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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묵자의 활동

7. 맺는 말

정의가 아니라, 배분적 정의의 관점에서 조정하는 것이다.

묵자는 사랑함을 현실적으로 물질적으로 돕는 것이라 한다. 요컨대 묵자에게 사랑이란 그 사람을 위해서 노동을 해 주는 것이다. 겸애는 전체를 사랑하는 것이고, 유가적 별애 (別愛)는 구별하고 차별해서 사랑하는 것이다. 묵자가 전체적인 사랑(겸애)을 강조하는 이 유는 현실적인 힘의 관계 때문이다.

묵자는 겸애를 해야 하는 이유로 의무, 상호주의, 천지(天志) 등을 든다. 이 중에서 묵 자는 천지를 강조한다. 신처럼 겸애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실의 군주는 사람의 시각 이 아니라, 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는 것이다. 신 앞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기 때문에 사 람을 차별할 수 없다. 겸애가 ‘무차별’인 것은 상동(尙同)의 맥락에서 그렇다. 윗사람이 아 랫사람의 이익 주장에 의한 분쟁을 조정할 때, 대립되는 두 사람을 차별 없이 대해야 한 다. ‘무차별’이란 계급 위계질서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분쟁 조정에서 공정하게 대함이다.

묵가의 사랑(兼愛)은 상대를 물질적 현실적으로 이롭게 함이다. 그래서 묵자는 유가의 의 례와 의식(儀式)을 통한 물질적 낭비를 비난한다. 묵자는 국내적 국외적 겸애를 주장한다.

묵자는 성악설의 입장에서 겸애를 주장한다. 성악설은 도덕적 규범이나 선함이 존재하 지 않는다. 그래서 백지설이라고도 한다. 백지인 상태라서, 무엇을 물들이냐에 따라 그 마 음의 색깔이 결정된다. 묵자는 『소염(所染)』 편을 들어서 하늘의 뜻인 겸애로 물들이기를 주장한다. 즉 물들임의 최종적 단계는 하늘의 뜻, 즉 겸애를 말한다.

묵자는 그의 사상의 논리의 정당성을 위해 삼표(三表: 세 가지 판단기준)로서 증명한다.

삼표는 성왕(聖王)의 사적, 백성이 보고 들은 사실, 국가와 백성에게 이익이 됨이다.

4) 천지(天志) : 신이 개체의 내부에 있으면 범신론이고, 모든 현상 사물의 밖에 있는 것이 유일신론이다. 묵자는 유일신론을 도입한다. 신은 이성의 한계를 긋는 것이다. 묵자 는 이처럼 이성의 한계를 긋는다. 그 한계가 바로 ‘하느님의 존재’이다. 이는 무조건적으 로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묵자의 하느님은 ‘인격신’으로 사람처럼 이성과 감성의 자유 의지가 있다. 그래서 만물 을 섭리하고 인식하고 판단하여 상벌을 내린다. 묵자가 ‘겸애’라는 사랑이 잘 실현되기 위 한 원동력으로 제시한 것이 하느님의 상과 벌이다. 그리고 묵자의 하느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바로 상과 벌이다. 신은 상과 벌을 가지고, 인간의 의지를 선으로 이끈다. 묵자가 말하는 신의 의지(天志), 신의 뜻은 겸애이다. 모든 인간이 자유 의지와 자율성을 갖는다 는 것을 전제로 상벌을 내린다. 묵자에게서 하느님은 어느 정도 도구적인 성격이 있다.

하느님의 ‘의지’는 강제성이 있고 이는 ‘의로움’(義)과 연결된다. 당위성과 강제력은 국 가 통치의 원동력이다. 묵자는 겸애를 상호성으로 본다. 이런 점에서 겸애와 천지와 상동 이 연결된다.

5) 상동(尙同) : ‘尙同’은 ‘上同’과 같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上同’은 위와 같아진다 는 뜻으로 “위의 결정에 복종하고 위와 같아짐”이다. 또 ‘尙同’은 “같아짐을 숭상한다.”

즉 옆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그 결정을 따른다는 것이다. 반면 ‘하비’(下比)는 “아래를 나 란히 세움”이다. 이것은 평등한 관계가 성립하므로, 조정자가 없어 투쟁과 혼란을 야기한

다. 묵자는 이점의 위험성을 항상 주시한다.

위의 판결은 아래의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는 것으로 보편성을 말한다. 이것은 묵자의 통치 이론이다. 묵자의 겸애(兼愛)는 국가 조직이 천지(天志)를 본받아 실행해야 하는 당 위성과 상호성을 얘기한다. 그 과정에서 상동의 얘기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상동(尙同) 은 권력이 아래(백성)에서 위로 올라감이다. 이것은 추대론, 계약론 측면에 있다.

백성이 국가와 지배자에게 복종하는 이유와 설명이 상동이다. 겸애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하늘의 뜻이기 때문이다. 강자의 힘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하늘의 도움밖에 없다. 묵자의 경험주의는 성악설을 근거로 둔다. 권력에서 있어서 인간의 욕망은 자기 제 어가 힘들다. 그 결과 묵자의 국가론 출발점은 복종의 근거와 통치의 정당성에 있다.

묵자는 상동의 필요성을 위해 경험론적 인간 사태인 ‘태초의 혼란’으로 사유 실험을 한 다. 태초에 타락과 혼란을 설명할 때는 성악설이 필요하다. 이 때 구원을 설명할 때는 성 선설이 필요하다. 이처럼 묵자의 사상이 성악설과 성선설이 혼재되어 있는 면도 볼 수 있 다.

