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 홍대앞 인디음악씬의 분화기: 2000년대 후반~현재
2) 홍대앞 인디음악씬의 분화 분석
I장에서 살펴보았듯이 홍대앞 인디음악씬에 관한 논의는 주로 외부자본의 힘과 주류음악 산업계의 포섭에 의해 사라져 가거나 저항하는 모습으로 그 려져 왔다. 이러한 표상의 기저에는 ‘홍대인디’를 무엇인가 단일한 것으로 보 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는 간단히 말해 ‘홍대인디’라는 상호 연대하고 있는 가상의 단일주체가 외부의 힘에 저항하여 살아남을 것이라거나 아니면 타협 내지 굴복하여 사라져 버릴 것이라거나 하는 논의라 볼 수 있다. 앞에서 언
급한 “홍대인디는 있다/없다” 식의 논의는 바로 그러한 예를 보여준다.
<표 IV-2> 홍대앞 인디음악씬의 분화
<-외부-> <-홍대앞 인디음악씬 내부적 분화의 대표적인 예 --> <외부자본>
버스킹/길 거리 공연
자립음악
생산조합 바다비 제비다방 빵 대형기획
공연 구성원
(운영)
아무나 D.I.Y.
생산조합원 위주+개방적
클럽운영자+
고정음악인과 주변인
소수 정기공연자 (고정출연)+
주변인
사장 기획 대형기획사 인기밴드위주
공연
공동체성 및 성향
공동체성 없음
조합, 운동권 성격
음악인들과 기타 예술인,
지식인들의 교차공간,
평등적
정기공연 컴필레이션 홍대음악인 위주+지인들
퀄리티 있는 출연진/공연
기획 라이브 공연문화의 번성, 조직화
공동체성 없음 (익명)
공연테마, 장르 및 스타일
제한 없음
상업성 추구 x 모든 장르,
실험/예술
모든 장르 (시낭송, 퍼포먼스 포함)
고정밴드 출연 모든 장르
국내외 유명인디
밴드 초청공연 및
소규모 기획공연
대형공연기획 (모든 장르)
공연규모
길거리 약 50제곱미터이
하의 공간
고정 클럽없음 (조합본부)
작은무대 관객 50명
가량 수용가능
소규모 관객 30명정도 수용가능한
공간
소중규모 관객
대규모 공연장 수백명 수용가능
관객 및 유동인구 의 유형
외부 관광객 (홍대사람들은 잘 보지 않음)
독립예술가 및 음악인
커뮤니티 위주+ 운동권
바다비 음악인 및
예술가들 지인 위주 사교적모임
관광객 외부인 힙스터들의
소비층 섞여있음
매니아 위주의 음악소비자들
팬덤 홍대주민과는
상관없음
여기서는 앞의 절에서 살펴 본 홍대인디의 다양한 존재형태를 기초로 하 여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분화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정리해 보고, 그러한 분화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홍대앞 인디음악씬이 나 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과 수사, 이념, 전략 등을 분석해 보 고자 한다. 위의 [표 IV-2]는 앞의 절에서 살펴 본 네 가지 다른 분화의 모 습을 하나의 표로 정리해 본 것이다. 위의 표에 예시되어 있는 각 유형들의 핵심적 측면과 특징들은 간단히 다음의 네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39)
Type A-저항적 운동권, 탈(홍대)중심적 (자립음악생산자조합의 경우)
Type B-인디음악씬에서 비주류적, 약자 (쌀롱 바다비의 경우)
Type C-까페/바,복합문화공간의 형태, 문화사업 (제비다방의 경우)
Type D-인디음악씬에서의 주류, 상업전략적 (클럽 빵의 경우)
39) 홍대앞 인디음악씬의 모든 클럽들과 주체들을 네 가지의 분류체계로 구분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위의 예는 현재 뚜렷하게 분화되어 있는 홍대앞 인디음악씬의 모습 들의 단면적인 예시이며, 이념적인 차이에 기반 한 내부적 분화가 이루어져 있는 인디음악 씬의 현재 모습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로 보아야한다.
선별방식 및 수익배분
구조
오디션 X 티켓 X 무료 또는 직접 기부
오디션 X 대부분 무료 조합원 페이
오디션 X 입장료 10000원에서
15000 클럽+뒤풀이+
음악인들 나눠가짐
오디션 O
“무료입장, 유료퇴장”
관객들에게 기부 권유
+음료 및 음식 판매
오디션 O 개런티 O 티켓 판매+
간단한 음료
오디션 O 개런티 O 티켓예매 +개런티
‘홍대앞’에 대한 태도/관계
홍대앞 주민 X 일시적으로 공간/관객만 을 이용
‘홍대앞’의
‘변질’에 대한 반감, 회의감이
높음 탈중심적
태도
‘틈새공간’
모색 아웃사이더
밀려나지 않으려는
저항
건물주.
