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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 경험을 활용한 한국어 상호문화교육의 방법

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동료 학습자들로부터 나올 수도 있다. 특히, 한국 어 교실에서의 학습자 간 교류는 의미의 확장뿐만 아니라 공동 의식을 고취시 킬 수 있다. 왜냐하면 학습자들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한국 문화라는 타문화를 경험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학습자들은 문화 경험을 한국어 교실에서 공유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 하고 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70명의 학습자 중 14명(20%)을 제외한 56명 (80%)은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는데 구체적인 응답 내용을 몇 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아마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 시각이 다양해질 수 있으 며, 또한 자기 나라의 문화와 한국 사회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일 것 같다.

- 이런 공유하는 시간을 갖추고 서로 토론을 하면서 어떤 것은 한국의 특유 한 문화인지 어떤 것은 외국인들이 잘못 인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래야 문화 충격을 최대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러한 문화가 좋은지 나쁜지는 대해 토론을 시켜 가지고 학생의 사고력 을 넓을 수 있는데다 다른 각도로 볼 수도 있우니까요.

- 다양한 입장을 통해 문화 충격을 더욱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 공유해야 더 많은 상황을 알 수 있고 상대방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를 통해서 학생들은 공감을 느끼면서 한생들 간에 서로의 문화 충격으 로 인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학습자들은 지식의 한계를 확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른 학습자와 의견 공유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부분 동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연 구의 실험 조사는 여건의 한계로 학습자와 일대일로 수업이 이루어지는 경우 가 많았다. 따라서 먼저 설문 조사를 통해 가장 많은 응답이 나온 순으로 문 화 키워드를 선택하고, 이를 학습자에게 제공하여 경험의 상기를 돕는 연역적 방법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10명에서 15명으로 이루어진 실제 한국어 교실에 서는 연역적 방법도 좋지만, 귀납적으로 학습자의 의견을 받은 후 분류와 선

택이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문화는 역동성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지금 여 기에’ 있는 학습자들이 느끼고 경험한 것들이 가장 중요한 제재가 된다. 학습 자 설문 조사에서 학습자들에게 한국에서 충격 받은 경험을 모두 적어달라고 하였을 때 학습자들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서술하였다.

- 술을 많이 마시는 것, 사람들이 늦게까지 다니는 것, 아침이 없는 것(식당 도 늦게 열고 사람도 늦게 자고), 명절 때나 공휴일에 가게나 식당이 안 여는 것.

- 매운 음식, 조직계층, 술 문화

- 불만 있으면 바로 시위 한다. 길거리에 쓰레기 많다. 중국어로 써 있는 광 고, 중국어 할 줄 아는 직원들이 많다. 공사를 아주 빨리 한다 (다음날 아 침에 생기듯이 새로운 가게들이 생긴다). 겨울에 얇은 옷, 짧은 치마, 슬리 퍼 등 입고 신고 돌아다닌다.

- 식당에서 안제든 찬물만 제공한다. 한 겨울에 스타킹을 입고 다니는 여자 들이 많다. 신발 벗고 바닥에 앉아서 식사한다.

- 변기와 샤워가 옆에 있어서 충격을 받았다

이처럼 학습자들이 겪는 문화적 경험들은 매우 다양하다. 어떤 경험은 ‘문 화’ 또는 ‘한국 문화’라고 범주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있으며, 어떤 경험은 단순한 설명만으로 이해가 가능한 산물 문화이고, 어떤 경험은 본 연 구에서 연구 대상으로 삼은 것처럼 적절한 해석과 비교가 필요한 가치 차원의 문화도 있다. 따라서 학습자들에게 1차적으로 한국 문화와 연관된 자신의 경 험을 자유롭게 떠올리게 한 후, 문화 교육에서 적용되는 문화의 개념과 빙산 의 비유 등을 활용하여 자신의 경험을 분류해보는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문 화라고 분류하기 모호한 학습자들의 경험 또한 어떤 차원으로 이해해야 할지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문화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 이 될 수 있다.

문화 개념의 정립이 이루어졌다면 집단토의를 통하여 각 문화 키워드에 대 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 먼저 같은 문화 키워드를 선택한 학습자들끼리 소 집단 토의를 한 후, 교실 전체적인 토의가 이루어지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소집단 토의에서 학습자들은 같은 문화적 키워드에 대해 다양한 경험이 존재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같은 경험에 대해서도 주체마다 해석이 다 르게 나온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따라서 집단토의는 수업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학습자 중심 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한국어 교사는 학습자들이 상호작용하며 해석 하고자 하는 대상이 ‘한국 문화’라는 점에서 학습자들의 해석이 상호문화적 관 점에서 적절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를 경우, 이를 이끌어 줄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즉, 교사는 동등한 문화적 주체로 참여하되 학습자들 의 문화 경험 내용을 유도, 선별, 조정을 주도하는 역할을 적절히 수행해야 한 다.

