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 요약 및 결론
1. 요약
국내 미술관은 이왕가박물관에서 1938년 분리된 이왕가미술관을 시 작으로 국립미술관이 현대미술 위주로 발전하는 가운데 한국미술의 전통 과 함께 발전하지 못하고 박물관 문화와 미술관 문화로 나뉘어 제각각 전개되었다. 특히 미술관의 경우 유일한 국립미술관 외에는 사립미술관 을 중심으로 발전하였고, 미술관의 활동도 개인의 후원과 자발적 학습 공동체를 통하여 이루어졌다. 그 대표적인 교육이 ‘아카데미’라는 방 식의 강의로 현대미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현대미술사 강의를 제공하 면서 미술관 교육의 중심이 되었다.
이러한 강좌문화와 함께 발전한 교육은 전시해설. 어린이 교육과 교 사 및 학생 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미술관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하여 교육담당 부서와 담당자를 두었다. 섭외교육과라고도 불리며 미 술관의 교육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생긴 이후 전시를 해설하는 해설사 는 1993년부터 미술관에서 ‘도슨트’라는 명칭으로 활동하게 되었고 교사와 학교 프로그램은 토요휴업제와 자유학기제 등을 통하여 점차 공 교육과 미술관의 연계를 시도하고 있지만 미술관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인력은 아직 부족하고 위상의 정립은 요원한 실정이다.
먼저 미술관 전시를 설명하는 도슨트의 경우, 도슨트 제도 초기에는 주로 주부와 학생, 일부 교사들로 구성되었으나 도슨트 인원이 증가하면 서 다양한 직군과 연령의 사람들이 미술관 도슨트 활동에 가담하게 되었 고, 전시설명은 미술관의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가 되었다. 도슨트를 운 영하는 미술관에서는 선발한 도슨트를 대상으로 일정기간 교육을 진행하 고 시연을 통하여 활동 준비를 지원하는데 국내 미술관의 도슨트 양성과
정은 해외 미술관에 비하면 상당히 짧은 편이다. 정기적으로 도슨트를 선발하여 기수로 운영하는 미술관이 있는 반면, 도슨트 제도를 오래 운 영해 온 미술관은 선발된 도슨트를 관리하면서 부족한 경우에만 인원을 충원하기도 한다.
특히 양성과정은 미술교양강좌의 성격을 띠면서 약식의 미술사나 소 장품 소개, 도슨트 기법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최근에는 관람객 연구와 미술교육, 화법에 대한 내용을 제공하는 미술관도 있다. 하지만 선발된 도슨트의 재교육과 도슨트를 위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운영계획과 방향 을 설정하고 있는 미술관은 드물다. 특히 지역자치단체에서 활동하는 공 립미술관 자원봉사 도슨트는 실제로 자신의 자원봉사 활동을 체계적으로 인정받는 경우가 드물며 자원봉사와 계약직 도슨트 또는 직업으로서의 도슨트 사이의 묘한 경계에 서 있다.
또 미술관에서는 도슨트의 학습 공동체라는 특성을 간과하여 이에 대한 활동을 충분히 지원하고 있지 못하다. 도슨트는 선배 도슨트와의 교류와 피드백을 통하여 성장하고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미술문화 향유라 는 공동의 목적을 향하고 있으나, 정기 교육과 활동 이외에 공식적으로 이들의 친목과 학습을 지원하는 미술관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미술관 도 슨트의 양성과정과 처우가 크게 변하지 않은 가운데 도슨트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유튜브와 같은 매체를 통한 스타 도슨트 의 등장이나 미술계의 청년 일자리를 위하여 직업 도슨트를 고려하는 것 은 자원봉사 도슨트와는 별개의 문제로 두 종류의 도슨트는 각자의 성격 을 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박물관과 함께 미술관에서 활약하고 있는 도슨트는 각 박물 관과 분야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확보하여 도슨트로서의 정체성과 활동 범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역사박물관의 도슨트가 역사적 지식을 갖추 고 관람객과 소통해야 한다면, 미술관의 도슨트는 관람객에게 작품을 이 해시킬 뿐 아니라 감상을 도와주면서 미술의 본질에 접근하는 즐거움을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이 바로 작품을 해석하는 역량의 강화이며 자신이 경험한 해석을 바탕으로 관람객 또한 스스로 미술을 해 석하고 삶과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 능력의 개발이다. 이러한 해석의 역 할은 공공성을 가지는 미술관의 자원봉사 도슨트에게 더 중요하게 요구 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미술교육 차원에서 미적 인지단계나 시각적 사고 전략(VTS) 등 여러 이론을 섭렵하며 현장 경험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 야 한다. 미술관의 도슨트는 풍부한 교육과 활동의 자율성을 보장받아야 하며 이들의 학습과정과 활동은 기관과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향유의 씨 앗이 되므로 미술관 역시 이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상생하는 방법을 고민 할 필요가 있다.
