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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

제 3 장

5.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 및 의료시스템 수출을 통한 고용창출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각 사업에 대한 시장 자체가 확대되어 어느 정도 성장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는 앞에서 분석한 의료서비스 산업의 국제화에 대한 수요자와

188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 산업 빅뱅 방안

공급자의 유인과 외국인환자 유치 및 의료시스템 수출 사업에 앞장서고 있는 국내 의료기관 방문․면담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의 활성화 저해 요인들을 산업의 내재적 경쟁력과 대내외 제도적 환경 측면으로 나누어 분석하고자 한다.

(1) 의료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부족

1) 낮은 국가 인지도

우리나라는 의료서비스의 가격경쟁력이나 기술경쟁력은 외국인환자 유치 선도국 인 싱가포르나 태국에 비해 뒤처지지 않으나 인지도가 낮아 외국인환자 유치에 걸 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2012)에 따르면 한국방문 경험자가 비경험자에 비 해 상대적으로 한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또한 한 국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의 의료서비스 이용의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의 가격경쟁력이 나 기술경쟁력에 비해 국가인지도 자체가 낮은 것이 외국인환자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의료서비스는 소비자의 신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 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해외 의료서비스 이용의 주요 유인 중 하나가 의료기 관에 대한 신뢰도이다. 또한 정보가 적어 익숙하지 않은 해외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 도는 해당 의료기관이 위치하고 있는 국가에 대한 인지도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 에 없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아시아 의료관광 목적지 중에서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미국, 일본 등으로부터 인지도가 낮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 서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의 경우 낮은 국가인지도가 낮은 의료기관 신뢰도로 이어져 외국인환자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2) 의료기관 인지도 확보의 어려움

외국의 의료시스템과 의료서비스 수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한 상 태에서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인증 여부가 해당 국가와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품

질에 대한 신뢰도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전 세계 공통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의료기관 인증제도는 존재하지 않지만, 대신 미국의 국제 의료기관평가위원회(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JCI)에서 시행하는 의료기관 인증 제도가 관례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가 브랜드가 의료관광객이 방문 국가의 의료 수준을 가늠하는 주관적인 잣대로 작용한다면, 이러한 JCI 인증여부는 의료기관의 수준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증명으로서 활용되고 있으며, 외국의 의료보험사나 의료 관광 유치업체가 계약을 맺고 외국인환자가 병원을 선택할 때 JCI 인증 여부를 필 수적으로 확인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JCI 인증 여부를 살펴보면, 2010년 기준 전국 56,244개의 병․의원71) 중 2012년 현재까지 32개 기관이 인증을 받아 싱가포르의 22개, 태국의 36개와 비교했을 때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인증병원의 수가 꾸준히 증가해 온 태국과 싱가포르 등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2007년 세브란스 병원을 시작으로 외국인환자 유치사업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9 년 이후에야 의료기관들이 본격적으로 인증을 받기 시작하여 그 시작이 늦었다고 할 수 있다.

<표 3-16> 주요국의 JCI 인증 의료기관 추이

(단위: 개)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계 총병원 수

한국 - - - -  - 1 0 1 8 18 4 32 56,244

싱가포르 - - 2 7 2 4 2 1 2 2 0

20 287

(자발적 취소)       (2)  

태국 1 0 0 0 2 3 7 7 6 7 3 36 69,331

자료: JCI 웹사이트(www.jointcommissioninternational.org/) 참조

총병원 수는 한국 보건복지부, 2011 보건복지통계연보, 싱가포르 Ministry of Health, Yearbook of Statistics Singapore 2011, 태국 Ministry of Public Health Thailand, Health System Profile of Thailand 2004 참조

71) 보건복지부, 2011 보건복지통계연보, 20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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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JCI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수반되는데, 보통 2년 이상의 준비 기간과 수억 원의 조사비용 및 조사 준비비용이 소요된다. 또한 한국 의료실정 및 병원 운영 체계와 맞지 않는 평가항목이 많고 국내 의료수가를 고려하지 않는 평가 기준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싱가포르와 태국에는 자국의 부유층과 외국인 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영리 민간병원이 많고 그들이 주로 JCI 인증을 받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의료기관은 공공과 민간 모두 비영리법인인데다 건강보험 수가 를 적용받고 있어 국가 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 다. 즉, 의료서비스는 국가별 보건의료체계의 상이함으로 인해 동일 선상에서의 비 교가 어려워 국제 공통으로 합의된 인증제도가 없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참고>

