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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의 이론

문서에서 묵자의 정치 사상에 대한 연구 (페이지 140-144)

2.3, 묵자의 활동

6.3 비공의 이론

1) 전쟁은 범죄이다.

아래의 인용문은 비공 상편이다. 상편은 하나의 논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웃나라를 공

65) 사마천은 이사가 한비자를 죽였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진시황이 죽인 것이다. 한비 자는 진나라가 한나라의 생존을 보장해 주는 봉건제를 주장했다. 진시황은 이런 7국 공존 론을 주장하는 모든 사람을 다 제거했다. 진시황은 극렬하게 사상을 탄압했다.

격하여 약탈하는 것을, 남의 것을 훔치는 것과 비교한다. 그래서 공격 전쟁을 비판 부정한 다. 이는 예를 들어 논증한 것으로, 공격전쟁의 부당함을 논리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이 상편은 중·하편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 후자는 비공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마지막에 이를 삼표로 증명한다. 이는 다른 10론의 편들과 형식이 같다. 반면 상편은 완전히 형식 이 다르다. 상편의 논증은 아래처럼 명쾌하다.

이제 한 사람이 있어서, 남의 과수원과 밭에 들어가서 그 복숭아와 자두를 훔쳤다.

뭇 사람이 들으면 그를 비난하고, 위로 정치를 하는 자가 얻으면 그를 벌준다. 이는 왜 인가? 남을 어그러뜨려서 스스로를 이롭게 했기 때문이다.

남의 개와 돼지, 닭과 새끼 돼지를 훔치는 자에 이르러서는 그 의롭지 못 함이 남의 과수원과 밭에 들어가서 그 복숭아와 자두를 훔침보다 더욱 심하다. 이는 무엇 때문인 가? 남을 어그러뜨림이 더욱 많고, 그 인격적이지 못 함이 보다 심하고, 죄가 보태어 후하기 때문이다.

남의 우리에 들어가서 사람의 말과 소를 취하는 자는 그 인격적이지-의롭지 못 함이 남의 개와 돼지, 닭과 새끼 돼지를 훔침보다 또 심하다. 이는 무엇 때문인가? 남을 어 그러뜨림이 더욱 많기 때문이다. 진실로 사람을 어그러뜨림이 더욱 많음은 그 인격적이 지 못 함이 보다 심하고, 죄가 보태어 후하다.66)

묵자는 도둑질을 예로 들어서 전쟁을 부정한다. 과수원에서 복숭아 자두 훔치기 → 개 돼지 닭 훔치기 → 말과 소를 훔침. 이 모든 것은 사람들이 비난하면서 처벌한다. 훔침은 의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크게는 남의 나라를 공격함을 함에 이르면 비난할 줄을 알지 못 하고, 그것을 따라서 기리며, 그것을 의로움이라 이른다. 이는 의로움과 의롭지 못함의 구별을 아는 것이라 이를 수 있는가?67)

남의 복숭아, 개, 말을 훔치면 비난하고 처벌한다. 그런데 이웃나라를 공격해서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다치게 한다. 다행히 이기면 몰라도 지면 나라에 손해가 막심하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것을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칭찬하고, 의로운 일이라 한다. 이것은 틀린 것이 고 그른 것이다.

이제 사람이 여기에 있어서,

검음을 보고 검다고 함이 드물고, 검음을 보고 하얌이라 함이 많다면, 이 사람은 하얌과 검음의 구별을 알지 못 하는 것이다.

씀을 맛보고 쓰다 함이 드물고, 씀을 맛보고 달다 함이 많다면, 반드시 그로써 이 사람이 달고 씀의 구별을 알지 못 한다 여긴다.

66) 今有一人, 入人園圃,竊其桃李, 眾聞則非之, 上為政者得則罰之. 此何也? 以虧人自利也.

至攘人犬豕雞豚者, 其不義又甚入人園圃竊桃李. 是何故也?以虧人愈多, 其不仁茲甚, 罪益 厚. 至入人欄廄, 取人馬牛者, 其不仁義又甚攘人犬豕雞豚. 此何故也?以其虧人愈多. 苟虧人 愈多, 其不仁茲甚, 罪益厚. 「비공」 상1

67) 今至大為攻國, 則弗知非. 從而譽之, 謂之義. 此可謂知義與不義之別乎? 「비공」 상1

이제 작게 그릇됨을 하면 그것을 알고 비난한다.

크게 그릇됨을 하여, 이웃 나라를 공격하면,

그릇됨을 알지 못 하고, 그를 따라서 칭찬하며, 그것을 ‘의롭다’ 일컫는다.