묵자는 태초 지옥이 현재 국가의 구성, 질서와 평화에 필요한 요소이다. 종교에서 타락 은 구원을 향한다. 그가 선택한 구원이 겸애, 상동, 천지이다. 묵자는 상동(尙同)에서 각자 의 이로움을 의(義)라고 규정하며, 분쟁에 대한 조정자의 필요성을 얘기한다. 묵자는 겸애 와 상동 천지의 긴밀적 관계를 통해서 국가 본질을 상정한다.

6) ‘비공’(非攻)은 “공격을 비난하다, 부정한다.”는 말이다. 묵자는 공격 전쟁을 부정하 되, 방어 전쟁은 인정한다. 남을 공격을 하지 않되, 남의 공격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방어 하는 것, 이는 무장 중립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중국 전체에 확대를 한다면, 다국 공존 론이 된다. 그리고 현상 유지 이론이다.

이를 다시 역사에 적용시키면, 주나라의 봉건제와 같다. 봉건 제후국들이 평화롭게 공존 하면서,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다. 주(周)의 봉건제는 공자가 부활시키고자 했다. 이를 성실 하게 이어받아서, 국제 관계에 적용한 사람이 묵자이다.

개인들 사이의 이익 다툼은 조정자가 나서서 해결해 준다. 그런데 나라와 나라 사이에 는 이렇게 제어하고 분쟁을 조정할 윗사람이 없다. 국가 사이에는 상동을 할 주체가 없다.

그래서 제후국들은 서로 남의 나라를 공격한다. 이는 계약론의 측면에서 살펴 볼 수 있다.

상동 이론에 따르면, 국가 안에서 개인들 사이에서 계약이 가능하다. 개인들이 이익 다툼 을 하면, 이를 조정해 줄 윗사람을 뽑는다. 윗사람은 겸애를 가지고 분쟁을 조정한다. 이 는 일종의 계약 관계이다. 윗사람들이 국가를 구성한다. 이런 계약을 통해서 국가 체제가 성립한다. 국가의 일차적 임무는 개인 사이의 분쟁을 조정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 간 의 계약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달라서 불가능하다.

묵자의 비공론이 목표로 하는 것은 주나라의 봉건제이다. 이점에서 묵자는 공자의 이상 을 충실하게 이어받았다. 그러나 봉건제 구조의 천자는 언급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국 가 위에 상위 조직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국제 관계에서 상동(尙同)이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위 조직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국가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방법을 묵자는 비공(非 攻)이라 한다. 그렇다면 국가들이 과연 자발적으로 비공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가 제기된 다. 비공의 선택은 최종적으로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에 달려 있다. 하늘의 뜻을 거부한다

고 바로 하늘이 보복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진시황의 통일 후 멸망에서 그 답을 구할 수 는 있다.

다국 공존만이 살길이라고 주장하는 그에게 겸애의 확장은 큰 의미를 가진다. 묵자의 입장에서 보면 진시황의 정복 전쟁의 결과는 예견되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묵자의 국가 형태는 최소국가를 향한다. 최소한의 기본 욕구만 추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성 적 내면의 욕구보다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물질적 이익의 추구를 전개했다. 묵자가 말하는 이익은 한 나라의 이익이 아니라, 세계 전체의 이익이다. 군주 한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백성 전체의 이익이다. 결과적으로 그가 비공을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7) 본 연구는 원전에 근거해서 앞서 말한 묵자의 이상 세계와 ‘10론’의 대해 살펴보았 다. 겸애, 천지, 상동은 그의 깊은 통찰과 비전을 담고 있는 정치 사상 이론이다. 또 당시 에 빈번했던 정복 전쟁을 반대하고, 백성의 삼환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을 엿 볼 수 있 다. 그리고 백성에 대한 배려가 사상 전반에 배여 있다. 기존의 오해와 해석의 오류에 대 한 의문점은 어느 정도 해소 되었다. 살펴본 바에 의하면, 묵자의 정치사상은 이론화에 치 중했던 당시의 정치 풍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또 백성의 근심에 대한 해결자 로 겸애를 몸소 실천하려 했던 자기희생의 선구자였던 것은 틀림없다. 그리고 논리적인 방법을 통한 이론의 전개는 탁월하다.

그러나 묵자 에서는 그가 꿈꾸는 이상 국가를 언급한 부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단 지, 추정을 통한 계약론을 가지고 그의 정치 사상을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점이 아 쉬웠다. 그리고 과거에도 외면당한 정치 이론을 과연 현재의 국가들이 나서서 적용할 것 인가?의 문제가 제기 된다. 현실적으로 분쟁 조정자의 말을 따르고, 겸애를 실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인간의 욕망에 대한 제어가 하느님만으로는 부족하다. 또 다른 대안의 제시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비공(非攻)이론은 앞으로 어느 정도 실현 가능성 이 있다고 본다. 실제로 현재 경미하게 적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10론’이 상 중 하로 구분이 되어 있어, 어떤 부분이 묵자의 정확한 의도인지를 분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단지 전체적인 얼개를 통해 추정할 뿐이었다. 묵자에 대한 자료가 더 보강되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이도 현재 중국에서도 묵자에 대한 활발한 연구 가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묵자에 대한 연구의 착수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앞으로는 후기 묵가학파의 이론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하여, 묵자의 사상이 향후 시대 에 어떤 영향을 가져왔는지를 심도 있게 알아보고자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하면, 묵자가 미 래에 보내고자 했던 메시지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문서에서 묵자의 정치 사상에 대한 연구 (페이지 147-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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