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가운데에도 공원의 가시적 경관을 구성하는데 영향을 끼쳤다. 무상급 식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으로 물러난 오세훈 시장 대신에 새로운 서울시 장으로 취임한 박원순은 이명박, 오세훈 전임 시장의 재임 기간 동안에 추진됐던 경의선 공원 사업이 착공되기 직전에 선출됐다.
경의선 공원 조성 과정은 취임 초기의 리더십과 시정 운영 성과를 드 러내기 위한 목적에서 <경의선 포럼>과 도보 답사 등의 방식으로 일반 에 공개되었다. 시장과 부시장의 공원답사와 전문가 포럼 및 주민 설명 회에는 기자들이 동행했고, 시민단체와 학자 등 각계 인사들이 공원화 논의에 참여했다.
[표 4-9] 경의선 공론화 연표
연월일 추진 경위
2012.2. 경의선 공원 1단계 개원(대흥역~공덕역 구간) 2012.3.31. 시장 1단계 구간 방문
2012.3.16.~29. 전문가 자문회의(3회) 2012.4.13.~7.3. 경의선포럼(3회) 2012.8.22.~8.27. 주민설명회(3회)
2012.11.5.~6. 공원 조성계획 보고 및 현장투어(시장 및 전문가) 2013.3.22.~5.27. 전문가 자문회의(2회)
2013.4.2.~6.5. 시장보고(3회) 2013.6.~7. 주민설명회(4회)
출처: 서울시(2016, 144-152)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선정한 잠정 개발부지는 공원 내의 경의선 전철 정거장마다 소광장 형태의 필지 구획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서울시 주 도의 <경의선 포럼>에서 여러 가지 공적 활용방안이 논의되었다.
2012-2013년은 홍대와 공덕에 고층 개발이 완공되기 전이고 소수의 관 계자 외에는 경의선 공원화 및 역세권 개발 MOU의 존재를 알지 못할 때다. 그리고 서울시의 실무진은 역세권 개발을 공원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 가급적이면 축소 및 제한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서울시,
2009). MOU에 명시된 사안은 역세권 개발에의 ‘협조’이기 때문에 운영 의 묘를 살려서 철도공단의 수익 사업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본문 제4장 제2절의 2 참조).
따라서 박원순 시장의 취임 초기에는 광장 부지 활용 계획안이 수익성 과 경제논리에 얽매이지 않은 지자체의 사업 계획안으로서 다각도로 검 토되었다. 그 중의 하나가 서강대학교 앞 정거장 광장 부지에 컨테이너 형태의 네덜란드식 청년 주택을 지어 대학생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었다([별첨 2] 면담#16). 그리고 ‘마포벼룩시장’으로서 구청장 주도의 시책 사업으로 명명되기 이전에는 공덕역 연변부지의 상설 벼룩시장 사 업도 서울시에 최초로 제안되었다([별첨 2] 면담#8).
전임 시장에 의해서 기틀이 마련된 사업이 공론화를 거치면서 새로운 시장의 치적으로 기표화되는 데 대해서는 정치적인 견제가 뒤따랐다(서 울시의회, 2013.9.5.). 공론화는 민주적이지만 시간이 드는 일이었고, 시민 적 참여의 확대보다 관료적 절차와 빠른 공원 준공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는 사업을 ‘지연’시키는 새로운 시장의 ‘정치적’ 행보에 비판적일 수밖에 없었다. 견제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2012년-2013년의 공론장 개방은 경의 선 공원을 마포구에 주택이나 부동산을 소유한 특정한 이해관계자를 넘 어서서 서울시의 공원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도시 텃밭을 만들자”(서 울시의회, ibid.)38), “공원 위에 청년 주택을 짓자”39), 또 “홍대의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자”40), “시민들이 상시 이용할 수 있는 벼룩시장으로 만들자”41) 라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안되고 실험적으로 구현되었다(서울시, 2016). 이러한 제안들은 지금까지의 공원 논의가 지자체 공무원과 지방 의회 의원 그리고 소수의 전문가를 중심으 로 이뤄져 온 폐쇄성과 배타성의 반대 축을 구성하였다.
시장 주도의 공론화는 지속성을 결여하고 있는 시범적이 성격이 강했 으나 일부가 실행에 옮겨진 공공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전술한 도시
38) <서울시 ‘도시농업’ 쉽지 않네>, 내일신문, 2012.4.6.
39) <“경의선 폐선부지에 거주공간을” “지하철 역사에 구직 카페를”>, 한국일보, 2013.1.28.
40) <홍대 문화 발원지 ‘땡땡거리’, 예술인들이 돌아온다>, 경향신문, 2014.10.26.
41) <“사회적 기업 창업 청년들, 시민과 소통하는 장터”>, 한겨레, 2013.9.17.
텃밭, 청년 대안 주거, 상설 벼룩시장, 홍대 예술가 모임 중에서 실행 단 계까지 옮겨진 것은 벼룩시장과 예술가 모임 두 가지 사업이다. 경의선 공원을 중심으로 경의선 유휴철도부지 전체를 지역의 소상공인과 시민단 체, 주민 등의 인적 네트워크 중심으로 조직하고42) 소광장 필지를 다양 한 기능의 장소로 조성하려는 시도는 2011년 이전의 지역 개발 정치와 정부 개입과는 또 다른 맥락의 토지 이용 계획을 수반하는 것 이었다43).
