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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天志)와 상동(尙同) - 최강자의 상동

문서에서 묵자의 정치 사상에 대한 연구 (페이지 83-91)

2.3, 묵자의 활동

2) 천지(天志)와 상동(尙同) - 최강자의 상동

묵자는 아랫 사람이 윗사람과 같아짐(尙同)을 주장한다. 이는 국가 체제 안에서 그렇다.

이것은 확장되어서, 최고 권력자인 천자는 하늘에게 상동해야 한다. 땅 위의 최강자의 상 동은 하늘(天)에의 상동이다. 이렇게 해서 천지(天志) 이론은 상동과 연관이 된다.

사람들이 작음을 알고 큼을 모른다는 것에서 대부나 제후의 무서움을 알지만, 하느님의 위력을 일지 못 한다는 것이다. 당시 사람들이 하늘, 하느님을 몰랐다. 중국은 범신론 지 역이라, 묵자가 말하는 초월적 인격신을 믿지 않았다. 그래서 묵자가 이렇게 말한 것이다.

묵자가 말하는 하느님은 최고의 권력자이다. 대부와 제후, 천자보다는 위에 있는 권력자이 다. 하느님의 존재는 처벌로 드러난다. 죄를 지은 자를 처벌한다. 하늘에서 사랑 이야기는 없다.

인격신은 사람처럼 이성과 감성이 다 있는 신이다. 이성적으로 전지전능할 수 있다. 감 41) 『노자』 42장

성적으로는 분노와 처벌이 가능하다. 서양 기독교의 예로 노아의 방주(홍수내림), 소돔과 고모라(불태움)가 있다. 묵자의 신은 전체 처벌보다는 개인에 대한 처벌을 한다. 이래서 군주와 거의 비슷하다.

3) 하늘의 필요성 - 천자의 견제

의로움은 바로잡음(正)이고 이는 정치(政)이다. 아래에서 위를 바로잡음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를 바로잡음을 말한다. 이것은 尙同과 같은 이론이다. “서민 < 士 < 將軍 大夫 < 3 공 제후 < 천자 < 天(하늘)”의 구도는 봉건제와 비슷하다. 봉건제는 “民 < 士 < 大夫 <

제후 < 천자”의 구도이다. 묵자는 여기에다가 ‘장군, 3공, 天’을 덧붙인다. 장군(將軍)은 군대를 거느리는 사람이다. 이는 제후에 소속된 사람이다. 그런데 대부와 동급으로 나열된 다. 3公은 천자를 보필하는 핵심적 신하 세 명인데, 제후와 동급이 된다.

봉건제의 핵심이 ‘천자-제후-대부’이다. 위가 아래에 관리를 파견한다. 천자가 제후에게 3공을, 제후가 대부에게 장군을 보낸다. 왜 이렇게 해야 하는가? 봉건제는 다국 공존 체 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런 파견이 필요하다. 봉건제 파괴의 요소는 다음 둘이다. ① 제 후가 천자를 공격하고 ② 제후들이 서로 공격하고 이를 막기 위해서 3공이 파견된다. 제 후와 대부도 천자와 제후처럼 비슷한 관계이다.

그렇다면 하늘은 왜 필요한가? 천자를 견제하기 위해서이다. 왜 견제해야 하는가? 제후 가 천자를 공격할 수 있다면, 천자도 제후를 공격할 수 있다. 천자가 제후를 공격하면, 천 하 통일이 된다. 진시황이 그렇게 한다. 진시황 영정은 하느님을 믿지 않았다. 스스로를 皇帝(신, 하느님)이라 자처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진나라의 참혹한 멸망이다.

독신(瀆神 신을 모독한) 죄이다. 영정이 한만큼 초(楚)나라 항우에게 당한 것이다.

진시황이 통일한 뒤에 잘 통치하고 준비했으면 오래 가는 국가가 되었을까?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다. 진시황 영정은 침략 정복 약탈한다. 국가는 전 부 자신의 재산이 된다. 국외적으로, 국내적으로 다 자기 재산이 된다. 재산 중 중요한 것 은 천하의 권력이 진시황 영정에게 집중된다는 것이다. 영정 이외의 모든 인간은 신하가 된다. 동급인 사람이 없다. 영정은 황제며 신이고, 인간은 인간이다.

문제는 최고 권력자가 잘못하면 이를 저지할 사람은 없다. 최고 권력자가 진짜로 신이 면 이 체제가 오래 갈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불완전자이고 신처럼 전지전능하기 어렵다.

또 후계자는 기존 왕조보다 나쁠 가능성이 대부분 높다. 기존 왕조는 고생해서 성공한다.

