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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가배상책임의 성질

국가배상책임의 성질에 관한 논의는 국가배상법이 대위책임구조를 취 하는가 또는 자기책임구조를 취하는가의 문제로 다루어져 왔다.

먼저 대위책임설에 따르면, 국가배상책임은 원래 공무원이 부담하여야 하는 불법행위책임을 국가가 대신하여 지는 대위책임이다.166) 이 학설은 국가배상법 제2조가 공무원의 고의ㆍ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를 요구한다는 점을 근거로 하면서, 동조의 ‘과실’은 공무원 개인과 관련하여 판단되어 야 하는 주관적 관념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반면에, 자기책임 설을 취하는 학자들은 국가배상책임을 국가가 공무원의 개인책임을 대신 하여 지는 것이 아니라, 기관에 해당하는 공무원의 행위를 통하여 국가 가 직접 부담하게 되는 자기책임으로 본다.167)

한편, 자기책임설과 대위책임설이 결합한 형태인 중간설에 따르면, 국 가배상책임은 공무원의 위법행위가 경과실에 기한 것인 때에는 자기책임

166) 홍준형, 행정구제법, 2012, 29-31면 참조.

167) 김남진ㆍ김연태, 행정법 I 제17판, 2013, 603면; 홍정선, 행정법원론(상) 제21판, 2013,

738면; 정하중, 행정법개론 제8판, 2014, 544면; 정남철, 국가배상소송과 선결문제 :

특히 구성요건적 효력, 기판력 그리고 위법개념을 중심으로, 저스티스 제116호, 2010, 102-132면 (124-125면).

에 해당하고, 고의ㆍ중과실에 기한 것인 때에는 대위책임에 해당하게 된 다.168) 이 설은 피해자의 선택적 청구권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이와 다소 유사한 절충설은 원칙적으로 공무원은 국가기관의 지위에서 행위를 하는 것이므로 그 효과는 국가에 귀속되나, 고의ㆍ중과실이 있거 나 순전히 사적 이익의 추구 등에 기인한 것인 때에는 기관행위로서의 품격을 상실하여 원칙적으로 공무원 개인의 배상책임만이 문제 되게 된 다고 본다.169) 다만 공무원의 고의ㆍ중과실에 기한 불법행위도 그것이 직무와의 관련성이 완전히 단절되어 있지 않는 한 직무행위로서의 외형 을 갖추게 되므로, 피해자와의 관계에서는 당해 행위도 국가 등의 행위 로 인하여 그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이 경우 당해 불법행 위의 성질 자체를 변질시키는 것은 아니어서, 당해 행위는 그 자체로서 공무원 개인의 불법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는 일종의 자기책임을 지는 것이나, 내용적으로는 공무원 개인의 불법행 위에 대한 배상을 하는 것이고, 그 결과 피해자가 국가에 대하여 손해배 상을 청구한 때에는 국가는 당연히 당해 공무원에게 구상할 수 있게 된 다. 이는 판례가 채택하고 있는 입장이기도 하다(대법원 1996. 2. 15. 선 고 95다38677 판결 등).

(2)

국가배상법상 과실

국가배상법 제2조가 요건으로 하는 ‘과실’ 개념과 관련하여 종래의 다 수설은 민법상의 과실과 유사하게 공무원 개인과 관련하여 판단되어야 하는 주관적 책임요건으로 보았다. 이에 대하여 국가배상법 제2조의 과 실을 민법상의 과실 관념과 동일한 것으로 보면서도, 책임의 주체가 국 가라는 점과 손해의 원인이 공행정이라는 점에서 보통의 민사책임과는 다른 책임이 이루어져야 하고, 주관적 요건을 완화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168) 이상규, 신행정법론(상), 1993, 612-613면.

169) 김동희, 행정법 I 제20판, 2014, 578-579면.

있다.170)

그러나 최근에는 과실을 객관적 개념으로 이해하는 해석론이 점차 우 세해져 가고 있다.171) 이 학설은 국가배상법상의 과실은 민법상의 과실 과는 다른 ‘국가작용의 흠’으로 보면서, 국가작용이 일정한 수준에 미달 한 것인 때에는 그 작용에 하자가 있다고 본다. 이에 따르면 특정 국가 작용에 있어서 과실 유무의 판단문제는 그에 요구되는 일정 수준에 비추 어 결정되는 것이므로, 관계 공무원의 주관적 사정이 개입될 여지가 없 다. 또한 위법한 행정작용으로 특정인에게 손해가 가하여진 경우 관계공 무원에게 주관적 의미의 과실이 있었던가 여부를 따질 필요 없이 객관적 관념으로서의 국가작용의 흠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위법ㆍ무과실의 문제 또한 발생할 여지가 없다.