개발 계획의 관철 과정
서울시의 공공 활동 조직은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의 철도유휴부지 개 발 계획과 충돌한다. 그러나 결국은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이 주도하는 역세권 개발 사업이 마포의 지역개발정치, 중앙 정부의 국유재산 자산화 및 개발 규제 완화 정책에 의해서 유일하게 합법적인 장소의 구성 방안 으로 남게 된다. 여기에서는 서울시 주도의 공공 활동 조직이 하나씩 무 산되거나 개발 정치에 의해서 제한되는 과정을 살펴보도록 한다.
다음은 2013년 초 청년주거대책 NGO 소속 활동가의 인터뷰이다. 이 인터뷰에 따르면, 서울시가 주최하는 한 포럼에서 청년 주거 대책의 일 환으로 경의선공원의 서강대역 광장 부지에 컨테이너 임시주택을 설치하 자는 제안이 발표되었다고 한다. 이후 착수 단계에서 마포구가 주최하는 회의가 있었고, 자치구의 승인을 받지 못해서 사업이 무산되었다. 당시 마포구 측에서 밝힌 사유는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값이 떨어진다고 반
42) 서울시는 경의선 전역의 활동 조직을 하나의 사단 법인으로 조직하고자 했다(서울시 의회, 2015.2.27.).
43) 예컨대 도시 텃밭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공공 활동 조직은 활동 장소를 필요로 한다.
본 사례에서 다루는 ‘경의선 공유지’의 경우도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이 잠정적인 개발 부지로 선정했던 ‘공덕역 인근 부지’에 자리 잡은 상설 벼룩시장으로 출범하였으나 1 년간의 활동 후 퇴거 요청을 받아 ‘점거 부지’로 바뀐 것이다(마포구, 2015). 이와 같 이 마포 주도의 지역 개발 정치 이후에 이뤄진 각종 민영화 등의 신자유주의적인 정 책 기조의 영향과 중앙 정부의 개입은 본 사례에서 궁극적으로 서울시 주도의 대안적 인 토지 이용 방식과 철도공단의 상업적인 개발 방식의 충돌로 표면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시의 공공활동 조직과 대안적인 토지 이용 방안은 2001년부터 전개된 마포의 공원화 정치와 그 때부터 축적되어 온 정치적인 합의, 또 그에 근거한 개발 계획에 비해서 체계적이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대중의 참여와 지지를 동원하는 것이 었다.
대한다는 것이었다. NGO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청년 주거 대책 사업 대신 마포구에서 대안으로 채택한 사업은 ‘마포벼룩시장’이라고 한다.
그 때 단일의제로 주거의제만 있었던 건 아니고 다른 청년들 여러 이슈들이 있 는 자리였거든요. 여러 자리가 있었던 거 같은데, 제 지금 기억으론 서울시장 님이 오신 자리였던 거 같은데44). 경의선 폐선 부지를 보여드리면서, 땅을 좀 빌려 달라 이런 거였는데. 당시에 제안의 배경이나 상황은 당시만 해도 땅을 20년이나 빌리는 거 자체가 불가능했거든요, 주거 쪽에서도. 지금은 이제 사회 주택 토지 임대부 사회주택 이렇게 해서 40년 동안 땅을 빌리기도 하지만 그때 만 해도 그렇게 못했고. 임시로라도 건축을 할 수 있게 네덜란드 컨테이너 주 택을 보여드리면서 이야기를 시작했었어요. 아예 땅을 달라거나 건축물 짓겠다 는 건 아니고, 그렇게 컨테이너 하우스라도 그래도 라도 해보자. 워낙 청년들 들어갈 주택이 없다 보니. 그때 마침 경의선 폐선부지에 관한 논의가 있었어 요. 그래서 답사에 갔다가. 어차피 컨테이너 하우스 같은 경우는 해체라든가 이런 게 용이하다보니, 나중에 계획이 바뀌면 일정용도 사용하다가 옮겨도 좋 으니 200m 구간의 일부라도 빌려 달라 이런 거였죠. (중략) 그 때 그렇게 하고 경의선 폐선부지가 좀 기니까, 그 중에 일부를 청년 주거 임시 공간으로 하자.
이런 얘기도 좀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마포구청이 주관하는 회의가 있었 고, 거기에 저는 들어가지 않았어요. 단지, 이제 청년허브라는 기관이 막 만들 어질 때였고, 거기 있는 분들이 좀 대신해서 이런 제안들, 청년 주거문제를 풀 수 있는 임시적인 공간으로 써보자는 이런 제안을 하셨었는데, 당시 구청에서 는 사실상 그 주변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이걸 받아들이 지 않았고, 그러면서 채택했던 게 장터 같은 거였죠.
(출처: 청년주거대책 NGO 관계자, 2019.8.9. 면담)
2011년도 이후의 공원화 착공 전후로 마포구는 다양한 전략적인 선택 을 했다45). 그, 중의 하나가 홍대입구 역사의 역세권 개발에서 애경과
44) <“경의선 폐선부지에 거주공간을” “지하철 역사에 구직 카페를”>, 한국일보, 2013.1.28.
45) 이러한 의사 결정은 대부분 선형의 공원 각 구간에 위치한 광장 부지의 사용처를 결 정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본문 5쪽의 [그림 1-1]을 보면 홍대입구역, 서강대역, 공덕 역, 효창공원역 4곳에 공원의 단절 부분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철도시 설공단은 이 4곳과 공덕역 인근 부지(現 ‘경의선 공유지 시민공원’ 舊 ‘마포벼룩시장’
의 위치), 가좌역 부지까지 총 6곳의 역세권 개발을 서울시에 요구한 바 있다(서울시,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