그러나 후계자는 궁궐에서 살기 때문에 경험 등 모든 것이 통치에 부족하다. 대부분의 왕 조가 다 그렇다. 찬탈자가 황제 자리에 앉으면, 밑에 사람이 그것을 바로잡을 수 없다. 일 본이 막부 체제이면서, 왕을 없애지 않음이 여기에 있다. 고려 중기 무신 정권 때도 왕을 없애지는 않았다. 이 결과로 1인 지배체제는 논리적으로 지속성이 없음이 쉽게 증명된다.

이 체제는 상동과 같다. 아래에서 분쟁이나 문제가 생기면, 바로 위에서 조정 결정을 한 다. 이런 상동 체제는 다자가 공존할 때 가능하다. 다국 공존인 봉건제일 경우를 말한다.

진시황의 군현제 통일 국가는 1인 지배 체제이다. 여기에서는 상동이 불가능하다. 모든 것은 황제 1인의 지시로 결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황제의 지시를 받는가? 아니면 하느님의 지시를 받는가? 중국 사람

들은 대부분 후자인 하느님의 지시를 받음을 절대로 믿지 않는다. 문제는 중국 사람들이 인간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천자가 하늘의 뜻을 따름은 천자가 자기 제어를 한다는 말이다. 힘(권력)이 있지만, 힘 을 쓰지 않는다. 힘을 함부로 쓰면 망하기 때문이다. 왜 망하는가? 그 이유는 위에서 설 명했다. 그러나 최고 권력자가 스스로 자신의 권력 행사를 자제하고 쓰지 않는 것, 이것이 가능한가? 노자도 말했지만, 자기가 자신을 이기는 것이 가장 어렵다.

이렇기 때문에 묵자는 하느님을 말한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최고 권력자가 자신을 제어하여 한다. 그러나 중국 사람들은 인격신을 믿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의 황제들은 스 스로 자신을 제어해야 했다. 이것은 매우 힘들고 불가능한 일이다.

중국의 적은 중국이다. 중국의 생명력을 잡아먹는 체제가 1인 지배, 황제 체제이다. 이 는 개인(집단, 국가)의 자유, 경쟁을 철저하게 부정한다. 이런 체제를 ‘하나의 중국’의 원 칙이라 한다. 현재도 중국은 대만, 홍콩, 티벳, 신장 위구르의 자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모 두 중국의 지방 단위가 되어야 한다고 고집한다. 이는 군현제의 연장선이다. 황제 1인 체 제는 모든 것이 비판되고 봉쇄된다. 모든 것을 분서갱유하고 모든 경쟁을 부정한다. 이 과 정을 통해 국가는 급속도로 쇠퇴하고 퇴보한다. 그러면 이민족의 지배를 받는다. 결국 타 자를 다 멸망시키면, 경쟁이 사라진다. 경쟁이 없으면 급속도로 쇠퇴하는 것은 당연지사이 다. 자연도 경쟁을 통해서 진화한다. 경쟁을 못 하는 자는 도태되고 멸종된다. 중국도 똑 같은 법칙이 적용된다. 결과적으로 이민족의 지배를 받는다.

4) 천지의 뜻 - 바름(正)과 의로움(義)

천자가 있음을 알지만, 그 위에 하늘이 있음을 알지 못 한다. 이후에도 중국에서는 이 부분을 다 미신이라고 치부한다.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은 범신론자이기 때문이다. 유가 사상으로 간다. 천자를 제어할 하늘이 있어야 다국 공존이 유지된다. 하늘 을 무시하고, 영정처럼 천하를 정복하면, 천하 대란이 일어난다. 생명(生) 부유함(富) 다스 려짐(治)이 사라진다. 이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 아니면 지옥문을 여는 것이다. 이 것을 두려워한 사람은 여불위이다. 그는 진나라를 천자로 하는 봉건체제로 가려 했다.

이는 상동의 이론이다. 상동의 끝은 하느님이다. 묵자의 종교는 그대로 국가의 체제이 다. 천자 위에 하늘이 있다. 천자의 의지는 하늘에게 귀속시켜야 한다. 하늘의 뜻은 의로 움이고, 바로잡음이다. 천자가 바로잡혀야 한다. 하늘의 뜻은 ‘생명 부유함 다스림(生富 治)’이다. 이를 위해서는 봉건제의 다국 체제로 가야 한다. 진시황처럼 다른 나라를 공격 해서 통일하는 것은 전쟁 죽음 빈곤 혼란의 길이다. 진시황의 체제는 전쟁 체제이다. 싸워 서 이긴 자가, 힘센 자가 천하를 독차지 한다. 이 원칙 때문에 중국 역사는 늘 전쟁 뿐이 다. 왕조의 멸망도 전쟁, 왕조 수립도 전쟁에 의한다. 왕조 중간에도 궁중 음모 정치이다.

