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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후계자 체제에서 주체사상의 기능

유일지도체제의 정당화와 종파의 경계

김정일에 의하여 새롭게 해석된 주체사상은 무엇보다도 수령의 유 일지도체제를 정당화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주체사상이 유일사상 이라는 논지를 주장하면서 여타의 사상 조류를 억제하는 근거로 활용 된 것이다. 수령 김일성의 유일지도체제의 정당성이 강조된 것은 유 일지도체제를 강조함으로써 일체의 종파주의적 분파를 경계함으로써 김일성과 김정일의 부자체제에 대한 불만과 반대를 억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목적을 위하여 자주 사용된 구호는 당과 대중의 통일단결 이다. 김정일 후계를 반대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하여 당과 대중간의 통 일단결을 강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의 당은 곧 김정일을 의미한 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일은 당중앙으로 호칭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당은 종파주의, 지방주의, 교조주의, 수정주의를 비롯한 각양 각색의 기회주의 사상조류와 당의 통일단결을 좀먹는 온갖 형태의 불건전한 사상잔재를 반대하는 날카로운 투쟁을 통하여 주체사상의 위대한 승리를 이룩하고 당대렬의 사상의지적 통일을 확고히 실현하

였습니다. 주체사상에 기초하여 당의 통일과 단결을 확고히 실현한 것은 당창건 30돐을 기념하는 오늘 우리의 마음을 가장 기쁘게 하 여주는 위대한 승리입니다.168)

당의 유일사상체계를 세우는 것은 무엇보다도 당대렬의 순결성을 보장하고 전당이 수령의 유일적 령도밑에 한몸과 같이 움직이는 강 철같은 혁명적 규률과 질서를 세우게 함으로써 당의 통일단결을 가 장 공고하고도 완전한 것으로 만든다.169)

북한의 정치적 담화는 김일성에 대한 충성이라는 정치적 목적성을 너무 강하게 주장하기 때문에 논리적인 모순마저도 개의치 않는 문장 이 많다. 이러한 측면이 실제로 오늘날 북한주민들로부터 주체사상의 이론과 실제가 너무 다르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의 하나이다. 아래의 인용문에서 보는 대로 “수령의 사상대로만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요구 받고 있는데 그것이 ‘주인다운’ 입장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엄청난 논 리적 모순이며 통치자와 피치자의 인식의 간극을 벌일 수 있는 대목 이다.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수령님의 영생불멸의 주체사상으로 튼 튼히 무장하여야만 당의 통일과 전투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수령님 의 두리에 한마음한뜻으로 굳게 뭉쳐 그이의 사상대로만 사고하고 행동하며 어떠한 역경속에서도 주인다운립장에 튼튼히 서서 수령님 께서 제시하시는 로선과 정책을 책임적으로 끝까지 관철해나갈 수 있다.170)

168) 김일성, “조선로동당창건 30돐 경축연회에서 한 연설, 1975년 10월 10 일,” 「김일성저작집」 30권.

169) 서철, “조선로동당은 주체의 사상체계에 기초하여 철통같이 통일단결 된 불패의 전투적인 당이다,” 「근로자」, 1975년 10호, p. 33.

170) 리근모,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과 혁명적실천,”「근로자」, 1973년 6호, p. 9.

우상숭배

유일지도체제 확립과 유사한 목적으로서 수령에 대한 우상숭배도 김정일이 추진한 매우 중요한 정치중의 하나이다. 김일성이 우상으로 숭배되어 절대적인 신적인 지위를 가지게 되면 그의 아들 김정일의 권력승계가 더욱 용이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의 인용문은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근로자」가 김일성에 대한 우상화의 한 예이다.

조선공산주의자들과 인민들은 피바다에 잠긴 조국과 도탄에 빠진 민족, 시련을 겪고 있는 조선혁명을 건져줄 위대한 령도자, 위대한 수령을 애타게 기다리였다. 조선공산주의자들과 인민들의 이 절절한 념원과 피타는 갈망은 절세의 애국자이시며 민족의 태양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조국과 민족, 조선혁명의 운명을 한몸에 지니 시고 혁명의 한길에 나서심으로써 비로소 빛나게 실현되었다.171)

‘주인다운 사람’ 만들기 위한 인간개조운동

김정일은 ‘인민대중이 혁명과 건설의 주인’이라는 구호를 인민대중 에 대한 사상개조운동의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주체사상이 만들어진 이후 북한주민들은 주인답지 못하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되 었고 결국 인간개조운동의 대상으로 전략한 것이다.

지금 전반적 사회형편으로 보나 당안의 형편으로 보나 사상생활에 서 나타나고 있는 주요 결함은 모든 일에서 주인다운 태도가 부족한

것입니다. -- 주인답게 일하지 않고 되는대로 일하는 현상은 특히

171) 서철, “조선로동당은 주체의 사상체계에 기초하여 철통같이 통일단결 된 불패의 전투적인 당이다,” p. 35.