부동산폭등에 따른 경제적인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움 스타일 추구
라이브클럽 중심으로
홍대앞 인디씬음악의
대표로 여겨짐
지역경제와 거리있음
대표성
홍대 상업화/관광
화의 산물
홍대 상업화 관광화의 문제 때문에
떠난 대표적인
케이스
홍대 부동산문제로
파괴된 사례
홍대 인디의 상업화/상품
화의 적응, 성공적인
사례
라이브클럽으 로 생존, 유지가 된
대표적인 케이스
외부자본 (수익이
높지만 지역경제와는 무관한 자원)
상업성 매우 낮은편 <--->순수 상업적
자립음악생산조합이 대표하고 있는 A유형은 조합원 위주로 되어 있으면 서 그 구성원의 자격은 개방적이다. 공동체적인 성향이 강한 운동권 관련자 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공연 테마나 스타일이 상업성을 추 구하는 것을 꺼리며 모든 장르를 포괄하는 실험정신을 중시한다. 그러다 보 니 이들은 고정된 장소나 클럽을 가지고 있지 않다. 굳이 홍대앞이 아니어도 되며 자신들의 이념이 실천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수 있다. 여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오디션도 필요 없으며, 공연자들도 개런티나 출연료 없이 무료로 참가한다. 조합원들이 회비의 형식으로 부담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립이라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소위 홍대앞의 ‘변질’에 대해 강력한 반감을 드러낸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홍대앞이 상업화, 관광화 되면서 이에 대한 반발로 아예 이 지역을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두 번째의 B유형의 대표적인 사례는 바다비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서는 클럽의 운영자가 있고 고정된 음악인과 그들과 연계된 주변인들이 핵심 구 성원이다. 또한 음악인들과 기타 예술인, 지식인들의 교차공간이며 이들 사 이에는 매우 친밀하고 평등한 관계가 성립되어 있다. 여기에서도 음악 뿐 아 니라 시 낭송회 등 다른 종류의 퍼포먼스가 포함되는 열린 예술 공간을 지 향한다. 50명을 수용할 정도의 작은 무대로 참여자들 간에 공동체적이고 인 간적인 유대감이 조성되어 있다. 공연자는 오디션 없이 출연할 수 있으며 입
장료는 10,000~15,000원 정도이고, 이 수입으로 클럽의 운영비, 뒤풀이 비용
등을 감당하고 나머지로 음악인들 사이에 서로 나누어 갖는 형식이다. 이들 은 대규모 자본의 유입에 저항하여 틈새 공간을 만들고 유지하여 이들에게 밀려나지 않으려는 저항을 시도한다. 따라서 이들이야말로 홍대앞의 부동산 문제로 밀려나고 파괴되는 가장 취약한 층이 되고 있다.
세 번째의 C유형은 제비다방으로 대표되는 바 이들 클럽은 소수의 고정 출연자가 있어 정기 공연을 하면서 동시에 주변으로부터 새로운 참여도 가 능하다. 여기에는 정기적인 공연이 있어 소위 홍대 음악인들과 그들의 지인 들로 구성된 공동체가 형성된다. 무대는 아주 작고 관객도 소규모이지만 가 끔 관광객이나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힙스터 등 일반 소비층도 여기에 섞일
수 있어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이곳에서는 오디션이 엄격하여 공연자들의 자격을 심사하고 누구든지 입장은 무료이지만 공연이 끝난 후에는 관객 각 자가 알아서 기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식당과 카페가 함께 있어 음식 등을 판매하여 그 수익으로 기본적인 유지가 가능하다. 제비다방의 경 우처럼 자기들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며 스스로 건물주가 되어 부동산 폭등에 따른 제반 문제들로부터 다소 자유로울 수 있다. 결국 이들은 홍대 인디의 상업화, 상품화에 적응하면서 클럽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나가는 부류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의 D유형은 클럽 빵과 같이 조직적인 운영을 함으로 써 어느 정도 자질이 있는 출연진을 골라내고 공연을 치밀하게 기획하여 공 연공간을 유지시켜온 클럽이다. 이들은 특히 라이브 공연을 활성화시키는 조 직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런 종류의 클럽들은 국내외 유명 인디밴드들 의 초청공연도 포함하는 여러 가지 소규모의 기획공연을 한다. 규모는 다른 유형들에 비해 비교적 큰 편이며 매니아 위주의 음악 소비자들이 주된 관객 이다. 여기서는 따라서 오디션을 반드시 거쳐야 하고 일정한 개런티도 지불 되며, 그것을 위해 티켓을 판매하고 음료도 제공된다. 홍대앞 라이브클럽들 이 다시금 주류와 비주류로 분화되고 있다고 볼 때 클럽 빵은 그 중에서도 주류에 속하는 경우라 볼 수 있으며, ‘홍대를 지금까지 유지해온’ 주체로 여 겨지기도 한다. 이 D유형이 홍대앞 인디음악씬의 대표라고 여겨지고 있는 것은 라이브클럽을 중심으로 성공적으로 유지되어 왔다는데 그 이유가 있다.
이상 네 가지의 대표적인 분화의 모습과 유형은 각자 나름대로 인디음악 씬을 살리고 유지해 가야 한다는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러한 목표를 위해 선택하는 방법이 다를 뿐만 아니라, 종종 대립되는 지점 들이 나타난다. 그것은 단순한 영업방식의 차이나 세속적인 성공여부를 넘어 선, 인식과 이념의 차이로 보여진다. 물론 이러한 분화를 드러나게 한 직접 적인 원인은 홍대앞의 상업화, 관광화, 그리고 그에 수반된 임대료 상승이라 는 경제적인 압박에 대한 대응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외 부적인 압력이 가해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분열의 지점들은, 이미 그 전부터
‘인디’에 대한 의미를 서로 다르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 환경의 변화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