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미술관 교육의 이론적 배경
2. 아카데미를 통한 미술사 교육
한국에서 미술관 교육의 초기에 전개된 교육에서 가장 대표적인 활 동은 바로 ‘아카데미’란 이름으로 불리는 미술관의 강좌 문화였다. 미 술관에서 등장한 강좌 문화 자료가 남아 있는 대표적인 기관은 국립현대 미술관으로 1969년 직제를 대통령령으로 제정한 이후 운영자문위워회와 작품수집위원회를 두면서 1978년 현대미술관회가 발족되었다. 현대미술 관회는 국립현대미술관의 국가적·사회적 기능 및 발전을 돕고 현대미술 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해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자발적으로 시작된 단 체이다(현대미술관회, 2000). 이 모임은 그해 발족식을 한 이후 바로 전 한국은행 총재였던 민병도 회장을 모임의 대표로 선출하고, 회장단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재단 운영 체제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다.
(부회장 설원식, 김수근)을 구성하였다. 민병도 회장은 이 모임의 초대 대표를 역임하며 전국 미술애호가들 사이의 네트워크화로 국립현대미술 관의 운영을 도우려고 하였는데, 현대미술관회의 정기간행물인 「현대의 미술」 창간호를 보면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의 설립과 함께 한국 근대미 술의 일본적 요소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내에도 없었던 근대미술 정책 이 한국에서 이루어진 바를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덕수궁미술관 동관에 진열되었던 일본의 근대미술 전시가 얼마나 우리의 현대미술에 장애가 되었는지를 지적하며 현대미술관회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관의 입장을 다소나마 돕고자 그의 방계단체라고 생각하면 단체이고 지원단체라고 생각하면 지원단체인 현대미술관회를 조 직하고 한국현대미술의 올바른 발전과 보급을 위하여 노력하고자 한다. 이 와 같은 현대미술관회는 비단 우리만의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에 필수적으로 존재해 있는 것으로서 외국에서 는 ‘멤버십’, 일본에서는 ‘도모노가이’라고 불리면서 박물관과 미술관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말하자면 여러 가지 제약과 제한된 예산을 갖고 있는 미술관에 대하여 민간기구로서 자유롭게 돈을 모으고 쓰는 그 러한 미술관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1979. 3. 1, 현대미술관회 뉴스 중) (현대미술관회, 2000: 40)
초기의 운영 형식은 회원제로 권옥연, 서세옥, 김정숙과 같은 작가를 초청하여 미술교양강좌를 실시하였는데, 해마다 회원 친목 차원의 모임 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였고, 미술관을 무료로 출입하거나 각종 행사에 초 대받을 수 있는 회원 특권도 마련하였다. 그리고 강좌 이외에도 실기 강 습회를 실시하기로 이사회에서 논의하였는데 1980년 3월에는 정기 미 술강좌를 실시하며 사단법인 현대미술관회로 면모를 바꾸었다. 현대미술 관회가 20주년을 맞아 제작한 『현대미술아카데미: 되돌아본 20년』에 의하면 미술강좌를 체계화하여 ‘현대미술아카데미’란 이름으로 개설한
연 도 내 용 기 타
1981
제1기 현대미술아카데미 - 이론반
- 실기반(문인화, 수채화, 유화, 서예반 개설) 사단법인 현대미술관회 설립
해외미술관 탐방(유럽)
150명 정원 755명 지원
1982
회보 <현대의 미술> 제작 해외 미술관 탐방(유럽) 독립기념관 건립기금 모금행사
일본 사이다마미술관 개관식 및 미술관 탐방
정기총회 이사회
1983
어린이 하기 미술아카데미 개최 해외 미술관 탐방
회원 송년회 및 기금마련 작품 기증 오승우
1984
현대미술 아카데미 연구반 신설 해외 미술관 탐방(동남아) 청소년 미술강좌 실시
조각 워크숍 및 작품 기증(야외 조각장) 해외 미술관 탐방
신축미술관 아카데미 교육계획 및 연구용역 한국근대미술자료전 지원(자료 수집 및 정리)
조국정, 박석원
1985
현대미술아카데미 특강과정 신설 이우환 작품 기증(야외 조각장) 피에르 레스타니 초청 미술특별강연회
1986
정기 미술강좌 건축특강 김덕수 사물놀이 공연(5월)
신축미술관 교육시설 확충을 위한 모금 미술관 신축개관 기념음악회
김종성 강연
1987
건축특강 8회 해외 미술관 탐방
미술관학 워크숍(미국 스미스소니언 렌윅미술관) 현대미술 세라믹 워크숍
프린트 아카데미 창립전
교육담당관 알렌 바싱 강연
<표 4> 국립현대미술관 현대미술관회 주요 사업(1981~1987)
이론 프로그램은 150명 모집에 755명이 지원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 고 개설된 과목은 이론뿐 아니라 문인화, 수채화, 유화, 서예의 4개 반이 었다.
