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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다문화 소설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법한 사태를 개별 사건으로 재현함으로써 독자들이 다문화 문제에 대해 돌아보고 자신을 성 찰하도록 이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에 이론적으로는 다 문화 소설의 독서가 상호문화적 사유와 맞닿을 구도를 검토하고, 사회과 학적으로는 현상학적 방법론을 통해 학습자들의 다문화 소설 감상 실태를 분석하며, 교육적으로는 다문화 소설의 독서가 상호문화적 역량의 함양으 로 이어지도록 이끌 교육을 설계한다.

이론 검토는 이 연구의 Ⅱ장에서 이루어졌다. 먼저 논의의 초석을 다지 기 위해서 상호문화교육의 관점을 명확히 했고, 다문화 소설을 통한 상호 문화교육의 특성과 구도를 규명했다. 다문화 소설의 감상 구도에 관해서 는 주로 사이드(E. W. Said)의 세속적 비평(Secular Criticism))5) 방법 과 홀(S. Hall)의 문화 비평론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였다. 위의 이론 들은 주체철학과 미학이론을 토대로 구조주의 서사학과 현상학적 철학을 이끌어 오기 때문에 다문화 소설에 대한 감상이 자신과 사회에 대한 상호 문화적 인식과 이해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이 연구의 목적에 부합되는 것 이다.

학습자들의 입장을 고려하며 상호문화적 성찰의 구도를 구축하기 위해 서는 문화적 소수자와 다수자 사이의 정치적 구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었 다. 이에 대해서는 스피박(G. Spivak)과 버틀러(J. Butler)의 소수자 담 론 접근법을 중심으로 접근하였다. 이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타자 담론들 은 주로 주체 철학을 비계로 한 타자 담론을 전거로 한다. 이는 이 연구 에서 다문화 소설을 분석하거나 문학을 통한 미적 성찰의 과정을 체계화

5) 탈식민주의 문학자들의 ‘세속적 비평’은 세속주의(Secularism)를 철학적 전거로 한 다. 인본주의적 흐름 속에서 세속주의는 주로 신 본위 사회 구조에 대한 대항의식 을 의미한다. 그러나 근대를 휩쓸던 전체주의(fascism)적 선동들에 대한 성찰과 반 성이 이루어지면서 이 개념은 사회를 지배하는 이념과 감각에 대한 세속주의로 그 의미를 확장했다(A. Gramsci, 이상훈 편역, 2006:131-144). 이는 인간 사회를 지 배하는 믿음이 오직 종교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은 않으며, 실제로 근대의 많은 지 도자들이 전체주의적인 선동으로 자신의 권력을 강화했다는 통찰을 토대로 한다.

하기 위하여 참조한 다른 문학 비평 이론들과 철학적 토대가 유사하다.

이에 이 연구가 주체를 보는 관점과 타자를 논하는 방식이 괴리되지 않을 수 있었다.

이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독자가 다문화 소설에 재현된 상 호문화적 소통 국면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 소설에 대한 독자의 감상은 곧 그가 문화적 특성이 다른 존 재를 대하는 태도와 문화적 갈등을 인식하는 방법을 추론할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Ⅲ장에서는 현상학적 방법론에 따라 다문화 소설에 대한 학습자들의 표상과, 다문화 소설의 감상에 개입하는 학습자들의 사 고방식을 검토하였다. 다문화 소설을 읽는 독자가 자신과 다른 문화적 위 치를 어떻게 이해하려고 하는지, 타자적인 문화적 위치에 놓인 인물에게 공감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감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검토한 것이다. 학습자들이 문화적 갈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로부터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갖게 되었는지도 검토되 었다.

다문화 소설에 대한 감상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서 국내 대학에 재적 중인 한국인 대학(원)생들과 외국인 대학(원) 유학 생들로부터 소설 감상 자료를 수집하였다.6) 외국인 학습자와 한국인 학 습자 모두를 교육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상호문화적 역량이란 자신이 갖 추고 있지 않은 문화성들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와 상호 협력적인 소통 자 세를 의미하며, 이는 문화적 다수자와 소수자 모두가 갖춰야 할 소양이기 때문이다.7) 학습자의 감상 자료는 2차례에 걸쳐 수집되었는데, 첫 번째 수집 자료는 개별 감상 상황에서 작성된 감상문이고 두 번째 감상 자료는 독서 토론 상황에서 수집된 감상 자료들이다.

개별 감상 관찰 실험에 참여한 대학(원)생들은 총 162명 (한국인 86명, 외국인 76명)으로, 모두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이다.8) 상호문화역량은 젠

6) 외국인 대학(원) 유학생들은 모두 90일 이상 한국에 체류한 사람들이다. 90일은 단 기 체류와 장기 체류가 분기되는 법적 기준점에 해당한다.

7) 감상자들의 다문화 수용성이 다문화 소설의 감상에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확인하기 위하여 참여자 전원을 대상으로 다문화 수용성 검사가 포함된 동일한 설문지를 수합하였고, 이를 감상문 분석에 참조하였다.

