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업지구 회계법제에 대해 한 마디로 평가한다면 ‘기준은 명확하 게, 감독은 철저하게’라고 표현할 수 있다. 즉, 회계기준을 명확하게 하 여 투자, 경영 및 청산과정에서 발생할 세원의 확보, 그리고 자산의 반출 입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회계기준에 위배되는 경우 철저하게 감독․통 제하여 처벌하거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234) 각각의 벌금을 최소 및 최대로 나타내보면, 개성공업지구 회계규정 500US$∼1 만5천US$, 개성공업지구 회계검증규정 3,000US$∼1만5천US$이며, 외국인투자기 업 부기계산규정 5,000원∼1만원, 외국인투자기업 부기검증규정 500∼2,000원이다.
즉, 외국인투자기업 관련 회계규정에서 회계검증기관에 대한 처벌이 기업에 대한 처 벌의 약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으나, 개성공업지구 회계관련 규정들에서는 기업보다 회계검증기관에 대한 처벌이 더 중하거나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강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35) ｢외국인투자기업 부기검증규정｣ 제29조 및 제30조 참조.
개성공업지구의 회계법제는 외국인투자에 관한 일반적인 회계규정이라 고 할 수 있는 외국인투자기업 부기계산규정 및 부기검증규정 등과는 달 리 대부분 남한측의 기업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그 적용법 규의 대부분을 남한측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 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개성공업지구에 적용되는 회계기준은 우리나라에 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업회계기준을 거의 대부분 그대로 채용하고 있다.
북한의 회계법이나 외국인투자기업 관련 회계규정들과 달리 개성공업 지구 회계관련규정들이 보다 자본주의적 회계원칙에 근접해 있다는 점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 개성공업지구 회계규정에서 회계계산의 원칙을 천명하면서 이익 잉여금이나 자본잉여금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계 계산에서 지켜야 할 원칙은, 회계기록을 합법적이며 객관적인 자료와 증 거에 기초하여 하여야 하고, 회계계시와 용어를 간단명료하게 표시하여 야 하며, 회계계시의 설정과 분류, 계산시점, 재산평가를 기간별로 비교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적용하며 정당한 이유없이 변경하지 말아야 하 고, 자본거래와 손익거래,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을 정확히 구분하여야 하며, 회계계시와 금액의 중요내용을 회계결산서에 구체적으로 표시하여 야 한다는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회계계산의 원칙들은 자본주의사회의 기업회계기준을 대부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며, 손익거래에 의한 이익잉여금뿐만 아니라 자본거래에 의한 자본잉여금에 대하여도 정확하 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둘째, 결산재무제표에서 대차대조표나 손익계산서뿐만 아니라 손익처 분계산서나 현금유동표와 같은 문건들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결 산서에는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이익처분계산서 또는 손실처리계산서, 현금유동표를, 결산서주해에는 중요재산의 처분에 대한 설명, 중요항목의 명세자료와 결산서의 이해와 분석에 필요한 기타자료를, 재정상태 설명 서에는 생산경영상태의 중요내용, 이윤의 확정과 분배상태 같은 것을 반 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결산상의 재무제표 요구는 자본주의사 회의 기업회계기준과 대체로 일치하는 것이다.
셋째, 회계와 관련한 용어의 사용에 있어서도 많은 부분이 우리나라에 서 사용하는 용어로 변경되어 더욱 이해하기가 쉽게 되었다. 즉, 회계법 이나 ｢외국인투자기업 부기계산규정｣ 등과 달리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손익처분계산서, 수입, 비용, 자본, 이익 등의 용어가 새로이 등장하여 사용되고 있다. 이는 ｢개성공업지구 회계규정｣ 등이 한국측 기업들을 주 로 상대로 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 일시적이고 특별한 배려인지는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개성공업지구 회계관련 규정에서 아직도 분 기일기장(분개장), 계시(계정), 재산(자산), 채무(부채), 조월이익(이월이 익), 현금유동표(현금흐름표) 등에 있어서는 북한식 표현이 그대로 사용 되고 있어 다소 아쉬운 점이라고 하겠다.
다음으로 회계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회계검증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의 지는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관찰된다.
첫째, 개성공업지구 회계규정 제7조에서 회계준거규정으로 이 규정과 공업지구 기업재정규정, 회계검증규정, 세금규정 같은 관련규정에 준하여 하도록 하고, 이 규정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회 계관습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회계관 습을 따르겠다고 선언한 것은 개성공업지구를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체제 의 기업환경과 다름없이 만들겠다는 매우 상징적인 규정으로 보인다.
