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공동농업정책(Common Agricultural Policy: CAP)은 지난 반세기 동안 유럽 통합의 가장 중요한 토대로서 유럽시민들을 위한 식량의 안정적 공급 과 농촌지역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1957년 로마조약으로 탄생한 유럽경 제공동체(EEC)의 공동농업정책은 소비자들에겐 적절한 가격으로 식료품을 제공하고, 생산자인 농민이 적정 수준의 농산물 판매가격을 수취해 일정 수 준 이상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 1962년 도입한 공동농업정책은 1) 안전한 농산물을 합리적인(affordable) 가 격 수준에서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하게 공급하고, 2) 농업인 2,200만 명의 삶을 ‘괜찮은(decent)’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적으로 한다. 공 동농업정책은 유럽연합 회원국에 공통으로 적용되고, 유럽 농업인들을 지 원하여 5억 명 이상인 유럽 시민의 먹거리를 책임지고자 시행하고 있다.2
1 European Commission(2013)을 참고하여 작성하였다. 공동농업정책에 관한 세부 내용은 안병일(2014a), 안병일(2014b), 유찬희 외(2016)를 참고하기 바란다.
2 2013년 공동농업정책 개혁을 준비하면서 강조한 우선순위는 1) 활력 있는(viable) 식량
○ 반세기가 지난 현재 공동농업정책의 이와 같은 목표들은 대부분 실현되었 다. 공동농업정책은 국제 농업 환경은 물론 유럽 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공공정책으로서의 시대적 요구를 담아 내려 노력해 왔다. 이러 한 변화는 농민들과 EU 사이에 긴밀하게 이루어진 역동적 파트너십의 결 과로서 공동농업정책 진화의 방향과 내용을 결정지었다. 공동농업정책은 대략 다음의 세 단계를 거치면서 진화해 왔다.
○ 첫 단계는 유럽 농업이 공동농업정책의 강력한 시장개입 수단(가격지지)에 힘입어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이 때문에 유럽의 식량 사정이 기근 에서 자립을 넘어 점차 공급 과잉 국면으로 이행하는 단계이다. 시기적으로 는 1960년대 초에서 1980년대 말에 이른다.
- 공동농업정책 시행 초창기만 해도 유럽의 농업활동은 다수 소규모 농 가들이 주로 수작업에 의존하는 상태였다. 전후 식량기근 시기의 굶주 림과 상점 앞에 늘어선 행렬에 대한 기억이 유럽 시민들에게 여전히 강 하게 남아 있던 시기였다. 1962년 공동농업정책이 시행되면서 농민들 은 보조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농장비를 구입하거나 시설을 개보수하 고, 비료와 농약을 구입하면서 농업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경험했다. 농민들의 소득수준은 점차 높아졌고, 필요한 자금을 은행에 서 차입해 토지와 시설, 장비를 늘리는 등 농업생산성 향상에 주력할 수 있었다(생산주의 시대). 그러나 산업화가 한창이던 이 시기에 청년층 이 농은 계속되었으며, 농촌 지역 삶의 질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낙후돼 농 가의 자녀들은 여전히 부모의 농장을 승계받기를 꺼려했다.
생산, 2) 자연 자원의 지속가능한 관리, 3) 유럽연합 전역 농촌 지역의 균형 잡힌 발전이
었다.
○ 두 번째 단계는 유럽농업이 ‘지속가능성’ 및 ‘환경’과 관련된 새로운 도전
연도 주요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