또 현대미술관회는 문화공보부를 통하여 정식 법인단체로 출범하여 해외여행이 금지되어 있던 1981년부터 해외미술관 탐방을 시작하였다.
일반, 영구, 명예회원으로 구분하여 운영되는 체제에서 탐방은 영구회원 을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유럽과 동남아 등을 방문하였다. 그리고 1981 년에 시작된 해외미술탐방은 회원을 대상으로 유럽지역의 미술관을 탐방 하였으며 이는 계속 해마다 이어나갔다. 이외에도 회원들은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과천에 신축 국립현대미술관이 건립되기까지 다양한 활동 으로 미술관을 지원하였다. 미술관의 작품 기증사업뿐 아니라 사업에 대 한 기금 모음을 위해서도 노력하였으며 어린이와 청소년 강좌, 피에르 레스타니(Pierre Restany), 데니스 오펜하임(Dennis Oppenheim) 등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운 해외 작가나 비평가의 강연회를 비롯하여 스미 스소니언의 렌윅미술관 교육담당관까지 초청하여 미술관학 워크숍도 개 설하였다. 현대미술관회의 회원들은 미술관의 교육과 관련된 활동과 더 불어 후원활동까지 겸하였기에 이러한 활동은 미술관 멤버십과도 연결되 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86년 과천 신축미술관으로 이전하면서 섭외교 육과를 신설하였으나 신생한 섭외교육과는 초기에 현대미술관회와 협력 적인 업무를 진행하였다. 현대미술관회는 과천 미술관으로 확장 이전과 관련하여 현대미술아카데미의 시설 확충을 위한 모금 활동까지 하면서 미술관의 성공적인 개관을 위해 노력하였고 신생 섭외교육과는 교육보다 는 홍보와 관련된 업무 비중이 높았다. 미술관은 강당시설을 갖추고 있 었으므로 현대미술관회는 개관기념행사의 음악회를 비롯하여 김덕수 사 물놀이 공연,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독주회, 모차르트 서거 200주년 음 악회, 미술관 야외음악조형물 건립기금 마련 연주회 등 해마다 국립현대
미술관과 공동으로 행사를 진행하였으며 이외에도 버스 지원 등으로 미 술관을 후원하였다. 하지만 미술관 내 자체적인 교육 활동이 본격적으로 운영되면서 현대미술관회의 영향력은 약화되었고 현대미술관회는 미술관 으로부터 독립하고 미술관 자체 강좌와 행사가 실행되었다. 현대미술관 회의 활동은 미술관을 이해하기 위한 후원과 교육 활동이 중심이 되어 초기의 미술실기 교육보다는 미술과 건축이론이 활발하였으며 이는 다른 미술관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당시 미술이론 교육에서는 해외에 서 미술사로 학위를 마치고 온 대학 교수나 강사를 기용하여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한 서양미술사 교육이 주를 이루었으며 나중에 서양음악사, 건축사 등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국립현대미술관의 현대미술관회 활동은 국내의 미술관, 특히 사립미술관들에 영향을 미쳤다. 사립미술관에서는 각 미술관의 회원을 모집하여 이론 강좌를 운영하였고 ‘아카데미’란 이름으로 교육과 친교 의 성격을 가지고 미술관의 활성화를 도모하였다. 가장 먼저 독자적인 아카데미 활동을 시작한 곳은 토탈미술관으로 장흥에 이어 1992년 평창 동에 토탈미술관을 개관하면서 미술과 건축에 교육의 중심을 둔 토탈아 카데미를 시작하였다. 토탈아카데미는 20년 이상 지속되면서 독특한 아 카데미 공동체를 형성하였으며 후에 문학 강좌도 함께 진행하였다. 경상 북도 경주에 위치한 선재미술관에서도 선재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미술관 이 부족한 경북지역에서 미술문화를 배우고 나누는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서울의 성곡미술관도 성곡아카데미를 열었다. 또 삼성미술관 역시 1999 년부터 미술관 아카데미를 구성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후 <삼성 예술아카데미>를 신설하였다.
