 관련 국제회의와 2016년 핵안보정상회의에 기존 개최국으 로서 적극 참여하고 기여를 확대한다. 셋째, 동북아의 원자력안전과 핵안보 를 위한 원자력협력 공동체의 구성을 제안한다. 이를 목표로 우선적으로 원 전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상호 원자력안전과 핵안보에 대한 정보교류체제를 구축한다.
동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추진 차원에서 역내 원자 력협력 확대와 원자력 공동체 구축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를 촉진하기 위한 정치적 모멘텀을 얻기 위해 동북아 핵정상회의 또는 외교장관회의를 개최 한다.
12_‘핵안보 프레임워크 협정’은 아산정책연구원 신창훈 박사의 아이디어이며, 핵안보 글로벌 거버넌스 전문가 그룹 내 연구팀이 그 작성을 주도하였다.
이런 세계 핵 리더십 구상은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중견국외교 구상과 부 합한다. 2010년대 들어 한국은 G20 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적 인 개최를 통해 일약 선도적 중견국으로 부상하였다. 한국은 중견국으로서 다양한 세계경영체제에 참가하여 국익을 신장하기 위한 목소리를 내는 한 편, 이에 따른 세계적 책임도 지게 되었다.
한국은 종래 국제사회의 안보지원과 경제지원의 최대 수혜국이었지만, 지금은 국제사회의 신흥 중견국가로서 세계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와 역량을 갖고 있다. 과거에는 소수 강대국이 독점적으로 질서를 제공 하고 평화를 보장하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미국은 경제위기로 인해 더 이상 홀로 세계경찰 역할을 담당할 여력이 없고, 중국, 러시아는 군사강 국이지만 세계평화를 감당할 능력도 의지도 권위도 없다. 따라서 한국과 같 은 중견국의 선도적이며 보완적인 역할이 필수적이다.
한국은 이미 중견국으로서 ‘가교외교’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 핵국과 비핵국, 핵물질 보유국과 비보유국, 원전국과 비원전국 사 이의 갈등을 조정하고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한 합의를 주도적으로 도출한 다. 예를 들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개발’ 의제를 도출했고, 서울 핵안 보정상회의에서는 유럽과 아시아국가의 관심을 반영하여 ‘방사능안보’와
‘원자력안전과 핵안보 인터페이스’를 새로이 의제로 채택하는 성과를 거두 었다. 특히 핵안보 이슈는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의 창출 과정에 있어 중 견국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우리 중견국외교의 주요 대상으로 주 목 받는다.
한국이 세계 핵 리더십 구상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추구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고려사항과 장애요인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국내의 핵무장론과 핵주권론을 극복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 채택 이후 90년대에 ‘핵주권론’이 등장하였다가, 북한 2차 핵실험을 계기로 다시 부상하였다. 핵주권론은 우리도 최소한 무기용 핵물질의 생산 을 위한 농축·재처리 역량을 갖추어 핵무장 잠재력, 또는 핵 옵션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3차 북핵실험 이후 공공연한 ‘핵무장론’도 목소리를 높였 다. 일부 지도층과 전문가들이 핵무장을 주창하고, 국민 3명 중 2명이 이를
지지하는 형국이다.
그런데 과연 핵주권론과 핵무장론이 우리의 안보와 국익을 보장할 것인 가. 결론부터 말하면, 민족주의와 감정에 부합하지만 비현실적인 옵션을 제 기함으로써 국론을 호도하고 분열시키며 원자력의 발전에 큰 피해를 초래 한다. 더욱이 한국의 핵무장은 국제법상 불법이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현 한미동맹체제에서 불필요하고, 또한 무차별적 대량살상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비윤리적이다.
