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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아동화의 진단과 평가

2. 그림분석의 준거

그림분석의 관점은 여러 각도가 있으나 보편적으로 색채, 선, 형, 공간, 색칠하는 솜씨 등과 같은 관점에서 무엇을 표현하려고 했는가의 내용을 찾아낸다. 또 선택한 대상에 초점을 맞추어 그 대상을 어떤 모습으로, 형 태로, 설명적인가 감정적인가 추상적인가, 사실적인 것에 중점을 두었는 가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圖 4, 圖 5, 圖 6, 圖 7, 圖 8〉21)

1) 형태분석

그림에서 형태는 그림의 내용을 이루어 가는 중요한 요소이고 그림을 그릴 때 형태를 창조하는 것은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주어진 재료로 나 타내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며 자신의 재능과 상상력에 의존한다.

그러므로 그림의 형태는 자신의 내적 경험과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 여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조형언어로 표현된다. 어떤 형태든 그것이 세

21) 한국미술치료-심리상담학회, 자료, 2001.

포의 배열이든, 방안에 있는 사람들의 위치든, 도시의 건물위치든, 얼굴에 있는 이목구비의 위치든 혹은 사상이나 가계도의 연결이든, 이것은 묘사 (描寫)상의 도전이며 이것 역시 색채와 마찬가지로 마음 속 깊이 연결되어 왔다.

형태에 의해 그림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를 알슈울러는 크게 수평적 인 것과 수직적인 것으로 나누어 이 두 가지 체계 위에 기본적인 상징을 구조화하는 것이다. 수평적인 것은 물의 정지 상태를 생각하는데 수평적 인 것에서는 정지, 정적, 안정, 종결 등을 연상할 수 있다. 그러나 수평적 인 것을 사람이 누워 있는 모습으로 파악한다면 무기력하거나 포기, 질 병, 죽음을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같은 수평이라도 여성이 누워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어머니 같은 포용력이 있는 모성을 상징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일본 아동화 연구학회가 밝혀낸 ‘어머니 상징’은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것은 자궁을 원형으로 한 것 같은 것으로 배, 자동차, 기차 같은 탈것 과 집, 튜울립 같은 용기 모양을 한 것이고 유방을 원형으로 하는 쌍둥이 산이나 연봉형의 산 모양 같은 것, 말이나 코끼리 같이 어린이들이 탈 수 있는 몸집이 큰 동물과 같은 것이라고 통계적인 사례가 나왔다. 이 상징 들은 어느 것이나 어머니의 몸과 유사성이 있고 어린이들을 포용하고 보 호해 줄 수 있는 아니면 업어 줄 수 있거나 응석을 받아 줄 수 있는 것 같은 모양의 것이 어머니의 상징으로 되어 있으며 그것들은 공통적으로 가로로 긴 것이 많고 그 움직임도 수평적이었다.

알슈울러에 의하면 세로 스트로크(필법)는 제어된 감정, 지적, 의식적인 태도에 대응하고 있다고 하며, 가로 스트로크에 비하여 적응하는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2) 내용분석

내용에 의한 투사적 진단 방법으로는 그림에서 어떤 의미 내용을 읽어 내는 방법으로 많이 연구되어 왔다. 그 연구자들이 제시해 준 방법들을 보면 그린 사람의 개인적 세계와 그림의 의미 내용을 결합함으로써 퍼스 낼리티의 개인적 문제를 밝히는 방법으로 좋다.

미야다께(1952)는 “그림이란 어린이의 생활기록이요, 마음과 뜻의 표현 일 뿐 아니라, 아동은 그림으로 생활을 계속하고, 그림으로 희망을 달성 하고, 그림으로 방해자를 배제하고, 그림으로 살인하고, 그림으로 질투하 고, 그림으로 복수한다. 그래서 아동은 그림으로 창의력을 얻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에 대한 해석은 관찰자의 풍부한 임상적 경험이 필요하며 그림에 대한 아동과의 대화나 부모의 설명에서 더 풍부한 이해가 가능하 다. 내용해석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첫째 자료로서의 그림이 어디까지나 내담자의 성격(Personality)이 자유로이 표현된 것이어야 한다. 둘째는 내 담자에 관한 개인적 배경과의 관련하에서 진단되어져야 한다. 셋째는 진 단자는 임상적으로 풍부한 경험과 신중한 이론적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묘사적이고 구조적 면에서도 고찰해야 한다.

뷸러는 그의 연구에서 말하기를 그림의 내용에서 어떤 것을 선정해서 그렸느냐의 문제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그렸느냐는 것 속에서 생활, 성격, 적응상태가 투사되어 진다고 보며 “아동화는 결정적인 해석을 제공해 주는 듯이 보인다. 교사가 밝은 색채를 사용하는 아동이 명랑한 아동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든가, 어떤 현상 속에 어린이의 퍼스낼리티(Personality)를 이해할 실마리가 있음을 발견하는 것에 흥미를 갖는 것은 매우 귀중한 경 험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은 임상적 훈련을 쌓은 사람에 의해서 세심 한 주의를 기울여서 해야 되는 일이다. 검사자는 투사적인 자기 표현으로

서의 그림을 이해함에 있어서, 표현되어진 개인의 독특한 모습이 그 개인 의 사사로운 세계 속에서만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 야 한다. 그와 같은 개인의 독자적인 모습은 그 개인의 생육사(生育史)에 관해서 검사자가 알고 있을 때에만 이해할 수가 있는 것이다.” 라고 기술 하고 있다.