또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직원을 교육담당 학예사라 고 칭하거나 영어 그대로 에듀케이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들은 교육 의 개발, 실행, 평가를 비롯하여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 다. 국내 미술관에서 교육은 특히 학예연구부 산하에서 관리되거나 독립 부서라고 학예직 부서장 아래에서 활동을 수행해 왔는데, 그 이유는 미 술관 차원의 교육 활동보다 미술관 전시를 위한 교육 활동의 비중이 더 컸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미국 내 미술관의 발전과정에서도 나타난 특징이며, 1900년대 초기에 등장한 미술관 교육이 오랜 세월 미 술관 내에서 전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문성이나 위상이 확보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1984년부터 1986년까지 미국에서 게티연구소의 의 뢰하에 아이즈너와 도브스에 의해 실시된 미술관 교육에 대한 보고서
<불확실한 직업>은 미술관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에듀케이터들의 모호한 정체성과 전문성이 확보되기 어려운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었다. 이 보고 서는 이후 1992년 덴버에서 열렸던 미국의 박물관 교육에 대한 관련자 회의를 통하여 <수월성과 공정성>이라는 보고서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
었고, 결국 박물관 교육에 대한 실천은 기관 전체의 미션으로 실현될 수 있었다. 따라서 국내의 미술관 교육에서 에듀케이터의 역할이 바르게 정 립되기 위해서는 기관 자체의 미션과 전문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업무 구조가 필요하다.
또 국내 미술관에서 전문직으로서의 에듀케이터는 인원과 권한에 있 어 불균형적인 측면이 있지만 큐레이터와 업무를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며 미술관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학과 문화예술기관의 에듀 케이터 양성과정이 늘고 있다. 양성과정을 수료하였다고 바로 미술관에 취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학예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므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실습에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 또 자격증 취득을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과 교육을 전담하는 에듀케이터가 실질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건에는 차이가 있으므로 실무와 더 긴밀하게 연결되는 문화예술교 육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즉 자격증의 취득과 에듀케 이터의 현장 전문성 확보는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술관 교육 프로그램에서 가장 취약한 교육은 학교와의 연계 교육이다. 학교와 미술관의 관계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중학교 자 유학기제의 시행이었다. 중학생들의 자유학기제는 시범 단계를 거쳐서 2016년 전면적으로 시행되었고, 자유학기제 안에는 진로체험 외에 미술 동아리라든가 자아탐색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학생들의 학 교 밖 외부활동을 진작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청소년들의 미술관 방문이 증가했으며 아이들이 직접 체험해 보는 전시설명 활동도 자원봉사 활동 과 연결되어 참가율이 상승하였다.
이러한 추세에도 미술관에서 개설하는 프로그램의 수는 여전히 적었 고 내용은 어려웠다. 학교 현장과 미술관 전시 사이의 간극을 메우려고 노력하는 교사들은 미술관의 도슨트로 참여하거나 대학원에서 박물관미 술관 교육을 전공하며 미술과 역사, 박물관학을 이해하고 직접 프로그램 을 구성하였다. 교사들이 학년별 연령에 맞는 교과 연계 프로그램을 능
숙하게 구성하고 수업으로 접근하는 미술관 방문이 꾸준히 늘었으나 미 술관의 학교 프로그램은 여전히 그 수가 한정되어 있고 교사 프로그램도 부진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에듀케이터는 교사들과 협력하여 학교 방문의 부담 을 해결하고 상호 노력으로 미술관 공공성의 새로운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사들의 재교육을 형식 적으로가 아니라 서로가 원하고 도움이 되는 실질적 방향으로 운영해야 하며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참조할 수 있는 사례로 영국의 교사 워크숍을 들 수 있으며, 교사들과 학생들의 접근 모두 융합적인 프로그램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또 교사는 미술관을 통하여 교사가 원하는 교육 방식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야 하며, 학생 역시 학교에서 접하지 못하는 사람, 작품, 공간, 재료를 다루어 보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미술관은 고충이 있을지라도 무엇보다 미래 를 책임질 학생들과 그들을 교육하는 교사들을 위하여 협조할 때 공공성 을 보장할 수 있으며 지역과 사회에 기여하며 제 몫을 다할 수 있을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