삼성예술아카데미는 기업미술관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삼성그룹 경영진의 배우자를 강좌의 중심 대상으로 하였다. 삼성예술아카데미는 서양미술사를 1년 과정으로 운영하였고 교수진은 각 대학의 미술사 전공 교수들로 전공별로 인지도가 높은 강사들을 초빙하였다. 또 1년의
일 시 과 목 강 사 3월 5일 서양 근대미술(17, 18세기) 송미숙 (성신여대)
3월 12일 서양 근대미술(19세기) 송미숙
3월 19일 야수파와 마티스 김혜주 (청주대)
3월 26일 입체주의와 미래주의 안소연 (호암미술관)
4월 2일 표현주의 정영목 (서울대)
4월 9일 추상주의 미술 1 송혜영 (덕성여대)
4월 16일 추상주의 미술 2 김영나 (서울대)
4월 23일 바우하우스 송남실 (이화여대)
4월 30일 다다와 초현실주의 정헌이 (한성대)
5월 7일 전후 추상주의 미술 1 (유럽) 윤익영 (창원대) 5월 14일 전후 추상주의 미술 2 (미국) 오광수 (환기미술관) 5월 21일 전후 추상주의 미술 3 (한국) 오광수
5월 28일 전후 현대미술사조 1 (팝과 누보레알리즘) 오진경 (이화여대) 6월 4일 전후 현대미술사조 2 (옵과 키네틱아트) 윤난지 (이화여대) 6월 11일 전후 현대미술사조 3 (미니멀) 정영목
6월 18일 전후 현대미술사조 4 (개념, 대지미술 외) 정헌이 6월 25일 전후 현대미술사조 5 (신표현주의 외) 정영목
9월 3일 현대미술의 동향 1 (조각) 최재은 (조형작가) 9월 10일 현대미술의 동향 2 (건축) 김진균 (서울대) 9월 17일 현대미술의 동향 3 (디자인) 정시화 (국민대) 10월 1일 현대미술의 동향 4 (사진) 홍순태 (신구대) 10월 8일 현대미술의 동향 5 (영화) 김홍준 (한예종) 10월 15일 현대미술의 동행 6 (컴퓨터 아트) 심철웅 (동덕여대) 10월 22일 현대미술의 동향 7 (비디오 아트) 육근병 (설치미술가) 10월 29일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1 정헌이
11월 5일 포스트모더니즘 2 (사진) 신혜경 (수원대) 11월 12일 포스트모더니즘 3 (페미니즘) 김홍희 (서울여대)
11월 19일 미와 예술 황지우 (한신대)
11월 26일 세기말 현대미술의 현장 이영철 (계원예대) 12월 3일 총평(21세기 미술의 전망) 송미숙
12월 8일 수료식
<표 5> 1999년 현대미술아카데미 연구반 강의시간표(현대미술관회, 2000: 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