※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JCI)

50년 이상 미국 의료기관을 평가해온 비영리법인 의료기관평가위원회(Joint Commission, JC)가 국제 표준을 기반으로 의료기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1994 년 창설하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환자의 안전 보장을 위해 협력을 맺은 기구로 전 세계의 희망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환자가 겪는 모든 분야 를 심사하며 인증기간은 3년이다. JC는 현재 15,000여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인증해 주고 있는 세계 최대의 의료서비스 인증기관으로 국제병원에 JC평가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어 국제 평가기준을 개발하고 1999년부터 지금까지 50개국 약 450개의 공공, 사립 의료기관에 인증을 부여하였다. 현재 존스홉킨스병원,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등 미국 내 유명병원의 95% 정도가 JC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태국 등 의료관광 강국에서는 일찌감치 JCI 인증 여부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한편, JCI는 2005년 국제의료질관리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Quality in Healthcare, ISQua)의 국제 인증 프로그램(International Accreditation Programme, IAP)으로부터 인 증을 받고 2011년 재인증을 받았다.

* 자료: www.jointcommissioninternational.org

※ 국제의료질관리학회(ISQua)와 국제 인증 프로그램(IAP)

ISQua는 1986년 보건전문가들이 설립한 비영리 독립 조직으로, 국제의료 학술대회 와 학술지 발간을 통해 의료의 질 보장을 논의하는 기구이다. IAP는 ISQua에서 1999 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 보건의료 품질에 대한 ‘인증제도를 인증’하는 유일한 국제적 평가프로그램으로, 의료기관 인증에 사용하는 체계가 국제적인 기준을 갖추었다는 것 을 승인해 준다. 기준, 조직, 조사위원 교육프로그램 각 부문에 대한 인증프로그램이 있으며, 각각의 인증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인증주기는 4년이다. 2012년 4월 기준으로 미국 JCI, 호주 ACHS, 캐나다 Accreditation Canada, 프랑스 HAS 등 22 개 조직의 37개 기준, 19개 조직, 13개 조사위원 교육프로그램에 대하여 인증을 부여 하였다.

* 자료: www.isqua.org,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의료기관 인증제, 국제인증 획득 성공’

2012. 4. 25

3) 전문인력 부족

외국인환자가 해외 의료서비스 이용을 고려할 때 주요 유인 중 하나는 해당 의료 기관에서 제공하는 인적서비스임을 언급한 바 있다. 국내 의료기관의 외국인환자 유 치업무 관련 전문인력 부족은 인적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진다. 외국인환자 유치 에 필수적인 인적서비스는 의료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국내 외국인환자 유치 사업의 선도 의료기관들의 담당자들이 공 통적으로 언급하는 애로사항은 바로 환자와 의료기관 사이의 언어 장벽이었다. 이러 한 언어 관련 어려움들은 최근 영어권 이외의 국가들인 러시아, 카자흐스탄, 중동 등으로부터의 의료서비스 수요 증가 추세와 함께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환자 유치전문인력 고용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환자 유치 관련 전문 인력 채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는 아직 우리나라 외 국인유치 사업이 시행 초기에 있어 그에 따른 매출이 전체 병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외국인환자 유치 사업만을 전담하는 인력을 배치할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이 가능한 진료코디네이터나 전문통역사를 고용하기는 하지만 비 용문제로 인해 상주인력을 충분히 두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 상주하는 진료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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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터나 전문통역사가 있다 하더라도, 입원하는 외국인환자 곁을 24시간 내내 지키 면서 의사소통에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 또 신규채용보다는 내부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전문인력을 충원하는 경우도 많으며,72) 외국인유치 사업 전담 인력이 있다 하더라도 코디네이터, 마케터 등의 업무가 구분되어 있지 않아 대규모 의료기관을 제 외하고는 1~2명의 인력이 모든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정형옥(2011)). 이 윤태 외(2009)에서 외국인환자 유치 등록기관 191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 의 응답 의료기관의 경우 외국인 환자 진료소만을 위해 채용한 인원은 코디네이터 및 통역사 이외에는 없었으며 진료코디네이터가 있는 기관은 129개 기관(67.5%), 의 료전문통역사는 47개 기관(19.8%)으로 나타났다. 진료코디네이터는 총 238명으로 기 관 당 2.1명, 의료전문통역사는 총 69.8명으로 기관 당 평균 1.7명으로 나타나고 있 다. 이러한 수치는 전문인력양성 프로그램 배출 인원73)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배 출된 전문인력들이 고용으로 이어지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3-17> 코디네이터 및 통역사 채용기관현황