이것이 의로움과 의롭지 못 함의 구분을 안다 할 수 있겠는가? 이런 까닭으로 천하의 군자가 의로움과 의롭지 못 함을 구분함에 혼란되었음을 안다.68)

묵자는 전쟁이 틀렸음을 논리적으로 증명한다. 첫째, 닭 소를 훔침은 비난하면서, 그것 보다 더 큰 손해를 끼치는 전쟁은 비난할 줄 모른다. 둘째, 검을 보고 검다 하지 않고, 희 다고 한다. 이것은 완전히 틀린 것이다. 그렇다면 전쟁은 틀렸다고 해야 한다.

묵자는 왜 군자들이 전쟁을 찬성하고 칭찬하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지는 않는다. 그냥 논리적으로 증명만 한다. 이런 증명에 감명을 받아서, 비공을 할 군주는 없을 것이다.

묵자는 군자 혹은 지식인의 위선과 거짓을 비판한다. 전쟁은 명백히 절도보다 나쁜 짓 인데도, 국가적 일이라는 이유로 찬성하고 기린다. 문제는 전쟁한다고 꼭 이기는 것은 아 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면, 최강자만 남고 나머지는 다 망해야 한다.

묵자의 위의 논리적 증명은 이런 점을 암암리에 내포하고 있다.

2) 전쟁의 비참함과 피해, 개간과 생산

묵자는 물질적 절약을 항상 강조한다. 그래서 전쟁으로 인한 막대한 소비와 비용에 대 해 비판적인 시선으로 얘기한다. 그리고 전쟁의 실질적 피해자가 되는 백성의 입장을 두 둔한다.

이제 군대 무리가 오직 흥하여 일어나서, 겨울에 행진함에 추울까 두렵고, 여름에 행 진함에 더울까 두렵다. 이 때문에 겨울과 여름으로써 (전쟁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봄이 면 백성이 밭 갈고 나무 심기를 폐지하고, 가을이면 백성이 거두어 수확함을 폐지하는 것이다.

이제 오직 한 계절만이라도 폐지하면 백성들이 굶주리고 춥고, 얼고 배고파서 죽는 자가 이루 다 셀 수 없다.69)

소극적으로 볼 때, 전쟁 때문에 농사를 짓지 못 한다. 식량이 부족해서 굶주린다. 이것 보다 큰 문제는 전쟁 자체로 파괴되고 죽는 것이다.

더불어서 그 소와 말이 살쪄서 갔다가 여위어서 되돌리니, 가서 죽어 없어져 돌아오지 않는 것이 이루 다 셀 수 없다.

더불어서 그 진창길이 길고 멀어서 식량이 그치고 끊어져서 이어지지 아니하여 백성이 죽는 것이 이루 다 셀 수 없다.

68) 今有人於此, 少見黑曰黑, 多見黑曰白, 則 以此人 不知白黑之辯矣; 少嘗苦曰苦, 多嘗苦 曰甘, 則必以此人為不知甘苦之辯矣. 今小為非, 則知而非之. 大為非 攻國 則不知非, 從而譽 之, 謂之義. 此可謂知義與不義之辯乎?是以知天下之君子也 辯義與不義之亂也. 「비공」 상3 69) 今師徒唯毋興起, 冬行恐寒, 夏行恐暑, 此不可以冬夏為者也. 春則廢民耕稼樹藝, 秋則廢民

穫斂. 今唯毋廢一時, 則百姓飢寒·凍餒而死者, 不可勝數. 「비공」 중1

더불어서 그 사는 곳이 편안하지 아니하고,

밥 먹음이 때에 맞지 않고, 굶주리고 배부름이 절도에 맞지 아니하여, 백성이 길에서 병을 앓아 죽는 자가 이루 다 셀 수 없다.

군사를 잃음이 많음이 이루 다 셀 수 없고,

군사를 잃어서 다 없어짐이 이루 다 계산할 수 없다면,

이는 귀신이 그 제주와 후손을 잃음이 또한 이루 다 셀 수 없다.70)

이렇게 전쟁을 하는 이유는 이겼다는 명성을 누리고, 땅과 백성을 뺏기 위한 것이다. 그 러나 꼭 이기는 것도 아니고, 이겨도 비용을 생각하면 별 효과가 없다. 전쟁하는 대신에 자기 나라의 빈 땅을 개간해서 농사를 지으면 훨씬 더 이롭다.

이제 (전차) 만대의 나라가, 빈 집터가 천개를 세어서, 이루 다 들어가지 못 한다.

널리 흐르는 들판은 만개를 세어서, 이루 다 개간하지 못 한다.

그렇다면 토지라는 것은 남음이 있지만, 왕의 백성이 부족한 것이다.

이제 왕의 백성의 죽음을 다하고, 아래 땅의 근심을 엄혹하게 하면서 그로써 빈 성을 다투면, 이는 부족한 것을 버리고, 남는 것을 중첩시킴이다.

