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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소득문제의 원인

실질농가소득이 하락하는 원인은 원천별로 보면 농업소득의 정체 가 직접적 원인이나, 상대적으로 보면 농외소득이나 이전소득이 증 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농업소득의 하락과 정체가 실질농 가소득을 하락시킨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그 근본 원인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분석해 볼 수 있다.

먼저 근본적인 원인으로 들 수 있는 것은 농업이란 산업 특성 때 문에 농업소득이 하락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농산물은 수요와 소득이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경제가 성장하면 할수록 농산 물수요가 감소하여 결국 이것이 농가소득의 하락을 가져온다는 것 이다. 이의 대표적인 이론으로 트레이드 밀(Tread Mill) 이론이 있다.

이는 농업기술의 발달로 농산물공급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점차 농 산물가격이 하락하나, 농산물 수요의 비탄력성 때문에 소비 증가가 같은 비율로 증가하지 않아 농산물 판매수입이 감소한다는 이론이 다. 이 트레이드 밀 이론에 따르면 농가는 이런 추세를 극복하기 위 해서 끊임없이 농업기술개발을 이루고 농업생산성 향상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농림부(2004)는 이 이론을 바탕으로 지난 1991년부 터 2002년까지 농가소득(명목)이 연평균 2%밖에 증가하지 못한 이 유가 쌀, 쇠고기, 마늘, 양파 등 9개 주요 농산물의 평균 가격탄력성 이 -0.4545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특히 쌀의 가격탄력성을 -0.31, 소득탄력도를 -0.20으로 계측하여 앞으로 쌀 농가의 소득감소 가 더욱 문제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12 앞 절의 실태 분석에서 이용한 농가경제조사 원자료를 이용하여 실질 농가소득의 정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여야 하나 원자료에는 정책과 가격에 관하여 제약이 있어 선행연구와 이론연구 결과를 적용하였음.

또 다른 이론으로는 자산고정이론(Asset Fixed Theory)이 있다. 자 산고정이론이란 농업생산에 투입되는 자산 또는 자원들은 유동성과 이동성이 결여되어 이들 자원 사용에 대하여 적정한 대가가 지불되 지 않으며, 그 결과 이들 자산을 이용하는 농가들의 농업소득 정체 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비싼 농기계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실제 잔존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평가되거나 아니면 아예 거 래조차 되지 않는 상태가 나타나는 현상은 이와 같은 자산고정이론 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이밖에도 산업 간의 생산성 격차가 소득격 차로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 이는 비농업부문과 농업부 문의 생산성 격차는 토지, 노동, 자본 등 전통적 생산요소에서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렇게 농업부문의 낮은 생산성이 농업부문의 실 질소득 감소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근본 원인을 들 수 있는 것은 농산물 수입증가로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불안정해지며,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확대되는 농림투융자는 오히려 농산물 공급 증가를 가져와 이는 다시 농산물가격 하락으로 귀결되고 결국 농업소득을 하락시킨다는 것이다. 즉 농산물 수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농업투융 자 자금으로 농업투자가 증대되어 농산물 공급이 확대되면서 농산 물가격이 더욱 하락하고 이것이 농가소득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 이다. 1995년도 불변가격으로 전체 농산물 판매가격은 1990년도에 109.0 이었으나 2001년도에 105.3으로 하락한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한 연구결과(김용택 등 2003)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01년간 농림재 정지출 증가로 인하여 농가판매가격지수가 10.8, 소비자물가지수는 11.6 하락시킨 것으로 계측하였다.

세 번째 근본 원인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정책대응 문제이다. 농산 물 수입개방과 농림투융자 확대로 농산물가격과 농업소득이 하락하 고 있음에도 농가소득의 하락 수준을 보완할 농정목표와 정책수단

이 미흡한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UR 타결 이후 농정목표가 농 업의 경쟁력 강화로 주어지면서 많은 농림사업들이 주로 산업경쟁 력 강화에만 치중하였으며, 정책목표로서 농가소득 목표지지수준이 설정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소득이전효율성이 낮은 정책수단인 가격 지지정책 또는 투입재 보조정책이 주로 활용되었고, 그 결과 농업소 득은 지속적으로 정체 또는 감소되어 왔고 농외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안도 별도로 마련되지 않아 결국 실질농가소득이 정체된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네 번째 근본 원인으로 들 수 있는 것은 IMF를 계기로 고유가와 농자재 가격인상 및 차입금 이자부담 증가하여 농업경영비가 크게 상승하였으며 그 결과 농산물 교역조건이 악화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의 농가교역조건 변화를 살펴보면 1995년도에 116.3이었던 것 이 2002년도에 101.0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여러 근본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농정에 있어서 가장 시급 한 현안과제로 농가소득문제가 대두되었다. 특히 농가소득의 문제가 농가부채의 누증으로 악화되어 나타나면서 농가소득의 문제가 개방 화⋅국제화 시대에 농정개혁 또는 농정전환에 대한 평가와 농가⋅

농업⋅농촌문제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대두되었다. 그 동안 농가소득 문제에 대한 대책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기보 다 단기적이고 정치적으로 대응하다보니 더욱 악화된 측면이 있으 며 악화되는 농가소득을 임시방편적으로 대응하다보니 연례행사처 럼 농가부채대책을 시행하게 되었다. 1980년 이후 현재까지 15회의 농가부채대책이 시행한 경험은 농가소득문제가 얼마나 임시방편적 으로 대응되어 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농가소득문제 를 농가부채의 연기라는 방식으로 처리하다보니 일부 부채농가들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였으며 농업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 하고 말았다. 더욱이 갈수록 농가부채로 투입되는 예산도 증가하여

2003년도 한해만 부채대책예산이 4,532억원으로 전체 농림부 예산의 5.3%를 차지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현상은 농가소득 문제가 농가 부채 누증으로 연계되고 이는 다시 농가의 상환능력 및 농가의 확대 재생산 저하로 나타나면서 농업발전의 저해로 귀결되었으며 결국은 국민경제와 사회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이 와 같은 현상은 다른 말로 ‘농가소득과 농가부채 누증의 악순환 고 리’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