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공교육을 위한 미술관의 역할과 전문성
1. 교사와 학생을 위한 미술관의 역할
1) 교사를 위한 프로그램
미술관 교육 중 학교와 연계된 프로그램은 크게 교사와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교사를 위한 프로그램은 교사초청회나 연 수, 워크숍 등이고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미술감상, 직업체험, 자원봉 사 등이다. 특히 학생 프로그램은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중 학교 별, 학년별로 차이가 있으며 주로 초등학생은 부모와 함께, 중등학생은 학교 행사로 방문하고 있다.53) 하지만 미술관의 학교 프로그램은 아카 데미와 같은 강의나 전시해설 도슨트, 어린이 프로그램보다 미술관 내 교육 대상 우선순위가 낮은 편이다. 그 이유는 학생들의 학교 차원의 미 술관 방문은 수업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한 번에 방문하는 인원이 많아서 교육적 지원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교사들 역시 미술관 방문은 학교 수업과 다른 교육 현장으로 의미가 있기보다 학교의 일상을 벗어나 야외활동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컸다. 미술관과 학교, 두 기관은 서로 협 력이 필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기관 대 기관으로 연계하기보다 교사 개인의 노력이나 미술관의 관람 협조 차원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운영된 미술관 초기의 학생 대상 프로그램을 찾 아보면 국립현대미술관이 1986년 과천관으로 이전한 후 10월에 개최한
<전국 중고등학생 미술 실기대회>와 <청소년 미술강좌>가 있다. 청소년 미술강좌는 여름방학 동안 중학생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기간에는 고등
53) 미술관에서 제작하는 학생용 교재를 프로그램이라고 구분한 경우가 있으나 교재는 미술관 프로그램 내에서 활용되는 교보재의 성격이 강하다. 또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는 교재는 학년과 학교마다 운영상의 차이가 있다.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기간은 1주일이었다. 1991년부터 <근로청 소년강좌>는 월 1회 토요일 오후에 운영하였다. 또 전국 중고등학생 미 술실기대회도 시행하였는데 매년 5월에 국립현대미술관의 실내전시장과 야외조각장을 활용하여 작품을 직접 보고 그릴 수 있도록 하였다. 이 행 사에 참여한 학생 작품은 미술관장을 비롯하여 큐레이터들이 직접 심사 하여 우수작품을 선정하였으며 별도의 시상식도 거행하였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위한 미술강좌를 비롯하여 중고생 미술실기대회는 1986년부 터 1996년까지 거의 10년 동안 개최되었다(조장은, 2017: 33).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청소년 프로그램을 정리하고 1999년부터 국립현대미술 관이 주력한 분야는 어린이미술학교와 교사강좌, 인턴십이었다.
또 1986년부터 미술교사 특별강좌를 운영하였는데 교육과정의 일정 표는 <표 16>과 같으며 당시 조성된 올림픽조각공원을 분임팀으로 나누 어 현장을 견학하였다. 특강에 참여한 교사들은 5일차에 분임 발표와 토 의의 시간을 가졌으며, 미술관에서 준비한 토의 주제는 학생들에게 미술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 학생들의 미술작품 감상능력 신장 방법, 학교와 미술관의 협력 방법, 교사들의 공통 관심사항이었다.54)
54)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학교 프로그램을 1973년 서울 시내 중학교 사회생활 및 미 술담당 교사를 대상으로 한국미술 이천년전 전시기간 중 3일 동안 특별강좌를 개설
<그림 17> 1992년 국립현대미술관 전국 중고등학생 미술실기대회 안내
삼성문화재단의 호암미술관은 1994년부터 교사 프로그램을 시작하 였다. 제1기 미술 역사교사 워크숍은 여름방학 동안 35명의 초, 중, 고 등학교 미술 및 역사 교사들을 대상으로 삼성첨단기술연구소에서 3박 4 일간 워크숍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 워크숍은 문화사와 미술사의 공통 주제를 하나 정하여 관련한 미술 전문지식을 가르치고 현장체험을 통하 여 교수법을 개발하는 심도 있는 프로그램으로 교사들에게 수준 높은 미 술문화교육을 제공하여 충분한 재교육 기회로 삼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 다(삼성문화재단, 1995). 특히 분야마다 명성 있는 강사들을 초청하여 교사들이 수강 후 소규모로 밀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 여 현장 교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교사 프로그램이었다.
호암갤러리에서 기획전시를 하면서 초중등학교 교장 미술관 초청행사를 운영하였는데, 개설 목적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비롯한 미술에 대한
한 후 10년 동안 운영하지 않다가 1989년 초중등학교 교사초청 박물관 소개교육 을 하루 운영하고 나서 방학마다 교사교육을 실시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당시 교사교육에는 박물관의 교육적 기능과 함께 한국의 불교미술, 한국회화사, 금속공예 와 토기, 고려자기, 이조자기 등의 강의가 개설되었으며 선착순 160명으로 제한하 였다. 이러한 교사 프로그램은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교육청에 교사연수로 정식 등 록을 하여 교사들에게 연수학점을 연계할 수 있도록 하여 한정된 교육에 많은 수의 교사가 몰리는 일이 벌어졌다.
