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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성장연합에 의한 개발 정치가 탈근대・탈산업사회의 맥락에서 어떤 변모된 형태로 나타나는지, 그리고 그러한 개발 정치에서 생산 시 설이 아닌 여가・문화 시설로서 도시 공원이라는 개방 공간이 어떤 역할 과 기능을 담당하는지 밝히고자 하였다. 본고 제1장 제1절의 연구 질문 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연구 질문 1. 지역 성장 연합은 공공 개방 공간인 철도유휴부지에 어떤 이해관계를 갖고 결집하였는가? 그리고 이들이 만드는 연대의 공간에서 철도유휴부지의 공간 구상은 어떻게 변모하였는가?

연구결과 - 본 사례의 지역 성장 연합은 철도의 공원화에 대해서 두 가 지 주요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결집하였다. 첫째, 아파트 주민의 재산권 보호이다. 이는 공동 주택인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주택 시장 의 특이점, 그리고 단독주택에 비하여 아파트 주민의 정치적 조직화가 용이한 점 등 고유한 상황 조건에 영향을 받아 형성된 이해관계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지역 재개발 사업의 제약 요인 제거이다. 이는 권위주의 정권 시 기에 형성된 토건 연합의 이해관계와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경의선 지하화・공원화에 관여한 의원들의 절반이 3대 관변단체 출신이며 나머지 절반의 경우에도 통일주체국민회의 출신이거나 건설업 체 회사 대표, 재개발추진위원회 발기인 등 기존에 중앙에서 형성된 토 건연합의 영향을 받는 정치조직의 말단에 위치한 세력 기반을 갖고 있었 다.

이러한 지방 의회의 사정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재정자립도의 향상

을 위해서 SOC 사업, 부동산 가치 증대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지방 정부의 행정적인 리더십과 결합하여 로컬 정치 행위자가 철도 부지를 공 원화는 데 필요한 조치(시・국회의원과의 연대, 선제적인 도시계획 연구 용역 등)를 감행케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역 성장 연합은 탈산업사회와 녹색성장 등의 담론을 매개로 광역 및 국가 스케일의 행위자와 연대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지방 정부의 의 회 구성 상황(이명박-오세훈 시장 시기의 정권의 연속성과 시장-시의원 -구의원으로 이어지는 동일 정당 내의 연계)은 우연한 요소이지만 신 개 발주의 토건 사업의 대상으로서 경의선 철도유휴부지의 공간 구상을 탈 바꿈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연대의 공간에서 경의선 부지는 ‘주민 환원’이라는 환경 복지 맥락의 지경학적인 도상으로 담론화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공공녹지라는 장소는 마포구의회 내에서 마포나루터의 관광지화, 새우젓 축제 등의 문화이벤트와 인접성이 있는 또 다른 ‘연결’

의 공간으로 인식되었고 구의회는 경의선 공원화 추진이 완료되는 시점 까지 계속해서 경의선 공원을 관광 명소이나 성장의 영토로 규정하고자 했다. 이러한 공간에 대한 정의의 변화는 경의선 공원화를 필두로 행해 지는 인접 토지(100m 이내)의 급격한 상업적인 개발을 정당화하는 포석 이 되었다. 그리고 이런 담론적 프레임 하에서, 지가 급등과 공원의 상업 화 등에 대한 지역민들의 우려는 마포구민 우선 채용, 경의선 책거리 문 화 시설 같은 ‘마포구의 이익’에 기여하는 시설이 곧 유치될 것이라는 논 리로 불식되었다.

연구 질문 2. 신자유주의 도래 이후의 발전 국가는 지역 개발 정치를 어 떻게 통제하고 조절하는가? 이러한 국가의 작용을 통해서 공공 공간의 성격과 쓰임은 어떤 제약을 받게 되는가?

연구 결과 - 이 사례에서 중앙 정부는 국유재산 관리체계를 신자유주의 적인 원칙에 따라서 위탁・민자 개발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지자체에 대한 공익적 사용을 위한 양여나 사용료 감면에 대해서는 규제 를 강화함으로써, 로컬 주도의 경의선 공원화에 제재를 가했다. 국유재산 관리체계는 이명박 정권 출범 직후인 2008년과 2009년 대대적인 법률 제・개정을 거쳐 신자유주의적인 성격이 강화되었다. 그러나 관련 정책 자체는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돼 오던 것으로서, 이명박 정부는 단지 시민사회의 저항과 비판으로 지체돼 온 것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한 데 불과하다.