정치를 함이 이와 같음은 나라의 힘쓸 일이 아닌 것이다.71)

묵자는 첫째, 전쟁을 이익과 손해의 관점에서 본다. 전쟁을 하는 이유는 적의 재화를 독 차지하려는 것이다. 전쟁은 승자독식 패자멸망이다. 제로섬 게임이다. 이익이 크기 때문에 위험도 크다. 승리하면 좋지만 패배하면 국가 존망의 위기에 처한다. 설사 승리하더라도 우리 편의 손실도 크다.

둘째, 이웃나라와의 전쟁과 자가 나라를 개간해서 생산을 늘리는 것을 비교한다. 전쟁과 개간을 이익의 관점에서 비교하면 개간이 훨씬 더 이롭다. 따라서 공격 전쟁보다 자기나 라의 경제를 개발해야한다. 그리고 자기 나라의 부족한 물자는 이웃나라와 교역을 하면 된다. 이는 자기 나라에만 이로운 것이 아니라, 이웃나라에도 이롭다. 모두가 상생하는 길 이다. 그러나 중국은 정복 전쟁의 길로만 간다.

3) 정복 전쟁의 논리

정복 전쟁을 하자는 논리는 다음과 같다. 정복을 해야 땅이 넓어지고 강대국이 된다. 정 복자는 더 이상 아무도 자기 나라를 넘보지 못하게 하려고 한다. 결국 모두를 멸망시키고 최후의 승자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정복의 논리이다.

70) 與其牛馬 肥而往, 瘠而反, 往死亡而不反者, 不可勝數; 糧食輟絕而不繼, 百姓死者, 不可 勝數也; 與其居處之不安, 食飯之不時, 飢飽之不節, 百姓之道疾病而死者, 不可勝數; 喪 師多不可勝數, 喪師盡不可勝計, 則是鬼神之喪其主后, 亦不可勝數. 「비공」 중1

71) 今萬乘之國, 虛數於千, 不勝而入;廣衍數於萬, 不勝而辟. 然則土地者, 所有餘也, 王民者, 所不足也. 今盡王民之死, 嚴下上之患, 以爭虛城, 則是棄所不足, 而重所有餘也. 為政若此, 非國之務者也. 「비공」 중1

공격하여 전쟁함을 꾸미는 자가 말하여 가로되, 남쪽이면 초나라와 오나라의 왕이, 북쪽이면 제나라와 진(晉)나라의 임금이 처음 천하에 봉해졌을 때, 그 토지의 네모는 수천 리를 가짐에 아직 이르지 못 했다. 그 사람 무리의 많음은 수십만 명을 가짐에 아 직 이르지 못 했다.

그로써 공격하여 전쟁한 까닭으로 그 토지의 넓음은 수천 리를 가짐에 이르렀다. 그 사람 무리의 많음은 수백만 명을 가짐에 이르렀다.72)

이와 같은 논리는 전국시대 당시의 군주들이 광범위하게 가진 생각이다. 그래서 서로 쉼이 없이 싸웠다. 이에 대해서 묵자는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이제 의사가 여기에 있어서, 그 박수무당과 조화를 이루어 합치하여서 천하의 병을 가진 자에게 약 처방하여, 약을 쓴다. 만 명의 사람이 이것을 먹었는데, 만약 의사 말 대로 하여, 네 다섯 사람만 이익을 얻었다면 오히려 그것을 일러서 ‘시행할 약’이 아니 라고 한다.

그러므로 효자는 그로써 그 어버이에게 먹이지 아니하고, 충신은 그로써 그 임금에게 먹이지 않을 것이다.73)

묵자는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의사가 약을 썼는데, 만 명에 4-5 명만 나았다면, 그 의 사와 약은 쓸모가 없다. 남의 나라를 공격해서 나의 땅을 넓히자 – 이것이 공격 전쟁의 이유이다. 이는 논리적으로 큰 결함이 있다.

첫째, 뺏는 나라가 있으면 잃는 나라가 있어야 한다. 모두 다 뺏기를 원한다. 이는 모순 이다. 확률적으로 볼 때, 뺏기는 쪽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뺏은 자는 뺏은 만큼 강해진다. 뺏기는 자는 뺏기는 만큼 약해진다. 그리고 이것 은 시간이 갈수록 더 가속화된다. 어느 순간이 넘으면 뺏는 자와 뺏기는 자가 결정되어 고정되어 버린다. 그러면 강해지기 위해서 공격 전쟁을 하자는 말은 결국 뺏기는 자의 경 우, 계속 뺏기자는 말이 된다.

셋째, 최종적으로는 단 하나의 강국이 다른 모든 나라를 다 멸망시킨다. 이는 전국 시대 의 7국 공존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

묵자는 이상의 세 가지 추론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의사가 만 명을 치료했는데 4-5명 만 치료한다고 말한다. 이 말에 이상의 세 가지를 다 함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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