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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바람직한 논의방향

문서에서 제23권 1호 2014 (페이지 60-66)

급변사태와 관련하여 인정해야할 ‘불편한 진실’은 지금까지 당연히 그럴 것으로 인식한 사항들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급변사태 자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급변사태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한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

61민중서림, 󰡔국어사전󰡕, 제6판 (서울: 민중서림, 2006), p. 350.

62Bruce W. Bennett, Preparing for the Possibility of a North Korean Collapse, pp. 5~6.

63정성장, “한·미의 북한 급변사태 논의와 대북 군사전략 과제,” 󰡔정세와 정책󰡕, 제15권 (세종연구소, 2009), pp. 6~7.

64󰡔조선일보󰡕, 2010년 1월 15일.

65󰡔조선일보󰡕, 2010년 8월 18일.

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며, 군사적 개입을 위한 충분한 군사력의 확보나 이동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한국이 개입하여 북한을 안정화시켰다고 하여 통일로 자동 적으로 이행된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급변사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통일을 어렵 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

이제 급변사태 논의는 최소한으로 자제할 필요가 있고, 논의하더라도 실질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1.

현실에 입각한 급변사태 논의

급변사태에 대한 향후 논의에서는 그것이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이나 발생 시 한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통일로 연결시킬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을 냉정하게 인식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할 경우 급변사태에 대한 논의 자체가 적정한 수준으로 자제될 것이다. 북한 급변사태를 활용하여 통일을 달성하겠다고 서두르기보다는, 어렵지만 북한과의 대화와 타협을 통한 평화공존과 기능적 통합 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다. 급변사태에 관한 기대를 최소화하는 것만으로 도 통일논의의 실질성과 생산성이 증대될 것이다.

설령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정권과 주민들이 안 정을 되찾도록 지원한다는 순수한 의도임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북한의 장래 는 북한 주민들이 결정해야하고, 국제사회는 그것을 존중하는 것이 국제법의 방 향이다.66 북한의 안정과 질서 회복을 지원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계획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야 북한 주민과 관리들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고, 국제사회로부터도 의혹을 받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신뢰와 공존이 누적된 결과로서 북한의 지도층 과 주민들이 한국과의 통일을 선택하도록 기다릴 수 있어야하고, 그러할 때 진정 한 통일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경우에도 은밀하게 시행하거나 그 사실을 가급적이면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설정할 필요도 있다. 앞에서 계 속하여 검토한 바와 같이 한국이 북한의 불안정을 이유로 군대를 보내는 것을 국 제사회가 수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불개입 의사를 대내외적으로 공 표하고, 일부 개입의 정황이 외국의 언론 등에 의하여 노출되더라도 북한 주민이나 한국 민간단체에 의한 자발적인 노력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67 이것은 2014년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 사용한 정책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우

66제성호, “북한 급변사태 시 한국의 국제법적 대응,” p. 171.

67위의 글, p. 167.

방국들이 한국의 군사적 개입을 묵인해줄 것을 바란다면 한국은 더욱 이와 같은 태도를 견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연구자는 논의의 명칭부터 “북한의 심각한 불안정 사태”라는 일 반적 용어를 사용하거나 어떤 명칭을 붙이고자 한다면

“북한 재건지원 사태”나

“북한 안정지원 사태”

등과 같은 우호적인 용어로 변경할 것은 제안한 바가 있다.68

북한의 관리와 주민들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안정과 발전을 지원하고자 하 는 한국의 선의를 전달할 수 있고, 한국이 일방적으로 북한을 통일하려한다는 외 국의 오해를 회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북한 급변사태에 대해 대비한 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북한을 자극해 한반도 안보상황을 악화시킨다면 이는 ‘의 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69한다는 고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2.