둘째, 개성공업지구 회계규정 제8조에서 공업지구관리기관이 이 규정 에 준하여 공업지구기업회계기준을 작성하여야 하며, 이 경우 중요내용 을 중앙공업지구지도기관과 협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이 규정 으로 보아 우리나라의 ｢기업회계기준｣과 같이 기업들의 회계 세부기준을 정하는 공업지구기업회계기준이 작성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셋째, 개성공업지구 회계검증규정 제6조에서 회계검증준칙의 제정에 관해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제6조에서는 “공업지구관리기관은 이 규정 에 준하여 회계검증준칙을 작성한다. 이 경우 중요내용을 중앙공업지구 지도기관과 협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이 규정에 따른 세부기준인 ‘회 계검증준칙’이 작성될 것임을 예정하고 있다.
넷째, 회계검증규정 제5조에서 회계검증사업에 대한 간섭금지를 규정 하고 있는 것이다. 즉, 회계검증사무소는 공업지구의 회계검증사업을 담
당한 독자적인 법인으로서, 회계검증사업에는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회계검증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하 여 회계검증사무소의 독립성을 재차 강력하게 천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 인다.
다섯째, 회계검증규정 제15조에서 회계검증사무소의 의무에 관하여 명 시하고 있는 것이다. 즉, 회계검증사무소는 회계검증을 객관적으로 공정 하게 하여야 하며, 회계검증과정에 알게 된 비밀은 공개할 수 없다고 규 정하여 객관성과 공정성의 유지, 그리고 비밀누설금지 등의 의무를 부과 하고 있다.
이처럼 자본주의 회계기준에 대한 접근, 회계기준과 회계검증의 투명 화가 실현됨으로써 향후 개성공업지구 회계규정에 의거한 ｢기업회계기준｣
과 회계검증규정에 의거한 ｢회계검증준칙｣이 추가적으로 제정된다면 회계 기준 및 검증에 대한 미비점이나 자본주의사회 회계기준과의 차이로 인해 발생할 혼란과 분쟁에 대한 우려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개성공업지구 회계법제가 반드시 긍정적인 요소만을 가지고 있 는 것은 아니며, 회계 투명화의 반작용으로 감독과 통제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몇 가지 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첫째, 위법부당한 회계처리 및 회계검증에 대한 벌금규정을 대폭 강화 한 것이다. 개성공업지구 회계규정에서는 주로 기업 회계담당자의 위법 부당한 회계처리에 대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고, 회계검증규정에서는 주 로 회계검증사무소와 회계검증원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 부기계산규정과 부기검증규정에서는 위법부당한 행위에 대하여 행정적 제재와 벌금 이외에 규정을 어긴 행위가 엄할 경우 형사적 책임 을 지도록 규정한 것을 개선하여 벌금제도로 전환한 것은 물론 바람직한 것이고, 회계계산 및 회계검증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엿보이게 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부과하는 벌금의 수준이 너무 높아 기업과 회계검증사무소, 또한 기업과 공업지구관리기관간에 분쟁을 야기할 수 있고, 특히 회계검증사무소나 회계검증원에 대한 처벌 의 강화는 기업에 대한 과도한 회계검증이라는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 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회계검증원이 회계검증과정에 알게 된 위법행위에 대하여 회계검 증보고서에 밝히고 수정을 요구하여야 하며, 수정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 우에는 회계검증사무소를 통하여 공업지구관리기관에 통지하여야 한다는 규정에 관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타당한 규정으로도 생각될 수 있지만, 부기검증규정 제23조에서 “부기검증원은 부기검증이 끝났을 경우 부기검 증보고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부기검증보고서에는 부기 계산과 결산 내 용이 사실과 맞지 않거나 부당하면 의견상이와 같은 내용을 밝혀야 한다”
고 규정하여 수정요구를 하고 관리기관에 통보하기보다는 단지 부당하거 나 의견이 상충되는 부분에 관한 사항만 검증보고서에 기록하도록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이것은 공업지구관리기관
고 규정하여 수정요구를 하고 관리기관에 통보하기보다는 단지 부당하거 나 의견이 상충되는 부분에 관한 사항만 검증보고서에 기록하도록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이것은 공업지구관리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