더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안상수, 2012) 소설마다 남학생의 감상문이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9) 작품별 수집 자료는 ‘표 3’과 같다.10)

개별 감상 관찰 실험

연령 성별 모어 종교 혼인 경험 학적

20대 30대 남성 여성 한국어 기타 있음 없음 있음 없음 대학 대학원 한국인 74 12 43 43 86 0 39 47 6 80 48 38 외국인 67 9 10 66 0 76 27 49 7 67 12 64

표 1. 개별 감상 관찰 실험 참여자의 기본 정보 개별 감상

관찰 실험 베트남 우즈벡11)* 이란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터키

여성 11 6 4 6 6 28 5 66

남성 1 0 2 0 0 6 1 10

12 6 6 6 6 34 6 76

표 2. 개별 감상 관찰 실험 참여자 중 외국인들의 국적 정보

작품명 그곳 모두 이미 죽은 중국 타인

한국인 15 14 15 14 14 14

외국인 13 12 12 13 13 13

표 3 개별 감상 관찰 실험에서 수집한 감상 자료의 수

한편, 일반적으로 문학의 감상은 독자의 개별적인 작품 감상 활동으로 이루어지지만 이는 자칫하면 독자가 ‘고독한 내면 추구에 빠져’ ‘심성 왜 곡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우한용, 2009:52). 그래서 문학 교육에서는 학습자들이 작품에 대한 자신의 감식안과 판단 과정 및 결과를 공유하는 협동학습이 고려되고는 한다.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과 공생을 고려하며 감상의 결과를 내면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8) 외국인은 법적 기준에 따라 장기 체류 상태인 사람만 참여했다. 소설별로 동일 국 적자가 한 명 이상씩 배치되도록 했다.

9) 참여자들의 성비를 맞추려고 노력하였으나, 소설을 읽고 감상문을 쓸 정도의 한국 어 실력을 지닌 유학생들의 남성 비율이 너무 낮아서 동등하게 맞출 수는 없었다.

10) 자료 수집 절차는 사전 설문지→감상문→사후 설문지이다. 개별 감상 자료는 [개 별-국적(한국인과 외국인으로만 구분함)-대상 텍스트–감상자번호]로 표기하였다.

11) * 표시는 동포가 포함된 집단을 의미한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을 가진 참여자는 전 원이 고려인이었다. 중국 국적을 가진 참여자 중에서는 6명이 조선족이었다.

또한, 상호문화교육에서는 접촉이론(Contact theory)을 고려하는 맥락 에서 학습자들 사이의 협동학습을 마련하기도 한다.12) 접촉이론에 따르면 서로 다른 집단이 접촉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자세 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편견과 고정관념을 심화시키게 될 수 있고, 충분 한 준비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접촉은 접촉한 상대에 대한 불쾌감을 자극할 수 있다. 그래서 상호문화교육 연구에서는 상대방 을 이미지가 아닌 실체로 여기고 대하게 만드는 접촉의 효과를 증대시키 기 위해서는, 접촉이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과 규범이 제시 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해 왔다(D. W. Johnson and R. T. Johnson, 김영순 외 역, 2010:149-161). 다문화 소설을 통한 상호문화적 독자가 다 문화 소설을 독서하는 과정에서 발현되는 사고들과 다문화 소설의 독서가 상호문화적 성찰로 나아가기 위해 극복해야 되는 장애물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다른 문화성을 지닌 사람과의 소통이 이를 조정하거나 극복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조건과 규범들에 따 라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토론 감상의 자료도 검토 대상 으로 삼았다.

토론 감상 자료는 두 개의 변별되는 토론 집단으로부터 각각 수집되었 다. 이 두 집단을 확실하게 변별하는 요소는 참여자들의 국적이다. 토론 집단A는 참여자들의 국적이 모두 한국에서 태어나서 성장한 한국인인 반 면, 토론집단B는 참여자들의 국적이나 민족성이 다양하였다. 이는 타자 집단과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다문화 소설이 감상될 때 이루 어지는 사유 방식도 확인하고, 타자 집단과 접촉이 이루어질 때에 이루어 지는 사유 방식도 확인하기 위한 설계에 해당한다.

상호문화교육에서는 서로 다른 문화성을 가진 사람들이 교육적인 목적

12) 접촉 가설이 제기된 초기에는 자연스러운 접촉 상황을 구현하는 것만으로도 문화 적 갈등과 충돌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며,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학교에서 다 양한 인종과 민족들이 공존하도록 인위적인 조정을 가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예상 과는 달리 처참했다. 상대방에 대한 편견을 감소시키는 면도 있었지만, 문화적 편견 과 고정관념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상대방을 대면함으로써 경험하게 되는 불편함으 로 인하여 오히려 공존 상황에 대한 기피감이 현저하게 두드러지게 되었기 때문이 다(C. I. Bennett, 김옥순 외 역, 2009:5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