힘 센 자는 늘 도모하고 봉기(蜂起)한다.

* 중국은 물리적 힘이 국가를 만든다. 반면 이념이 국가를 만든 적이 없다. 서양 근대 는 이념이 국가를 만든다. 프랑스 대혁명 미국 독립이 대표적이다. 다시 말하자면, 중국에 서 역대 왕조 교체는 전쟁에 의한다. 녹림의 호걸들이 기의(起義)를 해서 서로 치열하게 싸워서 최종 승자가 새 국가를 세운다. 혹은 이민족이 쳐들어와서 새 나라를 건립한다. 어

떤 경우이던 간에 전쟁을 통해서 새 왕조를 만든다.

반면 미국의 독립의 주도자들은 자신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한 국가 체제를 수립하려 했 다. 또한 프랑스 대혁명 때 혁명가들은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정을 세운다. 이들은 이념에 따라서 새로운 나라를 만든 것이다. - 중국은 바로 이처럼 이념을 표방하고 거병(擧兵)해 서 전쟁을 하고 이겨서 새 나라를 세운 적이 없다.

5) 이성적 한계

묵자는 감사의 인사로 하늘에게 정성들여 제사를 지낸다. 기묘한 것이다. 물질주의 감각 적 경험주의자가 하느님과 귀신을 믿는 것, 이는 모순은 아니다. 인간의 이성은 무한하지 않다. 어느 순간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따라야 한다. 이유는 이성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성에 자기 한계를 두어야 한다. 이성은 끝까지 갈수는 없다. 다음 세 학파는 이 성의 자기 한계를 둔다. 그것은 일종의 정신적 솟대이다.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① 공자와 맹자는 ‘군주와 백성’ 이 둘은 무조건 받아들인다. 더 이상 그 존립 근거나 이유 등을 이성으로 따지지 않는다. 군주는 끝까지 군주이다. 신하는 군주가 될 수 없다.

그냥 받아들어야 한다. 관리는 백성을 위해야 한다. 왜 爲民해야 하냐? 백성이 있으니까 관리가 된다. 백성을 부정하는 것은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 이 둘에 대해서는 이유를 대지 말고, 그냥 받아들어야 한다.

② 묵자의 하느님의 뜻인 겸애 교리를 왜 해야 하냐? “그냥 하늘의 뜻이니까” 더 이상 따지지 마라는 것이다. 묵자 역시 공자나 맹자처럼 이성에 한계를 긋는다. 그 한계가 바로

‘하느님의 존재’이다. 이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③ 한비자는 군주의 존재를 무조건 인정한다. 군주는 국가의 모든 것을 소유한다. (家産 국가) - 이는 기본 공리로 인정한다. 그리고 반대로 ‘신하, 백성, 하느님’과 같은 것에 대 해서는 이성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이성의 한계는 없다. 모든 것이 다 일어날 수 있다.

항상 가능태가 열려 있다. 신하는 군주가 될 수 있다. 군주는 언제나 쿠데타를 대비해야 한다. 백성은 부국강병의 도구이다. 도구가 아니면 존재 의미가 없다. 군주는 엄벌주의로 간다. 묵자의 입장에서 천자는 하늘에 복종해야 한다. 최고 권력자는 하늘에 따라야 한다.

겸애 교리를 해야 한다. 이것을 다 부정한다. 진시황은 자기가 皇帝(신)가 된다. 천하를 개인 재산으로 독점한 결과는 멸망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성은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칸트의 순수 이성 비판도 그런 것이다.

묵자는 하느님의 존재를 주장한다. 반면 유가 도가 법가 등 중국의 주류 학자들은 귀신 이나 하느님과 같은 초월적 존재를 믿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이 보기에 묵자의 주장은 엉 성한 미신이다. 합리적 사유를 하는 사람이 그런 초월적 존재를 믿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도 묵자가 하느님의 존재를 긍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최고 권력자의 제어 때문 이다. 인간은 스스로를 스스로 제어하기 어렵다. 최고 권력자, 특히 왕의 경우는 나라 안 에서 누구도 그를 제어할 수 없다. 따라서 외적 제어 장치가 필요하다.

반면 민주주의 국가에는 최고 권력자를 견제하는 장치가 겹겹이 있다. 선거 선출, 3권 분립, 언론의 비판 등이 그것이다. 묵자 당시는 민주주의가 없었다. 따라서 민주주의적 제 어 장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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