(3)

항고소송의 위법성과 국가배상책임의 위법성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인

‘위법성’의 구체적인 의미와 관련하여서 결과

불법설, 행위불법설, 상대적 위법성설 등의 학설이 대립되고 있다.

먼저 결과불법설은 국가배상의 위법을 가해행위의 결과인 ‘손해’의 불 법으로 이해하는 견해이나 국내에 이 견해를 취하는 학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학설에 따르면 국가배상에 있어서 위법성 판단은 민법 상 손해배상책임에서와 같이 국민이 받은 손해가 결과적으로 시민법상의 원리에 비추어 수인되어야 할 것인가의 여부가 기준이 된다고 설명되며, 법치행정의 원칙상 행위의 위법 여부를 논하여야 하는 국가배상책임에서 는 타당하지 않은 이론이라고 비판되고 있다.172) 행위불법설은 ① 국가 배상의 위법을 항고소송에서의 위법성과 같이 행위 자체의 법령위반으로

170) 김도창, 행정법론(상), 1985, 446면.

171) 김동희, 국가배상법에 있어서의 과실의 관념에 관한 소고, 서울대학교 법학 제20권 제1호, 1979, 144-154면 (148-154면); 김동희, 행정법 I 제16판, 2010, 529면; 박균성, 가배상법의 위법과 과실에 관한 이론과 판례, 행정법연구 제1호, 1997, 1-28면 (18면).

172) 박균성, 행정법론(상), 2006, 568면 참조.

이해하는 협의의 행위불법설173)과 ② 행위 자체의 법령 위반뿐만 아니 라, 신의칙, 조리(행정법의 일반원칙) 등을 종합하여서 인정되는 공무원 의 직무상 손해방지의무 위반까지 포함하는 광의의 행위불법설174)로 구 별된다. 상대적 위법성설은 국가배상법상의 위법 개념을 행위 자체의 위 법뿐만 아니라 피침해이익의 성격과 침해의 정도 및 가해행위의 태양 등 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행위가 객관적으로 정당성을 결한 경우라고 보 고 있으며, 일본의 통설ㆍ판례의 입장이기도 하다.175)

이와 연결되는 쟁점으로 국가배상의 위법과 항고소송의 위법의 관계가 문제 된다. 일반적으로 국가배상소송상의 위법이 문제 되는 범위는 항고 소송상 위법이 문제 되는 범위보다 넓은데, 항고소송에서의 위법 판단은 처분을 대상으로 하지만 국가배상소송에서는 비권력적 공행정작용 등을 포함한 모든 공권력 행사를 대상으로 하고, 사실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이 빈번히 문제 되기 때문이다.176) 그런데 항고소송의 기판력이 국가배상소 송에도 미치는지와 관련하여 행위위법설은 취소소송의 기판력이 국가배 상소송에 대하여 미친다고 보나, 결과불법설 및 상대적 위법성설은 국가 배상에서의 위법을 항고소송에서의 위법과는 다른 독자적인 개념으로 보 아 취소소송의 기판력은 국가배상소송에 미치지 않는다고 본다.177)

173) 정하중, 행정법개론, 2014, 551면; 한편, 위법성 판단의 대상에 대하여는 일반적으로 행위위법설이 타당하나 그 중에서도 행정처분에 있어서는 협의의 행위위법설이 타당 하다고 보는 견해로 신봉기, 조연팔, 국가배상법상 위법성의 개념에 관한 분석 - 본의 학설 및 판례의 동향을 중심으로 -, 토지공법연구 제57호, 2012, 269-297면 (293-294면) 참조.

174) 김동희, 행정법 I, 2014, 564면; 박균성, 행정법론(상), 2006, 570-571면 참조.

175) 국내에서 상대적 위법성설을 명시적으로 주장하는 학자는 확인되지 않는다.

176) 박균성, 행정법론(상), 2006, 578-579면 참조.

177) 한편, 처분의 위법성을 취소소송의 소송물 요소로 파악하여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 국가배상에서의 위법성이 취소소송에서의 위법성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면서, 취소소 송에서 취소판결을 받은 원고로 하여금 국가배상소송에서 그 기판력을 원용할 수 있 도록 하는 것이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위해 타당하다고 보는 견해로 박정훈, 취소소송 의 소송물, [행정법연구 2] 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2006, 361-470면 (특히 387-390면) 참조.