<그림 18> 호암미술관 교장 초청 전시설명회 <그림 19> 호암미술관 미술교사 초청행사
편견과 선입견을 교육계에 불식시키는 것이었다. 초청한 전시는 《팝아 트의 슈퍼스타 앤디워홀 전시》(1994)로 서울 시내 교장 105명을 초청 하여 작가에 대한 설명회와 함께 교장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향후 전시기 획 수립에 반영하도록 했으며 학생들의 미술관 단체 관람을 독려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같은 전시에 대해서도 청소년 800여 명을 초청 하여 워홀의 원작을 직접 감상하고 호암아트홀에서 그에 대한 강연을 청 강할 기회를 마련하였다. 하지만 호암갤러리가 기획전시를 중심으로 운 영되고 있었기에 이러한 교사와 학생들의 방문은 학교의 일정에 따른 것 이라기보다는 미술관의 전시 일정에 따라 학교가 움직인 것이었고 최근 학사 일정이 연계 계획으로 진행되기에 이러한 방문은 쉽지 않다.
<표 18>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교사 특별강연회 시간표(1986)
삼성미술문화재단은 교사와 학생의 미술관 방문만 추진한 것이 아니 라 1993년부터 꾸준히 전국 중고등학교 미술교사들을 대상으로 미술도 서를 매년 3,000부씩 기증하였다. 미술도서 기증사업은 장기간 지속되 어 학교의 미술문화 향유에 기여하였으며 1996년에는 구겐하임미술관 걸작전을 호암갤러리에 열면서 시각 경험에 기반하는 미술작품의 감상 이론과 감상법을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과정까지 다루는 교사 프로그램을 시행하였다. 프로그램은 주로 실기를 전공한 중고등학교 교사와 초등학 교 미술전담 교사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지식을 제공하였다는 평가를 받 았고 이어서 같은 해 소개된 바우하우스의 화가들 전시에서는 DBAE의 이론에 기초하여 당시 미술교육 분야의 전문적인 이론을 전시와 감상에 적용하는 프로그램을 시도하였다(김형숙, 2010). 삼성문화재단 산하에 서 1990년대 교사들과 함께하던 삼성미술관은 한남동의 리움으로 이전 하여 2006년까지 교사 프로그램을 이어나갔으나 현재는 교사를 위한 별 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55)
미술관과 학교 연계에 대하여 이은적(2013)은 우리나라 미술관이 최근 30년간 서양 현대미술의 패러다임에 기반한 문화 분위기를 답습하 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학교교육과 연계한 미술교육에 대해서는 미술교 육 연구물로 활발하게 논의되어서 학교 미술교육의 한계를 보완하는 체 험을 통한 감상교육 등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미술관과 학교 사이의 관 계나 적극적인 미술관 활용방안에 대한 미술교육적 논의는 부족하다고 평가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학교의 박물관과 미술관 방문은 2005년 토요휴업제
55) 학교 협력 프로그램 대신 미술관마다 어린이 프로그램이 늘고 학교 방문으로 오는 학생들에게는 감상교재만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교재는 담당자들이 오랫동안 소장품을 연구하여 다각도로 검토하고 제작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급하게 제작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보통 PDF 파일로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기도 하였다. 주로 기획전 의 교재를 제작하기 때문에 미술관 교재는 실질적 교육 활동보다는 홍보물의 연장 선상에서 파악할 수 있다.
정책으로 탄력을 받았다.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자 초기에는 주말에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아이들을 인솔하여 박물관 및 미 술관을 방문하였으며 점차 주말에 여가를 즐기려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 이 늘기 시작하였다. 이런 추세에서 2005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설립 되어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을 제정하고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였으며 학교 문화예술교육은 예술강사 지원사업, 학교-지역사회 연계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방과후 교육지원 등의 사업으로 구체화되었는데 여기에는 미 술관 교육이나 미술교육에 대한 지원도 포함되었다.
2010년대 이후 특히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관련하여 진로체험과 함 께 융합교육의 열풍이 불었고 과학과 연계한 창의성 개발에도 예산이 지 원되었다. 또 청소년의 자원봉사도 시행되었는데 이는 전시설명 체험과 연결되기도 하였다. 학교와 연계한 프로그램이 가장 활발한 국립현대미 술관의 경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청소년 프로그램을 현대미술감상, 미술관 직업탐방, 청소년 도슨트 체험, 전시 프로그램으로 구분하여 가 장 왕성하게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현대미술감상은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워크북을 지 원하고, 미술관 직업탐방은 중학생의 자유학기제와 관련한 교육 서비스 로 미술관과 전문직종 소개 및 전문가와 만남 과정을 기초 및 심화 과정 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청소년 도슨트의 경우 성인 도슨트 프로그램을 청소년을 대상으로 응용한 것으로 모든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활동인정서 가 발급되며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 비평워크숍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발전 분화되었고 이들을 관리하는 청소년 네트워크를 신설하였다. 하지만 여 전히 학교단체 관람 방문을 위하여 미술관 문화학교라는 이름으로 학급 단위로 신청하는 경우 작품이나 전시와 관련 있는 창작활동을 지원하며 연 24회 운영하고 있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학생 참여형 수업과 과정 중 심 평가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잠재력과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키울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