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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학습자의 상호문화적 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학습자의 경험을 활용한 교육을 제안하였다. 이는 학습자에게 스스로의 문화 경험을 해석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문화와 타문화 사이의 연결고리를 확인하고, 문화적 주체로서 능동적이고 생산적인 능력을 지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한국어 교육에서 문화 교육은 초급 학습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백과사전식 지식의 형태로 한국의 전형적인 문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한국어 교육 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통문화나 음식문화 등을 직접 체험해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한국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며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고급 학습자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불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고급 학습자들을 위한 문화 교육은 실제 학습자들의 삶과 더욱 밀접 하게 관련되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본 연구는 상호문화적 능력과 경험의 관련성을 밝히 고, 학습자 경험을 활용한 한국어 상호문화교육의 원리를 ‘타문화의 가치와 경 험 관련짓기’, ‘타문화를 통한 자기 인식 탐색’, ‘상호문화적 자기 조정’으로 나 누어 살펴보았다.

‘타문화의 가치와 경험 관련짓기’는 자신의 경험을 타문화 이면의 심층적 차 원과 더불어 이해함으로써 충격 감정을 유발한 타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 다. ‘타문화를 통한 자기 인식 탐색’은 타문화로 향하던 물음을 자신에게 돌림 으로써 충격을 느낀 주체의 문화적 인식과 신념을 확인하며 비교하는 것이다.

‘상호문화적 자기 조정’은 서로 다른 양 문화의 관계를 확인하고 양 문화 사이 의 차이점 및 공통점의 비교를 통해 문화와 자신의 관계를 확인하고 위치를 정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실제 학습자들이 자신의 문화적 경험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어떠한 방식으로 의미화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하 였다. 본 연구는 학습자 대상 설문 조사, 기존의 선행연구 등을 참고하여 ‘서 열 문화’, ‘우리 문화’, ‘획일성 추구’, ‘빨리빨리 문화’라는 키워드를 선정하여 학습자들에게 제공하였다. 이는 문화 개념의 모호성과 추상성으로 인해 학습

자들마다 떠올리는 문화의 정의가 다양하여 그 범주를 좁히기 위함이며, 이해 보다는 단순한 설명으로 해결가능한 문화 경험들을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함이다.

그 결과 학습자들은 ‘경험과 심층 문화의 사실 관계 확인’, ‘타문화의 맥락적 해석을 통한 원인 이해’를 통해 타문화를 범주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볼 수 있 었다. 전자에서는 문화의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을 새롭게 알게 된 학습자가 심층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파편적으로 기억되던 경험을 통합하 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고급 학습자들은 부정적 경험이 고착화되어 경 험에 대한 이해보다는 서술에 집중하는 양상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후자에서 는 내부자적 관점에 따라 타문화를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학습자의 상대주의적 태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부자적 관점에 따른 해석 또한 학습자의 자문화 인식이 발현되어 해석의 한계를 나타내거나, 상대주의적 태도와 지식 의 부족이 만나 타문화에 대한 능동적 이해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 었다.

두 번째 ‘비교를 통한 충격 원인 이해’에서는 자문화에 대한 메타적 인식의 부재, 유사성 및 보편성 비교를 통한 추론, 차이 비교를 통한 다양성 인정 양 상이 나타났다. ‘비교’는 학습자들에게 문화 간 상대성 감각을 길러주며, 타문 화와 자문화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 수 있 었다. 학습자들은 유사성을 통해 공감의 토대를 마련하거나 같으면서도 다를 수밖에 없는 차이를 이해하였다. 또한 타문화와 자문화 사이에 명백한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인식의 한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타문 화에 대한 자의적인 판단을 경계하였다. 그러나 고급 학습자임에도 불구하고 자문화를 당연시하는 태도가 여전히 드러나 이에 대한 교육적 처치가 필요함 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문화적 자기 선택 및 조정’에서는 경험에 대한 판단 회피와 상 호보완적 의미화 양상이 나타났다. 한국어 고급 학습자들은 타문화 경험을 자 신과 관련 없는 것으로 여기거나 어쩔 수 없는 거대 담론으로 인식하여 성찰 을 포기하였다. 그러나 앞선 단계의 과정을 통해 문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부 정적인 관점을 긍정적으로 바꾸기도 하였으며, 타문화에 비추어 자문화에서

경계해야 할 지점을 인식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획득하는 양상 또한 볼 수 있 었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교육 목표, 교육 내용, 교육 방법을 설계하였다. 보 편성과 특수성 사이의 균형적 시각을 갖추고, 문화 간 관계 형성에 능동적 태 도와 소통 능력을 갖춘 학습자를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여, 문화적 실천을 통 한 의미의 발견, 주체적 물음을 통한 문화 재해석, 상호문화적 정체성을 교육 내용으로 삼았다. 교육의 방법은 지식의 능동적 습득을 위한 교실 맥락의 활 용, 주체적 해석을 위한 호오(好惡)와 시비(是非)의 구별, 정체성 형성을 위한 공감하기로 제시하였다.

이 연구는 학습자들의 실제 경험들을 교육의 장으로 옮겨와 타문화와 자문 화를 바라보는 학습자들의 인식과 태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문화를 오랜 기 간 접한다고 하여 상호문화적 능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 실을 통해 각 문화 적응의 단계에 따라 적절한 교육적 처치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한국어 고급 학습자들은 평소에 인지하지 못했던 경험의 원인을 스스 로 성찰해봄으로써 타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도모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연구는 의의를 가진다.

그러나 본 연구는 연구 대상으로 삼은 한국어 학습자들의 국적이 편향되어 있어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모두 담지 못하였으며 학습자의 배경 및 문화 키 워드의 속성에 따른 세세한 변인들을 고려하지 못하여 추가적인 검증을 필요 로 한다. 또한, 학습자들이 경험을 활용하여 상호문화적 능력을 형성해나가는 변화 과정에 대해 장기적인 접근이 이루어지지 못한 한계를 지닌다. 차후 이 러한 지점들까지도 해명할 수 있는 후속 연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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