오늘 국제사회와 정상적인 비핵국가에서는 핵주권론과 핵무장론이 설 땅 이 없다. 강력한 핵비확산 국제레짐과 국제정치와 도덕성이 이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핵주권’을 주장한다면 자칫 우리의 정당한 ‘원자력의 평화 적 이용권리’마저 침해당할 것이다. 한국은 1975년 NPT에 가입하면서 ‘비 핵국가’로서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대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권리’를 갖 기로 합의했다. 한국은 ‘핵무장권’은 물론 핵무기 잠재력을 위한 ‘핵주권’도 포기했다. 따라서 우리가 농축과 재처리를 추구한다면 그것은 결코 핵무장 잠재력을 갖기 위한 ‘핵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경제적 필요에 따라 NPT 4조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권리’를 행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야 한다.
둘째, 국내 핵비확산체제를 정비·강화하고 핵비확산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비확산기본법을 제정하고, 국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비확산 홍보교육을 추진한다. 비확산기본법은 국내법에 산재한 많은 비확산 관련 법령의 모법으로서 비확산정책 총괄조정체제를 수립하고, 세계평화와 비확 산을 위한 기여를 명문화하며, 국내 비확산문화의 전파, 비확산핵안보 정책 역량 강화 등을 요구할 것이다.
국민의 핵무장 지지도가 65%를 상회하여 과도히 높은 상황인 데다, 정부 의 핵비확산 교육홍보가 부재할 뿐 아니라 그 주체마저 불분명하다. 또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에 많은 부처와 이해상관자가 관련되어 있어 내 부 입장을 정리하고 협상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 국익 전반의 관점에서 총 괄조정하는 콘트롤타워가 상시 가동되어야 한다. 외교부에는 국제안보원자 력국을 설치하여, 국제안보, 군축, 비확산, 수출통제, 핵안보, 원자력외교
기능 강화, 비확산-원자력외교 등의 총괄조정권을 부여한다.
원자력 분야는 원자력협정 관련 업무 등 양자 간 협력은 물론, 다자 간 협 력 업무도 계속 증가한다. 현재의 조직으로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29개의 양 자 간 원자력협정의 이행 및 통제권 행사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외에도 양자 원자력위원회 운영, 신규 원자력협정 체결 협상, 원전시장 진출 추진 등의 업무가 증가한다. 한국은 2차 핵안보정상회의 개최국, 4대 원전수출 국, 4대 원전 발전국, 중견국으로서 국제사회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고, 우 리의 세계적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참여와 기여를 가능케 하는 조직과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새로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발효 시 새로운 대미 원자력 협력·협의 업 무가 대폭 증대될 전망이다. 과거 일방적이고 대미 의존적인 현행 협정이 선진적·호혜적 협정으로 전면 개정됨에 따라, 우리의 대미 원자력 통제권 행사, 협정 이행 행정약정 체결 등과 같은 새로운 업무가 발생한다. 우리의 대미 원자력 장비·부품 수출 증가에 따라 대미 원자력 통제권 행사 범위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의 수많은 핵정책 현안에도 불구하고, 정책지원 기능이 부재하는 점 을 고려하여 ‘비확산핵안보센터’의 설립도 제안한다. 이 정책연구센터는 원 자력계와 외교안보계의 통합업무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노린다.
셋째, 한·미 양국은 각자의 원자력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여 윈-윈 할 수 있는 원자력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은 한국의 ‘원자력대국’,
‘핵비확산 지도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협력체제를 구 축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미국은 한국의 이유 있는 농축·재처리 요구에 귀 기울이고 정당한 요구를 직·간접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이 한국을 전면적인 원자력 협력을 위한 성숙한 파트너로 인정하도록 대미 설득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미국은 한국만 예외적으로 ‘특 별대우’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한국이 요구하는 것은 특별대우가 아니라 한국의 국제적 지위와 원자력 역량에 부합하는 ‘공정대우’이다. 한 국은 G20 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세계적인 중견국으로
거듭나고, 세계질서 창출자그룹에 동참하였다. 또한 세계 4대 원전 이용국 이며 수출국인 원전강국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확인했듯이 한국 은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이다. 따라서 원자력 협력에서도 명실상부한 파트 너십이 보장되어야 한다.
넷째, 동북아 원자력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동북
넷째, 동북아 원자력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동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