경의선 공원화는 마포구와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이 체결한 MOU를 통 해서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다. 그런데 MOU에 명시된 정부기관 간 의 정치적인 타협과 양보는 국가의 신자유주의적인 개입에 의해서 무게 추의 균형을 잃게 되었다. 국유지의 지상권 설정과 역세권 개발이라는 쌍무적인 협약 사항 중에서 국유지의 지상권 설정이 불안정해지게 된 것 이다. 그로 인해서 2011년 이후 본격화된 가시적인 공원경관의 조성, 그 리고 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주민의 참여나 문화적인 프로그램은 위축되고 국유지의 수익 논리에 얽매이게 된다. 서울시가 주도한 공공 활동(도시텃밭, 예술가마을, 청년주거, 벼룩시장 등)은 철도공단의 부지사 용 협조를 얻지 못해서 한시적・임시적 활동으로 남거나 또 다른 제약에 의해서 무산되었다. 대신에 공지로 남겨져 있던 공원 사이사이의 광장 부지는 대기업이 참여하는 고층의 민자 복합 역사로 개발되었다.

이 사례에서 나타나는 발전 국가의 신자유주의화는 이전의 발전주의 토건 연합과는 다른 국가의 개입 방식을 야기했다. 발전주의 시기의 국 가는 국토 개발을 경제 성장의 하위목표로 설정하고 국토 개발의 전 과 정을 통제하면서 개발 공사 및 건설대기업 등과 경제 관료가 유착 관계 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개입하였다. 반면, 신자유주의화된 후기 발전 국가 는 지방으로 이양된 도시개발계획 권한의 실질적인 행사 과정에 재정적 인 정책 수단을 동원하여 간접적으로 개입한다. 이러한 국가의 로컬 정 치경제에 대한 통제와 조절은 지방 정부 주도의 공공 공간 조성 결과가 여전히 공공성보다도 건설・유통 자본 위주의 개발 사업 일변도로 나타 나도록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요인에 해당한다. 로컬 정치의 토건 중심적

인 관성은 중앙 정부의 개입에 의해서 해당 지역의 개발 사업이 성사되 는 선례를 목도함으로써 새로운 개발 정치의 동력을 얻는다. 또한, 중앙 정부의 재정적인 통제는 민영화된 공기업이나 민간 자본에 대한 위탁을 촉진함으로써 지자체나 시민 단체 주도의 공공사업 보다는 일정한 수익 을 낼 수 있는 민간 기업체 위주의 개발 사업을 활성화하게 된다.

연구 질문 3. 공공 개방 공간을 둘러싼 공간 정치의 결과 토지 이용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이러한 변화는 지역 성장 연합이 주도하는 개발 정 치 과정에서 어떻게 의미화 되었는가?

연구결과 – 이 사례의 대상 지역인 경의선 공원과 인접 부지 반경 100m 이내에서 나타난 토지 이용의 변화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철도변의 노후건축물은 상가로 용도 전환되거나 2010년대에 매매 및 증여되어 개축되는 특징을 보였다. 이러한 상가로의 전용은 지 가상승, 원주민의 거주이동, 상가공실률의 증가 등 지역 부동산 시장과 상권의 전반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것이었다. 둘째, 공원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아파트의 수가 늘어났고 아파트 주민의 민원 해소를 위한 단속, 감 시 등의 제도화가 이뤄졌다. 아파트와 공원의 지리적인 밀착은 지방 정 부의 재개발・재건축 계획 및 공원 조성 과정에서 공공 이용시설인 공원 의 접근성・조망 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가 적절하게 부과되지 않은 결 과이기도 하다. 셋째, 공원의 일부 구간에 총 면적비중 1(공원):0.37(개발 면적)으로 역세권 개발이 진행되었다. 이는 잠정 개발부지 6곳 중 2곳이 개발된 결과이며 나머지 4곳이 마저 개발되면 면적 비중은 1:0.7 수준으 로 증가한다.

이러한 토지 이용의 변화는 지역 성장 연합 주도의 개발 정치 과정에 서 정치적으로 중요성을 획득하지 못한 채 방치 되었다. 일각에서는 지 나친 상업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으나, 지방 정부의 전략적인 선택과 일정한 성과의 확보를 통해서 그조차 용인 가능한 결과로서 정치 적 의미가 희석되었다.

이러한 로컬 정치의 전개 과정은 공간의 의미가 순차적으로 철도변 주 민에 대한 환원, 지역 관광 수입의 증대를 위한 명소, 마포구민에 대한 집합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고도로 개발된 땅으로 변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간에 대한 정의들은 철도 유휴 부지를 환경 기반 시설로 재조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다른 한 편으론 그렇게 조성된 공 공녹지가 ‘지역 공통의 이익’이라는 영토적인 수사를 통해서 토건 중심적 인 개발의 부산물 이상은 될 수 없게끔 제한하는 역할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 정치의 최종적인 결과로서 공간의 상업화와 영토화는 지역 개발 정치에 내재한 갈등유발적인 요소를 드러냄으로써 대안적인 토지 이용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시민 사회의 결집을 야기했다는 점을 본 사례 연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