(단위: 개 기관, %)

구분

코디네이터 통역사 조사대상

전체 기관 수

정규직 비정규직 소계 정규직 비정규직 소계

기관

% 기관 % 기관 % 기관 % 기관 % 기관 % 기관 % 종합전문

요양기관 6 54.5 2 18.2 8 72.7 3 27.3 1 9.1 4 36.4 11 100 종합병원 7 38.9 3 16.7 10 55.6 2 11.1 1 5.6 3 16.7 18 100 병원 19 59.4 4 12.5 23 71.9 9 28.1 2 6.3 11 34.4 32 100 의원 80 62.5 8 6.2 88 67.7 24 18.5 5 3.8 29 22.3 130 100 전체 112 58.6 17 8.9 129 67.5 38 19.8 9 4.7 47 24.6 191 100 자료: 「외국인 환자 진료실태 및 국내 영향 분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09. 12

72) 보건복지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의료국제화 인력 양성 아카데미’의 등록자 대부분이 각 외국 인환자 유치 기관 내부 인력임.

73) 한국관광공사(2012)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진료코디네이터, 의료전문통역사 과정 을 수료한 인원은 600여 명에 이르며, 이 외에 사설전문기관에서 배출한 전문인력까지 고려 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됨.

<표 3-18> 코디네이터 및 통역사 인력현황

(단위: 명)

구분

코디네이터 통역사

정규직 비정규직 소계 정규직 비정규직 소계

총인원기관당

평균 인원 총인원기관당

평균 인원 총인원기관당

평균 인원 총인원기관당

평균 인원 총인원기관당

평균 인원 총인원기관당 평균 인원 종합전문

요양기관 9.0 1.8 3.0 3.0 12.0 2.0 3.0 1.0 0.0 0.0 3.0 1.0 종합병원 12.6 1.8 1.5 0.8 14.1 2.0 0.3 0.3 0.0 0.0 0.3 0.3 병원 34.0 1.9 3.5 1.2 37.5 2.0 18.4 2.3 4.0 4.0 22.4 0.8 의원 161.3 2.0 13.1 1.6 174.4 2.1 36.1 1.5 8.0 1.6 44.1 1.6 전체 216.9 2.0 21.1 1.5 238.0 2.1 57.8 1.6 12.0 2.0 69.8 1.7 자료: 「외국인 환자 진료실태 및 국내 영향 분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09. 12

정형옥(2011)은 외국인유치 사업에 있어 적합한 인력을 찾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지적하였다. 많은 의료기관들이 채용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외국어에 능통하지 만 한국어가 많이 미숙하여 업무 수행에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고 업무의 연속성이 없어서 어느 정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료서비스의 특성과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 음을 지적하였다. 한편 외국어에 능통한 한국인의 경우에는 임금 수준의 불일치로 인하여 진료코디네이터 등에 채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한편 의료시스템 수출에 있어서도 관련한 전문인력의 부족이 사업이 성장하는 데 있어 애로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현승 외(2011)는 2000년 이후로 2000년대 중반 까지 우리나라의 많은 의료기관이 중국에 진출하였지만 성공보다는 실패 사례가 많 았던 원인으로 경영노하우 부족과 현지화 실패 등을 지적하고 있다.

4) 국내 유치업체의 영세성과 해외 유치업체의 횡포

의료관광 유치사업자는 의료법 제27조의2(외국인환자 유치에 대한 등록 등)에 의해 일 정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예를 들어 외국인환자의 손해보장을 위해 보험금액이 1억 원 이상이고, 보험기간을 1년 이상으로 하는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1억 원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