한국 개입 여건 강화 및 중국 개입 예방 노력

국민들은 북한지역도 한국 영토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북한지역에서 통제력의 공백이 발생할 경우 군대 등을 보내어 한국의 행정권을 회복하는 것은 당연하다 고 생각하지만 국제사회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한국은 국제사회의 인식을 변경 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강구해 나가야 한다. “전 한국에 단일의 독립적이고 민 주적인 정부를 수립”하기로 한 1950년 유엔총회 결의를 비롯하여 여러 차례의 유 엔 결의가 한반도에 단일국가 건설을 규정하였고, 한국의 헌법에도 한반도 전체가 하나의 국가로 규정되어 있으며, 신라의 삼국통일 이래로 동일한 역사, 문화, 언어, 풍습으로 살아온 민족이 자결권에 의하여 통일할 권리가 있다는 점 등을 적극적 으로 주장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70

1991년 남북 간에 합의된 ‘남북기본합의서’

에도 남북관계가 “잠정적 특수관계”로 명시되어 있다는 점,71 남북교역이 민족 내 부 거래로 인정되고 있다는 점 등도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또한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의 모든 책임과 부채를 한국이 부담하고, 통일된 한국은 모든 국제규범을 철 저히 준수하겠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불안정해진다고 하여 북한 당국이 한국의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적고, 북한이라는 국가의 소멸로 봐서 일방적으로 개입할 수도 없다면 한국을 지원하는

68박휘락, “북한의 ‘심각한 불안정’ 사태 시 한국의 ‘적극적’ 개입: 정당성과 과제 분석,” p. 428.

69정성장, “한·미의 북한 급변사태 논의와 대북 군사전략 과제,” p. 8.

70홍현익,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과 한국의 준비·대응방안,” pp. 46~47.

71남북기본합의서 전문에는, “쌍방 사이의 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 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는 것을 인정하고...”라고 되어 있다.

북한의 어떤 정파가 한국군의 진입을 요청하도록 사전에 조치를 강구해두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위하여 한국은 평소부터거나 북한의 불안정 사태가 심각해진 상황 에서 탈북자들을 중심으로 소위 “북한 임시정부”를 수립하도록 지원한 후 한국과 우방국들이 “사실상 승인”하도록 할 수 있다.72 또한 평소부터 적극적인 대북 공 작활동을 통하여 북한 내부에 친남인사가 득세하도록 하고, 이들이 유사 시 한국 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조치들의 경우 당위성에 비해서 구현하는 것은 어렵고, 현재의 북한 정권과 극단적인 대결을 초 래할 수도 있다는 점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급변사태와 이를 기회로 한 통일은 한국이나 미국만의 노력으로 처리하 기에는 너무 중요하거나 복잡하기 때문에 주변국들의 협력을 보장하기 위한 외교 적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73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 주도의 통일에 부 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반대할 경우에는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제반 계획은 심 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 주도의 북한 사태 처리가 북한은 물론이고, 이들 국가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고, 그들이 우려할 것이 없다는 점을 집중적으 로 설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통일을 하더라도 일방적으로 북한을 흡수하지 않고 국제적 관행을 따라 북한 주민들의 의사를 물어서 시행하겠다는 점, 통일 이 후 한국은 중립의 외교노선을 걷겠다는 점, 북한이 개발한 핵무기는 국제사회에 인계하여 모두 폐기되도록 하겠다는 점74 등 주변국들이 지니는 우려를 사전에 파악하여 해소시킬 필요가 있다. 통일을 위해서는 동북아시아의 국제체제가

“세

력균형론적 현실주의”에서 벗어나 “다극적 자유주의”로 변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는 점에서

,

75 동북아시아의 다자협력체제를 형성하고, 이들을 통하여 북한의 급변 사태에 관한 사항도 적극적으로 논의해 나갈 수 있다.76

한국의 개입 명분을 획득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사항은 중국의 개입을 억제 및 차단하는 것이다. 중국군이 혈맹관계나 피난민 차단이라는 명분으로 평양으로 진군하거나 상당한 넓이의 완충지대를 점령해버릴 경우 한국의 대안은 극히 제한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5년 8월 대외비 형태로 국무원이 “국가섭외돌발 사건응급대비방안(國家涉外突發事件應急豫案)을 공표하여 중국에 영향을 주는

72제성호, “북한 급변사태 시 한국의 국제법적 대응,” p. 181.