(2) 주체적 해석을 위한 호오(好惡)와 시비(是非)의 구별

학습자가 문화 차이에 대해 책임감 있는 태도로 묻고 답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학습자가 인식하는 ‘좋고 싫음(好惡)’과 ‘옳고 그름(是非)’을 구별하도 록 하는 것이다. 타문화와 마주쳤을 때 학습자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문화적 배경, 가치의 전제들과의 충돌로 인하여 낯설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낯선 것에 대한 물음을 해결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익숙한 것을 기준점으 로 삼게 되므로 문화 간 비교는 타문화 경험을 해석함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비교는 숨겨져 있는 특수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질문을 새롭게 할 수 있도록 하여 또 다른 해석과 방법의 가능성을 열어준다.10) 이러 한 비교의 역할은 Ⅲ장 양상 분석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습자들은 비교 를 통해 한국 문화가 나에게 낯설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발견하고, 양 문화 간 특수성과 보편성을 오고가며 관계성을 증진시켜나갔다.

그러나 ‘비교’의 활동 또한 새로운 발견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기 재확인에 만 머무를 수 있다. 몇몇의 학습자들은 자신이 타문화에 충격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 구체적인 해석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단순히 ‘우리는 그렇지 않기 때문

10) M. Abdallah-Pretceille, 장한업 옮김, 앞의 책, 한울아카데미, pp.85-86.

에’라는 응답에 머무르며 자기중심적인 비교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이는 타 문화의 낯섦으로부터 유발된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가치 판단으로 전 이시켰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비교 활동은 학습자가 문화 상대주의의 허 무주의적 태도를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의미를 견인할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이때 문화 가치의 옳고 그름의 판단이 자의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인 것이 아닌 주체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낯섦과 익숙함을 대하는 학습자 자신 의 호오의 감정과 시비의 판단을 분리시켜서 바라보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

Ⅱ장의 이론적 논의에서 살펴보았듯이 낯선 타문화를 마주할 때 유발되는 충격 감정은 주체로 하여금 타문화 그 자체를 생생하게 경험하도록 해주는 매 개이다. 이러한 감정들은 감각의 차원에 있는 단순한 심리상태이지만, 이를 통 해 주체는 대상에 대한 지향성을 획득하게 되고 의식작용을 거쳐 의미를 획득 하게 된다. 즉, 우리는 감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을 통해 낯설게 다가온 타문화와 어떠한 관계를 맺을지를 결정한다. 특정한 경험에 대해서 먼 저 ‘감정’이 일어나고 이로부터 이루어진 특정한 ‘판단’을 통해 실제적인 ‘행위’

로 나아가게 된다.11) 그런데 기본적으로 ‘좋음과 싫음’의 감정은 ‘수용과 거부’

로 이어지고, 이는 ‘옳고 그름’의 판단으로 이어지게 된다.12)

따라서 학습자는 옳고 그름의 가치 판단을 내리기 전에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감정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살펴야 한다. ‘내가 좋은 것’과

‘옳은 것’ 그리고 ‘내가 싫은 것’과 ‘틀린 것’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동일하게 바라보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반성을 유도해볼 수 있 다. 학습자들이 경험을 이해하는 활동은 글쓰기나 말하기의 표현 활동으로 이 루어지게 된다. 본 연구 또한 실험 조사에서 글쓰기를 선택하였다. 글쓰기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어 고정함으로써 학습자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인 식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한다. 따라서 학습자는 자신의 문화적 경험의 이해 과정과 결론을 글로 옮긴 후, 이에 대해서 호오와 시비를 분리해봄으로써 문 화적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객관적인 거리를 획득할 수 있다.

11) 이진용, 「장자(壯者)의 감정과 공감의 문제-무정(無情)의 논의를 중심으로」,

『한국철학논집』Vol.46, 한국철학사연구회, 2015, pp.43-44.

12) 위의 글, p.50.

(3) 정체성 형성을 위한 공감하기

타문화를 이해하고 낯섦을 자신의 잠재적 변화의 가능성으로 받아들이기 위 해서는 이해 가능한 공감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공감은 낯 선 타문화와 주체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을 통해 가능하다. Ⅲ장 양상 분석에서도 알 수 있었듯이 학습자들은 양 문화 간의 유사성에 주목하면서

‘유사하면서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특수한 맥락들을 추론할 수 있었으며, 보편적 특성에 기대어 소통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즉, 이해불가능성에 부딪쳤 을 때 좌절하거나 사고를 중단하는 것이 아닌 타문화와의 공동의 의미를 모색 하는 것은 새로운 물음을 유발하며, 이는 학습자가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특히 학습자들은 자신의 경험에 대해, 즉 타문화에 대한 인지적 분석을 할 때에는 차이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문화에 대해 심도 있게 해석해보길 요구한 2차 글쓰기에서는 ‘자문화에 타문화의 ~와 같은 현상 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언급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한국과 중국은 같은 유교문화를 공유하기 때문에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 다.【2차_W2_대_02】

사실 베트남에 상하관계도 존재한다.【2차_W2_대_15】

인도에는 서열 문화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인도에 존재하는 서열문화는 힌디 어에 나타나는 경어법을 통해서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리고 또 가족에서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보통 할아버지) 최고란 것에도 인도에의 존재하는 서열문화가 나타난다.【2차_W2_대_14】

중국 군대에 상하관계 좀 강해요. 중국 고대 그런 점 중시하지만 시간을 지날 수록 사람들은 평등을 추구해졌어요.【2차_W2_언_24】

중국은 사회 생활 속도 급해요. 한국은 사람들이 성격이 급해요. 중국 사람들 이 평일 생활할 때 좀 느리지만 회사 다닐 때 좀 빨라요. 한국 사람들은 생활도 일을 할 때도 급한 것 같아요. 중국 사람들이 특히 베이징, 사천성, 하이난성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