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바람직한 대응은 ?
박원암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바람직한 대응은 ?
박원암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미국 발 금융위기가 지난
9월 15일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이후 전세계적으
로 확대되며 우리나라도 금융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
각국은 부실 금융기관 에 대한 구제금융과 금리 인하로 금융 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지난10월 19일과 21일에 각각 금융안정대책과 부동산시
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외환시장과 부동산시장을 통한 미국 발 금융위기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하겠다.
이러한 조치는 불안심리의 급격한 확산을 막는 데는 효과가 있을 것이나 단기간에 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라고는 기대되지 않는다
.
향후 각국의 경기침 체와 추가적인 부동산가격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불안의 확산을 막 기 위해 긴급조치를 취한 각국은 이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경기부양책을 서둘러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은1500억 달러 규모의 추가적 재정
확대조치를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도 경착륙을 막기 위한 경기부양책을 검토 하고 있다.한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세계 경기 부진으로 올해 들어 수출물량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
다. 올해
1/4분기 수출물량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5.6%에 달했으나 7-8월
에는 절반 수준인
7.4%에 그쳤다.
전년동기비GDP성장률도 올해 1/4분기
5.8%에서 2/4분기에는 4.8%로 낮아졌으며 많은 연구기관들은 올해 하반기
3%대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지난8월 중 제조업 생산은 내수부진 및 수출
증가폭 축소,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전년동월 대비 증가세가 7월의
9%에서
2%로 크게 낮아졌으며,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도7월의 4%에서 8월에는
1.6%로 낮아졌다. 9월에는 일자리 창출이 이전에 비해 크게 낮아져서 전년동
월대비
11만명에 그쳤다 .
경기하강 추세가 확실해지면서 주가 및 부동산 가격의 추가적으로 하락하 고 하강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다.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부동산 가격의 하 락이다
.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건설경기가 크게 위축될 뿐만 아니라 부동산 관련 대출이 많은 저축은행의 부실을 초래한다
.
또한 경기 위축과 부동산 가격하락으로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의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금융기관이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된다.
우리 실물경제의 침체는 확실해지고 있으며 다만 금융불안과 맞물리면서 어느 정도나 하강 속도가 빠를 것인지가 관심 대상이 되고 있을 뿐이다
.
우 리 경제의 경착륙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부는 이번에도 다른 나라들과의 정 책 공조를 통하여 경기부양책을 발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부양책으로는 재정과 통화의 확대를 들 수 있다
.
그러나 지금까지 취 해진 금융안정조치들이 대부분 금융기관에 외화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이어 원화 유동성을 공급하는 내용이므로 향후 경착륙 방지를 위한 경기부양은 자연히 재정확대에 치중하게 될 것이다.
경기부양의 제약
금융 불안과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정부의 금융안정대책과 경기부양대책은
‘선제적으로,
신속하고, 충분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유동성 공급과 재정확대의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
우선 물가불안 문제이다
.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물가불안과 경기침 체가 함께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였으나 하반기로 오면서 미국 발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려되면서 물가불안보다는 경기침체에 정책의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물가 불안을 걱정해야 하지 않는 것은 아 니다.국제적 경제전망기관들은 내년에 경제성장이 거의 정체될 선진국을 중심으 로 인플레 압력이 빠르게 줄어들 것이나 개도국과 신흥경제국의 물가안정에 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우리나라의 경우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는 가운데 외화유동성 부족과 경상수지 적자에 따른 원화 절 하가 물가불안의 요인이 되고 있다.
둘째, 경상수지 적자 문제이다
.
우리나라는 세계6위의 외환보유국이나 다
른 거대 외환보유국들과는 달리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었다.
우리나라 경 상수지는 추세적으로 악화되었으며,
최근의 유가불안은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적자 전환을 앞당기고 적자의 폭을 깊게 했을 뿐이다.
경상수지 적자는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정책의 또다른 제약 사항 이다. 통화를 늘리고 금리를 낮추어 원화 절하를 유도할 수 있으나 이 경우 물가 불안이 염려된다
.