뷸러는 그려진 그림만을 보고 그 의미를 분석해 낼 뿐 아니라 그림에 대해서 내담자가 설명하는 바를 귀담아 듣고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그림을 객관적인 증거물로만 다루지 않고, 그 작 품에 대한 해설을 듣는 것이 유익하다 하겠다.

3) 색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색을 경험하고 색을 느끼며 색을 사용한다. 도시 의 신호등은 빨간색과 초록색, 노란색으로 교통의 흐름을 통제하고 나무 와 꽃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색을 바꾸어 시간의 흐름을 알려준다. 색 은 너무나도 우리의 생활에 깊숙이 연관이 되어 있어서 색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이다. 색과 삶의 연관성은 지배적이며 따라서 그림에 있어서의 색 사용의 의미 역시 오랜 세월에 걸쳐 탐구되어 왔다.

발달론적 관점에서 아동은 미술발달 초기 단계에서 대략 만2세에서 4 세경에 해당하는 휘갈겨 그리는 시기(Lowenfeld & Brittain, 1987)에는 색에 의한 변별보다는 형태에 의한 물체 변별을 더 빨리 익히고, 따라서 색 사용이 주된 의미를 갖지 못한다. 물론 아동이 색을 변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색에 대한 관심보다는 자기몸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나 자신이 무엇인가를 그리고 만든다는 것에 대한 관심이 훨씬 강하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자기가 잡은 크레용이나 연필의 색이 무슨 색이거

것이다. 때로 아동은 무엇인가 고르는 행동을 보이는데 이때에도 색 자체 의 차이에 기인했다기보다는 다소 뜻밖의 이유 때문에 그것을 골랐을 수 있다. 이를테면 보라색 크레용이 노란색 크레용보다 더 새 것이었기 때문 에 보라색을 쥐었을 수 있고 혹은 물감의 느낌이 다른 재료보다는 좋아서 탐색하는 중에 이것저것 사용해보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재료통에 놓 인 순서대로 사용하다 보니 그런 색을 썼을 수도 있다.

네 살 정도가 되면서 색과 의미를 연결짓기도 하는데 이 연결은 상당히 개인적인 의미를 갖는 연결이므로 함부로 해석하거나 추론하지 말아야한 다. 색을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아직 물체의 고유색 개념을 획득하지 못한 상태에서-물론 물체와 색간의 관계를 이미 알아차린 아동이 있을 수 있 지만-그러한 색의 사용이 그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가 질 수 없다. 그러나 아동들은 색을 사용하는 것을 즐기며 여러 색을 탐색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대략 일곱 살까지 이어지며 로웬펠드 (Lowenfeld)는 이 시기를 도식전 단계라 하였다.

도식기는 일곱 살부터 아홉 살 경까지 이어지는데 이 시기에 아동은 물 체와 색 사이에 일정한 관계를 발견하고 좀더 도식화된 색을 사용한다.

이때 특이한 색 사용이 두드러지거나 독특한 표현이 나타나면 이는 아동 의 특성과 관련하여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색 사용에는 보편성뿐 아니라 개별성 측면이 있으므로 섣부른 추론은 금물이다.

9세 이후의 또래집단 시기에서 색 사용은 유연하고 변화가 풍부하게 드러난다. 색에 대한 민감도 역시 증가하므로 같은 분홍색이라 하더라도 조금 더 붉은 분홍색인지 파르스름한 분홍색인지를 구분하게 된다. 하늘 색을 칠하더라도 하늘이 갖는 푸른색과 바닷물이 갖는 푸른색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시도들도 종종 나타난다.22)

22) 주리애, 미술치료는 마술치료, 학지사, 2000.

아빠의 죽음을 경험한 초2년 여아의 그림이다. 그림에서는 ‘나’를 중심으로 엄마와 동 생을 책상으로 교묘히 고립시켜 놓았다. 아동이 느끼는 고립감과 외로움, 그리고 지면에 선을 그어 불안정감을 암시하고 있다. 자신의 외로움을 호소하면서 한편으로

‘나’의 가슴에 있는 애정을 갈구하는 하트 무늬가 눈에 들어온다. 아동은 아빠의 죽 음과 이어서 직장으로 빼앗긴 부재 속에 사랑의 욕구 충족을 투정이라는 애착행동 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圖 4〉아빠의 죽음

필압은 약하지만 망설임이 없이 단숨에 그어 내려간 선과 균형적으로 눈에 띌 정 도로 긴 다리가 특징인 이 그림은 자율성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필압은 약하지만 망설임이 없이 단숨에 그어 내려간 선과 균형적으로 눈에 띌 정 도로 긴 다리가 특징인 이 그림은 자율성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