사회주의 경제건설 분야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172)

이러한 개념에서 시작된 인간개조사업은 북한에서 사회개조사업과 함께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수단으로서 대대적으로 추진되었다. 10권 의 「주체사상 총서」 중의 하나가 「인간개조리론」173)이라는 점을 주 목할 만하다.

동원 이론으로서의 주체사상

주체사상은 인민대중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동원의 이념으로 많이 활용되었다.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충실성에의 동원, 노동에의 동원 을 위하여 주체사상이 이념적 도구로 사용된 것이다. 혁명과 건설의 주인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혁명과 건설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는 논리이다.

혁명과 건설을 성과적으로 수행하자면 혁명과 건설의 직접적 담당 자인 인민대중을 옳게 조직동원하여야 한다. 온갖 낡고 반동적인 것 을 쓸어버리고 새롭고 선진적인 것을 창조하는 혁명투쟁에서 그 주 인인 인민대중의 역할을 어떻게 높이는가 하는 것은 혁명의 성과를 좌우하는 근본문제의 하나로 된다. 사상사업을 앞세워 인민대중의 정치사상의식을 끊임없이 높이고 그들이 혁멱과업수행에 자각적으로 동원되도록 하는 것은 대중령도의 가장 힘있는 사업방법이다.174)

172) 김일성, “현시기 당사상사업을 개선강화하기 위한 몇가지 과업,” (당 사상사업부문 일군회의에서 한 담화, 1973년 6월 13일), 「김일성저작 집」 28권.

173) 사회과학출판사, 「인간개조리론: 위대한 주체사상 총서 6」 (평양: 사 회과학출판사, 1985).

174) 한병희, “사상사업을 앞세우는 것은 당정책관철의 기본,” 「근로자」, 1973년 10호, p. 20.

주체사상에 나타난 지배자의 의도는 동원이다. 수령에 대한 충실성 을 위한 정치적 동원, 노동에의 동원이다. 그러나 주체사상에 대한 주 민들의 인식은 자기운명의 주인은 자기자신이라는 민주주의적 개념이 다. 북한주민들이 주체사상을 평가할 때 사상은 좋은 데 현실과 맞지 않다고 평가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다.

로동계급을 비롯한 광범한 인민대중이 자기가 혁명의 주인, 사회 의 주인이라는 자각을 가질 때 어떠한 일에서나 높은 책임성을 가지 게 되며 자각적 열성을 내여 일하게 된다.175)

주체사상은 곧 책임감으로 해석되고 있다. 권리보다는 책임이 강조 되고 있는 것이다. 주체사상이 선동과 동원의 구호라고 주장할 수 있 는 증거의 하나가 아래의 인용문에서 잘 드러난다.

영광스러운 당중앙이 제시한 경제선동방침은 사람이 모든 것의 주 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주체사상의 원리를 전면적으로 구현하 고 있으며 주체사상을 그 사상적 바탕으로 하고 있는 가장 창조적인 방침이다.176)

권력승계를 정당화하는 논리

주체사상을 인간중심론에서 수령중심론으로 개조한 것은 김정일의 권력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김정일의 실권 장악이후인 1974년

175) 위의 글, p. 22.

176) 김봉춘, “경제선동은 군중을 사회주의경제건설에로 힘있개 불러일으 키는 대중정치사업방법,” 「근로자」, 1976년 11호, p. 49.

이후 나온 「근로자」의 한 글에서 잘 드러난다. 권력의 세습이 중요한

까닭은 ‘혁명의 일관성’때문이라는 것이다.

혁명전통은 혁명의 주체가 그 역사적 뿌리에서 자라나고 강화발전 되는 과정에서 쟁취한 고귀한 혁명적 재부입니다. 이러한 혁명적 재 부를 고수하고 계승발전시키지 않고서는 혁명의 주체를 강화하는 사 업에서 일관성과 계승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177)

「혁명의 주체」라는 주체사상 교양서에서도 승계문제를 구체적으로 부연 설명하였다. 북한의 혁명은 장기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아버지의 대를 이어서 아들이 수령직을 맡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아들이 권력 을 승계하여야 혈통을 순결하게 이어간다는 것이다. 수령의 우상화와 아들의 권력승계가 논리적으로 연관된 문제로 기획된 것임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혁명의 주체를 강화하는데서 계승성을 보장한다는 것은 혁명의 주 체를 강화해나가는 전 행정에 정치적 수령의 지위와 역할을 변함없 이 계승하며 혁명이 혈통을 순결하게 이어나가며 혁명의 주체를 강 화하기 위한 근본원칙들을 일관하게 견지해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동계급의 혁명위업은 대를 이어 계속되는 장기적인 사업이며 따라 서 혁명투쟁은 끊임없이 계속된다. -- 혁명의 주체를 대를 이어 강 화해 나가는데서 기본은 정치적 수령의 지위와 역할을 계승하는 것 이다.178)

177) 김정일, “주체사상교양에서 제기되는 몇가지 문제에 대하여,” p. 15.

178) 조선로동당출판사, 「혁명의 주체」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1988),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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