73Paul B. Stares and Joel S. Wit, Preparing for Sudden Change in North Korea, p. 30.

74“주변국들은…통일된 한국이 대량살상무기가 없는 것을 원하고 있다.” Paul B. Stares and Joel S. Wit, Preparing for Sudden Change in North Korea, p. 22.

75한관수·김재홍, “분단국 통일의 결정요인 분석: 독일과 한반도 사례를 중심으로,” p. 21.

76Paul B. Stares and Joel S. Wit, Preparing for Sudden Change in North Korea, p. 36.

외국의 돌발사태에 대한 대비지침을 마련해둔 상태이고,77 실제로 2009년 8월 미 얀마의 코캉지역에서 반정부 소수민족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3만명이 넘는 코캉주 민들이 중국으로 넘어오자 1급 돌발사태로 인식하여 중앙정부가 관여한 적이 있다.78 비록 코캉지역에는 군사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았으나 북한의 급변사태는 코캉에 비해서 훨씬 심각한 사태인만큼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고, 미군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를 관망하겠지만 군사력을 전개할 가능성도 높다.79 실제로 중국이 북 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여 수립한 세부적인 계획이 노출되기도 하였고,80

2014년 1월 백두산 부근에서 실시한 10만명 이상의 대규모 훈련이 급변사태 대비와 관련

이 있는 것으로 보도되기도 하였다

.

81 정재욱도 국경통제를 명분으로 중국이 신속 대응군을 파견하는 등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이를 방지하려면 유 엔이 난민촌을 위한 완충지대 설치 명분으로 먼저 한만(韓滿)국경지역을 점령해 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82

중국의 개입을 예방하기 위하여 한국은 무엇보다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미국은 한국의 동맹국이고, 중국의 개입 여부 결정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

미국 내에서도 이러한 점에서 한국과의 공동 대응계획 작 성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오고 있다.83 동시에 한국은 “중국과의 전략대화 를 통해서 북한급변 사태 시 한·중 간의 이익충돌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 요가 있고

,”

84

“한·중 위기관리 협력지침”을 만들거나

85 협의기구를 설치하여86 북 한 급변사태에 관한 제반 사항을 상호 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이 완충지대 설치의 명분으로 북한 영토를 분할하고자 할 경우 국제사회가 이를 거부하도록 설 득하고, 유엔평화유지군을 한만국경 지역에 수년에 걸쳐 주둔시키는 방안을 제안

77신상진, “중국의 미얀마 코캉사태 대응전략: 북한 급변사태에 주는 시사점,” 󰡔통일정책연구󰡕, 제20권 1호 (통일연구원, 2011), p. 113.

78위의 글, pp. 113~114.

79위의 글, pp. 122~123.

80Julian Ryall, “China ‘Plans for North Korea Regime Collapse’,” The Daily Telegraph, May 5, 2014.

81󰡔조선일보󰡕, 2014년 1월 13일.

82정재욱, “북한 급변사태와 보호책임(R2P)에 의한 군사개입 가능성 전망: 리비아사태 및 시리아 사태를 중심으로,” pp. 148~149.

83Center for U.S.-Korea Policy, North Korean Contingency Planning and U.S.-ROK Cooperation, p. 21.

84김연수, “북한의 급변사태와 남한의 관할권 확보 방안,” p. 89.

85소치형, “북한 급변사태와 중국의 개입유형,” 󰡔중국연구󰡕, Vol. 20 (건국대학교 중국문제연구소, 2007), p. 81.

86Bruce W. Bennett, Preparing for the Possibility of a North Korean Collapse, pp. 274~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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