한편, 재정을 확대하면 원화가 절상되어 물가불안의염려를 덜 수 있으나 경상수지 악화가 걱정된다
.
마지막으로 도덕적 해이 문제를 들 수 있다
.
이번에는 주로 해외적 요인으 로 위기를 겪게 되었으나 이런 위기를 사전에 예측하고 대처하지 못했을 뿐 더러 오히려 리스크를 키웠던 우리 금융기관과 기업에게도 책임이 있다.
따 라서 금융기관과 기업에 지원을 하기 전에 지원을 받는 은행과 기업에게도 응분의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므로 정부 대응책이 시행되기까지 상당 한 시간이 걸린다.
이상의 제약 요인들을 감안할 때 얼마나 ‘선제적으로, 신속하고, 충분하게’
금융안정 및 경기부양 대책을 시행할 것인지는 결국 우리 경제의 경착륙 정 도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하겠다
.
우리 경제가 경착륙 정도가 심할수록 내수 가 크게 침체될 것이므로 재정확대 및 유동성 공급의 부작용이 줄어들게 된 다. 우리 경제의 경착륙이 크게 우려될수록 정책당국은 ‘선제적으로, 신속하 고, 충분하게’ 대응하게 될 것이다.바람직한 대응책
: 1997년 외환위기의 교훈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이 1997년 외환위기의 원인과 같지 않다고 하더라도 당시 어떻게 위기를 극복 했나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 IMF의 위기 대처 프
로그램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거시정책조정이다.
둘째, 구조조정이다.
셋째, 대규모 유동성 지원이다.
넷째, 사회안전망 확충이다.
우 선 거시정책조정과 관련해서는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국내 경기의 심각 한 위축을 감수하면서 고금리정책을 채택하였으며,
금융부문과 기업부문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였다.
아울러 대규모 외화유동성을 지원하였으 며 사회안전망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물론
1997년과 지금은 매우 다르다.
우리 경제 구조가 취약해서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기 보다는 미국 발 금융위기가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으며
,
따라서 미국 등 선진국은 우리에게 대규모 외화유동성을 제공할 여유가 없 다. 또한 우리나라 금융과 기업부문이 1997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개 선되었으므로 당시와 같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할 이유가 없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당시IMF의 프로그램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첫째, 거시정책과 관련해서는 환율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 수출 부진과 함께 내수 부진도 용인함으로써 경상수지를 균형수준에 유지해야 한다는 것 이다. 이를 위하여 필요하다면 유동성 부족에 따른 어느 정도의 금리인상을
허용해야 한다
. 1997년 외환위기 당시 IMF는 통화정책의 긴축을 요구한 반
면, 재정확대 정책을 허용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둘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기부양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더라도 어 렵더라도 고통을 분담하면서 필요한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 1997년 이후 4대 개혁과제 중 노동시장과 공공부문 개혁은 아직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기업들이 저임금을 낮아 해외로 나가는 글로벌 경제에서 경직된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일자리 창출을 매우 어렵게 하고 있다.
단기간에 경제 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현 시점에서 노동시장을 획기적으로 유연하 게 하지 않고서는 대규모 실업이 불가피하다.
셋째, 충분한 유동성 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
하지만 거시정책 조정과 구 조조정 정책을 수반한 절제 있는 유동성 공급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 다.넷째, 대규모 실업이 예상됨에 따라 사회안전망도 적극적으로 확충할 필요 가 있다. 저소득층과 실업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
직업능력교육 등 적극 적 노동시장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내년도 경제전망: 전망이냐? 목표냐?
한국경제연구원
,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등 많은 경제전망기관들이
내년도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전망은 상당히 비슷하다.
내년 도 경제성장은3%대 후반이며 ,
소비자물가상승률은3%대로 안정되며 ,
경상 수지는 대체로 균형을 이루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환율은 달러당 1100 원선에서 변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전망일 수도 있으나 필자는 현재 예상되는 대외여건 하에 서 경제 안정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 목표로 해석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